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댄스 댄스

D-29
노벨문학상이 나올 때도 되었는데 인간의 보편적인 생각을 글로 표현해야 노벨상을 받는가, 아니면 그 나라 특유의 사건을 다뤄야 노벨상을 받는가. 지금 우크라이나 사람이나 팔레스타인 사람이 글을 잘 쓰면 그가 노벨상을 받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나저나 한국에서도 이젠 좀 노벨문학상이 하나는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는 일본처럼 그 장인 정신이 없어 한류나 국력에 비해 노벨상이 안 나오는 것 같다. 좀 하다가 지쳐 포기한다. 한눈을 팔아 다른 것을 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기초나 기반에 대한 것에 투자를 안 한다. 지도자가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젠 그런 지도자가 나와 표시는 안 나지만 매우 중요한 기초나 기반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해야 노벨문학상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같은 직장에 다니거나 업계에서 나와 하는 일이 비슷한, 나와 매일 같이 지내고 나를 너무나 잘 아는-그러나 정작 중요한 건 알지 못하는- 그런 사람에겐 내 마음을, 나에 대해 오히려 더 잘 터놓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에게 내 마음을 터놓으면 다음 날 어색하고 지금까지 고수한 내 캐릭터에 혼선이 생기고 일에서도 내 페이스를 잃을 것 같기 때문이다. 뭔가 그에게 약점을 잡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선뜻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 약점을 그는 알고 그의 약점을 나는 모르면 뭔가 균형이 안 맞아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아 지내기가 불편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 구설수, 스캔들, 입방아, 쇼킹뉴스, 남의 안줏거리, 심심풀이 땅콩, 이런 것에 내가 희생양, 타깃이 되기 싫은 것이다. 그들은 괴로운 내 전후 사정을 모르고 그냥 편하게 나를 일반화의 범주 안으로 던져버리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말함으로써 잃는 게, 말하지 않음으로써 잃는 것보다 많다. “저 인간에게 내가 왜 이러지?” 결국 이렇게 된다. 앞으로 그는 색안경을 쓰고 날 볼 것 같고 그 프레임과 선입견으로 나를 대할 것 같은, 마치 공감이 아닌 동정(Compassion)하는 듯한 시선을-설사 그는 그렇지 않더라도-나는 그걸 견딜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 오히려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 나를 모르는,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 솔직히 나에 관해 더 잘 털어놓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는 지금 나와 엮인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걸 터놓아도 나중에 만나도 별로 신경 안 쓰고 불편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에게 자기에 대해 더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것 같다. 좀 실수해도 뒤끝이나 뒷담화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후사에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오히려 매일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에겐 덜 중요하고 심각하지 않고 얕은 대화만 하고 나와 별 상관없는 그 사람과는 내겐 중요하지만 남에게 발설하기 꺼려졌던 그런 것도 털어놓는다. 그에게 나를 다 터놓아도 안심이 된다. 그렇게 되면 내가 지금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거지만 누구와 꼭 터놓고 이야기했으면 하는 것을 그에게 드디어 터놓았기 때문에 나는 그 순간, 맺혔던 게 뚫리는 것 같고 뭔가 후련해지는 것이다. 상대도 자기에게 중요한 얘기를 해줘 자기를 -얘기 중에 나는 감복(Admiration)해 눈물까지 흘린다- 적어도 가볍기만 한 관계가 아니라 깊은 관계, 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여기며 나를 더 아끼고 나중에라도 그 기억이 그에게서 잘 지워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도 내 얘기를 들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그를 다시 만나 더 대화하고 싶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같이 지금 지내는 관계가 이런 점에서 볼 때 서로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관계라고 보는데, “어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일상을 공유하던 사람과도 이젠 헤어져 서로 이해관계가 줄어들면 나에 대해 이제 그에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터놓고 안 터놓고는 사람이 아니라 내 일상과 그것의 공유가 더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실제 같이 근무하던 사람과 데면데면 지냈다가도 헤어지면 더 친해지고 서로 터놓는 관계로 충분히 발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신 보기 힘들 것 같은, 그냥 스치는, 내 일상과 거리가 먼, 내 스토리의 이면과 전후 맥락을 모르는 사람에게 더 쉽게 자기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것도 그 후일담에 대한 불안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있더라도 내가 들을 위험이 사라져, 그것으로 관계가 틀어져 이상해질 우려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래서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깊은 대화는 그 위치에선 조심하고 삼가는 것이다. 일이 잘못되면 같은 직원끼리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차단하고 여지가 생기는 걸 사전에 방어하자는 차원이다. 사람보단 그와의 지금 포지션이 나에 대한 이야기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관계는 다 필요한 것 같다. 긴장되고, 할 말 다 못하고, 뭔가 견디고, 항상 미흡해서 찜찜한 관계와 그래 거기서 생기는 경직(Rigidity)과 스트레스를 무람없이 상대에게 거리낌 없이 털어놓고 더는 가벼운 대화 말고 이젠 나에 대해, 아직 못다 한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할 수 있는 관계가. 하나만 있으면 뭔가 생활에 밸런스가 균형을 잃을 것 같다. 그래, 그런 관계를 일부러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긴장과 그것의 해소(Relief)를 위해!
