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5. <나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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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부는 국내에서 (기이하게 많이 팔린)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에 대한 세련된 반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장점이 많고 정말 무해해 보여서 여기저기서 '한 책 읽기' 선정 도서가 되어서 10만 부 이상 팔렸는데요. 1부 특히 3장을 읽으면서 왜 이 책과 이 책이 의존하는 핵심 개념(교차성)이 토론이 필요한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10만부 기념 특별판)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현장과 밀착한 인권·혐오문제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답게 이번 책에서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 글쓰기를 선보인다.
선량한 차별주의자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현장과 밀착한 인권·혐오문제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답게 이번 책에서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 글쓰기를 선보인다.
2장 완독하고 나니 <선량한 차별주의자>에 대한 점잖은 반박이 무엇인지 확 와닿았습니다. (특히 피부색이 다른 부부의 경우 이야기가 확 와닿더라고요.) 사실 병원에 가면 검사를 받고 수술하기 직전까지 끊임없이 받는 질문이 "나이와 이름 치료받을 부위 혹은 검사받을 부위"이거든요. 처음엔 이걸 들을 때에는 굉장히 무섭고 불쾌했는데 이 행동의 의미를 깨닫고 익숙해지니(절단해야 할 다리 대신 다른 쪽 다리 자른 수술 사건 등을 알게 된후) 아무 의미없게(불쾌하다고 느끼지지 않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더불어 이 피부색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지난 번 읽었던 책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도 떠오르는 예시이기도 하고요. 받아들이는 순간의 내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와닿는다는 점에서 말이죠.
2장까지 읽었어요. 카리스 포스트의 사례를 읽고 좀 감동했습니다. 이 분 굉장히 성숙하신 분이네요. 강연자 초청취소 논란에 대한 대목을 읽으면서...한국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라...한국은 주로 중고생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압력을 넣는 방식으로 일어나지만요. 관심있는 주제라 잘 읽히고 있습니다.
강연자 취소에 대한 부분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회적 정체성을 중요시하는 우리 시대에는, 뭔가를 공격으로 간주하는 기준이 상당히 낮아져버려 민주적 토론이 무척 힘들어진 상황이 되었다. 시민들이 만약 ‘편협하다’ 혹은 ‘배려가 없다’ 따위의 딱지가 붙을까 두려워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진솔한 의견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장,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우리는 이 미세공격 개념을 통해 근래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대한 윤리적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즉, ‘의도intent’보다는 ‘영향impact’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장,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저도 2장까지 읽었는데요, 30대 초반, 20대 중반 친구들과 함께 일하면서, 30대 초반의 아들, 며느리를 보면서 우리 세대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당황할 때도 많았고, 그들을 대할 때 너무 조심스러웠는데, 그 세대에 관해서 충분치는 않겠지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감하는 내용이 너무 많아 친 밑줄이 가득하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책 읽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목요일(5월 9일)과 내일 금요일(5월 10일)은 3장 '우리 대 그들의 비진실'을 읽습니다. 딱히 분량이 많은 장이기보다는 개념도 나오고 또 여러 갈래로 생각해 볼 것도 많은 장이라서 여유를 가지고 읽으면 좋겠다 싶어서요. 한국 사회 현실과 연결 지어서 의견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3장과 함께 읽기 좋은 책이 마침 출판되었습니다.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생각의힘). 이 책을 놓고서 김혼비 작가가 'YG와 JYP의 책걸상'에 출연해서 함께 얘기도 나눴어요. 다음 주 13일(월요일)과 15일(수요일)에 방송이 나가니 들어보셔도 좋고요.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왼쪽에 선다”는 것의 의미를 망각한 시대에 건네는 강렬하고도 도발적인 비평과 성찰을 담았다. 이 시대 가장 중요한 목소리 중 하나이자 신중하고 원칙적인 좌파 사상가라 평가받는 도덕철학자 수전 니먼이 빼앗긴 ‘좌파’라는 단어를 되찾아 오기 위한 여정으로 독자를 이끈다.
오. 이 책 궁금했어요!!!
