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D-29
그믐에서 처음으로 함께 연극을 보았습니다 이름도 창대한 도스토옙스키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각색한 <이반과 스메라자코프>였습니다 하늘도 파랗게 화창하고 몇년만의 혜화동과 연극관람에 아침부터 설레더라구요^^ 대학로TOM 공연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큰 공연장과 공연을 보러온 많은 사람들 때문에 살짝 놀랐습니다 줄이 길어 간신히 시작 전에 자리에 착석했는데 배우분들과의 거리가 가까워 살짝 긴장되더라구요 공연이 시작되고 우선 가장 알려진 정동환 배우님이 아버지인 표도르 까라마조프를 연기하시는데 오!! 연세를 느낄 수 없는 힘있는 연기력으로 압도하시더라구요 광대분장을 하셨는데 작품 속 표도르가 그랬겠다 싶은 이미지를 구체화 시켜줘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반 까라마조프를 맡으신 한윤춘 배우님은 앉아만 있어도 카리스마가 있고 까라마조프의 아이돌, 알료샤의 주인서 배우님은 역시 선한 하지만 그 집안에서 아픔이 느껴졌어요 전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스메르쟈코프가 궁금했는데 작품 속에선 뱀같은 악인처럼 느껴졌다면 연극에서는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서 그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내려는 깊은 심연같은 스메르자코프가 느껴졌어요 작품을 읽을 때는 왠지 외양도 어두운 뱀같지 않을까 했는데 연극에서 스메르자코프는 저는 첨에 알료사인줄 착각할 만큼 선한 얼굴을 하고 있더라구요 리다해 배우님이 연기하신 카체리나는 자존심 쎈 그래서 자신의 사랑을 바로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너무 안타깝더라구요~자존심과 명예가 뭐길래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구 하지? 왜 사랑하지도 않는 드미트리와 결혼하려구 하지? 답답하고 안타까웠는데 나중에라도 자신의 강정을 깨달아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극을 보는 내내 표토르 까라마조프의 무책임하고 향락적인 태도 때문에 상처받는 4형제를 보는게 슬프더라구요 그런 표토르 까라마조프를 아름다운 알료사는 왜 이렇게 계속 사랑스러운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는지~~ 어린 나이에 어디서 저렇게 정신수양을 했는지 신기했어요 책으로 읽을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공연으로 눈앞에서 보니 어떻게 저 눈빛과 말이 가능하지? 싶더라구요~ 진흙과 물감들을 배우들에게 붓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보는 내내 배우닝들 괜찮으신지 걱정되더라요 저는 걱정하며 보는데 대사 전달력이나 연기에 흔들림이 없으신게 역쉬!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 표도르의 광대같고 짐승같은 모습과는 달리 이반, 알료사,스메르자코프는 다들 똑똑한 모습에 신기했습니다 도대체 이 멋진 분들은 어디서 나오신거지?? 극을 보고 나서는 스메느자코프란 인물에 더 궁금하고 알고 싶었어요 그의 슬프고 부정 당한 삶 속에서 그가 꿈꾸던 세상과 그의 심연은 무엇이었을런지?? 이반을 동경하는 그의 모습에서 하인으로 살아가지만 그가 가장 되고 싶었던 모습이 이반이었나?? 그런 가정환경에서 이반이 꿈꾸던 세상은 무엇이었을런지 그 괴리 속에서 그의 고통은 얼마의 크기였을지~ 전 이번 극에서 그루센카가 등장하지 않은 건 좀 아쉬웠어요 방대한 내용을 풀어내는 연출가님의 고민과 능력에 감탄했습니다 다음에는 이들 극중 인물들을 스메르자코프, 알료사, 그루센카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듣고 싶었습니다 아! 표도르도요(도대체 왜 그렇게 사는건지 그가 이 비극의 단초라 여겨지더라구요) 뒷풀이 장소는 야외테라스는 넘 예쁘고 좋았습니다^^ 이번에 처음 만난 불량자전거님, dalmoon,프렐류드님과의 이야기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제 시간 때문에 작년에 같이 도박사 산을 함께 넘으신 후시딘님 쓰힘세님 스마일님 수은등님과는 더 대화를 나누지 못해 너무 아쉬웠구요~ㅜㅜ 저희 또 만날 수 있겠지요??