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 1, 2편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 모으기. 목표는 14일.
스노 크래시
D-29
Maetel모임지기의 말
Maetel
저자 : 닐 스티븐슨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인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은 1959년 10월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 미드에서 태어났다. 눈부신 상상력과 천재성을 가진 작가 닐 스티븐슨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하여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과학자인 집안에서 자랐다. 보스턴 대학 물리학과에 입학했다가 지리학으로 전공을 바꾸기도 하지만 결국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과학, 수학, 암호학 같은 주제를 다룰 뿐만 아니라 역사, 언어학, 철학 그리고 사이버펑크, 바로크의 범주를 넘나드는 여러 권의 소설을 펴냈다. 가상세계에 만들어진 자기 자신의 분신으로 대중화된 ‘아바타’가 등장하는 기념비적인 SF소설 『스노 크래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SF 작가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1996년에는 『다이아몬드 시대』로 휴고 상을 수상하였고, 이후 『크립토노미콘』으로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에 올랐다. 이 밖에 『퀵실버』, 『혼돈』, 『세상의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대작 「바로크 사이클」 3부작을 출간하였으며 『퀵실버』는 2004년 아서 클라크 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워싱턴주의 시애틀에 살고 있으며, 유인 궤도하 발사(SUB-ORBITAL LAUNCH)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 ‘블루 오리진(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투자를 받은 회사)’의 비상임 고문으로 일하고 있고, VR 망막 디스플레이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매직 립(MAGIC LEAP)’의 미래학 부문 최고 임원으로 스카우트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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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선정 “가장 뛰어난 영문소설 100”
“소설인가, 예언서인가?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킨 충격적인 소설”
메타버스와 아바타를 탄생시키며 세계적인 CEO와 개발자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준 SF 장편소설
메타버스 시대를 이끌어 낸 기념비적인 SF 장편소설 『스노 크래시』가 출간되었다. 2021년 코로나 시대의 최고 화두는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는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 그리고 세계라는 의미의 ‘유니버스’가 합쳐진 말인데, 1992년에 첫 출간 된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는 메타버스를 비롯해 아바타, 세컨드 라이프 등 다양한 용어와 개념을 태동시킨 작품이다.
세상을 보는 방식을 전부 바꿔 놓을 정도로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하려면 정말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만 한다. 닐 스티븐슨은 스노 크래시를 통해 가상 현실과 수메르 신화 그 밖의 최신 유행하는 온갖 사이버 감성을 버무려 스스로 그런 작가임을 증명하면서 우리를 정보화 시대의 엄청난 스릴러로 인도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엉클 엔조의 코사노스트라 피자 회사에서 일하며 피자를 배달하는 히로 프로타고니스트. 그러나 메타버스 안에서는 최고의 전사다.
새롭게 등장해 전 세계 해커들을 공격하는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수수께끼에 빠져든 그는 네온 빛 밝은 거리를 질주하며 정보 시대의 재앙을 일으키려는, 보이지 않는 악당을 찾아내 무찌르는 임무를 수행한다.
스노 크래시는 기묘하고 엉뚱한 미래 미국 사회를 통해 독자의 생각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젠슨 황 엔디비아 CEO는 “이제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미래의 메타버스는 현실과 아주 비슷할 것이고, SF소설 『스노 크래시』에서처럼 인간 아바타와 AI가 그 안에서 같이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이전에도 혁신 기술을 선도하는 많은 기업의 리더가 영감의 원천으로 SF소설 『스노 크래시』를 꼽았다.
세컨드 라이프를 만든 린든랩 CEO 필립 로즈데일은 “소설 『스노 크래시』를 읽고 내가 꿈꾸는 것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는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구글 창립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를 읽고 세계 최초의 영상 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미국 게임 회사 ‘로블록스(Roblox)’가 뉴욕 증권 거래소에 화려하게 상장되면서 메타버스는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로블록스의 궁극적 목표는 ‘메타버스’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즈 CEO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다”라고 말했다.
작가 닐 스티븐슨은 『스노 크래시』의 집필을 위해 웨슬리언 대학의 스티브 호스트 박사에게 뇌와 컴퓨터에 관한 조언을 받고, 수많은 역사학자들과 고고학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하며 소설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뛰어난 영문소설 100’에도 뽑힐 정도로 작품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스노 크래시』 는 거의 예언서에 필적할 정도로 현재와 미래의 세계를 잘 그리고 있는 전설 같은 SF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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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분야는 이제 네 가지밖에 남지 않았다.
음악
영화
마이크로코드(소프트웨어)
초고속 피자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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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배달은 중요한 산업이다. 고도의 경영 기법을 사용한다. 사람들은 코사노스트라(이탈리아어로 '우리의 것'이라는 뜻. 미국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인 마피아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피자 대학교에 들어가 4년 동안 피자 배달만을 배운다. 영어는 한 문장도 못 쓰는 실력으로 대학 문을 들어선 압히지야, 르완다, 과나후아토, 남부 뉴저지 출신 사람들은 베두인족이 사막을 아는 것보다 더 피자에 정통한 사람이 되어 졸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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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배달앱 전쟁을 보는 기분. 이게 엄청 오래 전 쓰인 소설인데 미래를 제대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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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용 피자는 이제 딱딱한 플라스틱 상자에 담긴 채 움직인다. 강도를 높이려고 주름을 잡은 상자 옆면에는 조그만 led 계기판이 반짝거리며 운명의 주문 전화가 걸려 온 이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배달부에게 보여준다. 상자 안에는 반도체 칩 같은 것들이 잔뜩 들어 있다.
