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아... 이 문장이 마음을 울리네요. "그 사람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 건 이미 호의를 가졌다는 증거"라니. 따뜻한 문장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리 님. 그냥 그런 생각을 종종 해요. 제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과 대비되는 어린 시절의 엄마를 알게 된다면, 우리 사이가 조금은 더 유연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이요. (점심 시간에 시집을 읽으시는 도리님의 모습에 감탄을!)
모든 사람과 그렇겠지만 엄마와의 관계는 참 어려워요. 연해님이 어머니와 유연한 사이를 바라는 게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에서 말하는 호의 같다고 생각도 들었고요. 복잡한 생각이 드는데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느껴지네요. 연해님께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읽었던 책 추천을 남기는 걸로 대체할게요. 아니 에르노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서 쓴 <한 여자>라는 책이에요! 작가가 가진 엄마에 대한 생각이 저와 비슷할 때도 있고 다를 때도 있었는데요. 아니 에르노 특유의 건조한 문체에서 조금은 객관적으로 저의 모녀 관계를 볼 수 있었어요. - (알라딘에서 책 소개를 가져왔어요) 작가는 어머니에 대해 쓰는 일은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늘 그곳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그녀에게 주어진 사회적 위치의 열등함을 극복하고 싶어 했다. 새로 나온 노래와 책을 접하고 화장을 하고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며 <자신도 그들 못지않다>는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딸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고 딸에게 자신이 누리지 못한 모든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 딸은 너무나 찬미하고 동경하던 어머니가 어느 순간 더는 자신의 모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 그녀는 이제 많이 배운 사람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어머니가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부끄럽고, 그녀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싶지 않다. 한편 어머니는 점점 다른 세계로 멀어져 가는 딸에게 자기 자체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한없는 베풂으로 사랑을 얻으려 애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던 은밀한 교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남는 막연한 애정이 대신 자리한다.
한 여자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장편소설. <남자의 자리>로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덤덤하고도 가슴 뭉클하게 써내려간 아니 에르노가 이번에는 <한 여자>로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되짚어 간다. 이 작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10여 개월에 걸쳐 쓴, 자신의 어머니이자 한 시대를 살다 간 '한 여자'에 대한 기록이다.
이 글도 정말 감사합니다. 조심스럽게 마음을 살펴주시는 도리님의 문장들에 마음이 녹아내렸어요. 정말 그래요. 엄마와의 관계는 아직도 참 어렵답니다. 알다가도 모르겠고, 괜찮아졌나 싶다가도 여전히 제자리예요. 오랜만에 만나면 그 자체만으로 반가운데, 마음의 토양이 딱딱한 날이면, 그나마 겨우 붙여뒀던 관계의 고리가 산산이 부서지기도 하죠. 어렸을 때는 엄마에게 인정받으려고 발버둥 치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지금은 그 손을 놓았지만요. 엄마가 바라는 삶의 형태와 제가 바라는 삶의 형태가 많이 다르다는 걸, 틀렸다고 규정당할 때마다 너무 버겁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적당히 미지근한 온도로 서로의 삶을 존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하고는 있는데... 어휴 근데, 쓰다 보니 너무 또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네요(그만해야지). 추천해 주신 책도 정말 감사합니다. 제목은 접해봤는데, 읽어보지는 못 했어요. 도리님의 정성스러운 추천에 힘입어 저의 책 목록에도 살포시 넣었답니다.
앗, 최승자 시인님 책으로 할까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으로 할까 망설이다 최승자 시인님으로 정했는데...! 이바라기 노리코 좋아하신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은 장맥주님 독서메모 덕에 알게 됐습니다! 첫 시부터 정말 안 좋아할 수가 없더라고요. 시간될 때 이 시집도 필사해서 이 방에 공유해야겠어요 ㅎㅎ
와, 뿌듯합니다. 저는 만약에 필사 모임이 다음 달에도 또 열리면 이바라기 노리코 시집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ㅎㅎㅎ
아 그리고 이 책 큰글자도서인데요. 노안 오신 분들도 잘 읽으시더라고요! 저희 엄마도 완독했다고 합니다. (완전 드문 일..) 재밌다는데 추천 추천이요!
[큰글자도서]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데뷔작 하나만으로 '일본 문학의 미래를 책임질 작가' '가능성이 끝이 없는 작가' '천재 작가' 등의 호칭을 거머쥔 스즈키 루리카. 그의 데뷔작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이 출간되었다.
저는 좀 고풍스럽기는 한데 최승자 시인님의 『이 시대의 사랑』에서 좋아하는 시들을 필사하겠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시집입니다. 두근두근하네요. ^^ 전자책으로 가지고 있어서 표지는 따로 올리지 못하고 그냥 책 정보를 올려요. 제 전자책 뷰어의 표지는 아래 책 정보 표지랑 다르기는 한데 아마 그 사이 리커버판이 나온 모양입니다.
이 시대의 사랑문학과지성사가 문지 시인선의 열린 미래를 향해 새로운 모색과 도전을 시작한다. 그 첫 기획으로, 시대와 세대를 가로지르며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아온 여성 시인의 시집과 지금 가장 개성적이고 주목받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여성 북디자이너가 만나 문지 시인선의 특별한 얼굴을 선보인다.
