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아메바'하면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배운 원생동물 정도로만 기억나는데요. 절반으로 잘려도 각 조각(?)이 다시 살아나는 걸 보면서 질겁했던 건조한 기억이...(죄송합니다) 하지만 "일정한 크기가 되면 둘로 쪼개지는 가난한 영토가 좋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시인님의 부드러운 감상에 감탄했어요. 아메바에게 통통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신 것 같았답니다. 풀에 대한 표현도 그래요. 하나하나 생동감이 느껴져요. "제 몸을 뜯어 달아나고 싶지만 뿌리박힌 대지를 끝내 벗어나지 못해 소용돌이치는 풀"이라니. 평소에 표정과 감정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생명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어요. 시인님의 의미를 다 헤아리기는 어렵지만요. 한동안 힘드셨던 그 마음도 조금씩 괜찮은 정도로 나아지시길 바라요... 라고 쓰려 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트북 이슈가 생기셨네요. 이 무슨ㅠㅠ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독서 중입니다, 속수무책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김경후 지음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창비시선 412권. 1998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20년을 맞이한 김경후 시인의 세번째 시집. 상실의 아픔을 간절한 언어로 노래한 두번째 시집 <열두겹의 자정>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어둠과 죽음의 그늘 속에서 삶의 고통을 가누는 고독한 시정신을 보여준다.
오늘은 다시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요즘 제 대책도 속수무책 같아, 옮겨봤습니다.
아이고, 웃으면 안 되는데, 웃음이ㅋㅋㅋ 저도 "대체 무슨 대책을 세우며 사느냐 묻는다면 독서 중입니다, 속수무책"이라고 답하고 싶어지네요. 무례한 질문에 대처하기에 이만한 답도 없겠다 싶었어요. 정작 읽고 있는 책은... ​
어제 시집을 사온 기념으로 나태주 시인의 '행복' 시 두 편을 필사해보았어요. 만년필로 쓰는 연습을 해야하는데, 자꾸 볼펜만 찾는중인게 아쉬운 ㅎㅎ
이 시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고,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고,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으니, 저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달빛한조각 님도 만년필 쓰시는군요! 저도 만년필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만에 쓰면 여전히 로딩시간(?)이 걸리지만요.
고민해도 다시 원점으로~ ^^;; <시대고독>은 2010년대부터 들던 생각이었는데 시에 비슷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와닿네요 '세계의 악이 공기처럼 떠다니는 시대' '선악의 경계가 증발되어 버린 시대' '풍요로운 가난의 시대' 나중에도 읽다 마음에 드는 문장들 보이면 필사로 참여하겠습니다~^^
앗, @거북별85 님.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박노해 시인님의 시집으로 필사 시작하셨군요. 근데 글씨체가 오밀조밀 너무 귀여우세요!! 줄이 없는 데도 대각선으로 뻗어가지 않고(저는 무선노트를 쓰면 자주 그럽니다) 줄 간격도, 글의 방향도 가지런하고 매끄럽게 느껴집니다. "더 나쁜 악과 덜 나쁜 악이 경쟁하는 시대", "옮음도 거짓도 다수결로 작동되는 시대" 이 두 문장이 씁쓸하게 읽혔습니다. 2010년에 펴낸 시집인데,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네요. 아니, 더 나빠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생각이 깊어지는 시입니다. 네, 읽으시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또 만나시면 자유롭게 참여해 주시어요:)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된 시요일 시선집 『시인의 시작』에 신경림 선생님의 등단작이 있어 필사해보았어요. 하늘에서 평안하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시인의 시작 - 한국시 100년, 100인의 등단작국내 최초의 시(詩) 큐레이션 앱 '시요일'이 엄선한 시선집. 김소월에서 황인찬까지, 김혜순에서 문보영까지 독자들에겐 이미 익숙한 이름이자 시를 쓰고자 하는 이들에겐 꿈의 이름인 시인 100인의 '시작(始作)'이자 '시작(詩作)'을 담았다.
우와, 한국시 100년, 100인의 등단작이라니. 신기합니다. @진경 님이 필사하고 계시는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필사 시집과도 닮아있는 것 같아요. 신경림 시인님은 암투병하시다 지난 22일 별세하시고, 이 공간에서도 모임분들이 필사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영면하셨지만, 간간이 이 공간을 타고 시인님의 시가 오래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어요. 이 시가 등단작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라는 문장이 유독 아프게 읽힙니다.
하핫, @하뭇 님의 말씀 너무 감동인걸요. 다정하게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히(?) 의무감보다는 기분 좋은, 잔잔한 책임감 정도를 품고 있답니다. 제가 꽤 좋아하는 감각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읽고 있어요(그렇게 지금 또 도배를 하고 있지요, 허허). 이 공간에 들어오면 뭔가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 같기도 해요. 읽으면서 혼자 피식피식 웃음 터지는 포인트도 있고요ㅋㅋㅋ
한경림 시인의 <갈대> 입니다. @연해 님이 추천해주셨던 책이 시를 읽는 방법? 그런 거라고 어렴풋이 본 거 같아서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갈대를 외부의 바람에 흔들리는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의 감정이 북받치는 것이 흔들림으로 나타나는 존재로 묘사하는데, 이거 읽고 얼마 안 돼서 마침 노트북에 블루스크린이 뜨며 과제가 삭제되고 전원이 안 켜지는 바람에 제 마음도 8시간 동안 갈대처럼 흔들리게 되더군요. 지금은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노트북이 살아났습니다. 당일 작업한 건 못 살리긴 했는데 기억을 최대한 되살려서 복구했습니다. 이 참에 백업할 게 있나 하고 고민한 뒤 다음 부팅에서 가능한 한 의미있는 자료들만 많이 살려보죠.