♡ 이번 연뮤모임에서 언급했지만 책도 초보자분들은 베스트셀러 책만 아는 좁은 선택지 안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듯이 공연문화도 저와 같은 초보자들은 유명 대공연만 아는 한계가 있어 접근이 더 힘들답니다 마음과 다른 배경 지식과 이로인한 선택의 한계를 이번 연뮤와 같은 모임을 통해 길잡이를 해 준다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이반과 스메르쟈코프> 연출가님의 열정을 보니 더 고맙고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책과 함께 이분들의 열정과 꿈이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믐> 안에도 훌륭하신 작가님들이 많이 많이 계시는데 그분들의 책들이 훌륭하신 연출가님들과 함께 연결되고 이를 독자와 팬들이 다각적인 면에서 이들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작은 축제처럼 열리구요 전 작년 멀게만 느껴졌던 도스토옙스키 3부작(죄와 벌, 악령,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읽고 토론하기)은 그믐 안에서 어제 오셨던 분들 덕에 3개월의 대장정을 넘을 수 있었고 어제 공연을 통해 좀더 선명하게 작품 속 인물들을 정리하고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공연과 책의 문화가 각자가 아닌 함께 갈 수 있는 길도 모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그믐과 작가님들에게도 별의 순간이 곧 오길, 그 시간이 오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힘이 있으시길 그래서 암흑 속 그믐달처럼 사라지지 않고 우리와 함께 계속 남아주길 바랍니다~(살다보니 노력과 능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꽤 많더라구요~~^^;;) 어제 반짝반짝 했던 하루는 어제 오신 분들에게 또 하나의 행복한 기억으로 책과 공연의 콜라보라는 그믐의 또 한번을 나아가는 발걸음으로 남을거예요~😄
뒤풀이 때 얘기 나누지 못해서 저도 아쉬워요. 그래도 극 시작 전에 먼저 뵙고 인사 나누어서 좋았습니다^^
수북강녕님 김새섬님~~감사합니다^^ 뒷풀이 비용 입금했습니다~ 할 말도 많고 즐거운 뒷풀이였는데 막차 기차타느라 일찍 나서야하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ㅜㅜ 책을 좋아하는 또 같은 분들을 만나 반갑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같은 취향의 분들이 숨어있지 않고 어둠 속 별들처럼 더 많이 서로 나타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분명히 공연을 18일에 보러간다고 말했을 뿐 뒤풀이는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수복강녕님이 "뒤풀이 참석하시는거죠? 예약 인원을 늘려야겠어요."라며 기정사실화 하는 바람에(나이스~!) 어쩔 수 없이(응?) 뒤풀이까지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부끄럽고 쑥스러운 마음을 단박에 알아채시고 센스있게 질러주신 수북강녕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참석 안 했으면 너무 아쉬울뻔했어요.^^ 연극은 좋은 부분도 있고 제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 부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반의 입장이 강한 편이어서 연극을 통해 이반과 함께 무너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만 좀 반항만 하다가 나온것 같아요. ^^ 그리고 이후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나온 이야기였는데요. 스메르자코프와 카체리나를 이반의 분신이라고 계속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카체리나를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의문이 들기는 했는데요. 그런데 그런 관점에서라면 이 연극에서 그루센카는 안 나왔지만 카체리나는 나왔는지는 알겠더라고요. 연기자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해석의 부분에서는 제 생각과 결이 달랐기에 다른 해석을 보는데 의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한 번의 독서로 해석 운운하는 것이 좀 이상하니까.... 이해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퍼포머스는 좋았던 것도 있었고 별로 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연극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관객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제가 이렇게 좀 촌스럽습니다. ㅎㅎ 제게 연극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후 뒤풀이 시간이었습니다. 안 왔으면 어쩔뻔..(수북강녕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 날 나누었던 세세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지만 생략하고 '더티댄싱'을 즐겁게 회상 할 수 있었다... 까지만 하겠습니다. ('남과북'도 엄청 좋아합니다. 완전!) 