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보르헤스 읽기] 『알렙』 후반부 같이 읽어요

D-29
예전에 나는 동전의 앞면을 상상했고, 그런 다음에 뒷면을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동시에 양면을 본다. 그런 일은 마치 자히르가 유리로 되어 있지 않은 이상 일어날 수 없다. 한쪽 면이 또 다른 면과 겹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것은 마치 나의 시각이 구체 형태로 되어 있고, 자히르가 중앙에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알레프 145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아마도 나는 쉬지 않고 자히르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그것이 닳아 없어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동전 뒤에서 하느님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알레프 자히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자히르는 ‘장미’의 그림자이고 ‘베일’의 구멍이다.”
알레프 자히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나는 굉장히 큰 '바퀴'를 보았다. 그것은 내 눈앞에 있지 않았고, 내 눈 뒤에 있지도 않았으며, 옆에 있지도 않았다. 그것은 동시에 모든 곳에 있었다... 미래와 현재와 과거의 모든 것들이 서로 얽혀 짜여서 바퀴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그모든 것이 포함된 직물 속에서 한 올의 실이었고, 나를 고문했던 페드로 데 알바라도는 또 다른 한 올의 실이엇다. 거기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었고, 나는 그 '바퀴'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것을 무한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아, 깨달음의 기쁨, 상상의 기쁨이나 감각의 기쁨보다도 더욱 큰 그것! 나는 우주를 보았고, 우주의 은밀한 설계도를 보았다.
알레프 154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신의 글이라는 작품은 불교 색채가 많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 '그래서 어둠 속에 누워 세월이 나를 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구절을 보면, 허무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 보르헤스 작품을 몇 개 보지는 않았지만, 그 몇 편만 봐도 박식에 놀라고 상상력에는 더 놀랍니다. 대단하네요.
안녕하세요? 한번 말씀드린 것 같은데··· 공지의 규칙을 다시 한번 참고 부탁드립니다. [이 대화에 답하기] 기능을 활용해주세요. 그래야 [게시판 모드] 기능으로 나중에 대화에 참여하시는 분들께서도 대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아래에 [신의 글] 화제 지정해놓았습니다. 송구하게도 제가 요즘 신경을 못 써서 늦게 올렸습니다.
아래에 다시 첨부해봤습니다. 그믐은 수정도 제한 시간이 있고, 삭제는 아예 안 되나 봅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아마 일반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달리 신중히 의견을 작성해보라는 의도에서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신의 글~] 소설에 나오는 치나칸은 마야족의 제사장으로서 보물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감옥에 감금돼 있습니다. 그는 끝없는 펼쳐진 무료한 시간 속에서, 감옥에 함께 있는 재규어를 봅니다. 그리고 재규어의 몸에 새겨진 반점에서 신의 말씀을 궁구합니다. 마술사 치나칸은 자기 앞에 해석을 기다리는, '글처럼 보이지 않는 말씀'이 무수히 펼쳐져 있었는데도 자신의 무능으로 인해서 그것을 눈앞에 두고도 읽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현기증을 자아냅니다. 이내 치나칸은 "신의 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유치하고 신성 모독적인 것"이라고 느끼고선, 자기 앞의 상황에서 눈을 돌려 "절대적이고 완전한 것"에 담겨 있는 "오직 하나의 말"을 찾고자 합니다. 이런 치나칸에게 꿈속에서 환한 빛처럼 계시가 내려지고, 현실에서 깨어나면서 "길게 보면 사람은 자신의 상황들 자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 자체"에서 감사를 느낍니다. 그리고 비로소 합일된 의식을 얻고 "호랑이에게 적힌 글을 이해"하기에 이릅니다. 하나의 잘 빚어진 대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둘러싼 전체를 알게 되는 것이라고 치나칸을 말합니다. 소설에 따르면, 신의 말씀에 바로 접촉하려는 자는 신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말씀은 언제나 구체적인 몸으로 말씀되기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그 '몸'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단 하나의 중심부로 가는 미로의 무수한 출입구를 상상해보세요. 우리는 미로에 들어섬과 동시에 중심부로 불요불굴 직진하는 게 아니라, 눈 앞에 보이는 단 하나의 입구, 거기서 이어지는 하나의 통로를 구불구불 따라갈 뿐입니다. 제각기 들어오는 입구의 모습과 위치는 다르겠지만 각각의 입구가 데려다주는 중심부는 동일할 것입니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치나칸도 마찬가집니다. 눈 앞의 재규어에서 신의 말씀을 얻으려고 노력하다가, 그런 행위를 유치하게 여기고 다시 '절대적인 하나'를 구하려는 무용한 노력을 거쳐서, 다시 자신을 둘러싼 상황과 자신을 동일시하기에 이르러서 재규어의 몸에서 신의 말씀을 읽는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보세요. 이는 앞선 자히르에 대한 인식과도 닿는 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곧장 신을 만나지 않고 신의 말씀, 구체적인 물성을 지닌 물건을 통해서 신을 간접적으로 봅니다. 그 구체적인 하나가 입구입니다. 달리 말하면, 입구가 무수히 많지만 그 출구는 하나인 공간입니다. 입구와 현관이 없는 집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보르헤스에게도 현관은 하나이자 전부, 어떤 처음이자 끝입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보르헤스를 두고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보르헤스의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마치 경이로운 현관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둘러보니 집이 없었다." 보르헤스의 단편에서는 종교와 과학이 모두 읽힙니다. 종교와 과학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그 각각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택한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한편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의 생물학자 프랑수아 자코브(François Jacob)는 1977년, 자신의 기념비적인 논문 ⟨진화와 땜질⟩에서 현대 과학이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질문을 구체적인 사안으로 대체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합니다. 종교와 신화의 세계에서는 통합적 세계관을 강조하는 반면에 과학에서는 모든 것을 한번에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대신에 "개별적이고 잘 정의될 수 있는" 구체적인 현상을 다루면서, 부분적이고 잠정적인 해답을 구함으로써 그 해답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점진적으로 노력한다고요.