작가의 연결 작가는 확실히 특이한 사람들이다. 그의 말을 잘 이해하고 알아듣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그래서 그는 글을 통해 가상으로 자리를 옮겨 현실에서 안 먹히는 자기 생각을 거기서 자신이 가공한 인물들과 나누려고 한다. 자기 말을 알아듣는 그 사람들과.
인간들이 다 타성에 젖어 못된 짓을 한다고 해도 내가 그게 싫으면 안 해도 되는 것이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으면 혼자라도 그렇게 살면 된다.
내가 지금 컨디션이 엉망이어서 만사가 다 귀찮으면 아무리 잘 쓴 글도 못 쓴 것 같은 느깜이 든다.
인간은 믿을 수 없고, 자기 생각이 우선이고, 더 가지려 하는 이런 게 인간의 진짜 본성임을 작가들만 안다.
인간에 대해 포기한 것이다. 그녀는 노숙자에게 자기가 산 옷을 덮어주었다. 그렇게나 인간을 믿었다. 너무 순수하게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으로 친구들과 유럽 여행갈 돈을 다 날렸다.
아, 집에 오니까 조용해서 너무 좋다. 나는 웅성거리는 인간들의 소음을 듣기가 너무 힘들다.
인간의 가식을 더는 못봐주겠다 지금은 접시만 더럽게 크고 포크나 사실 나이프까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형식은 다 갖췄다. (작은 채소를 나이프로 잘도 썬다. 접시에 야채가 80% 이상이고, 고기는 그 이하여야 품위가 있는 것이다. 고기만 많이 있는 것도 격 떨어지는 일이다.) 저렇게 양이 적은 음식에 이렇게 무겁고 소리 나는 것들이, “왜 필요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냥 손으로 집어 먹으면 될 것을. 음식보단 그런 장식이 더 많다. 정작 음식은 새 모이처럼 작고 (이게 작을수록 더 고상해 보이고 먹을 때도 마치 귀찮아 할 수 없이 먹는 것처럼 뜨다가 바로 쨍 소리가 나게 놓고 나가버려야 한다. 절대 맛있게 먹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된다. 없어 보인다.) 다 먹으면 그게 반복된다. 접시 무게가 10이라면 음식 무게는 0.5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뭐가 주이고 뭐가 종인지 모르겠다. 정말 주객이 전도되었다. 이것도 문화라면 문화인데 인간들이 배가 부르면 이런 쓸데없는 것을 문화로 치고 그걸 또 세분화하고 세세하게 자기들만 아는 용어를 만들어 벽을 친다. 이래 명품 가방들도 쓸데없이 비싸기만 한 것이다. 누구는 이런 걸 보고 이래서 한 번 전쟁도 필요한 법이라고 그래야 인간들이 겉치레를 좀 줄이고 기본으로 돌아가고 꼭 필요한 것만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 물건의 본래 용도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방이면 가방의 용도대로, 음식이면 음식의 용도대로 음식과 가방 가지고 쓸데없는 짓을, 더는 안 하게.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그들의 말이, 되게 와 닿지? 내가 가지지 못하고, 못 해봐서 배가 아파 그러나. 이건 순전히 보여주기식이고 남들에게 과시하고 우린 너희와 달라, 그렇게 무식하고 미련하고 싸 보이는 건 거들떠도 안 본다는 것을 전시하는 것이고 그 문화를 주도하고, 그걸 가지지 못한 인간들은 또 따라하기 바쁘고. 이게 인간들이 사는 세상의 리얼한 모습이다. 그들이 그렇게 가식을 떠는 건 남 기죽이는 게 진짜 목적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연결 작가는 확실히 특이한 사람들이다. 그의 말을 잘 이해하고 알아듣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그들의 질문이 너무 원초적이고 근본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가 다루는 글을 통해 가상으로 자리를 옮겨 현실에서 안 먹히는 자기 생각을 거기서 자신이 가공한 인물들과 나누려고 한다. 자기 말을 알아듣는 그 사람들과. 그걸 만들어서라도 그들은 거기서 그걸 맘껏 외치고 싶은 것이다. 그게 너무 중요해서 안 그러면 자기 속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기 때문이다.