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커버)한양대학교의 문.이과 통합 교육의 일환인 '융복합 교양 강좌' 중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 읽기 강좌, 정재찬 교수의 '문화 혼융의 시 읽기'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 에세이'다. 정재찬 교수의 강의는 매 강의마다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한양대 최고의 교양강의로 선정되었다.
어라랏! 제가 말씀드린 책을 대출하셨다니 감동입니다:) 근데, 한경림 시인이 아니고, 신경림 시인이에요(속닥속닥). 위에 @bookulove 님도 같은 시를 필사해주셨답니다. 읽다가 때아닌 노트북 해프닝에 또 웃음이 터졌네요(죄송합니다). 8시간 동안 갈대처럼 흔들리신 @아스파탐 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해봅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소생(?)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그 잠깐의 호흡을 어서 붙잡아 무사히 복구작업이 완료되기를 바라 봅니다! 이 글을 읽는데, 여기가 시모임인지 공대생 모임인지ㅋㅋㅋ(농담입니다) 아니 근데, 갑자기 제 노트북도 좀 불안하네요. 어젯밤부터 전원이 잘 안 켜지고, 안 꺼지던데... 흠, 저는 기계치라 더 걱정이네요, 흠.
오늘의 시는 <주택 수리>라는 시입니다. 제목과는 전혀 무관한 느낌이지만요.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막 태어난 아기에게는 마음이 없고 한 달 후에나 생긴다는 말이 정말일까? 싶었고, 마음을 누르고 살다 보면 없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는 문장을 공감하기가 살짝 어려웠어요. 부서지고, 무너지고, 넘어지고, 터지고... 마음이 조금씩 사라진다는 게 슬퍼지기도 했고요. 마음이 사라진 곳에 계속 머물러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관계도 그래요. 저는 마음이 떠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늘 어렵더라고요(견디는 관계?). 너무 이분법적으로만 딱 나누려 드는 게 있는데, 보류하는 관계(회색지대)도 잘 못 견디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것을 시작할 때도, 끝낼 때도 늘 마음이 중요했어요.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이어가는 무언가들은 목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반드시 '턱'하고 걸려 넘어지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다들 평온한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오늘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다녀올 예정이랍니다(마음은 그믐에). 올려주신 시들은 간밤에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정말 좋았어요. 이렇게 활발하게 참여해주실 거라고 기대 안 했는데, 어찌나 기쁘던지요! 오늘도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하고 안온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엇, 근데 사진은 3장이 최대인가 봐요. 몰랐던 사실입니다. 나머지 한 장도 마저 올려봅니다.
어랏 3장이 올라가지는군요. 저는 올리고 싶었던 시가 3장짜리였는데, 안올라가지더라구요..
오잉? 그래요? 그러고 보니 @달빛한조각 님 업로드해 주신 필사 사진은 2장이 최대네요. 저는 3장까지는 '사진 등록'버튼이 눌리는데, 3장이 넘어가면 버튼 자체가 눌리지 않더라고요(힝ㅠㅠ).
아마도 화자는 집을 고치다, 창을 수리하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문장을 생각하며 이 시를 적지 않았나 싶어요. 신생아는 실제로 초기 몇달은 시력이 거의 없기도 하고요. 나머지 해석은 각자의 마음에 남겨놓고…. ㅋㅋ 저도 오늘 오프라인 책모임입니다. 한달에 한번인데 하도 오래된 모임이라 반 이상은 먹방과 수다이긴 하지요. 즐거운 모임되세요~^^
바람님의 말씀을 읽고, 다시 읽어 보니 정말 그러네요. 처음에 저는 마음에 초점을 두고 읽었는데, 이번에는 달리 읽혔습니다. 화자는 주택을 수리하면서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물건들을 다시금 하나하나 새롭게 보기 시작한 게 아닐까. 그러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했던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저도 청소할 때 잡생각이 많은 편인데, 익숙하게 지나쳤던 무언가가 새롭게 다가올 때가 많아요. 이를테면 '어라? 이게 이렇게 낡았었던가?', '이 물건이 여기 있었구나', '색이 바랜지도 몰랐네' 등등.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청소는 뒷ㅈ... (허허) @바람ㅎㅈ 님도 오프라인 책모임 있으시군요! 한 달에 한 번 하신다니 저와 같네요(반가워라). 오래된 모임이라 더 친근하실 것 같아요. 먹방과 수다(+책)가 있는 유쾌한 모임이셨길 바라요:)
글은, 특히 시는 볼 때마다 다르게 읽히는게 재미이자 묘미 같습니다. 혹시 검색이 되나 찾아보니 저희 책모임 발간 책도 있군요, 신기해라. 2017년도에 100회 기념 모임 이야기 담아봤었거든요. 내용은 흐음…. 모임 이름이 ‘허니비엔나’인데 그 이유도 참 별거 없는 그치만 가늘고 길게 이어지고 있답니다.
[POD] 허니비엔나, 어쩌다 100회독서 모임, '허니비엔나'의 10주년, 100회 기념 책자로, 10년을 이어 오기까지 과정과 에피소드, 책 모임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료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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