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D-29
가감 없는 솔직한 후기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ㅋㅋㅌㅋ 저는 다른 날 관람해서 모임은 참가 못했지만 재미있었을 거 같아요!!
재관람 가기 전, 캐릭터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예전에 기록해 두었던 인물별 특징을 복기해 봅니다 알료샤에 대한 묘사는 지난 번에 먼저 올렸었는데요, 스메르자코프에 대해서는 사진 한 장으로 갈음하겠습니다 ^^ [ 제1권 어느 집안의 내력 / 제2장 달갑지 않은 회합 / 제3권 색마들 ] 中 인물편 정리 (열린책들 버전 / 표도르, 드미뜨리, 까쩨리나, 그루셴까 순서) 표도르 까라마조프 : 그의 용모는 그때까지 그가 살아온 모든 삶의 특성과 본질을 생생하게 입증해 주고 있었다. 항상 오만함이 서려 있고 의심기가 역력한 데다 냉소적인 그의 가느다란 두 눈 아래에는 길쪽한 살집이 잡혀 있었다. 기름기가 번지르르 흐르는 조그만 얼굴에는 많은 주름살이 새겨져 있었으며, 혐오스러울 만큼 음탕한 모습을 더해 주는 커다랗고 길쭉한 비계덩이 혹이 뾰족한 턱에 마치 지갑처럼 매달려 있었다. 게다가 입은 길게 찢어지고 탐욕스러웠으며, 두툼한 입술 사이로는 썩어 버린 시커먼 이빨 조각들이 눈에 띄었다. 또 말을 할 때면 언제나 침을 튀기곤 했다. 그러나 어쩌면 자신은 만족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얼굴에 대해 즐거이 익살을 떨었다.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매우 뾰족한 데다가 심하게 휘어진 매부리코를 특히 화제로 삼았다. <영락없는 로마 인의 코야. 이 혹과 어울려 쇠퇴기 고대 로마 귀족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잖아.> 그는 그것을 자랑스러워 했던 것 같다. p.46-47 드미뜨리 까라마조프 : 28세의 젊은 사내이며, 보통 키에 수려한 용모를 갖추고 있었으나 나이에 비해 상당히 늙어 보였다. 근육질의 사내로서 비록 그의 얼굴에는 뭔가 병적인 것이 엿보였지만 뛰어난 체력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은 여위었고 두 뺨은 움푹 꺼졌으며 안색에는 환자의 황달기 같은 것이 어려 있었다. 상당히 크고 검은 두 눈은 퉁방울처럼 튀어나와 있었고 대단한 고집을 가진 듯하지만 어딘지 초점이 흐려 있었다. 흥분하여 씩씩거리면서 말할 때조차 그의 시선은 자신의 심리 상태를 거역하고 있는 듯 무언가 당시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엉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딘가 모르게 생각에 골몰하고 있는 듯한 우울한 눈빛을 하고 있다가도, 재미있고 장난기 어린 생각에 빠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갑자기 호탕하게 터뜨리는 그의 웃음소리에 사람들이 놀라는 일도 적지 않았다. p.121-122 까쩨리나 이바노브나 : 그녀의 불타오르는 크고 검은 두 눈은 매우 아름다우며, 그 창백한 두 눈은 약간 누르스름한 기색이 비치는 갸름한 얼굴에 특히 잘 어울렸다. 그 두 눈과 매혹적인 입술의 윤곽에는 드미뜨리가 한때 무서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 사랑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중략) 지금 그녀의 얼굴에는 가식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는 순박한 선의와 솔직하면서도 열정적인 진실이 빛나고 있었다. 지난날의 그 <당당함과 오만함>은 지금은 단지 대범하고 귀족적인 에너지와 자신에 대한 어떤 뚜렷하고 강력한 확신으로 비쳤다. p.257 그루셴까 :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하게 보이는 착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아닌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다른 아름다운 여자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평범한> 여자가 아닌가! 사실 그녀는 매우,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으며 많은 사내들의 정열을 자극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러시아적 미인이었다. 그녀는 상당히 큰 키였으며 몸매는 풍만한 데다가 몸 동작도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부드러웠고, 목소리도 어떤 달착지근한 향기를 뿜어내듯 여성스러웠다. 