테이블이 좌와 우로 나누어져 있어서 (전 좌파쪽!) 우파쪽분들과는 많은 이야기를 못 나누어서 아쉬웠습니다. 대신 김새섬님과 프렐류드님, Dalmoom님, 거북별85님, 수북강녕님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들 저에게 엄청 친절하셨는데요. 뉴비만이 즐길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고 마음껏 즐겼음을 알려드립니다.(제가 좀 오도방정 떨었던 것, 이해해주십사...) 어제가 꼭 [그믐연뮤클럽] 마지막 뒤풀이 같은 느낌이었지만 사실은 시작인거죠? 앞으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 참, 그날 경기도민 3인은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 자매들에 빙의, 열심히 지하철 역으로 달려가서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뒤풀이 참석을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멀리서 오신 분들이 염미정 자매처럼 사라지셔서 그리웠습니다 (그 가운데 김지원 배우님은 어느 분이신지? ㅎㅎㅎ) 그믐연뮤클럽은 쭈욱 이어집니다 앞으로도 함께 달리시죠 ^^ 스메르자코프는 계속 본인이 이반과 같은 결임을 스스로 이야기하지만, 카체리나가 이반과 비슷한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 관극을 통해 달리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 스메르는 '표도르 주인님과 가장 닮은 사람도 이반 도련님'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또 알료샤는 스메르자코프에게 '아버지를 닮아 있다'고 말해요 아버지를 닮은 것이 긍정인지 부정인지, 거 참... > 나진환 연출님은 우리 모두에게 표도르의 모습이 있다고 하셨는데 말이죠...
아, 그리고 수북강녕님~ 책선물 감사합니다.!! 감사하게도 악령 상권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중,하권을 나눠가지신 분들도 제가 상권을 가질 수 있게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시상식 소감 같군요. ㅎㅎ)
저도 어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방대하고 어려운 내용을 이렇게 각색, 연출한 분이 누굴까 궁금했는데 연출님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대다수 연극에서 배경이 바뀔 때 암전이 되곤 하는데(요즘 연극들이 다 그런 걸까요? 제가 요즘 연극을 너무 안 봐서... ㅠㅠ 아무튼) 이 연극은 무대가 바뀌는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도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운좋게 복도에서 연출님께 슬쩍 여쭤봤을 때 "'이건 연극이야!'라는 느낌을 덜 주려고 했다"는 말씀에 더해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부연 설명을 해주셨는데 '아하!'하고, 이해가 좀 됐습니다. 뒤풀이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캐스팅이 참 적절했다고 생각했어요. 연극에서 두 사람을 표현할 때 성적인 코드가 읽혔는데 뒤풀이에서 공감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 부분을 좀 더 생각해보고 싶어졌어요. ^ ^ 제 마음속에 연극에 대한 여운이 길게 남아 있었는지 집에 돌아와 피악 유튜브에서 배우님들 사전 인터뷰도 다시 봤네요. 연극 보기 전에는 이분들이 그냥 배우로 보였는데 지금은 표도르, 이반, 스메르자코프로 보인다는 건 그만큼 연기가 좋았다는 이야기겠지요? 그리고 뒤풀이... 뒤풀이 자리에 모인 저희들이 여행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러시아에서 도작가님 만나는 패키지 여행 후 밤에 맥주 한 잔 하러 모인 여행자들 말이죠. 사실 여행의 참맛은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부터 시작되는 음주와 토크죠! 무엇보다 앞에 앉으셨던 수은등님과의 대화가 제게는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반대쪽에 앉아 계셨던 분들 그리고 거북별85님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해 조금 아쉬웠어요. ㅠㅠ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는 그믐에서! 그럼 오늘도 각자의 여행을 잘 하시고요! 온라인 테이블에서 션한 맥주 또는 하이볼 마시며 또 뵙겠습니다~
제가 낯도 가리는데다가 대학로 야외 맥주집에 반해서 맥주를 너무 빨리 마셨어요^^ 그런데도 너른 마음으로 차분히 대화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뵈면 제가 꼭 허브차를 마실께요^^ 더욱 흥미 있게 얘기 나눴으면 합니다.