마침 제가 <기획회의> 607호(2024년 5월 5일)에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 소개를 짧게 한 적이 있어서 그 중 한 대목만 소개해 드릴게요. 『나쁜 교육』과 왜 통하는 책인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의 제목에 나온 '워크(Woke)'는 1938년 "깨어 있으라(Stay Woke)"는 노래 구절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불의에 맞서 깨어 있고 차별의 여러 징후를 언제나 감시할 것을 뜻하는" 말이죠. 가슴 뛰게 하는 이 용어가 최근 몇 년 새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예민한 사람을 조롱하는 용도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를 '좌파'로 규정하는 수전 니먼이 해야 할 일은 워크를 조롱하는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것이어야 할 듯합니다. 하지만, 니먼은 이 책에서 비판의 방향을 인종, 젠더, 성적 취향 같은 정체성'만'을 내세우면서 섬세한 편 가르기에 몰두하는 워크 운동으로 돌립니다. '넓은 연대'보다 정체성에 안주하는 '좁은 부족'에 갇힌 행태가 보수의 조롱을 자초했다는 것이죠. 니먼이 언급한 사례를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겁니다. 한국에서도 분명히 그런 모습이 있으니까요. 독일의 한 출판사는 "이 책은 여러분의 눈을 뜨게 해줄 것입니다" 이런 문구가 쓰인 광고를 호된 비난을 받고서 내려야 했습니다. 시각 장애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말을 썼다는 겁니다. 조 바이던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기 시(<우리가 오르는 언덕>)를 낭독해서 유명해진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인 어맨다 고먼의 시집 번역을 둘러싼 일화도 황당합니다. 네덜란드어 판본을 번역하기로 한 백인 논바이너리 번역가(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를 놓고서 '어맨다 고먼의 작품은 오로지 흑인 여성만이 번역해야 해!' 같은 말도 안 되는 시비가 붙었습니다. 결론은 어땠을까요? 고먼이 직접 번역을 요청했던 백인 번역가는 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카탈루냐어 판본은 백인 남성 번역가가 이미 작업을 끝냈지만, 새로운 번역가를 찾아서 계약해야 했죠. 스웨덴어 판본은 흑인 번역가를 찾지 못해서 흑인이 아닌 유색인 여성이 번역자로 나섰습니다. 독일어 판본 출판사는 아예 흑인-유색인-백인 여성 셋을 내세웠다네요. 유대인 출신으로 이스라엘 현지에서 팔레스타인 탄압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온 니먼을 경악하게 한 사건도 있었죠. 하마스가 1,200명의 이스라엘 시민을 학살하자 워크 운동 일각에서 "점령에 대한 저항"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이러면서 떠받드는 모습을 보였죠. 니먼은 이런 모습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책이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입니다.
3장에서는 '정체성 정치'와 '교차성' 개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나옵니다. 그런데 어제(5월 8일) 말씀드린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의 논리의 근간이 되는 이론이 바로 '교차성' 개념이에요. 3장을 읽고 나시면 왜 무해해 보이는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진지한 토론 대상이 되어야 할 책인지 아실 거예요. 또 조너선 하이트 등의 의견에 반론이 있을 수도 있고요.
3장 완독했습니다. 오늘 상당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는데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자비의 원칙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_-;
저도 자비의 원칙에 공감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됬어요. 요새처럼 어떻게든 편가르고 흠 잡아서 끌어내리려는, 그리고 미세공격으로 의도와 맥락은 무시하면서 한 사람을 파괴해버리려는 일들이 많은 때에는 더욱 중요한 원칙인 거수같아요
@그러믄요 팬이 많은 @장맥주 작가님은 훨씬 심할 텐데, 저도 신경 쓰다 보면 끝도 없는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저런 미세 공격 따위는 신경 쓸 틈도 없는 거대 공격의 시대를 살아온 터라 웃고 넘어갑니다. :)
👏👏👏 방송 들으면 YG 님이 경험하신 어려움들이 느껴져요. 참 잘 견디시고 자기 할 일을 용기와 끈기로 밀고 나가시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어우...세상에...거대공격들을 헤치고 살고 계시다니 박수&응원드립니다!!
오늘날 수많은 대학생들은 자신이 혹여 잘못된 말을 하지나 않을까, 잘못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혹은 자신이 무고하다고 여기는 사람을 섣불리 방어하고 나서는 건 아닌가 주저한다. 자칫 잘못했다가 소셜미디어상의 군중에게 자신까지 함께 가해자로 몰리지는 않을까 두려워해서다.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장,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자기 검열의 습관, 경계심, 두려움, 억압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가해자 지목 문화가 우려스럽네요. 비단 대학 뿐만 아니라 (이런 분위기 하에서 공부한 대학 졸업자들이 진출하는) 직장에서도 중간 관리자로서 이런 분위기를 종종 느낍니다. 그저 언행을 조심하고 상대를 배려한다는 상식적인 차원을 넘어서, 혹시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아예 말이 안 통한다며 소통을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정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5월 10일)도 1부 3장 '우리 대 그들의 비진실'을 계속해서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 주는 이렇게 1부를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혹시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은 주말에 마저 읽으시고, 모두 읽으신 분들은 주말에는 봄 햇살을 즐기시면서 즐거운 병행(병렬) 독서를!!! 저는 요즘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미래』(부키)를 읽고 있어요. 주말에 완독할 예정입니다. :)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 경제에 켜진 경고등‘대한민국의 산업 수도, 지역내총생산 전국 1위의 부자 도시, 중산층 노동자 도시’라는 수식어가 붙는 도시. 지난 60여 년간 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산업도시가 바로 울산이다.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는 제조업 위기론 속 울산이 직면한 딜레마에서 출발해 4차 산업혁명과 기후 위기라는 퍼펙트 스톰을 마주한 주식회사 대한민국호의 앞날을 논쟁적으로 살펴보는 대담한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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