그녀는 화사한 검은 비단 옷을 사각거리며 안락의자에 사뿐히 걸터앉아 거품처럼 하얗고 토실토실한 목과 넓은 어깨를 검은 모직 숄로 얌전히 감쌌다. 그녀의 나이는 스물두 살이었으며 얼굴은 자신의 나이를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 얼굴은 매우 흰 편이었고 뺨에는 연분홍빛 홍조가 돌고 있었다. 얼굴형이 너무 넓은 게 아닌가 싶고 아래턱은 살짝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윗입술은 얇았으나 약간 튀어나온 아랫입술은 두 배 가량 두꺼워 마치 부어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놀라우리만치 매혹적인 검은 머리칼, 짙은 검은색 눈썹, 속눈썹이 긴 아름답고 푸른 눈 등은 혼잡한 군중 속을 거니는 아무리 무심하고 부주의한 남자라 할지라도 일단 마주치기만 하면, 갑자기 그 앞에 걸음을 멈추어 서서 오랫동안 그 얼굴을 못 잊을 것이다. 그녀는 천진난만한 눈으로 바라보며 무엇이 그리 좋은지 즐거운 표정이었고,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리라는 확신에 가득 차서 조바심내는 어린애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벙글거렸다. 그저 천성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고양이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몸 동작과 달리, 그녀의 몸매는 풍만하고 힘이 넘쳐흘렀다. 숄 밑으로는 넓고 풍만한 양 어깨의 아름다움의 절정에 다다른 젊은 처녀다운 볼록한 젖가슴이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몸은 분명히 비율이 약간 과장되긴 했지만 밀로의 비너스 상의 형태를 그려나가는 듯했다. 러시아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루셴까를 보면서 그 싱싱하고 젊음이 넘치는 아름다움도 서른 살이 되면 조화를 잃어 뚱뚱해지고 얼굴은 살이 쪄 축 늘어지며 눈가와 이마에는 얼마 안 되어 주름살이 가득하고 얼굴빛은 윤기가 사라져 어쩌면 불그죽죽해질지도 모르는, 한마디로 말해서 러시아 여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찰나적인 아름다운, 무상한 아름다움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드시 예언할 것이다. 그녀는 말꼬리를 늘이며 음절 하나하나의 발음에서 억지로 달착지근한 뉘앙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물론 그것은 낮은 교육 수준과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저속한 예의 관념을 입증하는 나쁜 언어 습관에 지나지 않았다. p.262-264
스크롤 내리다가 마지막 사진에 놀랐습니다ㅎㅎ 이기돈님 화이팅!
원작을 읽어서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이를 어떻게 극으로 구현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갈지도 관람 포인트였고요. 독서는 독자가 자신의 마음대로 속도를 조절하지만 연극은 모두가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을 공유하니 그 안에서 이끌이의 호흡과 리듬감이 엄청 중요하니까요. 무대는 무채색을 기본으로 하되 붉은색이 때때로 강렬하게 들어가 단조로운 가운데 임팩트있는 효과를 주셨던 것 같아요. 1부 재미있고 보았고 본격적으로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2부는 제가 해석한 내용과는 달랐지만 고전에는 정답이 없으니 연출자는 이런 측면에 초점을 맞춰 각색을 하셨구나 하면서 보았습니다. 책 읽을 때는 너무나 혐오스러웠던 아버지 카라마조프가 배우님의 열연으로 갑자기 측은하고 딱해 보이면서 이해와 납득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니 정말 살아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네요. 반면 원작에서는 아이들과의 에피소드, 수도원에서의 생활 등등으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던 알료샤가 연극에서는 그냥 착한 아들로 납작해진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극의 비중이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위주이니 이 부분은 어쩔 수 없긴 해요. 워낙에 원작이 방대하니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낼 수가 없지요. 드미트리도 마찬가지였구요.
