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강물]#1. 복직을 앞두고

D-29
복직을 앞두고 초조함과 불안감이 밀려온다. 괴롭혔던 사람들을 다시 마주해야 하고, 이해되지 않는 조직에서 다시 매일의 대부분을 살아내야 한다. 좌절과 분노가 몹시 짙어지자, 마음도 몸도 아팠고 병원생활이 잦아졌다. 결국 휴직을 신청했고, 그마저도 쉬이 허락되지 못했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얻은 두 달의 휴직이 끝나가는 지금, 나는 마음을 다잡고 싶다. 나와 같은 사람들, 더한 것을 겪은 사람들은 어떻게 이 사회를 살아내는 걸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예전에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을 읽고 나와 비슷한 관점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장강명 작가라면 또 이번에는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이야기할지 궁금했다. 살아내는 것이 참 버거운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럼에도 살아내는 것이 일생일대의 숙제일 수밖에 없다.
한창 연구소에서 힘겨운 일을 겪었을 무렵,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유튜브를 찾아보곤 했다.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법 #슬픔을 인정할 줄 알아야 #감정과 자아를 분리하는 법 #사소한 것부터 해보기... 당시 찾아봤던 키워드를 요약하면 이쯤 되는 듯하다. 그때는 아무리 유명한 심리학자, 정신과의사들의 강의를 들어도 그리 와닿지 않았었다. 들릴 여유가 없었던 까닭이리라. 그런데 한 두달 쉬었다고 이제는 와닿는걸까. 장강명 작가가 글을 잘 쓰는 걸까. #자존감, 통제력, 그리고 자기 서사 저자는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괜찮아' 다음엔 '무언가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희망 없이 무력한 존재가 되느니 차라리 비극적인 영웅이 되겠어!' 를 이야기한다. 슬픔과 분노가 희미해지고 행복이 차오를수록, 이 작은 행복을 잃을까 두려움도 함께 커지는 요즘이었다. 나는 지금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책 읽고 글 쓰는 이 시간은 별 것 아니지만, 안다. 이 시간이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는 것을. 이 챕터를 읽으며 '아 나는 잘하고 있다. 휴! 이 궤도까지 진입하느라 정말 수고했다. 그동안 잘 쉬어줬다. 쉬느라 애썼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국 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 모두 지금 ‘대중의 기분’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기분은 사납고 변덕스러우며 책임지지도 반성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루소가 말한 일반의지 따위가 결코 아니다. 대중의 기분은 전체 시민을 대표하지 않으며, 극단주의자들에게 휘둘리기 쉽고, 잘 조직된 소수에게 왜곡당하기도 쉽다.
미세 좌절의 시대 p.69, 장강명 지음
일반의지: 루소에 따르면 일반의지는 개인의 전체의지를 구성하는 일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개별 이익을 추구하는 사적의지와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일반의지를 함께 가지고 있다. 인간이 사회계약을 통해 시민으로 거듭나면서 일반의지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으면서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성을 가지게 된다. 일반의지는 항상 공공 이익을 지향하므로 일반의지에 따르는 것은 각 개인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이런 점에서 일반의지는 공공성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공공성이란 공동체 구성원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공동선이나 공공이익과 같은 정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일반의지 [General will, 一般意志]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우리가 혼미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지금 매우 분명하다. 최소한 그 사실을 부정하는 선동가들만큼은 거를 수 있는 지혜를 우리가 놓지 않기를 바란다.
미세 좌절의 시대 p.61, 장강명 지음
공직사회에는 특히 이 혼미한 시대를 부정하는 노친네들이 많다. 사실 못지않게 젊은 따까리들도 엄청나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공무원이 되어 따박따박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살려는 기질이 다분한 것도 사실 아닌가 싶다. 내가 속한 연구소에서 팀장, 과장급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지금처럼 단순 조사만 하고, 고찰을 하지 않는 식으로 연구하면 쓸모없는 연구만 양산하게 될 것임을 열심히 토로했으나 ‘원래 그런 거에요’라는 말을 여러번 들은 바 있다. 문제나 만들지 마라는 식의 그들의 태도만큼이나 혼미하고 한심한 것이 어디있을까. 혼미한 시대의 이유로 다들 책임과 양심 따위 버린지 오래인 개인과 조직의 콜라보도 한 몫 하지 않나.
불법이 아니어도 바람직하지 않은 광경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으리라. 그걸 두고 꼰대스럽다고 손가락질하는 게 요즘 분위기인 것 같다. 하지만 나이 먹었다고 더 현명해지는 게 아니듯, 젊다고 더 깨어 있는 것도 아니고, 새 풍습이 옛것보다 늘 낫지도 않다. 이 말이 틀렸다면 역사에 퇴행은 없을 터.
미세 좌절의 시대 p.108, 장강명 지음
아유 속 시원해. ‘나만 이 사회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건가… 내가 별종이라면, 이 사회를 떠나는 게 맞지 않나’ 하고 답답해하던 차, 작가는 말한다. 아닌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동물"을 읽습니다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품 함께 읽어요.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하루키'라는 장르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2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마주>[그믐밤] 16. 하루키 읽는 밤 @수북강녕 에이츠발 독서모임 16회차: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오늘의 문장 - 은화
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7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1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1월 03일오늘의 문장 - 2024년 10월 31일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5. <중국필패>[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인생> 함께읽기 챌린지
🎨 책으로 그림 읽기!
[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6기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