제가 더 감사해요~ 말씀 너무 재밌었어요! 책 속 문장으로 책을 기억하신다는 얘기가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덕분에 시 속 한 문장에서부터 생각을 길어올린 책 <시의 문장들>도 떠올랐어요. ♡
시의 문장들 - 굳은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시인의 말들문득문득 들려오는 시 한 구절에 마음이 설레지만 어떻게 시를 읽을지 모르는 이들에게 저자 김이경이 다른 방법을 보여 준다. 그 한 구절에 비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이 책에는 저자가 시 전편에서 받은 인상보다 시의 어느 한 구절에서 받은 감정이 편안하게 적혀 있다.
추천 감사합니다. 제가 한 해의 마무리로 그 해에 썼던 필사 중 베스트 문장을 뽑아본 경험이 있어서 (혼자 하는데도 다소 치열하답니다^^) 더 책 속 문장을 기억하는 것 같아요.
오! 수은등 님이 뽑으신 베스트 문장 궁금해요. 23년도 문장 알려주세요. ^^ 전 이번에 연극 보고 나서 기억에 남은 대사가 "신은 있는 거야? 불멸은 있는 거야?" 였습니다.
쑥쓰럽네요^^ 파트별로 있지만..., 그럼 하나만 올려봅니다. '아버지의 경건함, 스승들의 훈계, 자신의 지식, 자신의 구도 행위가 그를 지켜줄 수 있었던가요? 어느 아버지, 어느 스승이 지켜서서 그를 말릴 수가 있었겠어요?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는 일, 그러한 삶으로 스스로를 더럽히는 일, 스스로 자신에게 죄업을 짊어지게 하는 일, 스스로 쓰디 쓴 술을 마시는 일,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자 하는 일, 그런 일을 못 하게 누가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친애하는 친구여, 이러한 길이 어느 누구한테는 혹시 면제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당신이 설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당신이 어린 아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이 그 아이에게는 제발 번뇌와 고통과 환멸이 면제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기 때문에, 당신 아들에게는 그 길이 혹시 면제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믿고 있는 겁니까? 그렇지만 설령 당신이 아들 대신 열 번을 죽어준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그 아이의 운명을 눈곱 만큼이라도 덜어줄 수는 없을 겁니다.' 헤르만헤세 『싯다르타』
오, 좋은 문장이네요. "번뇌와 고통과 환멸이 면제"된 삶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도 더럽혀 지지 않는 무적의 흰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어떤 고통이냐 하는 것이 그 사람을 규정할 것 같아요. 문장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
세상에 얼마나 즐거운 자리였는지 짐작이 가는 정성스러운 후기들 덕분에 함께 하지 못한 사람은 아쉽기만 합니다. 연극은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는 하나만 위안 삼아 후기들 다시 정독하겠습니다!
