죽음을 사색하는 책 읽기 1

D-29
마이클 촐비라는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찌 보면 애도는, 인생의 버팀목을 잃은 사람들이 상실을 딛고 다시 살아갈 방법을 찾으려는 몸부림이다. 애도는 상실을 각인하는 과정이고, 상실을 직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과정이다." <뉴필로소퍼 vol.26 /p53> 죽음에 대한 책도, 롤랑 바르트의 책도 처음이지만 죽음과 애도라는 키워드에 끌려 참여합니다.
뉴필로소퍼 2024 26호 - Vol 26 : 상실, 잃는다는 것에 대하여이번 호 《뉴필로소퍼》는 ‘상실, 잃는다는 것에 대하여’라는 타이틀 아래, 상실이라는 상황 앞에 펼쳐지는 여러 철학자들의 사유와 조언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한번 읽기시작하고 중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 읽고나서 천천히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몰입하게 만드는 문장들인 거 같습니다.
좋은 읽을거리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첫 번째로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은 주제를 말씀드립니다. 책 내용 밖의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해보겠습니다. 역자는 이 책을 중역하셨습니다. 원전은 프랑스어인데요. 독일어 번역본에서 한국어로 번역하셨습니다. 프랑스어본과 영어본 대조 감수를 받으셨고요. 중역 번역서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은퇴를 하기 전에 전공을 살려 은퇴후에는 번역일을 하며 제3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번역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영어라는 언어가 주는 느낌이 한국어나 스페인어로 쓰였을때 작품이 주는 느낌과 다르죠. 각각의 언어가 가진 고유성과 느낌을 생각하면 중역이 과연 옳은 것일까라는 물음은 갖게됩니다. 아무리 원본과 대조 감수를 했더라도요. 제가 너무 닫힌 생각을 갖고 있는걸까요?
각각의 언어가 고유성이 있고 느낌이 다른 건 분명한 거 같아요. 그래서 결국 번역은 반역이다, 라는 말도 있는 거 같고요. 그런 점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단계를 더 거치는 건 아무래도 간격을 넓히는 게 될까 싶기는 하네요.
번역이나 중역에 관해 잘은 모릅니다. 번역자인 김진영 선생님의 해설을 보니 끝 부분에 독일어본의 번역본이라는 것에 대해 밝히시고 불어, 영어로 감수 비교 점검하셨다고 강조하시면서 오역 및 잘못된 번역을 피할 수 없음을 언급하셨지만 이 책의 경우 개인적으로 중역이 책을 읽는데 걸림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말로 번역된 ‘애도 일기’는 김진영 선생님의 번역본 밖에 없고 아마도 김진영 선생님의 번역에 대한(철학자로서 강연하신 내용도) 막연한 믿음도 있기 때문이겠죠.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를 읽으며 돌아가신 선생님의 유고 아침의 피아노를 떠올리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단순한 독자인 저는 그렇습니다^^;
제 경우는 바르트 책이 번역됐는데 번역자가 독문학 전공이셔서 자초지종이 궁금했었습니다. 김진영 샘이 불어도 하시나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해설에서 밝히신 과정으로 번역이 되었더라고요. 일반적으로 원전 번역이 아무래도 원칙이 아닐까 생각은 하지만 저도 김진영 샘에 대한 믿음이 있고, 감수까지 받으시다니 믿음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개인적으로 원전을 번역하는 걸 더 선호합니다. 그런데 원전 번역이든 중역이든 한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에도 외국어 번역이 난감한 경우가 있듯 마찬가지일테니까요.
그렇죠. 번역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저도 번역 관련해서는 잘 모르지만, 한 단계를 더 거쳐서 번역을 하면 원래 의미를 읽어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역 자체도 원전의 뉘앙스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번역보다 일본어 중역본이 더 좋은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하네요. 제대로 된 번역을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까지 깊이있게 알아야 하기 때문인데, 그런면에서 일본의 번역이 뛰어나다고 해요. 예전에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의 경우 당시에는 뛰어난 번역이라고 찬사를 보냈지만 나중에 수많은 오역이 있음이 알려졌죠. 결국 원전을 읽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번역가의 능력에 기댈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외국어를 못하기에ㅎㅎ 전 그저 읽었을 때 매끄러운 정도? 너무 산만한 번역체를 구사하는 것만 피하면 될 것 같아요.
일본어 중역이 더 좋다니 슬프네요... 채식주의자, 번역가의 의역이랄까 많았다고 들은 거 같아요. 번역가의 역할 정말 중요한 거 같습니다.
저는 우습게도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영어판으로 먼저 읽었어요. 다 읽고나서 이게 뭐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고, 그 책 한 권으로 한강작가의 책은 나랑은 안맞아! 같은 말같지도 않은 얘길 했더랬죠. 나중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포함 한국어로 읽고서 내 취향의 작가네? 라는 마음으로 바뀌었구요. 그래서, 저는 번역서를 읽을 때 조금 까탈스럽게 구나봐요. 제가 구사 가능한 책은 기왕이면 좀 힘들어도 원서로 읽자주의입니다. ㅠㅠ
원서로 읽을 수 있음 좋기는 할 거 같습니다.^^
오! 중역본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중역본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네요. 가끔 번역이 너무 도를 지나치면 원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만, 중역본은 또 다른 문제네요. 두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석희 님의 번역이라는 책을 읽을 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전을 번역하고, 다시 번역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에게 의미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과거에는 통용되었던 그 시대 특유의 선호 문체나 단어들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몇 번이고 번역이 된다고 했을 때도, 아! 했습니다. 원전을 훼손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다면, 더 재미있는 글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번역이 새로이 돼야 한다는 거 정말 필요한 거 같습니다. 20세기에 번역된 세계문학은 좀 새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ㅎㅎ
20세기에 번역된 세계문학 ㅋㅋㅋㅋ 10000% 동의합니다. ^^
저는 이 책을 두 번째 읽는데요, 십 년 전과는 문장을 대하는 제 감정이 조금 달라져 있다는 걸 느낍니다. 맑은 날에 읽는 애도에 대한 글도 좋으네요.
맑은 날에 애도의 글을 읽으시는 느낌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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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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