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저는 예전에 겨울을 무척 좋아했는데 이제 견디기가 힘들어요. 봄은 저에게 오래도록 뭔가 더러운 느낌의 계절이었어요. 눈이 녹으면서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하늘은 황사로 가득하고, 살아보겠다는 존재들이 꽥꽥거리면서 차분했던 공기가 시끄러워지는. 그래도 나뭇가지에 잎들이 나는 거 보면서 매번 감탄합니다.
저는 계절 알러지가 심해서 봄이 너무 싫어요. 새생명을 가득 품고 꽃을 피워내고 나무에 잎을 튀우는 모습은 경이롭지만 저는 여전하 가을과 겨울이 가장 좋아요.
벚꽃 버스킹이 한창일 때 이별한 경험과 먼지 알러지+비염에게 황사와 미세먼지로 저도 봄을 좋아하진 않네요. 그렇지만 꽃과 새순은 좋아요. 겨울은 너무 추워서 아침 출근의 끔찍함에 제일 힘들고요. 아, 밤이 긴 것도 싫고요. 여름과 가을 좋아합니다. 재작년과 작년엔 여름을 더 좋아한 것 같은데요. 다가올 여름이 두려워서 그런지 지금은 가을이 더 좋네요 ㅎㅎ.
아이고, 읽다가 "살아보겠다는 존재들이 꽥꽥거리면서 차분했던 공기가 시끄러워지는"이라는 문장에서 빵 터졌어요. 봄을 이렇게 표현하시다니, 역시 장작가님!ㅋㅋ 이러니 제가 반해, 안 반...(농담입니다). 저도 추위를 지독하게 타지만, 그렇다고 또 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가을이 짱입니다요(아, 이 시적이지 않은 표현...).
가을이 짱이라고 하셔서 가을을 다룬 최승자 시인님의 시를 필사했습니다. 말 오줌, 매X 등 시적인 표현이 난무합니다. ^^;;; 필사를 하면서 깨달았는데 시인님은 이 시에서도 그렇고 다른 시에서도 그렇고 문장의 끝에 마침표를 찍기도 하고 안 찍기도 하세요.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 곰곰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왜 저렇게 세상 모든 것에서 절망을 보셨을까 하는 것도요.
오, 제가 가장 애정하는 날씨에 화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그런데... 시적인 표현들이 꽤나 적나라 합니다. 개 같은 가을이라는 제목에도 움찔했어요. 혹시 제가 작가님께 뭘 잘못한 건 아니겠...죠?ㅋㅋ 개 같은 가을, 매독 같은 가을. 두 가지 표현이 강렬한데, 뒤에 이어지는 내용들도 제가 좋아하는 가을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면이 많네요. 차분히 꼭꼭 씹어 먹듯 읽었습니다. "어디만큼 왔나 어디까지 가야 / 강물은 바다가 될 수 있을까."라는 마지막 문장에 왠지 모를 쓸쓸함도 느껴집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시인님은 왜 저렇게 세상 모든 것에서 절망을 보셨을까 싶어요. 시에서 마침표의 유무는 저도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이 글을 읽고 다시 눈여겨보기 시작했어요. 제가 필사하고 있는 안미옥 시인님의 시집에는 마침표가 없는 시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일부러 의도하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마침 저 시를 올리려 했는데 연해님 글에 가을이 나와서 장난을 쳤어요. ^^ 제가 더위에 약한데 8월 말, 9월 초에는 너무 지쳐서 눈이 풀려 있는 상태에요. 가을 바람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습니다. 최승자 시인님은 어떤 때에는 마침표를 찍고 어떤 때는 안 찍으시더라고요. 어떻게 구분이 되는 걸까 궁리해보는데 잘 모르겠어요.
장난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요런 소소한(과연 소소할까) 장난 좋아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더위에도 약한 편인데, 눈이 풀려있는 건 7월 말과 8월 초(제가 생각하기에 더위가 정점에 달하는 시기)이고, 8월 말로 갈수록 바람의 온도가 서서히 바뀌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는 작가님 말씀처럼요. 하지만... 이제 저희에게는 한동안은 더워질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으아아아).
점심 때 햇살을 생각하면 이미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지만, 새벽에 출근할 때는 또 선선해서 봄인 듯 봄이 아닌 듯, 아리송한 날씨입니다(하지만 마음은 봄봄). 제목이 "봄밤"이라 왠지 고요하고 낭만적인 느낌을 상상했는데, 시에 담긴 문장들은 그렇지 않은듯합니다. 마음이 차분해져요. "조금씩 서걱이며 부서지며"라는 문장이 선명하게 그려지기도 합니다. "깊게, 절망보다 깊게"라는 마지막 문장에서는 시인님의 고독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새벽서가님 댓글을 읽으면서 한 층 더 생각이 깊어지는데, 저는 전에도 그런 말을 했던 적이 있는데요. 계절의 우울감을 말할 때면 봄이 유독 우울했던 것 같아요. 보통 봄은 새 생명이 깨어나는 시기라고들 하던데, 저에게는 그 밝음이 되려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가 으쌰 으쌰 하니까, 나는 그 정도는 아닌데? 싶어 반대로 내려가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해가 짧고 외부 활동이 어려운 겨울이 더 우울감이 덜하달까요(고요하고 평온하다 느껴지죠). 봄으로 시작해 겨울로 끝나는 이상한 마무리. 하지만 저는 가을을 가장 좋아합니다(응?).
