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읽기 모임

D-29
하지만 파치올리의 명성을 드높인 책은 따로 있었다. 그는 《신성한 비례》를 펴내기에 앞서 1494년에 발표한 《산술집성》으로 ‘회계와 복식부기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실 연산, 대수학, 기하학, 무역, 환어음을 솜씨 좋게 집대성한 이 책에서 회계 관련 내용은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그는 현대 재무상태표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그는 베니스식 복식부기로 알려진, 오늘날 전 세계 모든 주요 기업에서 활용하는 회계원리를 공식화했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2장 계층 화폐의 등장,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바로 이 복식부기의 회계원리 안에 은행가들이 동전을 주조하지 않고 재무상태표로 돈을 만들어내는 비밀이 숨어 있다. 사람들은 《산술집성》이 등장한 이후에야 비로소 재무상태표라는 렌즈를 기반으로 금융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필자는 이 책에서 ‘계층 구조’라는 새로운 렌즈로 이를 재구성하려 한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2장 계층 화폐의 등장,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저는 피보나치가 이 복식부기를 이슬람 문화권에서부터 배워온 게 참 흥미로웠어요. 지금 현 세계는 미국(더 나아가서는 유럽)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과거에는 유럽이 아랍 문화권보다 뒤쳐졌다는 게 세계사 알면 알수록 흥미로워요.
비트코인 비판자들이 애용하는 단골 메뉴는 가격 변동성이다. 그들은 불안정한 가격이야말로 비트코인이 세계 화폐로 기능할 수 없는 주요 이유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우를 범하고 있다. 헤징 수단 발달로 비트코인과 현지 화폐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중개인(많은 경우 국가기관)이 필요 없는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지 혹은 현재 가격이 투자에 적합한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미래 경제 구조에서 비트코인이 어떤 가치를 지닐 것인가이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p.8,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저도 비트코인 보유자지만, 가격 변동성을 극복 못한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우를 범하고 있거든요..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어찌 바뀔런지...
문제는 주류경제학 용어의 틀에 갇힐 경우 손쉽고 명쾌한 방법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데나리우스의 은 함량은 갈수록 줄어들었고 결국 은화가 신뢰를 잃으면서 극심한 물가 불안정에 이어 사회적 소요가 발생했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p.27,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예금증서 같은 두 번째-계증 화폐는 발행자의 발권력 남용이라는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어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발행자가 언제든 자신의 신용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비트코인을 떠올려보니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의 전체 공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는데, 이미 약 1950만개가 채굴되고 약 150만개가 남아 있다. 이번 반감기가 완료되면서 비트코인 공급량은 하루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게 됐다.(한겨레신문기사중 발췌)" 즉 처음부터 발행수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발행자의 발권력 남용이라는 위험을 애초부터 제거한 셈이었네요.
이와 달리 통화 피라미드가 수축기에 접어들면 그 반대현상이 벌어지면서 '돈' 그리고 '돈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수단' 간의 차이가 뚜렷해진다. 이전에 신뢰도가 높다고 여기던 화폐를 원하는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해당 화폐 보유자는 금화같이 화폐 위계 구조상 계층이 높은 화폐를 얻기 위해 자신의 화폐를 급처분한다. 피라미드 축소는 뱅크런이라고 부르는 현금화 요구로 이어지며 결국 금융위기가 찾아온다. 이 같은 위기는 통화 피라미드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낮은 계층 화폐를 보유한 사람들은 더 우월하고 높은 계층의 화폐를 확보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인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비트코인 하락 기사나 악재가 떴다하면 비트코인 거래창이 24시간 내내 매도 비율만 계속 뜰때가 많아요. 다들 놀라서 전쟁터에서 각자 살아남으려고 급하게 실물화폐로 갈아타려고 버둥대는 느낌이에요. 계층화폐라는 책을 읽어보니 저는 가장상위화폐인 금을 아주 소량 가지고 있고, 중간화폐는 많이 가지고 있고, 마지막 레이어인 비트코인도 아주 소량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531년 안트베르펜 거래소 설립으로 금융시장이 탄생하면서 화폐혁명이 일어났다. 당시 금융시장은 환어음과 금화 보관증, 기타 귀금속 지급을 보증하는 약속증서 같은 두 번째-계층 화폐 수단을 거래하는 시장을 의미했다. 증권거래소를 뜻하는 단어 ‘Bourse’는 벨기에 북부에 위치한 도시의 이름 ‘브루게Brugge’에서 유래했다. 증권거래소는 프랑스어로 ‘bourse’, 독일어로는 ‘börse’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2장 계층 화폐의 등장,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한데 이 도시 이름을 '브뤼헤'라고 표기하는 게 맞을 거 같은데요.