알료샤와 조시마 장로, 매력덩어리 드미트리, 콜랴와 친구들의 모습을 담은 연극도 궁금하긴 합니다. ^^ 처음에 책을 읽을때 저의 최애는 드미트리였는데...ㅎㅎ 이반...그리고 알료샤로 넘어가고 있거든요. ^^
책을 1권의 2부 4편 파열까지 읽은 채 연극을 보고 왔습니다! 그리하여 1막은 좀 수월하게 본 듯 하고 2막은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대립과 에너지가 강렬해서 잘 따라갈 수 있었어요. 정동환 배우님의 표도르가 너무 천연덕스러워서, 그 술취한, 어릿광대 같은, 분노와 치기와 후회 등을 마구 왔다갔다하는, 그 모든 장면이 다 자연스럽고 납득이 되더라구요. 스메르자코프 배우님의 광기같은 집중력에도 감탄했습니다. 다만 책을 끝까지 읽고 갔으면 2막의 어떤 부분이 각색이고 해석인지 명확했을텐데 싶어 많이 안타깝습니다. 이번 기회에 꼭 완독하고 다시 한 번 연극무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믐이세요... 소리 내 말걸지는 못하더라도 보이면 혼자 반가워할랬는데 못 뵈어서 것도 아쉬웠어요 ㅎㅎ)
앗, 어제 C 구역과 D 구역에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인사 나누지 못해 아쉽네요 다음 기회를 꼭 기약해요 ^^
1차 관람 시 많은 분들께서 스메르자코프 역의 이기돈 배우님께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하셨죠!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번 꽃바구니는 「이기돈 배우님 응원합니다 - 지식공동체 그믐연뮤클럽」으로 준비하였는데요 극장 들어가는 1층 입구에서 마침 배우님을 똭! "(버벅버벅) 지난 주말에 단체관람하고오... 너무 좋아가지고오... 다들 너무 좋다고 하시고오... 연기 너무 힘드실 텐데... 더구나 공연 전이라 너무너무 힘드시겠지만..." "어제 하루 쉬어서 괜찮아요 ^^ (꺄악?!)" "아아아! 너무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사진 한 장 같이 찍어 주실 수 있을까요?! ;;; (찰칵찰칵)" Il mondo님과 함께 찍었습니다 ^^ 꽃은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 평일인 데다 2차 관람이라 스스로 좀더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B2층 물품보관소 앞 캐보와 포스터를 둘러보았습니다 이번에는 프로그램북도 사고 예전 공연 엽서 세트도 무료로 가져올 수 있어 함께 챙겼습니다 재관람은 늘 다른 부분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일단 마음가짐부터가 으쓱해요 - 단원 느낌?! ㅎㅎ) 진흙과 페인트를 이용한 퍼포먼스도, 자첫 때의 충격이 덜해지니 대사와 신체 표현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에는 잘 주목하지 못했던 카체리나의 심리 변화와 긴 대사도 주의깊게 보았습니다 평일 공연이라 GV가 없었지만 커튼콜도 좀더 여유있게 촬영하였습니다 카라마조프 공연은 26일까지, 우리 모임은 29일까지 계속됩니다~~~
어둠의 관조자 스메르쟈꼬프 님이 꽃 받은 남자가 되었네요!! ^^ 정말 기쁘셨을 것 같아요. 공연을 두 번 보시는 열정에 감탄합니다.
소박한 꽃바구니에 응원과 사랑을 가득 담아, 스메르의 영혼에 작은 위로가 되었길 바랐습니다 ♥
꽃바구니에 제 마음도 담겼으면 좋았을 테지만요 육성으로 외쳐봅니다 "이기돈 배우님 짱!"
물론 담겼지요 "짱짱짱" 외침과 함께요 ^^
저 완전 갑작 사진찍게 되어 민망했는데 어제 이기돈님 열연과 그 신기한 움직임?에 놀랐네요. 대사나 말투보다 그 몸의 움직임을 통해 스메르자코프를 볼 수 있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코어 근육이 없으면 배우를 못 할 것 같더라고요. 2부에서는 이반과 스메르자코프가 서로를 메치는(?) 부분도 많던데 체력적으로도 중심 잡으면서 연기하시는 게 보통일이 아닐 듯 했습니다.