오, 작가님! 지난번에 시 취향에 대해 나눠주셨을 때, 그럼 어떤 시집을 좋아하실까 궁금했는데 드디어 밝혀(?)졌네요. 기쁩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저는 최승자 시인님을 이소호 시인님의 <캣콜링>이라는 시집을 통해 처음 알았던 기억이 나요(그만큼 무지했지요). 정작 그분의 시집은 아직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참에 도전! 전자책 필사도 좋네요. 저도 전자책과 종이책을 적절히 오가며 독서를 이어가고 있거든요. 책을 세워놓고 필사하기에는 오히려 전자책이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저 너무 팔이 안으로 굽는 듯).
캣콜링 -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민음의 시 253권.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2014년 「현대시」로 등단한 이소호 시인의 첫 번째 시집으로, 새로운 '고백의 왕'을 선보인다. 시적 화자 '경진'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 낱낱이 펼쳐 보이며 가부장제와 폭력적인 일상에 거친 조롱을 뱉어 낸다.
이 시집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못 읽고 반납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다들 좋다고 해줘서 꼭 읽어야지 했는데 아직도 못 읽었네요. 이 기회에서 장맥주님 필사로 최승자 시인 시를 찍먹해볼 생각에 신납니다. 흐흐.
아, 제가 글씨를 잘 써야 하는데...
생각을 정리하고싶을때, 아무 생각 하고싶지 않을때, 글이 내 안으로 더 깊게 들어오길 바랄 때 필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모임에 참여하면 조금 더 바지런히 저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노력해볼게요!!
안녕하세요. 차호랭님:) 필사를 하기 시작한 계기까지 꼼꼼하게 적어주셔서 감사해요. 개인적으로는 "글이 내 안으로 더 깊게 들어오길 바랄 때"라는 이유가 저와 닿아있는 것 같아 더 반가웠습니다. 모임은 오늘부터 시작되었으니 마음 편히, 즐겁게! 즐겨주세요. 바지런히 필사를 이어가실 @차호랭 님을 응원합니다! 아자아자!
저는 오늘부터 차근차근 쉬엄쉬엄 <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 필사를 해보려고 합니다. 시는 여전히 저에게 좀 어려운 영역이라서 제일 친근한 대상을 다룬 시부터 접근해보려구요:) 오늘 필사한 시는 웃으면서 읽기 시작했다가 끝으로 갈수록 마음이 찡했습니다. 앞으로 고양이와 함께 사는 시인들의 시를 읽고 필사할 생각에 설레네요.
그대 고양이는 다정할게요 - 고양이와 함께한 시간에 대하여, 아침달 냥냥이 시집세상 모든 고양이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2020년 출간된 <나 개 있음에 감사하오>에 이은 책으로, 고양이와 함께 사는 열여덟 명의 시인들이 반려묘에 관해 쓴 36편의 시와 짧은 산문을 엮었다.
프사도 글씨도 노트도 책 표지도 어느 것 하나 안 예쁜 것이 없네요! 예쁜 노트에 한 글자 한 글자 쓰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앗,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다른 칭찬도 다 기쁘지만 팔불출 집사라서 그런지 프사 예쁘다는 칭찬이 제일 기쁘네요! 예쁜 노트 쓰면 기분 좋아지는 거 완전 공감이에요. 그래서 자꾸 앞부분만 쓴 노트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ㅎㅎ
세상에, 밍구님! 올려주신 필사 사진, 작품 아닌가요? 수첩 사이즈에도 꼭 맞고, 글씨도 오밀조밀 너무 귀엽습니다. 첫 문장을 읽으면서부터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지네요. "이봐, 집사. 당신 말이야."로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하하). 집사보다 어리게 태어났지만 우아하게 늙어갈 고양이의 도도함이 엿보이는 시네요. 하지만 말씀해 주신 것처럼 끝으로 갈수록 마음이 찡합니다. 아직 먼 미래겠지만, 상상만으로 마음 한구석이 아리실 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제 연인도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요(이름이 딴지예요). 그 둘의 관계성이 참으로 복잡 미묘하더라고요. 말 나온 김에 제가 좋아하는 딴지 사진도 하나 올려봅니다(아련한 표정같아요). 고양이와 함께 사는 시인들의 시를 필사해 주신다니,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어머! 딴지님 미모가 남다르신데요?! 치즈냥은 사랑이죠!
제 글씨에 대한 칭찬보다 딴지 칭찬이 더 기쁜 건 왜 때문이죠(호호). 정작 제가 키우는 고양이도 아니면서, 랜선 집사는 이렇게 흐뭇한 마음으로 딴지를 애정해봅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책 제목이 있는데, 저는 귀여운 것이 살아남는 게 아닐까... 종종 생각합니다. 네, @새벽서가 님 여기 계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한 것 중 하나가 다들 자연스럽게 일정을 브리핑 해주세요ㅋㅋㅋ 어찌나 다정하신지, 읽으면서 계속 잔잔히 미소 짓고 있답니다. 퇴근 후에 체력이 괜찮으실 때 천천히 올려주세요:)
으아 딴지 너무 귀여워요!!!! 이름도 귀엽고... 안 귀여운 데가 없네요. 저희 고양이 이름은 '여명'인데 조금 더 귀여운 이름을 붙여줄 걸 그랬나 싶더라구요. 그나저나 고양이 눈빛이 저렇게 그윽할 일인가요! 아련하고 귀여운 딴지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고양이와 집사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로 연해님이 말씀하신 '복잡미묘'만큼 딱 들어맞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 ㅎㅎ 저도 저희 고양이와 늘 티격태격하며 지내고 있거든요. 말이 안 통하는데도 싸울 때는 귀신같이 소통이 되는 기적을 날마다 보고 있습니다... 어제 필사할 시를 고르면서 시집을 한 번 쓱 훑어 봤는데 귀엽고 찡한 시들이 많아서 기대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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