다른 날, 다른 분위기에서 보신 감상을 나눠 주시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저도 내일 2회차 관람하면 또 다른 부분들이 눈에 들어올 것 같아 기대가 크네요 ^^
오늘 재관람하시는 날이네요. 배우들의 연기는 날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즐거운 관람되시길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믐 대표님과 수북강녕님께 깊이 감사드려요. 모두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함께 자리해주신 분들도 반가웠습니다. 저는 이 극에서 배우들의 열연과 무대 장치, 표현 도구들도 강렬했지만, ‘연극이 끝나고 난 후’가 인상 깊어요. 배우들은 자기가 맡은 역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들은 적은 있는데요, 그런 모습을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네요. 극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 때 맨발에 고뇌에 찬 힘겨운 스메르쟈꼬프의 모습을 보고는 아직 배역이 끝나지 않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상상하고 생각했던 세계가 배우와 무대 장치를 통해 재현 되는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와아 (입틀막) 올려주신 후기들이 너무 구체적이고 섬세해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 인상적인 관극이었음이 분명했죠?! 저는 내일 2회차 관람 갑니다 로비에서 Il Mondo 님과 "그믐...이세요?"를 또 외칠 예정인데, 오시는 분이 더 계시면 아는 척 부탁드립니다 ^^ 이번 주에도 관극과 이야기 나눔은 계속됩니다 저도 곱씹으며 또 쓰겠습니다~~~
그나저나, 얘야, 18세기에 어느 늙은 죄인이 있었는데, 신이 없다면 그것을 발명해 내야 한단는 말, 그러니까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발명해 내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지. 그래서 인간은 정말로 신을 발명해 냈지. 그러니까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건 이상할 것도, 놀라울 것도 없는 얘기이고, 오히려 정말 놀라운 것은 그런 생각이-그러니까 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인간과 같이 야만스럽고 사악한 동물의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었다는 사실인데, 이 생각은 그 정도로 성스럽고 그 정도로 감동적이고 그 정도로 현명하고 그 정도로 인간의 위신을 살려 준다는 거야.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인간이 신을 창조했느냐, 아니면 신이 인간을 창조했느냐와 같은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 / 민음사 / p.519 / 이반이 알료샤에게 하는 말
내 친구 같은 알료샤, 특히 신에 관해서는 더 그래. 신은 존재하는가, 하지 않는가? 이 모든 것은 그저 3차원에 관한 개념만을 갖도록 창조된 머리에는 전혀 맞지 않는 질문들이야. 그래서 나는 신을 기꺼이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덧붙여 우리로서는 도저히 알 길 없는 신의 현명함과 신의 목적도 받아들이고, 우리 모두를 하나로 결합시켜 줄 영원한 조화를 믿고, 또한 우주의 지향점이자 그 자체로 ‘하느님과 함께 계시고’ 그 자체로 곧 하느님이신 말씀을 믿고, 뭐 등등, 겸사겸사 무한성도 믿는다. (중략) 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이 점을 잘 알아 둬, 그가 창조한 세계를, 신의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 받아들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거야. 여기서 토를 좀 달아 둘 것이 있어. 즉, 고통이란 것도 결국엔 아물어 사라지게 마련임을, 인간들의 모순들이 빚어 내는 모욕적인 희극도 전부 애처로운 신기루처럼, 또 원자와 같이 부실하고 미미한 인간의 유클리드적 머리가 만들어 내는 추악한 허상처럼 사라져 버릴 것임을, 끝으로, 이 세계의 피날레에 이르러 영원한 조화의 순간에 뭔가 너무도 귀중한 것이 문득 출현하여 모든 마음들이 그것으로 충만하고 모든 분노가 사그라지고 사람들의 모든 악행들과 그들이 흘린 모든 피가 그로써 충분히 보상될 것임을, 사람들이 겪었던 모든 일을 용서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정당화하는 것조차도 충분히 가능해질 것임을 나는 갓난애처럼 확신하고 있어-하지만, 정말로 모든 것이 이렇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래도 나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심지어 평행선들이 서로 만나고 내 눈으로 그것을 보게 될지라도 말이야. 내 눈으로 그걸 보면서, 만났다고 말을 하게 될지언정 그래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자, 바로 이게 나의 본질이야, 알료샤, 바로 이게 나의 테제란 말이다.
[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 / 민음사 / p.521-522 / 이반이 알료샤에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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