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25. 202~209쪽, 〈독자의 공부를 돕는 책을 만듭니다〉(사공영)은 정기구독 서비스를 비롯해 유유출판사에서 최근 시작한 도전들을 소개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에세이입니다. 그러면서 책, 서점, 독서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고, 편집이라는 일의 경계도 다른 각도에서 살펴봅니다. 이 에세이를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전반적인 감상도 좋고, 새로 알게 된 사실이나 흥미로워 보여서 더 찾아보고 싶은 지점도 좋습니다. 인상적인 문장을 옮겨주셔도 좋습니다.
사공영 님의 글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돕는 독자는 누구일까'에서 '대중이 아니라 독자를 바라보며 책을 만들고 있다'라는 말부터 확 끌렸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좋아해온 독자로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필요한 책을 내주는 출판사가 존재하면 성장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읽고 싶어하는 책이 늘어나겠죠. 제 책장을 보니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가 유유출판사 책이었네요. 뉴스레터 구독도 신청해봐야겠습니다.
독자에 대한 정의가 '한 달에 두세 권 많게는 서너 권,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을 꾸준히 사거나 읽는 사람'이라고 정의된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독서보다는 열렬한 책 수집가에 가까운데 누군가 책을 많인 산다는건 출판사의 빛과 소금같은 존재라는 이야기를 해줘서 부끄러움에서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책도 제대로 읽지 않는 나를 과연 독자라고 할 수 있는건가 싶었거든요ㅎㅎ 지금은 콘텐츠 홍수 시대라는 이야기도 너무 공감됩니다. 최근에 인사이트에 대한 욕구로 퍼블리를 구독했는데 무료구독 기간이 끝나고 롱블랙으로 갈아탔습니다.
책날개라는게 너무나 당연시 여겨졌는데 필수요소도 아니요 그렇다고 책을 보호하는 역할도 아닌 것이 언제부턴가 당당하게 책의 구성요소가 되었던걸까요... 그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았고 당연시 여겨졌던것을 감히 없애보는 출판사라니!! 가로형 카드가 당연시 될 때 감시 세로형 카드를 출시한 현대카드가 생각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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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뉴스레터나 다른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시는지요? 어떤 뉴스레터를 받아보시나요? 다른 이용자들께 추천하는 구독 서비스가 있다면? 구독 경제가 확대되면 과연 ‘소유의 종말’에까지 이를 것으로 보시나요? 아니면 몇몇 부문은 구독 방식이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시나요?
솔직히 뉴스레터를 스팸메일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밀리의서재'를 무료 1개월 구독해봤지만, 종이책이 아니면 읽는 것 같지 않더라고요. 전자책 리더기도 있지만 잘 쓰지 않고요. 여행중이 아니라면, 태블릿으로도 잡지나 책은 읽지 않습니다. 먼지가 쌓이고 빛이 바랠지라도 종이책을 소장하고 읽는 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그믐'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에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지 않을까요.
저는 뉴스레터 중독자인데요.. 하는 일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출판, 디자인 등 수십 개의 뉴스레터를 챙겨봅니다. 게으른 관계로.. 쏟아지는 콘텐츠들을 감당하기가 힘들고 뉴스링크는 출처를 간단히 하이퍼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찬반여론 등을 간단히 정리해주어 좋더라구요. 여기 나온 유유 출판사의 보름유유, 인스피아도 구독하고 있습니다. 서리북의 우주레터도 물론 구독중입니다! 환경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위클리어스, EFG / 도서 및 문학은 반비책타래, 혹은 각 출판사 뉴스레터(문지, 문동, 민음사, 북스통 등등) / 페미니즘은 허스펙티브, 플랫, 들불레터 추천드립니다.
