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제가 감사합니다. ^^ 저도 제가 무척 산문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좋아하는 시가 몇 편 있기는 하고, 또 언어에 대한 욕심이 조금 있어요. 마침 이런 모임 열어주신 김에 저도 공부하는 기분으로 시 필사를 하고 싶습니다!
언어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말씀! 너무 좋네요. 제가 막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ㅋㅋ) 저도 시를 읽고 필사하기 시작했던 계기가 작가님과 같은 마음이었거든요. 원체 글 쓰는 것(타이핑이든 손글씨든)을 좋아했는데, 제 글의 어휘폭이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로만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늘 아쉬웠어요. 그런 의미에서 시인들의 낭만적인 어휘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시라는 장르는 진입장벽이 꽤나 높은 편이라 알게 모르게 계속 편식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모호하지만 계속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그분들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저의 언어로 묻어나지 않을까 하는 욕심을 부렸었죠.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제 욕심은 실패였고, 지금도 여전히 실패합니다. 암호해독에 빠질 때가 더 많았거든요. 하지만 요즘도 종종 시집을 읽곤 해요. 책 장르 중에서도 시는 영양분을 챙겨 먹는다는 느낌으로 읽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좋아요. 좋은 문장을 정성스럽게 쓰는 행위 자체가 주는 순수한 기쁨이 있더라고요. 어떤 의미로 저에게 시 필사는 명상을 하는 것과도 같았죠. 흑과 백의 색감으로만 이루어진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번잡스럽던 생각 고리들이 차분히 내려앉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글이 자꾸 길어지는데, 요지는! 잘 부탁드립니다:)
사실 그런데 저의 시 취향은 평범한 생활 언어로 알기 쉬운 문장으로 쓴 작품들이기는 해요. 희귀한 표현에 대한 욕심은 없는데 어떤 감정이나 분위기를 포착하는 정확한 단어, 그리고 그 단어들의 리듬감에 대한 욕심은 있어요. 소설 공부하면서 소설 필사는 여러 번 해봤는데 막상 시 필사는 (철 들고 나서는) 해본 적이 없네요. 이번에 해봐서 도움이 된다 싶으면 계속 해보려고요.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
평범한 생활 언어와 알기 쉬운 문장으로 쓴 시를 좋아하신다는 말씀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작가님의 시 취향도, 작가님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감히 해보았어요.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에서 조지 오웰을 좋아하는 이유를 말씀하셨을 때, 어렴풋이 느끼긴 했는데('번드르르한 '미문'과 현학적 표현을 혐오하고 쉬운 문장을 고집한 것도 같다'라는 문장이 떠오릅니다), 작가님의 시 취향에 대해서도 깊이 알아갈 수 있어 기쁩니다. 정확한 단어와 리듬감에 대한 욕심! (메모해야지) 저는 오히려 소설 필사는 해본 적이 없는데, 이 또한 새롭네요. 작가님에게 이번의 경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 봅니다.
예전에 정말 씹어먹듯이 소설 필사를 한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배운 게 많았어요. 이번에도 그런 기회가 되기를 빌어봅니다. ^^
오, 씹어먹듯이 소설 필사를 하신다니! 손목이 아프시지는 않으셨...(농담입니다) 저도 비슷한 느낌으로, 문장 수집을 참 좋아해요. 책을 읽을 때, 책갈피처럼 플래그잇을 항상 같이 챙기는데, 좋은 문장을 만나면 붙여뒀다가 책을 완독하면 우르르 타이핑해서 차곡차곡 모아 둔답니다. 저만의 비공개 블로그에 클라우드처럼 기록하곤 해요. 물욕은 없는 편이지만, 문장 욕심은 꽤...(헤헤) 손으로 직접 옮겨 적지 못했던 건, 마음에 드는 문장이 너무 많아 손목이 아프기 때ㅁ... 그래서 글자를 음미하듯 차분히 옮겨 쓸 때도 있지만, 때로는 게걸스럽게 허겁지겁 문장을 타이핑하기도 한답니다. 그때 배운 게 많으셨군요. 저는 작가님의 경험을 통해 또 배워가고 있어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같이 즐겨주세요:)
손목 아팠습니다. 타이핑으로 필사를 했는데도 그랬어요. 이번에는 펜으로 쓸 생각이지만 시 필사니까 부담이 적네요. ^^
이 대화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게 왜 이렇게 좋죠? (죄... 죄송합니다) (다시 정신 잡고) 저도 손글씨로는 주로 간결한 문장들을 필사하지만, 타이핑으로는 장문의 글도 차곡차곡 기록해두는 편인데요. 담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을 때면 말씀하신 것처럼 타이핑으로 필사를 해도 손목이 아프더라고요. 덕분에 오늘도 손목 꽤나 아팠습니다. 시 필사라 부담이 적으시다니, 기뻐요. 그렇다면 마지막까지 함ㄲ... ! 중도 포기는 아니됩니다. 포기는 배추를 셀 ㄸ...(쿨럭)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님:)
포기는 배추를 셀 ㄸ... 음... 이건 아재 개그도 아니고 할배 개그 아닌가요... ^^;;; (필사 그만둘 ㅃ...) 제가 정대만은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슬램덩크... 좋아하세요?)