안녕하세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허연 시인의 신간을 골랐습니다. 하루 한 페이지 필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미 늦었지만 오늘부터라도 꼬박꼬박 해보려고 합니다~
마흔에는 고독을 받아쓰기로 했다 - 삶의 변곡점에서 필사하는 동서고금의 명문장허연 작가가 매일경제신문에 연재했던 칼럼 〈책과 지성〉을 모아 만들었다. ‘고통과 평온함’, ‘품격 있는 삶’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해’와 같은 깊이 있는 주제들을 통해 독자들은 삶의 여러 면모를 발견하고, 작가가 선별한 문구들을 직접 필사하며 내면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안녕하세요. @jiny 님! 늦지 않았습니다. 아직 21일이나 남았는걸요. 환영합니다:) 고르신 책은 저도 처음 접하는 책인데, 고독을 받아쓰기로 했다는 제목이 인상 깊어요. 책소개를 보다 고독을 견디고 이겨내는 고독력이라는 단어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필사하신 글씨를 보다가 대각선으로 나란히 기울어있는 글씨들이 귀여워 살짝 미소가 지어졌어요. @jiny 님의 매일 필사가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기를 저도 함께 잔잔하게 응원하겠습니다.
꼭 반려동물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누군가를 대하는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하며 시 전체에서 유독 와닿았던 부분을 필사했습니다. ’너는 나를 만나 행복했을까‘라는 구절이 특히 마음에 남네요.
고양이들은 고양이별에서 왔다가 인간으로 돌아가는 거군요. 개들은 천국에서 주인을 기다린다고 하던데... ㅠ.ㅠ 저도 ‘너는 나를 만나 행복했을까’라는 구절에 에 눈이 오래 머뭅니다.
왠지 성질 급한 저희집 고양이를 생각하면 고양이별에서 느긋하게 기다려줄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양이들도 좀 차분히 기다려주면 좋겠어요...!!ㅎㅎ '너는 나를 만나 행복했을까'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소중한 존재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눈이 멈추게 되는 구절인 가봐요. 다시 읽어도 그 구절에 마음이 찡...
둘째를 떠나보내고 힘들어할때 누군가가 선물해준 시집이었는데, 그마저도 곁에 두는게 힘들어서 되돌려준 책이에요. 고양이가 그려진 긴 제목의 시집에 실린 시가 맞는거 같은데… 저, 이 시 들려주고 싶어요. 저희집 둘째냥의 별에게…
아직은 제가 감히 헤아리기도 어려운 마음이셨을텐데 이 시집은 곁에 두기 힘드셨을 것 같아요. 매 페이지에 반려묘를 향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서 고양이를 옆에 두고 읽어도 마음이 찡할 때가 많더라구요. 이 시도, 읽어주시는 새벽서가님 마음도 둘째는 이미 다 알고 있을 것 같아요.
2년쯤 지나니 조금 무뎌지긴 했는데 그래도 저 시집을 곁에 둘 정도는 아직은 아닌거 같아요. 젖병 물려 키웠던 아픈 손가락이었고, 엄마 껌딱지였던 울 개냥이가 기억에서 아주 아주 멀어지면 그 때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지난번에 사진으로 보여주셨던 둘째로군요. 2년 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 고양이별에 정착했다는 그 아이요ㅠㅠㅠㅠ 사진 속 모습에도 애교가 가득하네요. 개냥이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릴 만큼이요. 너무나 소중한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도 조심스레 담아봅니다.
일주일새 수의사의 욕심으로 수술을 세차례나 받고 떠나서 그게 못내 죄스럽고 미안했어요. 다른 병원에도 데려가볼걸… 곱게 떠나보내줄걸…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믿으려구요.
둘째냥이는 처음 봤을 때도 예뻐서 감탄했는데 보면 볼수록 더 예쁘네요! 다른 사진들보다도 발목 껴안은 사진을 보니까 얼마나 그리우실까 싶어서 마음이 찡해요. 저도 팔목이나 발목을 저렇게 붙들고 있을 때 가끔 나중에 이 순간을 그리워할 때가 오겠지 생각하다가 마음이 서늘해질 때가 있어서 그런가봐요. 애교쟁이 둘째가 고양이별에서 누구보다 즐겁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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