뉴스레터는 밑미의 뉴스레터가 굉장히 좋더라구요. 이걸 무료로 읽어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로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하루에 하나씩 읽을 수 있는 롱블랙도 강력 추천합니다. 트렌드 익히기도 좋고 내용도 넘넘 알찹니다! 저같은 게으른 사람들도 그날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들어가게 되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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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최근에 ‘본질을 재정의’하면서 형태나 사업 방식을 급격히 바꾸고 있는 직업이나 업계가 어디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전공자는 아니지만 자동차 업계가 떠오릅니다. 예전과 달리 반도체나 배터리가 수급되지 않으면 자동차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와서요. 전기차로 바뀌면서 엔진이 사라져 물리적으로 많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자율 주행과 관련하여 자동차와 관련된 여러가지 윤리적인 사안들이 강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모 님의 <이 책들을 다 어이할꼬?> 를 읽고 두 부분에서 깜짝 놀랐는데요, 첫번째로는 책을 꽂아 놓은 길이가 55미터시라는 것(!!!!)... 책이 2,200권이신 것보다 사무실(직장 내 나만의 방)이 크신 게 엄청나게 부러웠습니다. 저도 꽤 오래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마 은퇴하기 전까지 길이가 55미터 되는 사무실을 가질 일은 없겠지요... 제 공간은 5.5미터도 안되는걸요. 책장 옆에 놓인 조그만 책꽂이는 언제든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붕괴되기 일보 직전인 상태,,,.. 일단 책이 많으셔서(!) 가장 부러웠습니다. 두번째로는 책을 중고서점에 파는 것이 범죄(!!!)라는 생각을 사실 해보지 못했어요. 저는 책을 사랑하지만, 보관 공간의 한계가 정해져있는지라... 읽고 소장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책들은 Y와 A로 시작하는 서점에 모아 팔고 있거든요. 물론 거기서 판 책보다 더 많은 책을 사오기도 하고요. 저는 출판과 관계된 일에 종사하지 않기 때문에 책을 선물로 받을 일은 일절 없지만, 앞으로 책은 신간으로 구매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중고서점에서 제가 사는 책은 출판사와 저자에게 아무런 혜택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못해봤습니다. 책을 사랑하시는 분의 글을 읽는 일이라 즐거웠습니다. 저 역시 이사를 앞두고 책을 버려야 하는 입장에서 더더욱요.
23.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건 중국에서 한국 문화를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할 때 여론이 크게 들끓은게 비슷한 사례가 될 것 같네요. 그렇게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은 하나도 바뀌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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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13~226쪽, 최재훈 소설가의 〈드림캐처〉는 꿈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장치가 각 가정에 보급된 시대를 상상하는 기발한 SF입니다. 이 작품을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전반적인 감상도 좋고, 작품이 그리는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아이디어도 좋습니다. 인상적인 문장을 옮겨주셔도 좋습니다.
메인 설정은 워쇼스키의 매트릭스에서 깊은 잠에 빠진 인간과 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AI의 변주 같았어요. 한은별의 트라우마와 이후의 전개가 어쩐지 예상 가능한 전형적인 패턴으로 전개되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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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드림캐처〉의 등장인물 한은별은 꿈속에서 회한의 순간을 되풀이합니다. 쓸모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혹시 내가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떨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상상에 대해 ‘슬프고 황홀하다’고 표현합니다. 이미 지나가버렸고 번복할 수 없는 사건에 매달리는 일이 정신건강에는 해로울 것 같습니다. 다 잊고 새 출발을 하라고 조언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화자인 박성하도, 독자인 우리도 그런 말을 쉽게 내뱉지 못합니다. 한은별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으신가요? ‘슬프고 황홀한’ 상태란 무엇일까요? 한은별의 심리가 건강하다고 보시나요? 건강하지 않다면 고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일까요? 한은별 옆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독자의 공부를 ...' 글을 읽고 뉴스레터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뉴스레터를 몇 개 구독하고 있는데, 두 가지 생각이 늘 교차합니다. 하나는 넘쳐나는 콘텐츠와 정보 속에서, 그것들을 분별하고 소개하는 메타 콘텐츠/정보까지 추가되는 것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읽을(확인할) 것이 너무 많다'입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바로 이와 같은 움직임(또는 현상)이야말로 수용자/독자/감상자 개개인들의 취향을 더욱 자유롭고 폭넓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좋다는 생각도 듭니다. 즉 뉴스레터를 생산하는 사람의 취향을 알게 되고, 그러한 취향을 통해 내 취향도 알게 되고, 그러다보면 지식은 더이상 공고한 전문가의 것만이 아니게 된다는 점에서 한결 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문화향유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요.