이같이 현대 개념의 환금성과 유동성이 자리를잡으면서 화폐의 근본 개념은 점차 귀금속에서 종이로 전환되었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환금성과 유동성 측면에서는 종이 화폐보다 디지털 화폐가 더 나으니 앞으로는 종이가 귀금속으로 대체되었듯 디지털 화폐로 나아가게 되겠네요
신생 거래소에서 은행가들은 수백 종류의 서로 다른 동전 화폐와 씨름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그들은 돈의 손바뀜을 빨리해서 화폐의 유통 속도를 높이는 데 동전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지연 결제, 재무상태표 기반의 회계 방식, 종이 화폐라는 세 가지 요소를 잘 혼합해야 화폐의 유통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2장 계층 화폐의 등장,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운영 초기 안트베르펜 거래소에서 이뤄진 금융거래는 거의 대부분 환어음 거래였다. 하지만 금융시장 거래자들은 점차 이전에 존재하지도, 시도하지도 않았던 ‘유동성(환금성)’이라는 특성을 환어음에 부여하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화폐 유통 속도가 급속도로 개선되었다. 증권거래소 개장 이전에는 분기별로 발행해 다음 정기시장이 열릴 때까지 부채를 중개할 목적으로 쓰였던 두 번째-계층 화폐가 안트베르펜에서 사실상 현금으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레이어드 머니 돈이 진화한다 - 계층 화폐로 살펴본 금, 달러, 비트코인, 디지털 화폐의 미래 2장 계층 화폐의 등장, 닉 바티아 지음, 정성환 옮김
두 번째-계층 화폐가 안트베르펜에서 사실상 현금으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종이화폐=현금인 시대에 살아서, 단 한번도 종이 화폐 이전 거래수단이 있고, 내가 쓰고 있는 종이화폐는 몇 계층 위라는 걸 인지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매일 현금现"金"이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말이죠. ^한 단계 진화^ 이 부분에 밑줄 쫙 그어보았어요
그러고 보니 제 세대는 ‘게임머니’라는 디지털 화폐가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하는 것을 목격한 세대이기는 합니다. 법적으로는 화폐로 인정하지 않지만 실제 세계에서도 화폐처럼 가치를 갖고 거래도 되고 환율도 있는... 어떤 의미에서는 저는 비트코인보다 게임머니들이 더 실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걸로 뭘 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니까요.
싸이월드 도토리랑 위믹스 같이 실제로 써볼 수 있어야 디지털화폐가 유용하게 느껴지는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약8년전에 회사 출장갔다가 체코 프라하에서 비트코아 ATM기에서 돈도 뽑아보고, 비트코인 커피숍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재한 커피도 마셔봐서 당시만 해도 실체가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한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본국에 송금할때 이중으로 은행 수수료 안 떼고 , 은행에 비해 적은 수수료로 월급 보내는거 보고 와~~ 했던 기억이 나요. 그 당시만 해도 초반이라 오히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크지 않았거든요. 근데 한국에서는 갑자기 투기수단이 되어서 좀 놀랐었어요. 찾아보니 지금도 비트코인 쓸 수 있는 곳은 많네요https://coinmap.org/view/#/map/37.58627380/127.0294919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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