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이 만들어낸 과거와 현재, 만들어낼 미래를 조망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질의 세계- 세상을 바꿔놓은 6가지 물질에 대한 지적 탐구
D-29
도로시모임지기의 말
도로시
도로시 / 물질의 세계 1차 / 2024년 5월 13일 월요일
세상을 더 풍성하게 느끼게 해주고,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책들을 좋아합니다.
감정없이 객관적 사실만을 전달하는 특성상 첫 느낌은 다소 퍽퍽하게 느껴졌지만, 생생한 현장감으로 전달되는 사실들 자체만으로도 풍성한 즐거움을 느껴가고 있습니다.
세계의 대다수 국가는 자유무역주의 기조 아래서 몇 십년 동안 최대의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최대로 끌어올린 효율성을 바탕으로 발전의 척도인 GDP성장률을 늘려갔죠. 현재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연일 보도하듯 미국 바이든 정부의 자국보호 기조 및 중국 견제, 최근에 벌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갈등 속에 세계블록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었으니까요. 두 나라의 전쟁은 당연히 자국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었고,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유럽국가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했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쑥대밭이 되어 곡물가격에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났고요. 이러한 세계적 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원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자원이 풍부한 나라의 국민들을 부러워한 적은 종종 있습니다. 그 나라 사람들의 기질 때문인데요. 자원이라고는 아무것도 나지 않는 한국 땅에서 사람들이 이룩한 것들은 맨몸으로 시간과 노력을 갈아넣은 것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늘 경쟁하고 쫓기는 듯하는 불안한 마음들도 내 몸이 움직여서 뭔가 해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반면 땅덩이가 넓고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나라 자체가 부유하고 자원의 희소성을 바탕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작점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서두르지 않는 느긋한 분위기와 서로를 경쟁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우호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 속에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자원의 유무만이 국민들의 성향과 사회적 기조를 정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영향을 분명히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6가지 물질을 선정한 기준은 대체가 불가능한 물질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첫 번째 챕터 ‘모래’를 읽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눈에 보이는 모래는 놀이터에 있는 모래, 화분에 있는 흙뿐인 것 같았는데 이렇게나 곳곳에서 모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더라고요. 너무 관심이 없었던 건지 무지했던 건지 유리를 모래로 만든다는 사실조차 생소했습니다ㅎㅎㅎ
P.74 를 보면 세계1차대전 당시 영국과 독일의 유리산업 분야, 광학 분야에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당시 영국은 세수를 늘리기 위해서 창문세라는 정책을 도입하기도 하고 각종 유리제품에 다양한 세금을 부과했다고 쓰여있습니다. 심지어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에요. 그 시대의 유리산업은 현재의 생성형AI, 비대면 진료와 같은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한 산업이었을텐데, 그들을 대하는 영국의 보수적인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산업을 대하는 각종 규제들과 오버랩되는 것 같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아닌 세계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들이 발전을 늦춘다는 글을 여러 번 본 것이 생각나네요.
캄멜
@도로시 저역시 도로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에 저장된 자원이 없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