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부조리는 더 큰 카타르시스를 만들기 때문에 해어나오기 쉽지 않죠, 하지만 위 문당수집이 비판하는 내용처럼 적법하지 못한 처분의 방식도 거대한 부조리기에 이를 비판하다보면 중도점을 찾을 수 있게되더라구요.
운중고 온라인 북클럽 5월 모임
D-29
정a현우
20329추현우
정말 우리가 뉴스를 볼때마다 하는 생각들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범죄를 저지른 악랄한 대상은 사실 우리의 머릿속 상상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우리보다 더욱 정확한 조사와 판결을 내려주는 사람들의 결론에 좀 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므로 최소한 우리를 포함한 사회의 사람들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Forev
“ 솔직히 지난번 방송 보면서 너무 놀랐습니다. 가난은 선이고 부는 악입니까? 죽은 사람은 선이고 살아 있는 사람은 악입니까? 그렇다면 여기 있는 우리 모두 다 악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 있지 않습니까.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요? 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바로 그겁니다. 본질. 어째서 피디님은 언론을 이용해 본질을 흐리고 계십니까. ”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65p, 이꽃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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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주연의 사태는 피디와 대중들의 나태함 탓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깊은 진실은 알아봤자 재미없고, 물증도 나온 판에 주연이 범인인 건 맞는 듯하니 죄책감도 없고, 대중들은 자극적인 걸 어차피 좋아하니까 제일 자극적이고 짜기도 편한 선악 구도로 가자..이걸 위해서 주제를 강조할 만한 넘치는 증언들은 그냥 모으면 되고, 가끔 나오는 주제와 반대되는 증언들은 모아서 써먹을 데도 없고 주제랑도 관련 없으니 그냥 빼버리는 거죠. 나쁜 사람인데 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네. 하고 자기합리화 하면서 결국 거대한 주제와 프레임으로 묶어버리는..마침 서은은 가난하고 주연은 부자니까 선악에 1+1으로 거지 대 부자도 갖다 붙이고...소설에서도 너무 기본적이고 흔한 고전소설에나 나올 법한 단순구조니까 대중들도 이해가 편하고 비난도 편하겠지요..그러기 위해서는 서은과 주연의 부여된 특성만 부각시키고 나머지는 빼서 평면적 인물로 만드는 게 가독성이 좋을 거고요..ㅠㅠ
현수정
언론을 이용해 본질을 흐린다는 것이라...좀 공감되는 말인 거 같다.왜냐하면 요즘도 그렇고 뉴스가 너무 진실의 본질을 흐려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 같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Forev
근데요, 하느님.
하느님은 지주연이 한 말 믿으셨어요? 전 그게 진짜 궁금해요.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196p, 이꽃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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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여기서 말하는 하느님은 신이 아닌 것 같다. 우리들에게 하는 말 같다. 우리나 신이나 같은 외부의 존재다. 주연은 의심받을 때 하느님에게 기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게 만약 문장으로 책에 표현됐다면,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우리 독자에게 가장 먼저 도달할 것이다. 우리는 표현된 모든 것을 읽고 작중 인물보다 가장 많은 것들을 알면서 주연은 범인이다, 아니다를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그건 작중 인물들에 있어서는 신과 같다. 작가가 표현한 세계 내에서는 (작가가 책에 표현하지 않은 진실들이 있다면 몰라도) 전지라는 말이 독자들에게는 성립한다. 그래서 이건 독자들에게 뜬금포 진실로 한 방을 날리면서 작가가 목격자의 입을 통해 전하는 질문인 것 같다. 작가도 독자가 믿었는지가 궁금할 테니까....
twilight
하느님이 우리같은 외부의 존재라니.. 깨달음을 얻는듯한 느낌을 주는 생각이네요
Forev
오늘부로 책을 완독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전개에 더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빨리빨리 페이지를 넘기되 인상 깊은 문장은 여러 번 곱씹어 읽었기에 기억에 남는 문장이 많았다.
Forev
나는 책에 막바지에 다다라서야 내가 나도 모르게 주연이가 범인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 변호사의 입장 변화가 여실히 이해되었다.
