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5. <나쁜 교육>

D-29
4장 완독했습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누군가의 연설을 막기 위해 그를 비방하고, 하지 않은 말을 해서 그를 모욕하고, 심지어는 폭력까지 휘두르는 행동을 하며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선동을 하면서도 "이것은 폭력이 아니다"라는 행동을 한다는 게 굉장히 충격적이네요. 저는 요즘 약탈런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데, 이런 것에서 시작된 생각이 진화되어 일어나는 현상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오늘부터 부지런히 따라가 보겠습니다!
@봄다시봄 @오구오구 비슷한 고민이라서 덧붙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답답하게 생각하는 대목이 ‘맥락’을 무시한 비판이나 비난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하급 직원에게 하는 농담과 같은 학교에서 오랫동안 친교를 나눈 동기 사이에 하는 농담이 공교롭게도 똑같은 표현이었습니다. 저는 전자의 경우에는 이 농담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서 이 둘을 똑같이 취급하고 후자의 농담까지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나쁜 교육』에서 저자가 문제 삼는 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어처구니없게도 대개 전자의 상황에서는 자기에게 불이익이 올까 봐서 침묵하고, 후자의 상황에서는 더 핏대를 세우면서 몰아세우는 일이 많죠. 이런 식이면 세상이 좋은 쪽으로 나아지기보다는 차이를 인정하면서 서로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친밀성을 고양하는 공동체는 요원한 일이 되겠죠. 특히 저는 ‘너는 이럴 것이다’ 지레짐작하고 딱지 붙이는 데 몰두하는 사람들 보면, 예전에는 그냥 딱하기만 했는데 요즘에는 정말 공동체의 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계하고 있어요.
세상에, 미국에만 이런 식의 book banning이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도 있었네요. 물론 예전엔 문화검열시대도 있긴 했지만요.
진짜 충격적이네요.. 학부모님들이 너무 현실을 모르시는것 같아요 유트뷰, 인터넷에 오히려 유해 정보가 판을치고 있는데 ..책은 누군가의 검수 라도 받지.. 왜 애꿎은, 사실 애들이 잘 읽지도 않는, 허나 바른 정보가 필요한 아이들이 그나마 손 뻗을수 있는 “학교 도서관”을 손대다니…. 그리고 학부모들이 말한 목록은 160여개 였는데 학교가 나서서 500여권을 정리한것도 너무 충격적이네요.
채식주의자가 성교육 유해도서 ㅋ
마르쿠제는, 참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보수적 대의를 옹호하는 사람들, 혹은 마르쿠제 자신이 보기에 공격적이고 차별적으로 보이는 정책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 시민권을 인정해주지 말아야 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참된 의미의 사상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교수들도 부득이하게 자신의 학생들을 세뇌시키는 일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했다. p.121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현재 상황의 한 뿌리가 되는 말로 보입니다. 이 문구 그대로 실천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 문장에 어떻게 ‘참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라면’이라는 문구가 들어갈 수 있는지 정말 어리둥절합니다. 마르쿠제는 민주주의라는 게 뭔지 몰랐던 모양이에요. ‘참된 의미의 사상의 자유를 위해서라면’이라는 문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기괴합니다.
우리나라도 태극기집회 이슈될때, 뭐 70세이상은 투표권 주면 안되니 이런 얘기들 나오는거보고 좀 놀랐었어요.
채식주의자나 구의 증명이 YG님이 팥캐스트에서 언급하신 피폐성향이란 이슈라던가 다이어트나 거식증 같은 주제가 있으니까 부모가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오히려 이런 문학을 통해서 오픈해서 대화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요? 자꾸 숨기고 억누른다면 더 꼭꼭 숨어서 자해할테고 그러면 손쓸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아요. 그리고 YG 님 말씀처럼 이런 책들의 맥락을 이해하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이해하는데 문학이 큰 도움을 줄텐데 말이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제(음력 4월 8일) '부처님 오신 날'은 푹 쉬셨나요? 어쩌다 보니, 이 책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자비'가 되었는데, 불교 철학에서 핵심 단어네요. :) 다들 '자비의 원칙'을 기억하시는 '부처님 오신 날'이었기를 바랍니다. 오늘 목요일(5월 16일)과 내일 금요일(5월 17일)은 5장 '마녀 사냥'을 같이 읽습니다. 5장에서는 마녀 사냥의 메커니즘을 저자들이 요령 있게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정리해 놓았습니다. 이 장은 자기 성찰을 위해서도 도움이 됩니다. 누구나 마녀 사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이 장은 10대, 20대에게 꼭 따로 읽혀야 할 장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이렇게 이번 주에는 2부를 마무리 할 생각입니다. 다음 주에는 5일간 6장부터 10장까지 몰아서 읽을 예정이니 일정에 참고하시고요. :)
어떤 운동의 목표가 단지 ‘평화로운 문제 해결’이 아니라,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집단 단결’에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장,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전반적으로 봤을 때, 미국 대학 교수들의 성향이 왼쪽으로 기우 는 것은 절대 놀랄 일이 아니다. 그 점은 미국의 화가, 시인, 그리고 해외 영화 애호가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좌파 정치와 상호 관련 성을 보이는 가장 강력한 성격상의 특질 하나가 바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인데, 이런 특질을 가진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과 경험에 열광하며, 전통적인 제도들을 변경하는 데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이에 반해 군대나 경찰의 구성원, 혹은 빈틈없이 조직된 기숙사에 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다. (진지하게 하는 얘기다. 책상 위에 놓인 사진만 봐도 그 사람의 정치적 성 향을 감으로 때려 맞추는 것보다는 잘 맞출 수 있다.) 사회적으로 보수 적인 사람들은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비교적 낮고, 성실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들은 만사가 질서 정연하고 예측 가능한 것을 선호하고, 모임에 늦지 않고 제때 도착하는 편이며, 전통적인 제도 의 가치를 높이 살 가능성이 더 높다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95,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반면 베이비붐 세대 교수들은 인종과 젠더 면에서는 가장 위대한 세대보다 더 많은 다양성을 보였지만, 정치 성향 면에서는 다양성이 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1960년대의 거대 한 사회운동 조류에 영향을 받았던 바, 많은 이들이 사회정의와 진보적인 사회 명분들을 위해 계속 투쟁해나가겠다며 사회과학과 고 육학 분야를 택해 학자의 길로 들어섰던 것이다. 사회정의 문제를 다무는 학과일수록 좌-우 비율 변화가... 196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96,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학계, 문화예술계 등에서 68혁명세대들이 주류가 되면서 좌파중심 학교 문화가 형성되고 이로인해 다양성이 부족해 졌다고 저자들은 주장하는 군요. 이번 장을 읽으면서 연대, 성명서 등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는 민주화에 대한 학생운동이 대학가에 퍼지면서 68혁명의 세례를 덜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68혁명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일본은 오히려 이후 좌파가 쪼그라들고 사회 전체가 우경화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러니 하다고 느낍니다.
저는 서경식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해주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데요. "68 혁명 이후에 미국에서는 불황과 반동이 일본에서는 호황과 반동이 진행되었어요. 그 차이가 현실에서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세심하게 살피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저는 아주 의미심장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시간 날 때 제 생각도 덧붙여볼게요.)
오, 진짜 의미심장한 포인트네요~ 결국 사회변화와 인식에 경제적 원리가 작동될수 있다는 거네요. 경제적 호황과 반동... 민주화 과정과 더불어 경제논리가 교차하며 작동된다는 해석이 가능할거 같아요.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가 짧은것, 경제성장이 불같이 일어난 것 등과 대입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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