남의 취향 존중 누구나 이런 게 있는 것 같다. 한 가지는 있는 것 같다. 내가 뭐를 한다고 하면 듣는 사람은 특히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나를 많은 사람들의 범주에 집어넣으려고 한다.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행을 좋아한다고 하면 요즘 코로나 때문에 보복 여행이라고 남들과 똑같이 우르르 여기저기 남 따라서 몰려다니는 거겠지, 하고. 그러나 나는 코로나 이전에도 여행을 해왔지만 그는 그런 것까지 모르고 나를 싸잡아서 많은 사람들과 동일시해 버린다. 물론 그런 취급을 받는 나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는 내가 남 따라서 그 보복 여행도 시들해지면 나도 같이 그럴 거라 여긴다. 그러나 나는 본래 기질이 역마살이 끼어 한곳에 정착이 안 되고 그러면 불안증이 일고 바다나 먼 산을 우두커니 초점 잃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런 기질이 있어 그런 것까지 모른다. 물론 나도 요즘 트렌드를 좇아 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여행만은 아니라고 진짜로 내가 좋아, 아니, 그게 내겐 운명으로 다가와 그렇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남은 나를 잘 몰라 실수하는 것이다. 나도 남이 뭐를 좋아하면 그를 일반화의 범주에 집어넣는 우를 충분히 범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도 한가지는 안 변하고 그것을 평생 마치 운명처럼 하는 게 있듯이 남도 그런 게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범주화하는 잘못된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 비유가 아닌 여기서 글을 쓰는 리얼인, 나는 그게 책이고 글이다. 나는 그걸 사람들의 흐름이나 트렌드에 맞게 하는 게 아니다. 내 운명인 것 같다. 나는, 한국 사람 반 이상이 일 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안 읽는 지금 끝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귀촌하려는 이유는 이게 가장 큰 이유이다.
전엔 우리나라가 지하철에서 남에게 간섭하며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데 지금은 그것보단 남에게 안 엮으려고 하는 걍향이 더 세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그게 한국 사회에 자리를 잡았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남녀 차이 ‘나는 솔로’에서 남자는 사회성이 떨어져 자기가 학력이 높다는 것을 자꾸 언급하는데 여자는 학력이 세도 은근슬쩍 그런 말을 피해간다. 남이 그런 것에 거북해하고 위화감을 느낀다는 것을 사회성이 높아 이미 아는 것이다. 여자들이 더 따지면서도 안 그런 척을 더 잘한다. 아빤 찬스를 더 잘 써먹는 것은 딸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다. 이래서 이렇게 안 그런 척하는 것 같으니까 꼭지가 돈 놈들이 자기 여친에게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건지도 모른다. 싫어도 직접적으로 안 하고 상대를 생각한다면서 한다는 게 오히려 그런 것을 잘 모르는 남자들에게는 역효과를 부른 것이다.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마취 주사를 맞으면 바로 잠들어 버린다. 그것도 눈을 뜬 채. 그러는 동안 또 꿈을 꿀 때도 있다. 그럴 때 의사는 마음만 먹으면 그 환자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게 끔찍하다. 특히 맘에 드는 여자에게.
계집녀 자가 들어간 한자엔 안 좋는 뜻이 많다. 이거 왜 그렇지? 남자들이 여자들을 잡으려고 해서 그러나. 남자 일을 망치는 주범이라서.
돈을 벌려고 자기 정체성을 훼손하면서 트로트로 전향하는 인간들의 말을 들어선 안 된다. 예술을 훼손하는 행위다. 이들이 떠드는 것은 다 개소리에 불과하다. 결국 예술을 팔아 돈을 벌려는 수작이다.