아니 이것은 실시간 답글!! 작가님, 지난번 홍시 맛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제 개그(?)가 많이 낡았죠? (어? 어? 그만두지 마세요ㅠㅠ) 저희 아빠가 하시던 농담인데, 어릴 때 배운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근데 말이죠. 저는 슬램덩크 세대가 아닙니다만? (이렇게 또 선을... 하핫)
ㅎㅎ 슬램덩크에 반가워서 한마디 거들면~ 2005년 이후 출생인 딸들과 딸 친구들도 슬램덩크를 몇번을 극장에서 보더라구요^^ 요즘과 다른 맛이라든가!! 딸들의 말을 빌리면 90 년대는 '개부장의 화려한 시절,'(이런말이 유튜브에 있나봐요~X세대지칭^^;; )이라고 하던데 나름 MZ세대 딸들도 좋아해서 저도 옛날 생각나고 좋았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슬램덩크 주인공들에 주목했다면 요즘은 주인공 이외의 등장인물들을 파고들더라구요^^
헉. '개부장의 화려한 시절'이라니... 저는 사실 슬램덩크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고 이번에 나온 극장판도 안 봤는데, 그냥 그 시절에 슬램덩크는 필수 교양이나 상식 같은 존재였던 듯합니다. 저는 양호열 좋아합니다. ^^
ㅎㅎ 저도 열렬한 팬은 아니었지만 모르면 당시 대화가 힘들어서~^^;; 전 당시에는 주인공 밖에 몰랐는데 딸아이는 이명헌이나 양호열을 좋아하더라구요^^ 요즘은 당시 주인공보다는 주변인물들의 서사에 더 관심있어 하는 모습을 보니 슬램덩크의 유니버스도 더 확장되나봐요~ 슬램덩크 작가님 나이가 생각보다 연로하지 않으시던데 앞으로 새로운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되더라구요~^^
이 모임방에 슬램덩크라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생겼군요. 정작 저는 이 작품을 보지 않아 거북별님과 장작가님의 대화에서 한 발짝 떨어져(뒤처져) 있지만, 따님들도 좋아하신다니 거북별님도 반가우셨을 것 같아요! 엄마와 딸의 공통 서사가 생긴 셈이네요:) 세대는 다르지만 같은 문화를 동시에 좋아한다는 건 일상의 또 다른 즐거움일 것 같아 이 글을 읽으며 저도 같이 미소 짓게 됩니다.
와~ 저도 평소에 필사를... 하기는 하는데 꾸준히 못 해서 ㅎㅎㅎ 이런 모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저도 할게요~~~ 다만 중간에 여행을 가야 해서 여행기간만큼은 못 할 것 같아요. ^^;;
오, 하뭇님! 환영합니다:) 저희 <자아폭발>모임에서도 함께 했었는데, 이렇게 신청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하뭇님이 그 모임에 올리시는 글을 보면서, 댓글을 달까 망설일 때가 종종 있었답니다. 왠지 그 모임은 소통보다는, 다들 각자만의 감상을 적는 느낌이 강해서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을 그 모임에서 말씀해주셨을 때, '나도 이 책 좋았는데!'라고 속으로 외쳤답니다(내적 친밀감 상승). 제가 필사에 한참 몰입했던 때 읽었던 책이기도 해요. 제목에 버젓이 '필사'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더 그랬죠. 다만 책은 가족과 얽힌 무거운 내용이라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여행 기간에는 함께 하지 못한다는 말씀까지 해주시다니(감동). 부담 없이 시간 되실 때, 편하게, 자유롭게 인증해 주세요. 여행도 즐겁게 다녀오시고요:)
우왓! 너무 좋아요😎 느슨한듯 긴장감을 주는 필사 모임 후후후 그믐 달 뒤 편에서 꼽아진 문장들은 어떤 문장이 있을지 벌써 기대돼요!! 저도 열심히 꼽아서 써보겠습니다. 지금도 배송 오기를 기다리는 책이 있거든요! 히히
우왓! 너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느슨한 듯 긴장감을 주는 필사모임이라니, 좋네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들 즐겁고 자유롭게 소통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까마귀까아악 님이 어떤 문장을 올려주실지 기대됩니다. 책 배송을 기다리는 두근두근한 그 마음, 저도 너무 좋아해요. 선물 받는 기분이랄까. 아직 모임 시작까지 기간이 꽤 있으니 다가올 모임을 같이 기다려보아요. Coming soon!
연해님이 언급해주신 책들 저도 너무 재밌게 읽은 책들이에요!! (저도 친밀감 상승) 연해님 소개글에 써주신 걱정과 달리 필사모임 벌써 순항 중인 거 같습니다. 모임 전 수다도 즐겁네요~
힌트 없음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2012년 『동아일보』로 등단해 첫 시집을 내놓은 뒤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기대와 신뢰를 한몸에 받아온 안미옥 시인이 두 번째 시집 『힌트 없음』을 출간한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현실' 그 자체를 정면으로 파고드는 작법 스타일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김이설의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이 '소설, 향'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가족이라는 혈연 공동체의 족쇄에 발이 묶인 한 여성의 숨 막히고도 진저리나는 일상들이 펼쳐진다.
오, 도리님! 이 책들도 읽으셨군요(역시 역시).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있었던 그믐 라이브 채팅에서도, 도리님이 올려주셨던 책들 중에 제가 좋아하던 책들이 등장해 반가웠거든요. 특히 <아버지의 해방일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다들 채팅 속도가 너무 빠르셔가지고, 그 책은 언급조차 못 해보고...하하 저도요. 다들 벌써부터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눠주시니 두근두근 즐겁습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30만부 기념 특별 리커버)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무려 32년 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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