N차 관람이시군요. 대단하십니다. 책은 여러번 읽은 적이 있지만 연극은 N차로 본 적은 없어요. 다음에 저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
2차 관람평 즐겁게 읽었어요. 꽃다발 너무 예쁩니다. 마침 또 이기돈 배우님과 사진을!! 완전 부럽잖아요 T.T
@수은등 님과 한때 필사 함께 했던 부심 넘치며 ^^ 작년에 도박사 읽기 모임 할 때 적어 두었던 좋은 문장들을 공유해 봅니다 민중에게는 말없이 끝까지 참는 슬픔이 있다. 그러나 밖으로 터져 나오는 슬픔도 있어서 이 슬픔이 눈물과 함께 밖으로 터져 나오면 금세 통곡으로 변한다. 특히 이것은 여자들에게 그렇다. 하지만 이 괴로움이 말없는 슬픔보다 견디기 쉬운 것은 아니다. 통곡으로 치유받을 수 있는 것은 더 큰 고통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슬픔을 느낄 때다. 이런 슬픔은 더 이상 위로를 바라지 않고, 치유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생긴다. 통곡은 마음의 상처를 끊임없이 찌르고자 하는 욕망에 불과한 것이다. (27%) (열린책들 1권 p.89) "나는 방탕을 사랑하고, 방탕의 치욕을 사랑하고, 방탕의 잔인성마저 사랑했다." (69%) (열린책들 1권 p.193) '하느님, 오늘 제가 만나고 온 모든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마음의 평안을 잃은 그 불행한 이들을 구원해주시옵소서.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시옵소서. 모든 길은 주님의 손 안에 있음을 믿사오니 주님의 길로 그들을 인도해주시옵소서! 주님의 사랑으로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내려주옵소서!' 알료샤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성호를 긋고 포근하게 잠이 들었다. (99%) (열린책들 1권)
더클래식 버전 - 막장의 절정편 - 에서는 "카라마조프가 카라마조프 한다"는 말이 제대로 와닿았었습니다 * 공연에서는 극 초반 정동환 배우님과 이다율, 권수빈 배우님의 문란한 춤을 바라보는 이반의 경멸적 시선, 알료샤의 기절, 스메르의 외면으로 표현되었지요 "나한테는 말이야... 한평생 못생긴 여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지. 이게 바로 내 원칙이야!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니? 아니, 어림도 없을 거다. 너희 몸속에는 피 대신 젖이 흐르고 있거든. 아직 솜털도 벗지 못했어! 내 원칙에 따르면 다른 여자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재미있는 점을 어떤 여자에게서든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는 거지. 그러나 그것을 찾아내는 방법을 아는 게 문제야. 이게 중요해! 바로 이게 재능에 속하는 문제야! 나한테는 못생긴 여자란 존재하지 않아. 여자라는 그 사실만으로도 벌써 매력의 반은 있는 거니까... 아니 이건 너희들이 알 리 없지! 아무리 관심을 못 받는 늙은 여자라 해도 세상 남자들이 오죽 눈이 멀었으면 저런 여자를 여태껏 몰라보고 저렇게 늙도록 내버려두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되는 그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요령이 있거든. 맨발로 다니는 계집애나 못생긴 계집애는 아예 처음부터 깜짝 놀라게 해야 해. 바로 이게 그런 여자들에게 접근하는 비결이지. 아마, 너희는 이런 걸 몰랐겠지. 그런 것들을 깜짝 놀라게 해서 '이렇게 흘륭한 어른이 나 같은 비천한 계집애를 사랑해주시다니' 할 정도로 마음을 흔들어놓아야 하는 거야. 언제나 하인에게는 주인이 있듯이, 어떤 비천한 계집에게도 항상 주인이 있게 마련이지. 세상사가 다 그렇지. 인생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건 바로 그것밖에 없다니까! 얘, 알료사, 나도 죽은 네 어미를 언제나 깜짝 놀라게 해주곤 했단다. 