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오늘 새벽에 마무리하면서 다시 일기 쓰기를 시작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새벽서가

연해
오, 일기 쓰기! 새벽서가님의 고민에 살포시 응원을 보내봅니다:)
근데 이 책도 필사를 마무리하신 거예요?
방학이라 속도가 어마무시(?)하신 걸까요(역시 필사 경력 15년차 바이브!).

새벽서가
네에, 마무리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갔습니다. ^^

연해
오늘의 시는 <모로코식 레몬 절임>이라는 시입니다. 우선 이 시는 제목부터 흥 미로웠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읽을수록 천천히 전해듣는 안부가 떠올랐습니다. 펼치면 전부 펼쳐질 것만 같아서 얅게 저민 레몬 슬라이스, 소금과 함께 병에 담아 밀봉하였던. 이 시에서 말하는 레몬 절임은 안부와 뒤섞여 푹 절여진 느낌이 들었어요. 어떤 의미에선 관계의 속도를 말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단숨에 친해진 관계가 아니라 천천히 오고가는 속도감에서 안정을 찾는 어떤 관계에 대해서요.
그리고 이 시를 필사하면서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물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미 많이 멀어져버린 관계라서요. 그럼에도 가끔은 생각납니다.
오늘이 벌써 5월의 마지막 날이랍니다.
다들 오늘 하루도 무탈하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요:)



bookulove
언젠가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멀어져버린 이들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시네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입니다! 🥰

거북별85
<모로코식 레몬절임>이라는 제목도 내용도 시가 항긋하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합니다~ 따뜻한 차 한잔 마신거 같아요^^
담에도 좋 은 시들 공유 부탁드립니다~

새벽서가
연해님 글씨는 봐도 봐도 예술이네요! 😍
저런 관계의 사람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몇명 떠올리면서 시 읽었어요.
GoHo
아직 5월의 하루가 남았습니다..
지나가기만 하는 것 아니고.. 다가오는 것도 있으니..
오늘도 내일도 좋은 날 되세요~☆


연해
오와! 6월을 맞이하기 하루 전, 이 시를 만나 기쁩니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라는 문장처럼, 내일부터 시작될 6월 한 달이 벌써부터 기대되기 시작했어요.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처럼, 지금도 여기저기 장미축제가 한창이네요. 저도 이번 주말에는 장미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GoHo 님도 남은 오늘도, 다가올 내일도 좋은 날 되세요:)

거북별85
이번에는 <나태주 대표시 선집>에서 찾은 '한들한들'이다
너무도 똘똘해보이던 제자에 대한 기대와 안타까움, 그리고 오히려 거기에서 삶의 느긋함을 배우려는 모습이 보인다
유명한 노시인조차 '인정욕구'에 고통스러운 50년을 고역으로 버텼다는 말에 살짝 위안이 된다~
점점 시간과 에너지의 한계 앞에 나의 인 정욕구를 어느선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적절한 조절이 앞으로의 삶에 중요한 태도가 될 듯 하다. ^^



연해
저는 그동안 나태주 시인님의 시는 낭만적이면서 간결한 사랑시들만 읽었던 것 같은데, <한들한들>은 결이 전혀 다른 느낌이에요. 이토록 솔직하고, 이토록 인간미가 넘치시다뇨.
한들한들을 검색해 보니 '가볍게 자꾸 이리저리 흔들리거나 흔들리게 하는 모양'이라고 나오네요. 저도 긴장을 풀고 이리저리 나풀나풀 흔들리다가 팔딱팔딱 뛰어도 보고 홀로 덩그러니 남겨져도 보고. 이렇게 긴장감을 풀고, 조금 더 여유롭게, 느긋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점점 시간과 에너지의 한계 앞에서 나의 인정욕구를 어느 선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라는 @거북별85 님의 문장도 공감되네요. 그 적정선을 찾는게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굼벙
오늘은 '가재미'라는 시를 읽고 써보았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만남의 설렘보다 이별의 슬픔이 더 많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월과도 이별해야 하는 날이네요.
새로운 유월에도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거북별85
가재미란 시는 처음 읽는데 몇줄의 문장만으로도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이 모임에서 여러 좋은 시들을 접하니 감사합니다^^

