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 갈증, 예수의 십자가형이 진행되기까지의 이틀간의 이야기

D-29
맞아요. 그들은 그저 그렇게 살아갔을 뿐인데 주변에서 영웅이나 성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정작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그런 행동들을 해왔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거라고 봐요. 롤모델을 만들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사회적으로 바르거나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우상화하는 걸까요.
그들은 모두 자진해서 나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러 왔다. 죄인의 면전에서 마침내 속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얼마나 후련한지 모르겠다고 말한 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죄인의 면전에서.
갈증 p7,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그땐 말할 수 없었고 지금은 말할 수 있겠다고 우르르 몰려드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찾아보기도..나역시도 우르르 몰려드는 대중들 속에 머리 하나를 더 했던 적은 없었을까.
이미 그리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떤 방법을 통해서 도래되는지는 몰랐던 예수였지요. 뒤에서 수군거리는 것도 아니고 재판소에서 저렇게 대놓고 면전에서 거짓 증언을 한다면... 저라면 진짜 망치들고 찾아갔습니다ㅋㅋ
아이가 병에 걸렸을 때는 얌전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무지 가만히 있질 못해요. 어찌나 소리를 지르고 울어 대는지 잠시도 편히 쉴 틈이 없다니까요. 밤에도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갈증 P8,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란다}라는 옛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오지랖인가?라는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점점 남의 일에 무관심이 되는 개인주의가 되어가기도 한다는 생각과 함께..
갈등_같은 제목 다른 작가의 책을 반쯤 읽다가, 왜 예수의 이야기는 나오지않나.. 허겁지겁 바꿔들었으나, 빠르게 읽어져서 놀랐어요^^ 흡입력있는 책입니다.
문장 하나하나 견고하게 잘 썼다는 게 느껴지는 작가였지요.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는데도 흡입력 있었습니다ㅎㅎ
p9 악마가 디테일에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악마가 디테일에 있다': 1. 문제점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세부사항에 숨어있다는 의미 2. 어떤 것이 대충보면 쉬워보이지만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 무언가를 할 때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의미의 '신은 디테안에 있다'는 표현에서 유래. p5. 나는 그들이 나에게 사형을 선고하리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p8. 저 사람, 뮈든 다 안다면서요, 아닌가요? 목적 보어는 알아도 상황 보어는 알지 못한다. 따라서 나는 전지의 존재가 아니다. p 10. 나는 인간이다. 나는 이러한 몰이해를 실패이자 결핍으로 여긴다. p11. 도저히 억누를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는 걸 알 정도로 오랫동안 나는 인간이었다. p13. 나는 내가 그렇게 죽게 되리라는 걸 알지 못했다. 나는 그런 모욕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증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그 기적들은 나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을 요구했다. ◇ 예수는 '껍질의 권능'으로 기적을 행하여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준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소원을 성취한 이후의 상황에 대해해 어떠한 불만을 갖게 되리라는 문제점을 미리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예수를 전지의 존재라고 생각했고, 기적을 행하는 일은 마술사가 마술봉을 휘두르 듯 너무나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수는 인간이었고 아버지와 같은 전지전능의 존재는 아니었다. 또한 사람들에게 기적을 베푸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을 들여야 가능한 힘겨운 결과물이었다. 작가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문장을 왜 사용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악마(악한 것)에 디테일이 있다는 문장은 저는 이렇게 해석해봤습니다. 우리도 보통 일상에서 좋은 것에 대해서는 이유를 크게 찾지 않습니다. 잘됐네~ 좋았네~ 축하한다~ 같은 얘기로 두루뭉수리하게 마무리되죠. 하지만 나쁜 것에 대해서는 이유를 찾습니다. 이건 이래서 나빠, 저건 저래서 나빠, 이런 나쁜 결과가 나온 건 이런 이유에서일거야 라고요. 자신이 나쁜 것이 아니라 나빴던 외부적 이유가 있었다고 열심히 찾는 그 과정들, 우리가 선한 것에 대해서는 디테일을 잘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 '악마가 디테일에 있다'라고 말한 게 아니었을까요ㅎㅎ
아마도 조사 차이인데 악마는 디테일이 있다나 악마가 디테일이 있다가 아니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서 찾아보니 '악마가 디테일에 있다 '라는 속담이 있는데 두가지 뜻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악마 자체를 의미한 게 아니겠구나 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저는 악마'는' 이라는 쪽으로 해석을 했는데, 애초에 저런 속담이 있군요! 저도 방금 찾아봤습니다. 몰랐다면 그저 악마에 대한 의역으로 넘어갈 뻔 했네요. 그렇가면 예수의 권능을 부리는 것에 대해 상당한 문제점(그것이 결과는 행하는 과정이든)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덕분에 알아갑니다ㅎㅎ
생각해보니 그런것 같아요 우리는 누군가에 대한 칭찬은 구체적이기 보단 그냥 두리뭉실~대신 누군가에게 비판하는 일에 대해선 아주 구체적인것 같아요 그 내면 속엔 '나는 아니야'라든지 나만 아니면 돼'같은 심리가 들어가 있는것 같아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쪽이 유난히 '잘한 것을 숨기기'에 특화된 것도 같구요. 내가 잘해서 좋은 결과가 있더라도 겸손하게 얘기해야 하거나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거나 다른 사람들의 공으로 많이 돌리지요. 그런데 반대의 경우는 고집스럽게 외부에서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ㅋㅋ
그날 밤 내가 느낀 두려움은 앞으로 겪게 될 고통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 신체적인 현기증이었다. 사람들은 처형당하는 자들이 자기 운명을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그들이 고통에 울부짖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들의 용기에 대해 말한다.
갈증 p17,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사람들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에게서 보고싶어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손바닥에 못이 박히면 그 고통 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벌벌 뜨는 예수의 모습이었겠죠 하지만 다음 문장에서 이어진 [분명히 그보다 훨씬 더 큰 고통들이 있을 테니까...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라는 문장이 마음을 울리네요
얼마 전에 읽었던 <타인의 고통>이 생각나네요... 관음증같은.
고난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성인의 모습을 바랐고, 겉으로는 예수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지만, 소설 내에서는 체현된 육체로 인해 너무나도 또렷하게 감각을 느꼈고 그로 인해 고통 또한 너무나도 또렷하게 느꼈지요. 글 만으로 그 고통을 다 알수는 없겠으나 그가 느끼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무서워하는 것 중 제일 큰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또는 상상되지 않는것) 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어요. 인간에게는 예상하고 익숙한 어떤 것들에 대해선 대비하는 마음이 있으니 닥치면 행하게 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너무 무서울것 같아요 '못들이 줄 고통은 적어도 상상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라는 예수의 말이 오랫동안 남더라구요
<그의 사랑이 도대체 뭔데?> 좋은 질문이다. 매일 밤낮없이 자신 속에서 그 사랑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찾으면, 모든 것이 너무나 자명해서 우리는 그것에 이르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그것의 끊임없는 흐름 속에 머물러야 한다. 사랑은 에너지, 즉 움직임이다. 그 안에서는 아무것도 정체되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 머물지 묻지 말고 그 분출 속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개연성에 좌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갈증 p36,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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