어느 때는 다정한 말 한 마디 건네지 않다가도 적당한 때가 오면 갑자기 있는 애정을 다 쏟곤 했지. 무릎을 꿇고 엉금엉금 기어 다니기도 하고 발에 키스를 하기도 해서 언제나 나중에는 네 어미를 웃기고 말았지. 그 웃음소리는 또 얼마나 독특하던지, 가늘고도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독특한 소리였지. (중략) 어떤 여자에게서 그 나름의 매력을 발견하는 재능이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야! (81%) 아들들을 앉혀 놓고 만취한 아버지가 보란 듯이 하는 대화... 작년에 읽던 당시, '여자'를 '남자'로, '계집'을 '사내'로, '어미'를 '아비'로 바꿔 아래와 같이 필사해 보기도 했지만, 제 딸을 앉혀 놓고 이렇게 대화하진 않았네요 ㅎㅎ 딸이 드미트리처럼 호색한이 되거나, 이반처럼 고통의 심연으로 떨어질까 두렵더라고요 (알료샤처럼 홀리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극한 상황으로 밀어붙여 그렇게 하고 싶진 않으니까요 ^^) "나한테는 말이야... 한평생 못생긴 남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지. 이게 바로 내 원칙이야!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니? 아니, 어림도 없을 거다. 너희 몸속에는 피 대신 젖이 흐르고 있거든. 아직 솜털도 벗지 못했어! 내 원칙에 따르면 다른 남자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재미있는 점을 어떤 남자에게서든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는 거지. 그러나 그것을 찾아내는 방법을 아는 게 문제야. 이게 중요해! 바로 이게 재능에 속하는 문제야! 나한테는 못생긴 남자란 존재하지 않아. 남자라는 그 사실만으로도 벌써 매력의 반은 있는 거니까... 아니 이건 너희들이 알 리 없지! 아무리 관심을 못 받는 늙은 남자라 해도 세상 여자들이 오죽 눈이 멀었으면 저런 남자를 여태껏 몰라보고 저렇게 늙도록 내버려두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되는 그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요령이 있거든. 맨발로 다니는 사내애나 못생긴 사내애는 아예 처음부터 깜짝 놀라게 해야 해. 바로 이게 그런 남자들에게 접근하는 비결이지. 아마, 너희는 이런 걸 몰랐겠지. 그런 것들을 깜짝 놀라게 해서 '이렇게 흘륭한 어른이 나 같은 비천한 사내애를 사랑해주시다니' 할 정도로 마음을 흔들어놓아야 하는 거야. 언제나 하인에게는 주인이 있듯이, 어떤 비천한 사내에게도 항상 주인이 있게 마련이지. 세상사가 다 그렇지. 인생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건 바로 그것밖에 없다니까! 얘, 알료사, 나도 죽은 네 아비를 언제나 깜짝 놀라게 해주곤 했단다. 어느 때는 다정한 말 한 마디 건네지 않다가도 적당한 때가 오면 갑자기 있는 애정을 다 쏟곤 했지. 무릎을 꿇고 엉금엉금 기어 다니기도 하고 발에 키스를 하기도 해서 언제나 나중에는 네 아비를 웃기고 말았지. 그 웃음소리는 또 얼마나 독특하던지, 가늘고도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독특한 소리였지. (중략) 어떤 남자에게서 그 나름의 매력을 발견하는 재능이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야! "
연극의 주제곡이라고 해야될까요, 마지막에 나오던 노래도 좋았습니다. 배우님이 노래도 잘 부르시고 극과도 분위기가 잘 어울렸던 것으로 기억해요. 다만 가사는 조금 안 들렸어요.
저도 연극을 보고 난 후에 집에 가면서 계속 저주받은~~ 이러면서 흥얼거리면서 집에 갔습니다. ㅎㅎ 진짜 중독적이였어요. 커튼콜에서 노래를 다시 불러주신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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