--- 완전 배달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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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가 담긴 상자는 배달부의 머리 뒤쪽에 있는 몇 개의 긴 홉에 집어넣는다. 피자를 넣은 스마트 박스는 마치 컴퓨터에 들어가는 회로 기판처럼 미끄러지듯 홈으로 들어가 찰깍하는 소리를 내며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배달부가 모는 차에 탑재된 시스템과 연결되어 작동한다. 주문 고객의 전화번호에서 뽑아낸 주소는 이미 스마트 박스 안에 든 기억 장치에 전달된 상태이다. 그 후부터 스마트 박스는 배달차의 시스템과 의사소통을 해 가며 가장 바람직한 운전 경로를 찾아내 그림으로 보여 준다. 지도는 앞쪽 차창에 뿌려지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배달부가 지도를 보느라 고개를 숙이거나 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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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의미 없고 지저분한 경쟁인가. 코사노스트라 피자 회사에는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이라는 말은 마피아 윤리에 어긋난다. 다른 동네에서 같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과 경쟁하려고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것이 경각에 달렸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명성, 명예, 가족 그리고 목숨까지. 햄버거를 뒤집이며 사는 사람이 좀 더 오래 살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사는 인생이 어떨지는 스스로 물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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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짜 어른이라고 할 정도로 나이가 먹자 그런 삶이 뭘 뜻하는지 알게 되었다. 진짜 어른이 되는 나이와 이십 대 초반은 일요일 아침과 토요일 밤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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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 역시 주말에 전자책으로 책을 읽고 있다. 예전엔 전자책이 영 어색했는데 이젠 그렇지만도 않다. 일단 형광펜으로 줄긋기 기능이나 이렇듯 발췌독이 가능한 게 큰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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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안에 든 99퍼센트의 정보는 전혀 이용되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체험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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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검은색이다. 메타버스는 늘 밤이며 스트리트는 항상 지나치게 화려할 정도로 환하다. 마치 돈이 무제한으로 많고 물리적인 한계가 없는 라스베이거스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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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에서 드디어 "아바타" 등장!
그가 보는 사람들은 물론 실제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건 광섬유를 통해 내려온 정보에 따라 컴퓨터가 그려낸 움직이는 그림에 불과하다. 사람처럼 보이는 건 '아바타'라고 하는 소프트웨어들이다. 아바타는 메타버스에 들어온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자 사용하는 소리를 내는 가짜 몸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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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선 시스템의 권력을 장악한, 컴퓨터밖에 모르는 남자 녀석들은 아바타의 얼굴을 만드는 일이 사소하고 하찮은 거라고 규정지어 버렸다. 물론 성차별이었다. 특히 자신들이 성차별주의자가 되기엔 너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컴퓨터 전문가 사내들이 만들어 낸 끔찍한 성차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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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은 제각각이었지만 아이들은 모두 같은 민족이었다. 바로 '군대'라는 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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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착하고 사랑스러웠으며 규칙을 잘 따랐다. 그리고 자신이 똑똑하더라도 그런 사실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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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처음 후아니타를 만났을 때 히로의 사람 보는 눈은 그다지 믿을 만하지 못한 상태였다. 다른 어떤 여자를 만났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녀의 길고 반짝거리는 검은 머리칼은 일반적인 샴푸로 감는 일 말고는 다른 어떤 화학적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속눈섭 위에 퍼런 것들을 바르거나 하지도 않았다. 복장은 어둡고 깔끔했으며 차분했다. 그리고 그녀는 어떤 사람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는데, 심지어 지도 교수에게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이었다. 그때는 그런 모습이 다루기 어렵고 위협적인 걸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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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흐르고 그녀를 다시 만났을 때, 히로는 후 아니타가 고상하고 날씬하고 멋진 여자였다는 걸 알아차리고 깜짝 놀랐다. 서로 보지 못한 몇 년 동안 히로는 대부분 일본에서 일을 하며 보냈다. 그때까지 접했던 사람들보다 훨씬 사회적 수준이 높고 제대로 된 옷을 입고 제대로 된 일을 하며 삶을 살아가는 진정한 어른들과 어울리며 지낸 것이다. 처음에 그는 후아니타가 대학 신입생 시절 이후 뭔가 근본적인 변화를 겪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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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의 후아니타에 대한 묘사 - 서사가 상당히 좋아서 무심코 자꾸 발췌하게 된다 ; 바보가 된 기분 ; 뭐야 이거 생각보다 책이 상당히 좋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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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히로는 그 후 아버지가 사는 군기지 주변 마을을 찾아갔다가 고등학교 시절 최고 미인으로 꼽던 동창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에 뚱뚱한 아줌마로 변해 버렸는데, 야한 머리에 야한 옷을 입고 신문 살 돈도 없는지 매점에서 돈을 치르려고 기다리는 사이 보잘것없는 주간 신문을 재빨리 읽어 대고 있었다. 껌을 씹으며 풍선을 불어대는 그녀 곁에는 아이가 둘이나 딸려 있었는데, 그녀는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능력도 통찰력도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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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에서 여자 동창생을 보며 히로는 그제야 뒤늦게 깨달았다. 하늘에서 빛이 비쳐 내려오는 것 같았다기보다는 높은 사다리 위에서 건전지가 거의 다 닳은 손전등이 갈색으로 변한 빛을 비추는 것처럼 느껴졌다. 후아니타는 처음 만났던 이후로 변한 게 아니라 그녀답게 성장한 것이다. 바뀐 사람은 히로였다. 그것도 근본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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