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D-29
0-1. 그믐연뮤클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자기소개 & 참여동기를 듣고 싶어요. 대학교에서 문학 소통 시스템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과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믐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그믐을 주제로 과제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믐의 활동 중에서 연뮤클럽에 가입한 이유는 당시 강의에서 극에 대해서 배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 번도 연극을 본 적이 없는 것도 연뮤클럽에 가입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도스트옙스키라는 작가를 알고 있었지만 <죄와 벌>을 썼다는 사실밖에 알지 못해서 도스토옙스키의 다른 작품을 알아보고 싶어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1. 소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도스토옙스키의 대작, 이번 연극에 대한 기대 평을 남겨주세요. 연극을 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서 공연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에 대한 기대가 가장 많이 남습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 연극을 해 본 경험이 있기에 전문가들의 연극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도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과연 이해를 잘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스메르자코프는 왜 그랬을까요? 스메르자코프는 이반을 동경했고 그를 동경하다 못해 이반을 자신의 입맛대로 다루고 싶어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메르자코프는 원래도 영악하고 교활한 놈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영리하다는 사실을 숨기고 우매한 척을 하면서 하인 생활을 해왔을 것입니다. 그러다 신을 부정하는 이반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고 이반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부터 비뚤어진 면모를 가지고 있었던 인간이니 고지식하고 자신의 사상이 확실한 이반을 혼란스럽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반이 은연중에 아버지가 죽음을 바란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점을 이용해 이반의 인생을 망가트리려고 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반에게 자신이 간질 발작을 연기할 줄 안다는 사실을 흘리고 표도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반에게 도망가라고 종용합니다. 이러한 사실들이 버거웠고 감당하기 싫었던 이반은 결국 모스크바로 떠났고 그는 이반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에 스메르자코프가 자살하게 된 이유도 최종적으로 이반을 좌절시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스메르자코프는 굉장히 즐거운 마음으로 자살했을 거라는 추측도 해보았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입맛대로 이반을 조종하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스메르자코프에게 이반은 유희거리였다고 느껴졌습니다. 연극을 보면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스메르자코프는 자신이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일지 라는 생각을 연극 보는 내내 하였습니다. 스메르자코프가 자신이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가 한 행동들이 더 잘 납득이 될 것 같고 그가 자신이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스메르자코프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는 '파멸 극'일까요? '힐링 극'일까요? 파멸 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스메르자코프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다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표도르는 드미트리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두려워했고 드미트리는 그루센카가 표도르를 선택할까 두려워했습니다. 이반은 자신의 신념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했고 마지막에는 자신이 아버지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무시했다는 사실과 어쩌면 자신이 아버지의 죽을 사주했다는 사실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고 혼란해 했습니다. 알로샤는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큰 형이 살인자로 의심받는 상황을 힘들어했습니다. 또한 카체리나는 그루센카에게 받은 모욕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드미트리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스메르자코프는 자신의 상황을 즐거워했고 유쾌하게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즐거워 한 사람보다 고통스러워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기에 파멸 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연극감상평입니다!! 첫 연극이라 여러모로 색다르게 느껴진 점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먼저 현장감과 입체감이 가장 잘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연극 자체가 처음이라서 생각보다 배우분들이 가까웠고 그래서 연극이 좀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몇 부분 적어보았습니다. 1. 재해석입니다. 