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의 시는 <지정석>이라는 시입니다. 저는 이 시를 필사하면서 제목이 왜 지정석일까 계속 아리송했는데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속닥).
시의 문장들을 가만히 곱씹어보면, 이미 자리가 정해져 있는데 궁금해하지 말라는 의미였을까요. 혀를 굴리며 말의 두께를 궁금해하고, 숨어 있는 의미를 헤아리려 애쓰거나, 뛰어가던 토끼가 멈춰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 붉어진 눈 같은 것에 대해?
제멋대로 이렇게 저렇게 의미를 또 부여하고 싶어집니다. 그럼에도 가장 좋았던 건 마지막 문장이에요.
"나의 혼자는 자꾸 사람들과 있었다"
어제부터 이 공간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시와 소설 속 문장들을 읽는데, 너무 행복하네요. 남겨주신 문장들 차근차근 마음에 담으며 읽어가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행복한 마음 가득 안고!! 출근하겠습니다:)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D-29
연해
도리
앗! 연해님 저도 지정석 필사했어요 ㅋㅋㅋㅋㅋ첫 시였던 <홈>이 좋았는데 연해님이랑 다른 시를 필사해야지 해서<지정석>을 골랐거든요. 어제 밤에 사진 찍고 내일 올려야지 하고 잤는데, 일어나니 같은 시를! 놀랐어요!
연해
어멋, 세상에!! 이것은 필히 운ㅁㅕ... (흡)
같은 시집을 필사하니 이런 연결고리가 또 있네요! 저도 놀랍고, 반가운 마음이 왈칵. 내적 친밀감이 더더 커졌습니다. 분명 같은 시인데, 유선과 무선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글씨체에 따라 또 느낌이 다르네요.
도리님 글씨체 궁금했는데, 앞서 공개(?)해주신 어머님의 글씨체와도 정말 닮아있네요. 단아하고 정갈하세요. 올려주신 사진도 흑백사진 같고요. 날짜와 시간까지 꼼꼼하게 남겨주시는 섬세함이라니(감동).
달빛한조각
저도 한때 글씨 좀 잘 쓴다 얘기 들었는데(자랑 죄송함돠~)
연해님 글씨체 따라해보고 싶어지네요. 제 글씨는 어째 세상 풍파에 마모된 글씨 같아보이는 ㅋㅋㅋ
GoHo
'세상 풍파에 마모된 글씨'..
왠지 '이치'가 숨어 있을 것 같습니다.. 멋진 표현에 감탄하고 갑니다~
달빛한조각
아이고 이 댓글을 이제야 봤네요. ㅎㅎ 11일전 글에 답글 달기 조금 민망하지만, 그래도 보고도 지나칠순 없어서...사실 지금보니 제가 저런 표현을 쓴게 저도 놀랍게 느껴집니다 ㅋㅋ
연해
아이고, 맙소사ㅋㅋ 세상 풍파에 마모된 글씨라뇨. 표현력 너무 생생한데요. 하지만 어제 제가 본 @달빛한조각 님의 글씨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게 함.정. 반듯하고 시원시원했어요.
앞으로도 마음껏 자랑해 주세요. 저는 이런 자랑 좋아합니다:)
밍구
저도 연해님처럼 제목이 왜 <지정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에 남는 행이 많은 시네요. 나의 혼자는 자꾸 사람들과 같이 있다는 마지막 문장도 좋고, 저는 왠지 '숨어 있는 의미를 헤아리려 애쓰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는 부분에서 위로를 받았어요:)
하뭇
요즘 사람들이 컴퓨터랑 휴대폰 많이 써서 손 글씨 못 쓴다던데, 이 방 계신 분들은 대체... 왜... 🤔
글씨 잘 쓰시는 분들이 정말 많네요.
바람ㅎㅈ
맞아요~ 다들 한 손글씨 하시는 분이신지… 그렇지 못한 전 시무룩 하지만 그래도 쓰다보면 제 필체에 스스로 적응되길 바라며 적고 있습니다.
