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17. 카프카 사후 100주년, 카프카의 소설 읽고 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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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다른 분들과 비슷한 생각입니다. 가족이 의존해왔던 경제활동을 담당하던 그레고르 잠자의 수입이 끊기거나 불안정해졌을때의 상황을 벌레로 변신했다고 묘사하면서 그레고르가 받는 취급을 더 극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 입장에서 더 이상 인간 구실을 못하는 그레고르를 보는 시선과 그 시선에 점점 무뎌지고 벌레가 된 자신의 상황에 적응해버리는 것에서 이용 가치가 없어진 자에 대한 인식을 뚜렷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부양해야만 했던 소년가장의 번아웃이 부양받던 가족 구성원들의 자립을 촉발시킨, 어느 애잔한 벌레 일대기
4-3. 이번 <변신> 역시도.. 해석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난감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그간의 작품들과 달리 변신은..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는 작품이라~ 다양한 해석이 많아서 찾아보느라 그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ㅎㅎㅎ.. 제가 느끼기에.. (..라고 하기에는 사실 부끄럽습니다. 여러 해석들을 참고했으니.. 이번에는 여러 해석들 까지 듣고 나서, 제가 느끼기에.. 로 하겠습니다.) 자전적인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겨 넣어, 마음 속에 있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넣은 작품으로도 저는 이해했습니다. 그것에 여러 복잡한 상상을 더하여.. 일부러 난해하게 작품을 만들어놓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장자가 떠올랐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님의 바램과 자신의 꿈이 서로 충돌할 때.. 우기거나 설득해서 어떻게든 본인의 꿈을 향해 나아가거나 수긍하고 부모님의 뜻을 따르거나,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할텐데.. 아주 독특하게도 카프카의 경우 양쪽 다를 선택했다는 해석을 들으며.. ;;; (작가의 꿈을 내려놓지 않은 상태로.. 아버지의 바램에도 부응하며..) 정말 한편으로는.. '뒤끝 작렬'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도.. 멋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정통 유대인의 집안에서 그가 태어났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그 방향 역시도 카프카는 알 수 없는 제 3의 선택지를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카프카는.. 카프카니까요. 제가 반골 기질이 있는 편이라 그런지.. 카프카가 어렵긴 하지만.. 좋습니다. ^^
주동인물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하는 비현실적인 상상으로 창작하여 현실의 비극성을 드러낸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해체된 가족들, 그리고 일하는 기계로 전락한 노동자들, 갑작스런 회사의 해고 통보로 실직하게 된 직장인 등 여러 소외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이 바로 주인공 그레고리죠. 그레고리와 가족들의 관계가 점점 부양 능력을 상실해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없게 되자 가족들의 태도를 바꿔 벌레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하고 마지막 부분에서 그레고리의 죽음을 알고서도 교외로 다시 소풍을 가는 아이러니한 장면으로 마무리가 되면서 산업혁명으로 인한 인간 소외라는 주제를 잘 드러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창작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의 모습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큰 울림을 주는 정전이죠.
[4-3] 잠자가 벌레로 변하고 마주하는 일상을 (아침에 일어나서 문을 열고 가족들을 마주하는 순간까지) 떠올리며, 1인 가족 사회를 떠올렸다. 또한 집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 장애 혹은 병들어 더 이상 집 밖으로 나올 수 없게 되어버린 사람들, 가족들에게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들, 범죄자들. 사회는 그들을 눈 앞에서 치워버리려고 한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작품 속의 가족들조차 어머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뒷걸음 치고, 아버지는 발을 구르고, 타인인 지배인은 도망을 갔다. 결국 가족들조차도 죽기를 바라는 상황. 그러니 잠자의 죽음은 자연사이지만, 자살 혹은 고독사일지도 모른다.
