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D-29
저도 소극장 공연은 몇 번 안봤고, 너무 오랜만입니다. 코로나 전에는 대극장 공연 위주로만 다니고, 코로나 이후로는 공연 자체를 거의 안가서....사실 소극장 연극이나 뮤지컬을 몇 번 봤는데, 자리가 너무 불편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도 공연장이 작은만큼 공연을 가깝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겠죠. 정신없이 살다보니 공연이 벌써 내일이네요. 소설 다 못 읽고 갈 것 같은데 말이죠ㅠㅠ
자리가 불편한 것은 분명합니다 아무래도 공간도 협소하고요 ^^ 저는 최근 1-2년 새 소극장을 다니면서 관객분들 매너가 정말 좋다고 느꼈어요 여기 Il Mondo 님과도 '공연장과 관객의 계층'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는데요 티켓 값이 비싸고 화려한 대극장에서 하는 공연일수록, 관객들이 지불한 비용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고 연기자, 연주자, 스탭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적은 경우가 더 눈에 띄는 것 같아요 (용어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만) 유명인이 등장하는 공연일 경우 '머글'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소극장에서는 기침 소리 하나, 고쳐앉는 자세 하나도 서로 조심하게 되고, 오글 없이 눈앞에서 배우의 땀과 숨소리를 느끼게 되니 기립박수가 절로 나오는 것 같아요 소극장 관객분들이 겨울에 패딩 착착 접어 오픈 보관대에 나란히 늘어놓고 입장하시는 것 보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나더라고요 ♥
오! 소극장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설명 감사합니다^^ 저도 매너있는 관객이 되어야할텐데~~~^^ 내일 날씨도 화창한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가겠습니다~
'머글'이란 단어를 대체하기가 쉽지 않아요ㅎㅎ 저도 예전에 유명인(아이돌)이 나오는 뮤지컬 본 적 있는데, 예상외로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잘해서 제가 또 편견이 있었구나를 깨달았죠.
어제 저는 세종S씨어터에서 <웃음의 대학>을 보고 왔는데요, 소극장이지만 널찍한 좌석 간 거리에 감동 받았습니다. (번외로 연극은 재밌었습니다. 워낙 검증된 대본인데다 송승환님 능청스러운 캐릭터 소화력도, 신주협님 자연스러운 연기도 다 좋았어요.) 한 때 잘 다니던 대학로 소극장 연극을 잘 안 보게 된 이유 중 분명히 협소하고 불편한 좌석도 있는 것 같은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런닝타임 180분이길래 조금 겁 먹고 있습니닼ㅋㅋ
오! 좋은 작품들 추천에 공연초보자에서 점점 공연을 바라보는 눈이 개안 중입니다~^^
오 세종 S씨어터! 사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너~무 커서 배우와의 호흡보다는 옆자리 관객과의 호흡이 중요한 곳인 데 반해, 세종M시어터와 S시어터는 광화문 접근성과 세종의 세련됨을 살리면서 소극장 느낌도 십분 만끽할 수 있는 곳이죠 ^^ 저는 S씨어터에서 최신 공연으로 <웃음의 대학> 직전에 <더 트라이브>를 보았는데요 연극열전 20주년 기념 <웃음의 대학>을 보셨다니 또 너무나 좋아 보입니다! (찾아보니 송영창, 황정민, 류덕환 등 여러 배우님들이 거쳐간 작품이군요)
작년에 도스토옙스키 3대 장편을 읽고 각 작품이 저의 뇌리에 박힌 내용을 한 줄 정리해 봅니다. 1.죄와 벌 사람을 죽이면 왜 안 되요? (솔직히 여러분도 조두순은 죽이고 싶잖아요. ft.라스콜리니코프) 2. 악령 날 봐, 내 안의 어둠이 이렇게 커졌어. (여러분, 무신론자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무신론은 패가망신의 지름길 ft. 도스토옙스키) 3.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제목은 형제들이지만 실질적 주인공은 나야 나. ft. 알료샤)
저는 2>3>1 순으로 재미있었습니다. 1이 세계 고전 상위 목록에 매번 올라 있는 것은 그나마 읽을만한 분량이기 때문이라 생각했고요. (2,3은 정말 길어도 너무 길...) 2는 도선생님이 무신론자 되면 이렇게 나락 간다고 무서운 묘사로 보여주는데 그 무신론자의 세계가 저에게는 너무 매력적이었네요. 읽을수록 빠져들었어요. 1을 읽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건 스비드리가일로프의 권태로움이었고 2는 끝부분에 스따브로긴이 고백한 (어린 소녀에 관련된) 범죄에 관한 그의 무심함. 그 부분 읽고 정말 전율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데 뒷목이 서늘해요. 3은 아주 크게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는데 또 스토리만 보자면 꽤나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거북별85 님이 도스토옙스키 3대 장편 읽었더니 다른 소설이 눈에 안 찬다고 예전에 그러셨는데 정말이지 완전 공감했어요. 내일의 공연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정리중입니다.