연해
이번에는 표제작을 필사해 주셨네요. <가재미>라는 제목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를 궁금해하며 한 줄 한 줄 읽었어요. 문장을 내려갈수록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라는 문장과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속에 나란히 눕는다"는 문장이 유독 아팠습니다. 그녀의 생명력이 다해 가는 것을 옆에서 목도 하는 그 마음은 얼마나 또 아플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만남의 설렘보다 이별의 슬픔이 더 많아지는 것이라는 @굼벙 님 말씀도 공감되네요. 어릴 때는 축하할 일이 많았지만, 나이를 한 살씩 먹을수록 누군가의 부고 소식을 듣는 일이 더 많아지는 것 같아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어제부로 5월과 이별(?)하고, 새로운 6월이 시작되었네요. 새로운 6월에도 @굼벙 님만의 필사를 잔잔히 응원해 봅니다:)
(사각사각 연필로 써주신 필사라 더 부드럽고 친밀하게 느껴졌답니다)

새벽서가
방학이 시작된 후 여전히 같은 시각에 일어나고 잠자는데 날짜와 요일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했네요. 이미 올렸는데 같은 날 또 올리는게 아닌지 모르겠지만, 필사했으니 올려봅니다.
오늘 필사한 부분은 엄마와 딸의 관계, 어른과 아이의 관계에 얽힌 에피소드여서 더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엄마에게 상처받은 경험이 있어서인지 유독 감정 이입해서 읽었고, 책 마무리하고 많이 아쉬웠어요.



연해
하하, 이게 또 방학의 묘미(?)가 아닐 까 싶기도 합니다. 저도 작년에 회사에서 장기휴가를 한 달 정도 받았었는데, 요일의 개념이 확 사라지더라고요.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여전했지만, 주말과 평일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어떤 장소에 방문했는데 쉬는 날이라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하하하...).
"수많은 관계 중 왜 엄마와 딸의 관계만 유난히 정답고 살뜰해야 하는지 저는 그게 더 이해가 안 돼요."라는 문장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내가 그때의 엄마보다 더 나이가 들어보니 알겠다. 처음부터 완성된 사람은 없다고."라는 문장에서 잠깐 머물러 있었어요.
저도 자라면서 엄마와의 부딪침이 정말 많았어요. 엄마가 굉장히 강압적인 분이라, 사실 지금도 관계가 많이 소원합니다. 가끔 만나야 서로에게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몸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멀어지는 관계가 되고 말았죠. 그래서 저도 새벽서가님의 이번 필사와 감상에 더 몰입하며 읽었어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여전히 어렵지만,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관계 같아요.
제가 읽었던 책 중에 유달리 공감이 많이 갔던 책도 한 권 조심스레 놓아두고 갑니다.

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중년의 위기로 찾아온 극심한 불면증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돌아가신 엄마와 마주하게 된 사연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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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서가
저는 말잘듣지만 무뚝뚝한 k-장녀이고, 나이차가 있는 남동생은 살가운 딸같은 아이여서인지 어머니와의 관계가 저보다 더 좋더라구요. 게다가 저는 22세때부터 외국생활을 하면서 몇해에 한 번씩 가족을 보다보니 아무래도 관계가 소원할 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냥 생긴대로 살다 가자 싶어요. ^^;
아스파탐
이번 글에는 특별히 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산나비 5시간 더빙영상을 정주행한 뒤 정신 차려보니 새벽 4시더라고요.
몰려오는 자책감에 맞서 반항하듯 쓴 글, 그리고 마침 알맞게 나온 딱 맞는 문장으로 오늘을 다시 시작합니다.


[큰글자책] 시선으로부터, 데뷔 10년,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내면서도 우리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정세랑 작가가 돌아왔다. 구상부터 완성까지 5년이 걸린 대작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피프티 피플>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작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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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아이고, 맙소사. 새벽 4시요? 저는 이 글을 읽다가 도대체 산나비가 뭔가 싶어 검색까지 해봤답니다ㅋㅋㅋ 역시 공부를 위한 워밍업은 꽤 긴 법이죠. 시험기간만 되면 공부 빼고 모든 게 재미있어지는 마법과도 같은 것(헷).
정세랑 작가님의 『시선으로부터』에 이렇듯 강렬한 문장이 담겨있는지는 또 몰랐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아스파탐 님의 솔직한 문장들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어요(비웃는 것 아님 주의). 맞아요. 잘 쉬었고, 이제 또 일어나서 씩씩하게 걸어가면 되지요.
우울 없이! 다시 삶을! 으쌰!

새벽서가
분명히 읽은 책인데, 처음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문장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