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필로소퍼 함께 읽어요

D-29
오늘은 '스토아철학자처럼 이별하는 법'을 읽었어요. 가진 적 없는 것을 상실했더라도 슬퍼할 수는 있다는 글쓴이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꼈어요 "나의 슬픔은 내가 돌려준 이가 어떤 존재였는가를 너무나도 잘 알아서다," 이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남네요. 앞선 글을 읽을 때 저 역시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받아들였음에도 여전히 슬프고 허전한 상실감을 느낀 경험 때문에 '그래도 슬퍼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상실에 대한 가진 적은 없는 것처럼 상상하는 것은 이성의 영역이고 슬픔은 감정의 영역이기 때문일까요?
계몽철학적으로 생각하면 옳은 것을 알면 옳은 방향으로 변해야 하지만 아는 것과 그렇게 되는 것 사이에는 역시 어마어마한 갭이 있다는 걸 느낍니다….
맞아요. 옳다는 것을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차이를 알게 되는 것으로 한 걸을 내딛은걸지도 모르겠어요. 그 어머어마한 갭을 건너갈 준비를 요.
저도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정말 많이 남았어요. 그리고 엄마를 나의 시선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시선으로도 볼 수 있는 글쓴이가 참 대단했어요. 보통은 나의 슬픔과 상실감에 허우적대서 그 대상이 나에게만 어떠한 존재였는지만 생각하잖아요.
상상은 저장된 기억을 토대로 추론하는 것이고, 직접 경험하는 현실은 감정을 느끼는 회로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막상 닥치면 감정은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것 같네요
사람들 인생에는 좋은 것이 나쁜 것보다 더 많으며, 살아갈 가치가 있다. 그렇더라도 나쁜 부분은 여전히 나쁘다.
뉴필로소퍼 2024 26호 - Vol 26 : 상실, 잃는다는 것에 대하여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인간의 삶이란 통제할 수 없고 연약하며 잠시 빌린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그것만으로 슬픔의 고통이 정말 무뎌질 수 있는가?
뉴필로소퍼 2024 26호 - Vol 26 : 상실, 잃는다는 것에 대하여 p.21,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기고자인 철학과 교수는 에픽테토스의 논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슬프다고 말합니다. 상실로 인한 슬픔의 고통이 철학으로 치유될 수 없다는 방증인 것 같아 조금 씁쓸했습니다..
상실로 인한 슬픔은 과연 치유가 되는 것일까요... 시간은 결코 답이 아닌 것 같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치유는 아닌 것 같아요. 망각이 무뎌지게 할 뿐이요. 때때로 그 무뎌진 틈사이로 불쑥 고개를 들때면 슬픔은 유효하더라고요.
이는 여기에 있는 '나'라는 독립적 존재가 저 곳에 있는 '너'라는 존재를 상실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너'에 대한 애착이 '나'의 정체성 일부를 구성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너를 잃는다면 나는 그 상실을 애도할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불가해한 존재가 된다. 네가 없는 '나'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를 구성하는 관계를 상실하면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게 된다. 어떻게 보면 '너'를 잃고 나서야 '나'도 사라졌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뉴필로소퍼 2024 26호 - Vol 26 : 상실, 잃는다는 것에 대하여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새로운 월요일이네요. 이번주에는 <바야흐로 노화 혐오의 시대> <인생은 '인생 게임'과 다르다> 를 읽어 보죠!
1.바야흐로 노화 혐오의 시대 젊음을 숭상하고 노화를 혐오하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 뭐 다들 늙기 싫어하고 피부에 돈들 투자하니 노화혐오의 시대는 어느 정도 동의하긴 한다. 이 책에서는 노화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니 우회하거나 피하지 말고 받아들여 노화의 가치를 살리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노화에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사람이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지고, 노화로 인하여 받아들이는 이미지는 신뢰성과 노련함 등이 있다.(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배우자 선택시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믿음직한 배우자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연상의 배우자를 고를 수도 있지 않는가? 이처럼 노화가 아닌 성숙함이라는 초점에 맞춰 가치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젊음을 숭상하는 것에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인류는 늙지 않으려고 별의 별 노력을 다해왔다. 사람들은 더 젊어지려 노력하고 이를 위해 여러 기술들이 개발되어 인류의 미용기술은 엄청나게 개발되었다. 이러한 진일보를 가치가 없다고는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가 없지도 않지만 말이다.) 전쟁중에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듯이 인간의 공포심은 인간을 더 나아가도록 만들어준다. 인간의 노화에 대한 공포심은 다른 방향으로 인류를 나아가도록 독려한 것이지 않을까. 2. 인생은 '인생 게임'과 다르다.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그래서 재밌는 게임과 재미없는 게임을 구분하는 것을 잘한다. 그렇다면, 제일 재미없는 게임이란 무엇일까? 이 책의 주제와 어울리게 상실, 즉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보상과 고통의 기준이 명확하여 이 중간에서 몰입을 유도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재미있는 게임이다. 이 글에서의 '인생 게임'에서도 마지막에는 모두 잃는 것이 룰이라고 했다. 실제 인생에서도 모두 잃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실제 인생에서 모두 잃게 되더라도 그 과정의 재미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한다. 그럼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까? 위에서 말했듯이 보상과 고통의 중간 선에서 몰입을 유도하여 재미를 추구해야 하는 인생이다. 그럼 무엇을 하며 몰입을 해야할까? 보상을 얻었을 때 더 기쁘고, 상실을 겪을 때 더 슬픈 것에 대해서 몰입을 해야하지 않을까? 기쁨과 불안을 인간을 더 나아가도록 만들어주니까 말이다.