신의 글이라는 작품은 불교 색채가 많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마지막 문장, '그래서 어둠 속에 누워 세월이 나를 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구절을 보면, 허무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 보르헤스 작품을 몇 개 보지는 않았지만, 그 몇 편만 봐도 박식에 놀라고 상상력에는 더 놀랍니다. 대단하네요.
이게 맞나 봅니다.
아마 그럴 거예요. 보르헤스가 이쪽저쪽의 문화권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불교나 노장사상에도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글이 절대 정신을 구성하는 것일까?(나는 스스로 물었다.) 나는 인간의 언어들에 우주 전체를 암시하지 않는 명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즉, '호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을 낳은 호랑이들, 그것이 먹어 치운 사슴들과 거북이들, 사슴들이 뜯어 먹은 풀, 풀의 어머니인 땅, 땅을 낳은 하늘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신의 언어에서 각각의 단어는 사실들로 이루어진 그런 무한한 연결 관계에 관해 말하며, 그것도 암시적이 아니라 명백하게, 점진적인 방식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선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신의 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유치하고 신성 모독적인 것이라고 짐작했다.
알레프 152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피터 메더워의 말을 빌리면, 과학적 탐구는 “가능한 세계, 혹은 그 세계의 극히 작은 파편을 발명”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신화적 사고도 그렇게 시작되었지만, 신화적 사고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유일하게 가능한 세계로 간주되는 것을 구성한 뒤에 현실을 계획에 끼워 맞추었다. 반면 과학적 사고에서 상상력은 일부에 불과하다. (···) 과학은 우주 전체, 다시 말해 우주의 시작과 현재의 모습을 설명할 때, 완전하고 확실하게 한 번에 설명하는 것을 목표하지 않는다. 대신에 개별적이고 잘 정의될 수 있는 현상을 다루면서, 부분적이고 잠정적인 해답을 찾는다. 사실상 현대 과학은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질문을 제한적인 질문으로 대체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우주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물질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생명의 본질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을 “돌은 어떻게 떨어지는가?”, “물은 관속에서 어떻게 흐르는가?”, “혈액은 어떻게 혈관을 순환하는가?”와 같은 질문으로 대체해왔던 것이다. 질문을 대체하면서부터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질문을 하면 대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제한된 질문을 하면 점점 더 일반적인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 프랑수아 자코프, ⟨진화와 땜질⟩(1977) 중., 프랑스아 자콥, 이정희 옮김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이 책은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생물학자 자콥이 이 시대에 던지는 고뇌의 메시지다. 자신의 생물학 연구 편력과 연구 방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물학에 있어 아름다움과 참됨, 선과 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뇌의 흔적까지 담고 있다. 이 책은 그래서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철학적이고 문학적이다. --동아일보 이광표 기자
내가 꿈꾼 모래 한 알이 결코 나를 죽일 수 없으며, 꿈속에 들어 있는 꿈 따위도 없습니다."