4-3. 저도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젊음과 유용성을 정상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그 '정상'에서 벗어난 몸과 정체성을 지닌 존재, 유용성을 상실한 존재는 '벌레'와 같다고 여겨질 겁니다. 이 작품에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휠체어가 다니기 힘든 길이 널려 있는 것만 보아도 우리 사회가 '정상'에서 벗어난 존재를 어떻게 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다 다치거나 병에 걸리거나 노화로 신체 기능을 상실해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이 살기 편한 사회는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 살기에도 편하다고 합니다. 턱이 없는 도로, 완만한 경사로가 어린아이, 노인 들이 걸어 다니기에도, 유모차나 휠체어가 지나다니기에도 편하니까요. 모든 인간은 변합니다. 언젠가는 젊음과 유용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젊음과 유용성만 찬양한다면 우리는 다치거나 병에 걸리거나 늙었을 때 '벌레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왜 인간은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지 못한 채 젊음과 유용성을 상실한 존재를 존중하지 못하고 혐오하는 것일까요? 왜 멀리 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연연하는 것일까요? 유용성을 찬양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쓸모없는 생명은 부속품처럼 쉽게 버려집니다. 여동생이 그레고르를 "괴물"이라고 부르는데, 쓸모없어진 생명이 "괴물"인가, 그런 생명을 쉽게 버리는 사람들이 "괴물"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변신, 소송> 중 『소송』 앞 부분 ■■■■ 오늘부터 5일 동안은 『변신·소송』 중 「소송」의 앞부분을 읽겠습니다. 제목을 ‘심판’으로 번역하기도 하는 작품이지요. 여태까지 우리가 함께 읽은 카프카의 작품중에서 길이가 가장 깁니다. 신형철 평론가는 카프카는 “자신만의 독자적 논리로 움직이는, 그래서 현실과 일상의 논리로 열고 들어갈 수가 없는, 안에서 잠긴 세계”를 보여준다고 한 뒤 이런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소송’을 들기도 했습니다. 6월 27일까지 〈1장 체포〉~〈5장 숙부, 그리고 레니〉를 읽을게요. 독서에 속도가 붙은 분들은 5장에서 멈추지 말고 끝까지 쭉 읽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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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5-1. 「소송」의 1~5장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어디였나요? 그 이유도 함께 알려 주세요.
요제프 K가 체포되는 1장이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었습니다. 내용적으로 충격적이었던 건 4장의 태형리 부분이었습니다. 요제프 K가 체포되는 1장은 이게 카프카가 보여주는 부조리구나 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태형리가 나오는 4장은 태형리의 등장도 그렇지만 드러나는 이기심과 요제프 K의 양심에 대한 고뇌가 굉장히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장 <첫 심리>에서 심리가 열리는 방을 찾기 위해 란츠 목수를 고안해, 닫혀 있는 문을 두드리며 란츠 목수가 살고 있는지 묻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제프 K가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선 인물이라는 심증이 들었거든요.
태형관 챕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요제프 K(독일어식 알파벳이기때문에 '케이'가 아닌 '카'라고 읽어야 한다고 하네요)라는 이름에서도 카프카의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것 같아 자신을 투영한듯한데 감시자로 나온 프란츠라는 남자 또한 같은 이름을 가진 카프카의 다른 자아를 보여주는건가 싶었어요. 그런 프란츠가 채찍으로 태형의 벌을 받는 모습과 그것을 지켜보며 어떻게든 벌을 면하게 해주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이 지켜봐야 하는 K의 모습이 묘하게 대비되어 보였습니다.
[5-1] 서른번째 생일을 맞아 고소를 당해 기습 체포된 요제프 K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죄를 모른다. 물론 독자도 그의 죄를 알 수 없다. 요제프는 죄는 무엇이었을까? 법, 정치, 이념, 정의… 이런 것들이 얼마나 빈약하고 어리석은 것인가? 생각을 했었다.
5-1.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역시.. 시작 부분이었습니다. 어떤 나쁜 짓도 저지르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체포가 된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저는 억울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1장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고지하기 위하여 느닷없이 집으로 찾와온 사람들.. 자신의 죄가 뭐냐고 물어도 말해주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고 말하는 그들.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자고 있는 데 소송에 휘말리다니 무슨 죄를 얼마나 졌길래 최소한의 인권도 존중받지못하다니. 그리고 자백하라니 트루먼쇼인 것처럼 나만 모르고 다들 아는 듯한 답답함이 인상적이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5-2. 마음에 남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창 아래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 주셔도 좋습니다.)
예심판사님! 판사님은 방금 제게 페인트공이냐고 물었습니다.사실은 물은 게 아니라 그렇게 단정하셨지요. 어쨌든 판사님의 그 질문이 저에 대한 이 소송 절차의 성격을 특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위험 같은 말은 꺼내지도 마세요. 내가 두려워하려고 할 때라야 위험이 두려운 거 아니에요?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제3장 텅빈 법정에서-대학생-법원 사무실
고집을 세우지 말라는 말이에요. 법정과 맞서서 이길 수는 없어요. 결국 자백해야 해요.
프란츠 카프카 소설 읽기 제5장 숙부, 그리고 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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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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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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