나는 왜 여자에게 관심이 많으니 모르겠다. 하긴 이성에게 관심이 많은 것은 당연한 거고 오히려 없으면 외모에서 티가 난다고 한다. 마무래도 이성에게 관심이 사라지지 않아야 외모가 더 좋게 보일 게 분명하다. 외모에 신경을 써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도시에 살던 여자는 시골에 가서 살기 남자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아마도 남자보다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어 그럴 것이다.
나는 글을 쉽게 쓰려 한다 나는 쓰면 사람들이 읽고 바로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는 그런 글을 쓰려고 한다. 괜히 각 잡고 있어 보이는 그런 글은 안 쓰려고 한다. 내 글이 길면 에세이이고 짧으면 시인 것이다. 시를 나 혼자만 아는 내용으로 쓰지 않으려 한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자기 혼자만의 생각만 쓰는, 그런 거는 가능하면 안 쓰려고 한다. 바로 읽고 무슨 말인지 아는 시만 쓰려고 한다. 그리고 갑자기 비약하는 시도 안 쓰련다. 내 시는, 내용을 보고 바로 아는 그런 걸 쓸 것이다.
인간은 역시 자기 위주다. 이런 건 대놓고 연론 같은 데서 말을 못한다. 어도어 민히진이 뭔가 안 되어 자기의 지금 심정을 마구잡이, 날 것 그대로 터놓으니까 같은 여자들이 공간하고 인기를 끄는 것이다. 그 민희진이 이제 그런 고비를 지나 자리를 잡고 뭔가 해결된 기자회견을 하고 성숙된 모습을 보이면 여자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지금 뭔가 잘 안되는 노력은 했는데 성과과 없는 그런 기존 질서에 울분을 토하면서 폭로하니까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지금 자기 입장을 내변하는 것에 관심을 보일 뿐이다. 남자는 같은 여자에게, 약한 존재라고 비난하면 자기의 입지가 추락해 하지 못한다. 그래 김호중이 돈만 아는 방송에서 돈만 좆다가 남자로서 사고를 치니 벌떼처럼 그동안 쌓인 자기의 지꺼기 감정을 거기에 퍼붓는 것이다. 다른 건 거기에 없다.
살며 내가 추구하는 것들(작가의 말) 살며 내가 추구하는 거로 작가의 말을 대신하고자 한다. 나는 공자나 맹자처럼 현실 철학자보단 그것을 한 단계 넘어서는 걸 주장한 철학자들을 섬기고 따른다. 노자처럼 무위자연(無爲自然), 인간은 우주의 큰 흐름에 맡기며 사는 게 제일인 것 같다. 인간이 감히, 그 큰 변화를 틀면 인간과 지구에 변고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른 건 전부 자연법칙에 따라 죽는데 뭐 잘한 게 있다고 인간만 의학이 발달해 왜 그렇게 오래 사나. 늙을수록 점점 기분이 안 좋아지고 자고 일어나도 옛날처럼 개운하지 않고 피곤만 누적된다. 이게 다 자연법칙에 따라 죽을 때가 되었다는 신호다. 이제, 그만 저세상으로 가라는 것이다. 솔직히, 여기서 생명 존중은 없고 마치 고무줄처럼 돈 받은 만큼만 생명을 늘려준 서비스를 받은 것이다. 이걸 어기니 기후 위기 같은 이상한 일이 자꾸 발생하는 거다. 자연의 부적용이고 노여움이다. 요즘엔 너무 오래 사는 늙은이들을 환영하는 곳이 어디 한 군데라도 있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래 나는 이걸 실천하러 119에 실려 가 연명(延命)이 안 되려고 자연에 따라 좋아하는 독서를 하며 죽는 게 소원이라 시골로 정년이 되면 내려갈 생각이다. 자연에 따라 좋아하는 것을 하며 잘 죽으러 가는 것이다. 가장 잘 죽는 게 좋아하는 걸 하다 죽는 거라지 않나. 자연에 따라, 나고 자라고 때가 되면 죽는 게 자연의 순리이며, 내가 살며 추구하는 절대 가치다. 좋아하는 것을 하며 자연법칙에 따라 죽을 때가 되면 반드시 죽는 거. 장자처럼 인간 세상에 살면서도 마치 대붕(大鵬)처럼 위로 솟구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인간인 이상 인간이 추구하는 걸 물론 나도 하면서도 그 위로 올라가 인간에게서 벗어난 것을, 인간 존재이기에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을 추구한다. 인간에게만 묻혀 살면 뭔가 인간이 너무 초라해, 아니, 나 자신이 초라해 견딜 수가 없다. 내 특수한 삶을 일반화의 범주로 편하게 퉁쳐버리고 거기에 매인 인생을 벗어나긴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그래도 몸부림쳐 내 인생의 천편일률적 숨 막힘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걸 안 하면 나는 제대로 살지 못할 것 같다. 나는 기존 질서를 못마땅하게 여겨 그것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생각과 글들을 보고 싶어 한다. 