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오, 2주 동안의 긴 휴가를 마치고 오늘 출근하시는군요:) 이미 출근하셔서 한참 바쁘실 것 같은데, 저도 긴 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할 때면 그 전날 밤 생각이 참 많아지더라고요. 막상 출근하면 그동안 쌓여있던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요. 하뭇님의 오늘 하루가 부디 무탈하시길 조심스레 바라 봅니다:) "조용히 젖어드는 초지붕 아래서 / 온종일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라는 첫 문장이 제목과 닿아 더 낭만적이게 느껴집니다. 처마밑에 가만히 앉아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같았어요. 오늘 날씨가 쨍해서 이 감각이 유독 더 촉촉하게 다가오네요.
오늘은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라는 시를 필사했습니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야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장소도 그런 봉오리란 걸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 당시에는 소중함을 몰랐다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떠오르는 후회에 대한 이야기 같았습니다. 사람도, 물건도 다 마찬가지로요. "더 열심히 파고 들고 / 더 열심히 말을 걸고 /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 더 열심히 사랑할걸"이라는 문장들에서 화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이 시의 제목처럼,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기억하며 오늘, 지금 이 순간에 더욱 집중하며 밀도 있는 하루를 만들어가고 싶어졌어요.
독감 이후로 책태기가 왔는지 뭘 읽어도 감흥이 없고 그러다 필사하던 두번째 책,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도 무감하게 완독을 하였습니다. (필사를 하고픈 시가 없었다는;;) 그래서 오늘은 간만에 시요일에 들어갔다, 이 시를 만나 적어봤습니다. 지는 꽃을 모범으로 삼는 삶은 어떤 모양일까요. 돈얘기 보다는 시와 문학을 더 탐하니 아직은 꽃을 따르는 생활인지 질문하게 됩니다. @연해 님의 bgm 질문을 받고보니 요즘은 노래도 잘 안듣는게 아무래도 나이듬의 현상이 아닌가 싶어요. 새로운 노래를 추구(?)하지 않는게 젊음이 지나갔다는 뜻이라던데… 차라리 이른 여름을 타는거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이문재, 나희덕, 정현종, 최승자 시인의 시들과 한정원, 다자이 오사무, 보뱅, 키건의 책들을 이 공간에서 다시금 들으니 뭔가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기운이 드네요. 쌓아놓고 제쳐둔 책들을 꼼지락 꼼지락 들춰봐야 겠어요. 노마드랜드랑 맡겨진 소녀 영화부터 시작해 볼까요? ㅎㅎ
슬픔이 택배로 왔다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으로서 독자들의 열렬하고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정호승 시인의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당신을 찾아서>(창비 2020)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열네번째 시집으로, 2022년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더욱 뜻깊다.
오 저도 시요일에서 이 시 읽었어요 ㅎㅎㅎ 정호승 시인 시 참 마음에 와닿는 시가 많은 것 같아요!
@bookulove 님도 시요일 보시는군요, 반가워요~ 전 앱 깔아만 놓고 아주 가끔 들어가지만요;;
몸이 좀 회복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시요일 몰아서 읽어요 ㅋㅋㅋ 매일 알림 오게 해두긴 했는데 까먹게 되더라고요 ㅎㅎ
저도 몸이 한번 크게 아프고 나면 건강을 되찾고 난 후에도, 원래의 텐션을 되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기억이 납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비슷한 감정이 올라왔어요. 뭘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고, 어딘가에 꽉 갇혀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무감하게 완독하셨다는 @바람ㅎㅈ 님의 말씀에 가만히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저도 정호승 시인님의 『슬픔이 택배로 왔다』라는 시집을 좋아하고, 이 공간에서도 나눴던 기억이 나 반가웠어요. <꽃을 따르라>라는 시에 담긴 "사람은 지는 꽃을 따를 때 / 가장 아름답다"는 문장은 여전히 참 좋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지는 꽃을 모범으로 삼는 삶'은 어떤 의미에서는 유행 같기도 합니다. 피는 꽃은 누구에게나 아름답지만, 지는 꽃은 시들어간다는 의미 때문인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노화 같기도 하죠. 하지만 그 뒷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잔잔히 합니다. 그리고 저는 주류보다 비주류의 삶이 조금 더 쾌적하게 다가오는데요(제 속도대로 나아가도 다그침을 당하지 않아서요). 그런 의미로도 지는 꽃을 따르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돈보다 시와 문학을 더 탐한다는 @바람ㅎㅈ 님의 모습 또한 정말 멋있다 여겨지고요. 노래와 나이 듦을 연결 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 글을 읽고 생각이 또 많아집니다(숙연). 저는 나이가 들면서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제 색이 뚜렷해진다는 점이었거든요. 노래도 마찬가지 같았어요. 호불호가 명확해지니 찾지 않는 노래가 더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노래를 잘 안 듣게 되신다는 말씀에, 그 또한 바람님만의 고유함이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여름을 타고 계신 것일지도 몰라요. 제 주변에도 여름에는 의욕이 잘 안 생긴다는 분들이 왕왕 계시거든요. 그럼에도 이 공간을 통해 다시금 꿈틀대는 기운이 생기셨다니 기쁘고, 말씀 주신 두 권의 책도 시작하기에 좋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왜 조심스럽냐하면... 음, 저도 그 두 책은 읽어보지 못 했거든요(머쓱). 저는 두 권 모두 영화만 봤습니다(하핫).