원작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연극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 위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원작 줄거리를 찾아보고 갔습니다. 그 상태에서 연극을 보았는데 연극을 보면서 이 작품이 재해석을 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설명하면서 주요 장면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극이 진행되었는데 극을 보는 중에 작가의 설명들이 덧붙여져서 보다 더 극을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2. 핸드폰을 사용한 연출 가장 흥미로운 연출이었습니다. 카라마조프 같은 사람들의 형제들이 옛날에 나온 영화라 고전극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등장해서 당황하였습니다. 옛 소설을 현대 시대에 자연스럽게 녹여 내린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표정은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가 서로 싸우고 지친 표정을 핸드폰으로 클로즈업했던 장면이었습니다. 3. 의자 연극에서 의자는 신분을 나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카라마조프들은 모두 큰 의자를 사용했지만, 사생아이자 하인인 스메르자코프는 작은 의자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극 마지막 부분에서 스메르자코프가 이반을 협박하며 얘기할 때 존댓말을 쓰다가 욕을 쓰고 반말을 쓰는 시점에서 작은 의자에 앉게 된 것은 이반이었습니다. 그때 이반과 스메르자코프의 권력관계가 역전이 되었다고 생각했기에 의자의 크기가 상하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4. 이반과 사탄 현재 대학교 강의에서 문학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연극을 보기 전 강의 내용은 ‘믿을 수 없는 화자’였습니다. 믿을 수 없는 화자란 화자가 얘기하는 것이 과연 진실일지 거짓일지 의심하게 만드는 화자라고 합니다. 보통이 경우에는 화자가 정신병자이거나 어린아이이거나 등의 상태라고 합니다.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반은 사탄과 대화합니다. 대화를 하면서 이반은 사탄의 존재가 실존하는 것인지 아닌지 계속 의심했습니다. 저도 그 장면을 보면서 이것이 진짜 실존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반이 신경쇠약으로 인한 착각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이반의 머릿속에서 말을 거는 사탄은 실존 인물이 아니고 그냥 자신의 환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반은 사실 아버지가 죽는 것을 원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과 진짜로 그 사람이 죽는 것은 느끼는 바가 다를 것입니다. 또한 이반은 스메르지코프와 대화하면서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모스크바로 떠났습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이 이반의 죄책감을 자극했고 자기가 아버지의 죽음을 사주한 것이라고 얘기하는 스메르자코프로 인해서 굉장히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계속 자신의 죄책감을 자극하니 자신의 또 다른 마음을 사탄이라는 환상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극을 보면서 감탄했던 또 다른 점은 연출이었습니다. 극의 특성상 소품을 활용하는 과정들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도 소품을 설치하거나 빼는 과정을 매우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내었습니다. 그래서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고 집중해서 연극을 관람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연극을 보는 것도 처음이고 아직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이상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고 문학 소양을 한 번 더 쌓을 수 있었기에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극을 보았으니, 이제는 원작 소설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원작 소설과 연극을 비교해 가면서 읽다 보면 보다 원작을 보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길게 남겨주신 글타래에 감격하며 열심히 읽었습니다! 대학에서 극을 배우고 계시다니 역시 한 수 가르침이 ^^ 저도 연극을 보며 빨간 의자의 크기에 대해 생각했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반과 스메르가 바꿔 앉는 장면이 흥미로웠습니다 표도르가 얼굴 분장을 지우는 것을 그리고리가 촬영하여 무대 뒤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준 연출, 이반과 스메르의 망가진? 얼굴을 클로즈업 해 촬영하여 마찬가지로 보여준 연출에 대해, 5/18 관객과의 대화에서 질문이 있었고 나진환 연출님이 답변하신 내용을 기억합니다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고, 내 얼굴을 거울로 바라보는 느낌을 준 것이라고요...
오! 저도 핸드폰을 사용한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뒷줄에 앉아 있었는데 핸드폰을 이용해 화면에 배우들의 얼굴이 크게 클로즈업이 될 때 몰입감이 굉장히 커졌어요. 점토? 찰흙을 이용한 연출도 볼 때 생동감이 느껴졌고요. 그런데 배우들은 그 순간을 어떻게 견딜까 싶기도 했습니다. 숨쉬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요.
저는 이반이 나왔고 저랑 어울리는 책은 <악령>이라고 합니다. 평소에도 조금 비판적인 편이라 잘 어울리는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ㅎㅎ
저도 핸드폰 연출이 좋았어요 제일 앞줄이라 화면보다 배우들에 집중해서 느닷없이 핸드폰을 들고 나와 비출 때는 뭐지 싶었는데 무대 여러 방향에서 클로즈업된 인물들을 볼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표도르, 이반을 잠깐 내려놓은 배우들을 비추는 느낌이기도 했구요.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는 연출가님 의도를 알게 되니 더 반갑습니다 ㅎㅎ 인물들에게 흙더미를 바르고 뿌리는 연출은 무얼까 궁금했는데 혹시 그 효과는 얘기 안 나누셨을까요?