악령은 안 읽어봤는데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읽고싶은 생각이 드네요 . 무신론자의 매력적인 세계라... 흥미가 생깁니다. ^^
악령은 그야말로 <악인전>입니다 암요! 죄와 벌에는 소냐가 있고 카라마조프 가에는 알료샤가 있는데 말이죠 ♥♥♥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 작년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 연뮤클럽에서 함께 관람한 공연도 주욱 늘어놓고 이게 더 재미있었다, 저게 더 흥미로웠다고 이야기 나눌 때가 오겠죠~?! 내일 도박사 티셔츠 입고, (4열이라 전혀 필요없는데도 폼으로) 오글 들고, 카라마조프 책 챙기고, 깜짝 선물 가지고 대학로로 향할 생각에 두근두근하네요 ♥
저 방금 보고 나왔습니다! 와우! 이반과 스메르자코프의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가다니 굉장히 흥미로웠고, 배우분들 연기도 엄청났어요. 행위예술을 보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정동환 배우님은 래퍼로 데뷔하셔도 될 것 같은~ (자세한 건 직접 보실 분들을 위해 생략) 그믐에서 인사해주신 주인서 배우님 연기도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주인서 배우님 나오실 때 내적 친밀감에 주책맞게 박수치고 손 흔들뻔. ㅎㅎ 자세한 감상은 내일 뒤풀이에서 나누겠습니다! 참! 입구에서 마스크 나눠주시는데 비염이 있으신 분은 꼭 받아두셔요. ^ ^
따끈따끈한 흥분이 그대로 전해지는데요 기대감이 더 증폭되네요 ^^ 내일 보고 나서 함께 이야기 나눠요~~~ ♡
이런 꿀팁이라니!! 공연의 막이 오른 게 실감나네요. 이미 공연을 보셨지만 오늘 또 뒷풀이 참석을 위해 와 주신다니 뒷풀이추진위원장으로서 어깨가 으쓱으쓱합니다. 곧 뵐게요.
한 번 더 읽어보고 보려고 했으나 결국 책도 못 들춰보고 가는군요 ㅠㅠ 이따가 뵙겠습니다. 대학로는 진짜ㅡ오랜만에 가는듯요!
ㅎㅎ 저두 그냥 1년 전 흐릿한 기억만 믿고! 다른 분들만 믿고! 갈거라서~~^^;; 하지만 화창한 파란 하늘에 그냥 발걸음만 가볍게 참석하겠습니다~ 너무 오랫만 헤화동에 방문과 그믐 회원분들과 공연에 설레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가고 있어요~ 잠깐 다시 열어본 부분은 조시마 장로 젊은 시절인데 이 부분만으로도 단편 한 권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네요. 글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극의 세계로 넘어갑니다!
현장 소식입니다 ^^ B1에서 티켓 찾으시고 TOM1관 로비에서 대기 가능합니다 공연장은 B3인데 15분 전부터 입장 가능하고 대기 공간이 협소합니다
발권줄이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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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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