여독과 독감 콜라보가 한 주를 휩쓸었던거 같습니다. 다시 이번 주말에 6월 책모임이 있어 포인트, 쿠폰을 끌어모아 책을 사고 읽고 마침 오늘 그 책에 관한 독파 줌미팅이 있어 참여까지 했더니 조금 기운이 납니다. 음악 보다 요즘엔 식물(꽃)이 더 끌리니 이도 늙어(?) 그런가 싶어요. 책과 꽃을 셀프 선물하니 활력퐁퐁. 그런데 아쉽게도 두 영화가 넷플에는 없네요. 아무래도 책을 먼저 읽어야 하나봅니다.
에구ㅠㅠ 다시 한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여독도 힘든데 독감까지 견뎌내셨으니! 남은 여름은 무탈하고, 건강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에 열리는 책 모임의 지정도서가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인가요? 찾다가 또 놀랐는데, 이 책의 작가님이 김기태 작가님이시네요! 저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김기태 작가님의 <보편 교양>을 너무 흥미롭게 읽었거든요. 어제부터 필사방에서 운명론(?)으로 이야기 꽃을 피웠는데, 이렇게 또! 운며...ㅇ(죄송합니다) 올려주신 꽃다발 사진도 정말 예쁘네요. 스스로를 위한 꽃 선물이라는 점도 낭만적이고요. 책과 꽃 덕분에 활력이 퐁퐁 살아나셨다니 이 또한 기쁩니다:) 오늘 하루도 꽃 같은(쓰고 보니 약간 욕 같기도...) 하루 보내세요. @바람ㅎㅈ 님:)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근래 보기 드문 강력하고 단단한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히게 만드는 흡인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데뷔한 김기태의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 출간되었다.
맞습니다. 저도 김기태님 젊작도 그렇고 다른 단편들도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서 같이 읽자고 한 책이거든요. 줌미팅에서도 유머러스했습니다. 본인도 MZ에 포함된다고;; 참 즤이 남편도 옆에서 보다 김기태 작가가 장강명 작가랑 닮았다고 말하던데 제가 눈썰미는 없지만 아니라고 다르다 했는데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떤가요? ㅎㅎ
왜 닮았다고 하셨는지 알 것 같은데 아주 닮진 않으신 것 같은데요.. ㅎㅎㅎ
눈이 좀 쳐지고 얼굴이 둥그스름하다는 점이 닮은 거 같은데 김기태 작가님이 저보다 훨씬 더 기품이 느껴지십니다. 저도 이번에 젊은작가상 수상작 '보편 교양'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디오로 감상평도 남겼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7nwcOGhHi68
어머 작가님 공유 감사드려요 ㅎㅎㅎ 이런 콘텐츠가 있었다니 왜 못 봤을까요?! 감상평 남기신 단편은 직접 선택하신 건가요? ㅎㅎㅎ
담당 편집자가 같은 분이었어요. “작가님 이거 좋아하실 거 같은데 한번 읽어보실래요?” 하고 권해줘서 읽어봤는데 재미있어서 추천하겠다고 했습니다. ^^
이재현 편집자님이요? 줌미팅에서 보니 김작가님 글에 대한 팬심이 한가득이더라고요. 올려주신 추천평도 잘 봤습니다. 장 작가님 보다 김기태 작가가 아래 연배인거죠? ㅎㅎ
이재현 편집자님은 아니고요, 제 단편집이랑 에세이를 담당하셨던 다른 편집자님이 젊은작가상 편집을 같이 하셨어요. 제가 김기태 작가님보다 몇 살 더 많습니다. 직접 뵌 적은 없네요. ^^;;;
아~ 젊작 편집자님이시니 다른 분이겠네요. 추천글을 주고 받는 모습이 멋집니다. 동종업계 경쟁자(?)일수도 있는데 밀고 끌고, 글쓰는 세계는 뭔가 훈훈해요.
제 책이 문학동네 국내3팀에서 나오는데 여기서 월급사실주의 앤솔로지도 작업해요. 그래서 지난해 올해 3팀 팀장님, 편집자님들로부터 “이 분 월급사실주의 멤버로 좋지 않을까요?” 같은 추천을 많이 받았어요. 저보다 훨씬 많이 한국 작가님들 작품을 읽으시는 분들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김기태 작가님도 월급사실주의로 모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아직 말씀은 안 드렸지만... ^^ 내년 출간 목표로 월급사실주의와는 다른 앤솔로지도 기획하는데 이것도 문학동네 국내3팀 편집자님들과 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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