며칠 전에 연극을 보러 갔던 대학생입니다. ‘그믐’의 취지에 반해서 가입하게 되어 처음으로 글을 써 봅니다. 들어와서 보니 책뿐만 아니라 연극을 감상하는 ‘연뮤클럽’도 있어서 신기했고, 극장에 가서 연극을 본 적이 거의 없는 저로서는 연뮤클럽 모임 참가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였어요. 그래서 대전에 살지만 서울까지 올라가서 연극을 봤습니다!! 이 모임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오는 메일을 읽어보며 예매한 날짜가 다가오기 전까지 기대가 많이 됐어요. 3시간짜리 연극이었는데 신선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꽤 긴 만큼 많은 생각을 하면서 봤고 문학 작품의 일부를 연극으로서 감상할 수 있었던 경험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좋았어요. 대학교 수업에서 연출을 담당해보았던 저로서는 연출적인 부분이 눈에 들어왔고 그 중에서도 휴대폰을 사용한 연출이 독특해서 제일 기억에 남아요! 연뮤클럽이 처음이라 다른 분들이 많이 써 주신 해석들도 재미있게 읽어보았습니다. 성격 테스트에서는 ‘이반’이 나왔습니다. 같이 관람했던 동기들과 다같이 했는데 꽤 비슷하게 나와서 신기했어요 ㅎㅅㅎ 시간이 맞지 않아 모임이 있는 날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모임에도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그믐의 첫 활동이었고 온라인이라는 점이 저는 마음에 들었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너무 재미있게 글을 작성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오프라인 모임에 참가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대전에서 오셔서 연극을 보셨다니,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 대구 오페라하우스에 가서 오페라를 본 적도 있는데요, 혹시 대전에서 공연하는 좋은 무대가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온라인 모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더 많이 남겨 주세요 ♥ 같이 관람하신 동기 분들도 그믐연뮤클럽에 함께 참여해 주시면 좋겠어요 2기와 3기에도 쭉이요~~~
와~ 대전에서 대학로까지 가셨다니! 언제 보셨을까요? 그믐 단체관람은 토요일이었는데 그 날은 제법 대학로에도 사람이 많았어요. 이 날은 연극도 거의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자리가 꽉 찼었습니다. 다음 번에 시간 되시면 Katze님도 오프모임 함께 해요 :)
그믐연뮤클럽 2기 때도 뒤풀이 준비위원장을 맡아 주시는 거죠? 헤헷 ^^ @Katze 님도 꼭 모셔 보도록 해요~~~
연극을 보고나서 중권을 건너뛰고 하권을 몇장 보았는데, 이반이 처참히 무너져 있어 놀랐습니다. 연극이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를 메인으로 보여줬지만, 짧은 시간에 정말 엄청난 캐릭터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극/영화에서 꼭 한번은 깜빡 졸았었는데 이번 연기를 졸지 않고 볼 수 있던 흡인력이 너무 좋았습니다.
3에 답해 보자면,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는 파멸극입니다. 도스토옙스키의 3대 장편은 모두 한 가지 주제의식을 뚜렷하게 드러낸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무신론의 경고입니다. 사람은 믿음이 사라지면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어 버린다 는 것이 도 선생님의 주장인데요, 이후 그가 우려했던 대로 세상이 무신론자로 가득차게 되면서 도 선생님이 현명한 예언가의 자리에 오른 것 같아요. 도스토옙스키에 따르면 무신론은 절대 그 당사자 한 명만 파괴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악령>을 보면 막상 스따브로긴보다 그 옆에 간악한 뱀같은 뾰또르가 더 많은 나쁜 짓을 저지르고 다닙니다. 무신론자를 악령에 빗댄 원제도 Besy 즉, demons 이니 "악마들"인거죠. 믿음이 사라지면 귀신 들린 돼지떼가 될 것이라는...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도 막상 이반보다는 그에게서 영적으로 감동감화받은 스메르자코프가 살인을 저지르지요. 무신론은 엄청나게 큰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점점 그 이론은 전파되어 널리 퍼지고 여기에 오염되면 결국 그 끝은 스메르자코프처럼 파국에 이른다며 엄중히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이라 저는 생각했어요. 저도 @불량자전거 님처럼 원작의 해석을 좀 중시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연극을 그냥 그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고요. 다음 번엔 연극 먼저, 독서 나중으로 경험해 보고 싶기도 하네요.