알레프 15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신의 글] 마지막 부분에서 치나칸은 '바퀴'를 봅니다. 우주를 보고, 그 은밀한 설계도를 파악하고, 모든 것을 알게 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리고 그로써 "호랑이에 적힌 글"을 이해하게 되었고 모든 것을 행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비로소 전지전능해진 것입니다. 하지만 치나칸은 자신이 속한 문명을 무너뜨린 자들, 자신을 욕보이고 돌감옥 속에 가둔 간수들을 단죄하려 하지 않습니다. 기꺼이 왕국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그것을 행하지 않습니다. 이런 치나칸의 행동은 신의 전지전능함을 둘러싼 역사적인 공박 과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게 그것들을 모두 다룰 능력은 없고 지면도 부족하니 이 단편에 한정해서 간략하게만 논의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흔히 신의 전지전능함에 대해서 말합니다. 이는 한자 그대로,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에 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단편에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모든 앎을 가지고 있고 모든 것을 행할 능력이 있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명한 딜레마가 있습니다. 바로 신이 그렇게 전지전능하다면 현세에 벌어지는 말도 못할 참극과 악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 것인데요, 즉 신이 전지하다면 세상의 악을 알고도 방치했으므로 무능할 것이고, 전능하다면 마찬가지 논리로 인격신일 수 없다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소설의 치나칸이 전지전능해졌지만, 끝끝내 돌감옥 속에서 침묵을 지킨 채 "어둠 속에 누워 나를 잊도록 하고 있는 것"에도 비슷한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호랑이에 적힌 글을 이해하게 되면서 전지전능해졌지만, 그의 전지함과 전능함이 치나칸 자신의 인간성을 뛰어넘도록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행하지 않기에 이릅니다. 신의 말씀으로 인해 인간된 욕망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세상의 일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졌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로써 신이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행할 수 있어도 세상 만사를 관망하는(심지어는 인류적 비극과 참혹한 악행까지도 방치하는) 이유가 소설 안에서 치나칸의 마지막 행위로써 일부 증명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돌감옥 속에 갖힌 자의 전지전능함이 겉보기에는 무지무능과 다름없어지는 역설에 도달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짧은 단편을 읽다 보니, 그 공백을 채우고 싶은 욕구가 듭니다. 소설의 마지막 문단은 심보선 시인의 ⟨운명의 중력⟩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눈앞에 없는 사람'문학과지성 시인선' 397권. 첫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 초>로 대중의 사랑과 문단의 호평을 두루 받아온 시인 심보선의 두번째 시집이다. 그는 "기쁨과 슬픔 사이의 빈 공간에 / 딱 들어맞는 단어 하나"를 만들겠노라고 선언한다. 바로 사랑이다.
마흔 개의 음절과 열네 개의 단어, 그리고 나 치나칸은 한때 목테수마가 통치했던 땅들을 통치하게 돌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결코 그런 단어를 말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치나칸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랑이들의 몸에 적혀 있는 미스터리는 나와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주를 언뜻 보았던 사람, 우주의 불타는 설계도들을 보았던 사람은 한 사람과 그의 하찮은 행운이나 불행 따위를 생각할 수 없다. 비록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일지라도 말이다. 그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었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이제 그는 누구도 아닌데, 왜 또 다른 사람의 운명에 관심을 갖고, 왜 또 다른 사람의 국가에 관심을 보이겠는가? 그래서 나는 그 문구를 입 밖에 내지 않고, 그래서 어둠 속에 누워 세월이 나를 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알레프 155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내 눈동자는 태양을 오래 바라보지 못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제멋대로 하늘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시력이 있다 산책 내내 개는 쉬지 않고 짖는다 행인과 자동차를 향해 나무와 철탑을 향해 심지어는 구름과 그 너머의 창공을 향해 난리가 났구나 행인, 자동차, 나무, 철탑, 구름, 창공 하나하나 다 무서운 거겠지 이 세상에 무섭지 않은 게 뭐가 있겠니 너에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더라면 앞장선 개가 짖다 말고 뒤돌아본다 나는 웃고 개는 꼬리 흔든다 나와 개 사이의 중력이 따끔따끔 눈동자를 찌를 때 나는 내 사랑을 떠올린다 내가 구원에 목말라 뒤돌아볼 때마다 키득거리며 머나먼 별의 흰 이빨을 보여주는 내 운명에 속하는 것과 내 운명에 속하지 않는 것 장난꾸러기 내 사랑은 나 몰래 둘 사이에 간지러운 중력을 숨겨놓는다 나에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더라면 나에게는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눈앞에 없는 사람 ⟨운명의 중력⟩, 114-115쪽., 심보선 지음
작품 마지막 문단이 잘 이해가 안가서 영문까지 찾아봤습니다. (펭귄 Andrew Hurely 역) 어떻게 보면 앞서 읽은 자히르와 연결이 되기도 하네요. 더 이상 과거의 자신이 아닌 존재. 하지만 이 작품은 <자히르>처럼 비자발적으로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어떤 초월성에 의해 의도적으로(?) 자신에서 벗어난 것이라 볼 수 있죠. 처음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과정이 치밀해서 눈을 떼지 못 하고 읽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읽고 어떤 절대 고독을 선택했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고독'을 다루는 텍스트에 열광하는 편이라) 정말 좋았는데 다시 두 번역을 비교하고 마지막 단락 영역까지 찾아보니 이 작품의 초월과 처음 생각한 고독은 다른 성질의 것으로 읽힙니다. 어떤 해탈의 경지란 생각도 드는군요.
저도 이 작품의 백미가 마지막 문단이라고 생각해요. russist님이 말씀해주신 신 존재 증명 공박과도 연관되구요. 우리가 아직 우주의 미스터리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보르헤스적 설명이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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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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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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