그들은 기존 질서와 체계를 파괴하고 (거기에만 머물러 있으면 그들은 불행하다) 그들에게 맞는 질서를 만들어 거기서 신나게 놀다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한 세상, 잘 놀다 간다며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면서 자기만의 세계와 판(Structure)을 구축하는 것이다. 스피노자, 쇼펜하우어, 니체처럼. 인간 세상에서 생겨 바뀌지 않는 것을 찾아내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싶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자기 위주라는 것, 자기주장(생각)만 중요해 남을 거기에 집어넣으려 한다는 것, 그래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인간은 탐욕을 벗어나기 어려워 더 가지려 한다는 것, 인간에겐 상대적인 결핍이 있어서 자기 집단에서 경쟁해 거기서 각자 지지 않으려고 혈안이라는 것, 자기와 처지가 비슷한 인간끼리만 싸운다는 것, 거기서의 경쟁 심화로 자살도 불사한다는 것. 그들은 인간 세상에 있는 인간이지만 거기서 벗어나려고 노력해 아주 냉정하고, 시야를 넓고 높게 보는 사람들이다. 거기서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인간도 자연의 한 변화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는 자기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거다. 자연은 그런 인간의 생각과 무관하게 아주 묵묵히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회의(Skepticism)한다. 리얼리즘과 자연 그대로 본다. 하드 보일드하다. 인간이 살며 그래도 이것은 지켜야 하는 거, 간단히 말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추구하고 싶다. 잘난척한다고 비꼬지만 사실 정치적 올바름은 인간이면 추구해야 할 이상이다. 인간의 보편적 진리다. 현실에 충실한 인간으로서, 잘 안 되지만 그것조차 포기하면 인간에게 남는 게 뭔가, 왜 사는지 의문이 들게 된다. 사실 인간에게 의미 빼면 시체다. 인간세계에서 생긴 정신적인 것은 모두 의미를 찾으려는 몸부림의 소산이다. 다양성(다원주의, 多元主義)이 좋은 거고, 어쩔 수 없이 계층이 생기지만 강자가 만든 그런 질서에서 낙오되고 소외된 그렇지만 그 흐름에서만 약자인 이런 사람들의 말을 더 듣고 그들이 추구하는 것을 실현하도록 도와주고 싶다. 같은 인간으로서 너무 한쪽으로 힘이 치우치는 게 싫어 균형을 잡으려는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으려는 것이다. 그들이 이 질서와 체계에서, 강자가 된 건 순전히 우연으로 그렇게 태어난 것뿐이다. 운에 따라 편하게 태어나기도 하고 고되게 태어나기도 한다. 인간이니까 이걸 어느 정도 바로잡겠다는 거다. 인간이 아니면 이런 걸 왜 굳이 하겠나? 이걸 바로 잡으려는 게 인간과 동물의 최대 차이라고 본다. 동물의 세계에서나 존재하는 약육강식이 아닌 가능한 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세계. 인간은 상대적인 결핍과 빈곤에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종교든 나라든(무정부주의자, Anarchist) 뭐든 한 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을 억압하는 것을 싫어하고 고치려 한다. 모든 기존 틀을 깨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싶은 것이다. 내 자유로운 사고에 방해되는 인간의 기존 OS(Operating System)를 갈아엎고자 한다. 가장 큰 가치는 인간의 자유로운 사고이고 그렇게 되어 자기만의 타고난 기질에 따라 자아를 맘껏 실현하는 거라 보기 때문이다. 이래야 자기 고유의 기질(Disposition)을 실현해 타인에게도 한없이 이타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런 가치들을, 나는 살며 추구한다. 이 외에도 더 많을 것이고, 아직 찾아내지 못한 것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발굴할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따라서 이 글은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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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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