Forev
당신은 여전히 주연이가 못마땅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주연이를 ‘미워할 만한 아이’ 라고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큰글자도서] 죽이고 싶은 아이』 작가의 말, 이꽃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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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v
정곡을 찔린 느낌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무의식적으로 주연이가 범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책에서의 주연이의 행동들에 눈살을 찌푸렸다. 주연이가 실제 범인이 아니라 밝혀진 후에도 나에겐 여전히 ‘주연이는 미워할 만한 아이‘ 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Forev
이 책은 닫힌 결말로 마무리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닫힌 결말이 독자의 생각과 가치관을 한정한다고 생각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 <죽이고 싶은 아이> 는 닫힌 결말로 끝 났음에도 다양한 측면에서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당연스럽게 가지고 있었던 생각도 비판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렇구나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작가는 왜?? 왜?? 살인자를 마지막에 공개했을까요?
살인자를 공개하면서 무엇을 노렸을까요?
댓글로 남겨주세요~~~
육개장
살인자가 마지막에 공개된 이유는 독자들이 마지막까지 주연을 믿어야 하는지 계속 생각하고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중간이나 처음에 공개하면 독자들이 주연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소설의 매력(독자도 작중 인물과 함께 주연이 범인인지 아닌지 추리하고, 의심함)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공개를 하지 않으면 이 책은 의심만 남고 무엇 하나 분명하지 않은, 너무 흐지부지한 결말이 된다. (독자들을 화나게 함) 그래서 독자들에게 허를 찌르는 진실(허무하지만 그럴 듯하고, 독자 중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만한 뜬금없는 범인...)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자 한 듯하다.
정예은
주연이가 죽인게 아니라는것을 밝힌것은 내 생각에는 무죄라는 것을 알려주가 위해서였던것 같다. 마지막에 범인으로 몰리던 주연이가 무죄라는 것울 밝히면서 독자들의 생각을 부셔진다. 이로써 독자들이 생각하는 주연이를 '살인자'가 아닌 '누명이 씌워진 피해자'라는 것으로 바꾸면서 주연이의 죄가 명백함을 보여주고 있다.
정a현우
오히려 마지막 진술마저 객관적 서술이 아니라 독백의 형식이다. 이미 이 책은 주인공의 독백이다 하더라도 믿을게 못된다는것을 보여줬기때문에 독백형식의 고백으로 마지막 정보를 주어 그에맞춰 앞에 나온 진술들을 비교하며 다시 타당성을 따지도록 유도했던 것 같다.
정예은
주연이가 죽인게 아니라는것을 밝힌것은 내 생각에는 무죄라는 것을 알려주가 위해서였던것 같다. 마지막에 범인으로 몰리던 주연이가 무죄라는 것울 밝히면서 독자들의 생각을 부셔진다. 이로써 독자들이 생각하는 주연이를 '살인자'가 아닌 '누명이 씌워진 피해자'라는 것으로 바꾸면서 주연이의 죄가 명백함을 보여주고 있다.
현수정
범인을 마지막에 밝히면서 독자들이 지금까지 지주연이 거의 범인이라고 믿었던 것이 무서지면서 '아! 내가 너무 주변 말만 믿었구나'라고 깨닫게 될 것 같다.그러면서 주변의 소문만 듣고 무작정 믿으면 안 되겠다 라고 생각할 것 같다.따라서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주고 싶어서 마지막에 공개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육첩빵
작가는 왜 사건의 진범을 마지막에 공개했을까? 공개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주연이가 범인이였다고 이야기의 끝을 맺을 수는 없었던 것일까? 나는 작가가 마지막에 사건의 진범을 밝힌 이유가 독자들을 비판하고 자기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기 위함이였다고 본다. 작가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책 속의 인물들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주연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게 했다가도 부정적이게 한다. 우리는 책을 읽는 내내 주연이가 범인이라생각하며 욕을 하다가도 그가 범인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 또 그녀를 감싸주는 스스로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주연이가 범인이였다는 확신과 함께 주연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부정적으로 돌아섰을 때 이야기를 끝 맺는 것이 아닌 사실 사건의 진짜 범인을 밝힘으로써 언제 주연이를 욕했냐는 듯이 그녀를 동정하고 안타까워하는 독자들의 행동을 유도함으로써 책 속에서 기자들의 기사나 주위 사람들의 인터뷰에 쉽게 휘말려 주연이를 욕하던 사람들과 독자가 별 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서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