뉴스레터에 대한 감각과 의견도 많이 다르네요! 저는 주로 스팸레터 취급을 하면서도 가끔 열어볼 때면 '오, 이런 멋진 정보와 의견이'라고 생각하는-- 좀 우왕좌왕하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김영민 선생님이 서평에서 다루신 '유유 이야기' 정말 흥미롭지요? 프랑스의 <마르탱 게르의 귀향> 사연과 어찌나 비슷한지 처음 접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조선시대에 남장하고 팔도를 유람했던 김금원의 여행기 <호동서락기>도 생각납니다. 최제훈 작가님 소설 저도 참 좋았습니다. 6호에 실린 김보영 작가님 소설(<껍데기뿐이라도 좋으니>)과 통하는 느낌이 묘하기도 했고요. 평범한 듯 머뭇거리는, 그러나 절절한 애도의 마음. '슬픔' 없이 인간은 거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 이정모 관장님 에세이에 대해선 편집위원 내부에서 호불호가 좀 있었더랍니다(ㅎ). 전 '극호' 쪽이었지만 '불호' 쪽인 분 마음도 짐작은 되더라구요. 55.5m... 음, 한 면이 10m가 훌쩍 넘는 거대 사무실일까요(설마.. 이중책장 삼중책장..). 언제 한번 쳐들어 가 보고 싶어집니다. 전 얼마 전 1톤 트럭 한가득 책을 버렸습니다... 앞으로도 또 그래야 할 것 같구요. 종이책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책의 물리적 압박감을 어찌 처리할지 잘 모르겠네요. (한동안 책 공유 시스템 '국민도서관' 신세를 졌는데 그것도 이젠 포기했습니다.) 쓰고 디자인하고 만들고 유통시키는 그 노고를-- 최종적으로는 다들 어떻게 감당하고 계신지요? 마지막까지 간직하고 싶은 책으론 무얼 꼽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정모 관장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장서의 괴로움>이란 책이 떠올랐어요. 집에 도대체 책이 몇 권이 있는지도 모르는 일본인 장서가 이야기인데, 그 책에선 일본집은 책 때문에 무너지기도 하더라고요. 이 책 이후부터였던가요. 전 책을 쌓아놓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데, 그럼에도 수천 권 수만 권 책을 이고지고 다니는 분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마지막 손민규 엠디님 글도 재미있네요. 연애도 아무것도 안 하며 책만 읽다가 그 책을 인연으로 결혼도 하고 직장도 얻은, 독서가의 해피엔딩. 엠디님 말에 공감합니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쌓아올린 독서 이력은 한 길로 뻗어나가지 않는다." 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런 것같아요. 마음 상태나 환경, 관심사 등으로 인해 다양한 길로 들어서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는 게 대게의 독서가의 운명(?) 아닌가 싶어요.
안녕하세요. <서리북>의 출판을 맡고 있는 알렙출판사의 조영남입니다. <북앤메이커> 코너 잘 보고 계신지요? 이 코너는 본격 정론 서평의 무게와 깊이로 책을 접하고, 특집으로 포커싱된 주제로 담론을 접하느라 무거워진 머리를 조금은 가볍게 식혀 보고자 해서 만들어진 코너인데요. 책, 리뷰, 담론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입장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책 만드는 이들(편집자, 마케터, 서점인 등등)의 시선으로 출판 트렌드를 중개해 보고 분석해 보고자 했습니다. 이번 7호에서는 뉴스레터 마케팅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몇몇 출판사들 중에 유유출판사의 사공영 편집자가, 그의 경험과 시각으로 출판인이 독자에게 공유하고 싶은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독자의 공부를 돕는 책이라는 기본 취지가 원래 출판의 목적의 한 갈래인데, 새삼 느낌이 와닿는 말이네요. 우리는 좋은 책을 만든다, 좋은 책은 독자가 알아본다, 이처럼 독야청정하는 식은 이제 구식이 된 듯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소통의 한 방식인 <뉴스레터>의 역할이 크다 할 수 있죠. 저는 <뉴스레터>에 대한 인식을 달리한 경험 하나가 있는데요. 미국의 랜덤하우스의 출판마케터인 아무개 씨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랜덤하우스의 뉴스레터 구독자가 80만 명이라고요. 헉. 그만한 구독자라면 신간 서적이 나왔을 때, 전국적인 홍보/광고/마케팅을 굳이 유수의 신문, 잡지, 방송에 할 필요도 없는 거죠. 게다가 뉴스레터는 구독자가 직접 이메일로 받고, 원하는 취향을 설정해서 받고, 원하지 않으면 가리고, 무엇보다 뉴스레터는 누가 강권해서 구독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구독하죠. 가끔씩 뉴스레터에는 정보 외에 <쿠폰> 같은 마케팅 프로모션도 얹혀서 오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의 소통이 홍보로 이어지고, 홍보가 광고,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게 <뉴스레터>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물론 <뉴스레터>의 장점/순기능을 제작자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약간 기대 섞인 과장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역기능/단점을 지적하실 많은 분들의 의견에도 미리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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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27~234쪽, <이 책들을 다 어이할꼬?> (이정모) 에세이는 종이책 관리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에세이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언급해 주셨을 정도로 재미있고 공감 되는 내용이지요. 여러분들은 종이책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십니까? 이정모 관장은 관리의 다섯 번째 옵션으로 '버리기'를 제안하고 있는데요, 책을 버리는 방법으로 관리하고 계신 분들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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