GoHo
출근 필사.. 사무실 아침의 시작이 새롭네요..
연해님의 덧글을 보고 찾아보았습니다..
'얼어붙은 슬픔을 택배로 보내고.. 눈길 위에서 울고 있을..'
그 누 구일까요.. 어떤 날의 내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위에 '지정석' 이라는 시..
두 분의 다른 글씨체로 만나니 동일 시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위 아래 위 아래.. 자꾸 보게 되네요.. ^^
연해
세상에, @GoHo 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렇게 연결해서 필사를 해주시다니! 이 또한 감동입니다. 정말 감사해요. 이 시를 저의 서체가 아닌, 다른 분의 서체로 보니 또 새로워요. 이 방은 정말이지 온기(날씨와는 별개로)와 애정이 가 득하네요!
저도 마지막 부분에서 눈길 위에서 울고 있을 누군가가 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시를 가만히 읽다 보면, 슬픔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슬픔을 받아들일 누군가가 있다는 건, 또 다른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요.
저도 도리님과 같은 시를 필사해서 신기했는데, 깊이 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우달
#필사2일차
필사부분이 길이 않아서 매일 필사 해보려고요.
주말은 살짝 걱정되지만 틈틈히 필사 해보겠습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인문학자 김종원 작가의 100번째 책으로 세상에 내놓은 《김종원의 세계철학전집》. 여기에는 저자 김종원이 지난 16년 동안 같은 텍스트를 접하면서도, 사람들의 변화가 제각각인 이유에 관해 사색한 답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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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매일 필사!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여우달 님:)
저도 매일 필사를 목표로 하고(는 있는데), 이 공간을 차근차근 채워가고 싶은 마음이랍니다.
하루하루 보낸 사소한 일상의 합으로 인생이 결정된다는 문장이 눈에 콕 들어옵니다. 언뜻 보면 매일의 일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제와는 또 다른 오늘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든든한 마음이 생겨요. 요즘 저는 화창한 하늘을 올려다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답니다. 종종 비가 오지만, 그래도 맑은 날의 청아한 하늘은 정말이지! 일상의 잔잔한 즐거움이에요.
(아! 그리고 이 방의 존재도요)
1인칭마음시점
저도 참여하고 싶어요~~
연해
안녕하세요. @1인칭마음시점 님.
이 공간에는 필사하신 기록물들을 자유롭게 올려주시면 된답니다. 시도 괜찮고, 산문, 소설 등 다 좋아요. 모임은 어제부터 시작되었으니, 시간 되실 때 찬찬히 함께해 주세요.
환영합니다:)
바람ㅎㅈ
너무 밝은 것은 함께 갈 수 없다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 강지이 지음
문장모음 보기
바람ㅎㅈ
어제 필사한 두 편은 뭍어두고 오늘은 젊은 작가의 시집을 올려봅니다. 위 문장이 눈에 밟혀서 구입한 시집이기도 해서요. 궤도연습 연작은 길(지하철이나 버스)이 배경인 시들 같고 전반적으로 시집은 여름 느낌이 물씬 납니다. 제주도 여행 갈 때 들고 간 건 적확한 선택이었습니다. 밝은 것과 함께 갈 수 없다는 말이 제가 좋아하는 정호승 시인의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와 일맥상통해서 더 마음을 울리기도 했네요.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창비시선 462권.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강지이 시인의 첫 시집. 독특한 화법과 개성적인 목소리뿐만 아니라 형식 면에서도 행과 행 사이를 과감하게 건너뛰는 여백의 공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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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어머나, 비행기 인증샷까지!
@바람ㅎㅈ 님 말씀처럼, 제주도의 청량한 하늘과 잘 어울리는 것 같은 하늘색 표지의 시집이네요.
'너무 밝은 것은 함께 갈 수 없다'는 문장과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일맥상통한다는 말씀이 저에게도 와닿네요.
저도 비슷한 결로 '결핍(혹은 상처)이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왠지 저의 결핍도 마음껏 내보일 수 있을 것 같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요.
새벽서가
제주도 여행, 너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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