공연을 먼저 보고 책을 나중에 읽는 것도 아주 흥미로울 것 같아요 원작이 있는 영화를 먼저 보면 내용이 스포가 되어 책을 읽기 시시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동진 영화평론가님과 김겨울 작가님의 대담에서도, 책이라는 매체?에 담겨진 내용이 훨씬 더 깊고 풍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책을 나중에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확한 대화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런 취지에 상호 공감하는 이야기였어요) 다음 연뮤클럽 기획할 때 선 관극 후 독서 일정으로도 생각해 봐야겠네요~!
2. 스메르자코프는 왜 그랬을까요? 발제 답을 생각하면서 이반과 스메르쟈꼬프의 대화가 실린 하권을 일부 다시 읽었어요. 작년에 읽었을 때는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이네요. 아마 연극에서 이반과 스메르쟈꼬프가 얽혀있음을 시각적으로 강렬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나 생각합니다. 작년 원작을 읽을 때는 이반과 스메르쟈꼬프가 독립된 개별 인간으로 느껴졌어요. 논리적으로 신을 거부하며 고통에 직면하는 인간인 이반(‘도대체 이제 신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과 고통으로 태어나서 어머니를 유린한 악한에게 털끝만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한 채 (기존 질서 자체가 악이고 부당한 상황이며 그 안에서 무기력한 존재임)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가치를 앞세워 기존 질서를 파괴해 버리는 스메르쟈꼬프라고 느꼈던 것이지요. 그런데 연극을 보고 책을 다시 읽으면서 이반이 만들어낸 환영 (악마)와 스메르쟈꼬프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악마가 사라지면서 동시에 스메르쟈꼬프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는 점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기 때문이에요. 이반은 시험받는 자이고 그의 내면의 악마가 스메르쟈꼬프였구나 싶습니다. 특히 이 소식을 전한 사람이 알료샤라는 점도 눈에 들어오네요. 알료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만일 스메르쟈꼬프가 죽었다면 아무도 이반 형의 증언을 믿지 않을 거야. 하지만 형은 법정에 출두해서 자백하겠지! 하느님께서 승리신 거야!’ 도스토옙스키가 알료샤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을 이야기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네요.
"사랑하는 덴 뭔가 이유가 있는 거야, 너희 둘이 나한테 뭘 해줬는데?"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해봐, 알료샤처럼." 표도르, 드미트리, 이반, 스메르자코프가 끊임없이 돈과 여자를 탐내며 카라마조프가 카라마조프하는 가운데, 알료샤만이 저주받은 카라마조프의 사슬을 사랑으로 끊어내죠 ♥
지금보니 17시간 남았다고 나오는군요. 오늘 자정이면 이 모임이 끝나네요. 아쉬운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안 읽는다는 고전 중의 고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우연히 읽게 되고, 또 이렇게 연극으로도 접하게 되었는데요.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앞으로 다른 고전들도 많이 읽고 싶어집니다. 연극도 많이 보구요. ^^ 이번 그믐 활동을 하면서 느낀게 많아요. 제 주변에 있고 제가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보통 저와 비슷하기에 친근하고 좋기는 하지만 자극은 덜 되는데요. 이렇게 모르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각적으로 답이 오고가는 채팅창이나 줌미팅과는 다른 매력이 있네요. ^^
2번 스메르자코프가 연극 시작때 하인으로 고개를 푹숙이고 형제들과 아버지 옆에 쭈그리고 있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못하는데서 생긴 결핍과 증오, 존재에 대한 불완전함이 파멸에 이르게 된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 스메르자코프는 왜 그랬을까요? 이 질문은 꽤나 중의적입니다 작품에서 그가 직접적으로 목숨을 빼앗은 사람은 비단 한 사람이 아니니까요 두 번째 살인에 대해서도 그 이유와 목적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두근두근 기대와 더불어 4월부터 이어온 모임이 오늘밤 마무리되네요 '그믐연뮤클럽'이라는 첫 시도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작품으로 몇 편을 골라 놓고, 최종작을 엄선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를 계획 중입니다 ^^ 언제까지나 함께 해 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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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by 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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