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시 좋아합니다:)
근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시'라는 건 처음 알았어요! 시에 담긴 '환대'라는 단어도 정말 좋아하는데요. @으른 님의 말씀처럼 이 시를 읽다보면, 방문객에 대한 존중과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라는 첫 문장처럼요.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연해

연해
오늘의 시는 <사과를 먹는 시간>이라는 시입니다.
제가 아침마다 먹는 과일 중 하나가 사과인데요(메뚜기 아니고요 @장맥주 ). 이 루틴은 10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시 의 제목처럼, 저에게 사과를 먹는 시간은 아침을 먹는 시간과도 같죠. 하지만 이 시는 코코넛 열매부터 시작됩니다. "닫힌 눈동자를 닮은 코코넛 열매를 떠올렸다"는 문장은 어떤 의미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사과를 천천히 꼭꼭 씹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이어가는 화자의 모습도 상상해 봤는데요. 저는 보통 사과를 먹을 때 멍 때리면서 먹는 편이라(방금 전에도 하나 먹고 이 글을 쓰고 있죠). 그리고 "낮에 들었던 말은 집에 오면서 다 흘리고 왔다"는 문장도 좋았는데, 좋지 않은 말들을 듣고 빵조각을 흘리듯 조금씩 탈탈 털어냈을 화자의 모습이 홀가분해 보였답니다. 저는 퇴근하면서도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잔상처럼 남아 마음이 무거울 때가 종종 있거든요. 어제의 퇴근길도 살짝 그랬어요. 하지만 그믐밤 라이브 채팅에 참여하면서 깔깔 웃었더니 기분이 다시 상쾌해졌답니다:)



새벽서가
여전히 보뱅의 작은 파티 드레스 읽으면서 필사하고 있어요.


연해
오, 새벽서가님 영문 필기체도 너무 잘 쓰시는데요!
혜성 같은 사랑과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는 문장이 마음에 콕 들어옵니다. 기다리라는 말의 무한(?) 반복!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랑과 인내, 기다림.
피로에 절은 사람들에 대한 묘사도 흥미롭네요. "피로를 피하기 위해 그런 일들을 하지만 그러면서 오히려 피로에 빠진다"는 문장이 뼈를 때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허허허).
아스파탐
나희덕 시인의 <어둠이 아직>입니다.
저번에 쓴 시처럼 시인이 가지는 희망찬 감상과 상상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앞뒤로 어둠이 우리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적어둔 것도 재미있습니다.


연해
<어둠이 아직>이라는 시의 제목처럼, 어둠이 어둠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실로 다행인 일이네요. 별에 대한 묘사들도 인상 깊어요. 통통 튀는 운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아스파탐님 말씀처럼, 어둠이 우리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희망적으로 표현해 주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어둠은 단순히 사위가 어둡다는 의미를 넘어 부정적인 이미지에 더 가까운데, 이 시를 읽으니 조금 달리 보이기도 합니다.

bookulove
최승자 시인의 시집 『이 시대의 사랑』에 수록된 「이 시대의 사랑」 부분 필사입니다. 이 시가 시인의 등단작이었더라고요? 요 즘 이 시집을 여러 곳에서 봐서 저도 얼른 읽어보고 싶습니다 ㅎㅎ


이 시대의 사랑등단작으로 처녀 시집의 제목을 삼은 <이 시대의 사랑>에서 그는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숴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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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엇. 제가 오늘 필사하려고 했는데. 찌찌뽕입니다. ^^

bookulove
앟 이런 우연이 ㅋㅋㅋㅋㅋ 작가님 필사도 기다릴게요 ㅎㅎㅎ

장맥주
최승자 시인님의 「이 시대의 사랑」 전문입니다. 저는 솔직히 이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이 시대’는 1970년대를 가리키는 의미였을까요?) 하지만 ‘발이 묶인 구름’이라든가 ‘뜨거운 암호’ 같은 수수께끼 같은 표현들을 좋아합니다.


bookulove
저도 시 자체는 알쏭달쏭하고 와닿진 않았는데 ‘죽음이 죽음을 따르는 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 우리는 풀지 못한다’는 구절이 그냥 신비롭고 좋았어요 ㅎㅎ

연해
@bookulove 님의 필사를 읽었을 때도 아리송했는데, 작가님의 전문으로 다시봐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이 시대의 사랑이라는 제목처럼, 저는 "죽음이 죽음을 따르는 / 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 / 우리는 풀지 못한다"는 문장들이 마음에 콕 들어왔습니다. 죽음이 따르는 무서운 사랑이라는 건 뭘까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시인님의 마지막 문장처럼 우리는 풀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제가 뭔 소리를 하는지 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합니다(허허허).
으른
오늘은 어제에 이어 정현종 님의 시선집 '섬'에 있는 '행복'이라는 시를 필사해 봤습니다. 너무너무 기분 좋은 시인 것 같습니다. 벤치에 앉아 남은 육포 한 조각을 안주 삼아 맥주 한 병,, 저는 술을 안 마시지만, 고된 산행 끝에 맛보는 시원함! 그런 모습을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 시 속 문장처럼 이 시를 읽고 정말 밑도 끝도 없이 행복해지는 기분이랄까요ㅎㅎ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그런 시였습니다.


연해
너무너무 기분 좋은 시인 것 같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아 행복하다!"가 시원하고 개운하게 느껴져요. 소박한 일상에서 진정한 행복의 순간을 만끽하는 화자의 모습도 포근하고요.
"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 / 밑도 끝도 없이 와서"라는 문장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시였던 만큼 @으른 님의 오늘 하루도 미소로 가득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어요:)

달빛한조각
오늘은 오랜만에 나태주 시인의 <오늘의 약속>을 필사해봤어요. 모두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달빛한조각
오늘 지금 여기 이 공간에서 우리의 이야기들, 필사로 행복해지는 밤입니다.ㅎㅎ
GoHo
평안한 시간들 보내세요~☆


장맥주
시가 참 좋네요. 산산조각이 났다고 생각했던 시간의 저에게 돌아가 읊어주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연해
어...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읽다가 살짝 울컥했어요. 다정하고 따스한 손길에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산산조각이 나면 /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 산산조각이 나면 /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저는 이렇게 산산조각 나버린 무언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관계'가 떠오르는데요. 관계라는 게 좋을 때는 유리처럼 단단하지만, 자칫 실수로 깨지거나 금이 가면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최근에 읽었던 한 권의 책에서 관계를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문장을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시의 내용과는 많이 멀어졌지만(샛길로 자주 새는 편) 그 문장도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

낱말의 장면들 -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가깝지만 낯선 낱말들이 주는 위안과 용기의 순간을 담았다. 새로운 낱말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낱말을 통해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보게 한다. “휴가지에서 주머니에 가득 담아온 신기하고 예쁜 돌멩이들처럼”(한수희) 이 책에서 나만의 특별한 낱말을 만날 수 있기를, 새로 얻은 언어의 조각만큼 오늘을 조금은 다르게 살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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