책 읽기를 미루다가 저번주의 주제인 "스토아철학자처럼 이별하는 법"을 읽고 늦었지만 짧은 감상문을 올려봅니다.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처럼 자신의 것과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구분하여 상실할 때의 범위를 올바르게 설정하라는 말과 다르게 글쓴이는 자신의 상실의 범위를 잘 정해놓아도 그래도 슬프다는 것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슬픔은 슬퍼야지 슬픔이라 생각합니다. 상실의 대상이 중요하지도 않으면 슬프지도 않습니다. 슬픔이란 상실, 즉 고통에서 비롯되고 이는 자신에게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잃기 싫어하는지의 기준이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에픽테토스의 가르침도 동의합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에만 집중해야지 슬픔도 효율적으로 느끼고 마음정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귀중한 슬픔의 기간에 불순물이 섞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이지 않을까요?
"문화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노년의 이상이 결여된 우리 문명은 생애 전체라는 개념을 품고 있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 경험을 쌓아 현명해진다고 생각하겠다고." "우아하게 늙어가려면 용기를 내야 한다." 어제 알러지 약을 처방받으러 피부과에 들렀어요. 진료가 시작되기 전이라서 잠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는데, 커다란 텔레비젼에서 피부과에서 할 수 있는 피부미용에 대한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광고용 전단지와 벽면을 장식한 홍보물 대부분이 피부를 환하게 해준다거나 주름 및 기미 주근깨를 없애준다는 시술에 대한 광고였어요. 지금보다 피부가 밝아진다면 좋을텐데 비싸겠지? 하는 생각을 무심코 했는데, 젊음에 대한 욕망은 내 안에도 있었던 것이죠. 어쩌면 그것이 노화 혐오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어요. 이번주 글을 읽다보니 도대체 '노년의 이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이가 들수록 세상 경험을 쌓아 현명해진다고 생각하면 진짜로 현명한 노인이 될까? 우아하게 늙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떠올랐어요.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것이 젊음과 이별하는 과정일 수도 있겠네요.
세번째 주간이 다가왔네요. 이번주에는 인터뷰 기사 두 개를 읽어보기로 해요. 1. 슬픔은 잊되 사람은 잊지 않도록 / 마이클 촐비 2. 관계가 변한 것인지, 멈춘 게 아니다 / 메리-프랜시스 오코너 즐거운 한 주 되세요!
마지막 주간이네요. <뉴필로소퍼>는 해외저작권을 사와서 발행되는 잡지인데요. 마지막 세 꼭지는 국내 필자의 글이 있네요. 마지막 주간에는 이 세 꼭지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 다시 울기 위해서 / 박보나 * 오직 사실만을 기록하라 / 허연 * 상실의 장례 / 임이랑
1. 다시 울기 위해서 / 박보나 - 인공 눈물로 대체되는 요즘의 눈물들, 기술의 산물인가? 눈물의 상실인가? 2. 오직 사실만을 기억할 것 / 허연 - 페이크가 판치는 현재... 이러한 객관주의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객관주의를 다루는 인간 존재 조차도 편향적이라면 객관주의를 추구하는 의미가 있을까 -확증편향은 인간의 본성이나 다름 없는데, 어쩌면 현재의 객관적이지 못한 우리의 모습이 되려 자연스러운 것이지 않을까 3. 상실의 장례/ 임이랑 - 상실이란 벗어날 수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이다. 빛을 등지면 눈 앞에 보이게 되고, 빛을 바라봐도 뒤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벗어날 수 있을 유일한 때는 어둠에 있을 때이다. 날 비추는 빛이 없다면 그림자도 상실도 없지 않을까 - 상실이 나를 호시탐탐 노린다면 상실을 대하는 태도밖에 바꿀 수 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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