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계를 통틀어 용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존재가 있기는 한 건가? 조화 따위는 원치 않아. 인류에 대하 사랑 때문에 원치 않는 거야. 나는 차라리 복수의 순간을 맛보지 못한 고통들과 함께 머물고 싶어. 비록 내가 틀렸다고 해도 차라리 나는 복수의 순간을 맛보지 못한 나의 고통을, 도저히 풀릴 길 없는 나의 분노를 간직할 거야. 그래. 조화의 값을 너무 높게 매겨 놓아서 우리의 주머니 사정으론 도대체 그 비싼 입장료를 감당할 수 없거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서 입장권을 반납하려는 거야. 더욱이 내가 정말로 정직한 사람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그것을 반납할 의무가 있는 거지. 그래서 정말로 실행에 옮기는 거야. 나는 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알료샤, 난 그저 신에게 그 입장권을 극히 정중하게 반납하는 거야. ”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 / 민음사 / p.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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