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4. 차무진의 네 가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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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미드 <워킹 데드>를 몰아보며 이런 상황이라면, 과연 나는? 이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쫄보에 맨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는 나와 마주하곤, 절망했지요. 그리곤 지금의 세상이 한없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만약 제가 <인 더 백> 세계관에 있다면, 메어린을 찾아 다녀야 겠네요. 알아서 적당한 부위를 알맞게 구워주는.... 저는 손가락이 잘리기 전에 얼른 받아 먹겠습니다.
저는 『인 더 백』 세계관에 있다면 그냥 69~70쪽에 나오는 BMW 속 사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거 같아요.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어서요... 그냥 고문을 계속 받는 것 같은 삶인 듯 하거든요. 자식이 있다면 저도 동민처럼 행동하게 될까요. 만약 메어린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형님으로 모시고 졸졸 따라다니겠습니다. 손가락 잘리기 전에 알맞게 구워진 고기를 얼른 받아먹으면서 “형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거예요.
BMW에 타시기 전에 메어린을 찾아 꼭 작가님께 보내드리겠습니다.
저도 헐크 혹은 브래드 피트가 되는 건가요!? ^^
예전에 어떤 책에서 식인하는 부족들이 걸리는 병에 관해 다룬 적이 있는데, 뇌와 장기 부분을 먹지 않으면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남성들이 보통 허벅지나 근육 부분을 먹고, 여성과 아이들이 장기와 뇌 부분을 먹었는데 그 병이 아이와 여성들만 걸려서 조사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메어린이 똑똑한 거죠. 장기만 쏙쏙 피해 잘라 먹는....아이 맛있어~ ㅜ.ㅜ
@차무진 작가님께 궁금한 점 여쭤봅니다. ^^ 제가 읽은 거의 모든 작가님 작품에서 한 문장짜리 문단들이 꽤 자주 나옵니다. 그렇게 한 문장이 한 문단이 되도록 행갈이가 계속 이어지는 장면들도 많고요. 그런 부분은 다른 문장부호나 볼드 처리를 하지 않아도 그 대목이 무척 강조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시적인 흥취도 납니다. 하지만 조금 낯설어 보이기도 하고, 자칫 잘못 쓰면 부작용도 날 거 같습니다. 이런 ‘한 문장짜리 문단’ 사용에 대한 작가님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의도적으로 사용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자연스럽게 이런 문장을 쓰시게 되는 건가요?
이 질문 받고 추가로. 저는 이 스타일이 코맥 맥카시 작가님께 바치는 오마주가 아닐까 생각했는데요. 어떠하실까요, @차무진 작가님? :-)
@박소해 작가님. 문단의 행갈이는 매카시와는 좀 달라요. 미아베 미유키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매카시야 말로 행갈이, 문단, 문맥, 대사 상관없이 마구 붙여서 쓰죠 ㅎㅎㅎㅎㅎ 네네. 제가 매카시를 추앙하는 걸 소해작가님꼐서는 누구보다 잘 아시죠. 음. 장맥주 작가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미아베미유키 같은 일본 소설의 영향을 받아서 제가 장면 흐름의 호흡을 조절하고 싶다는 의도였습니다.
@차무진 아 이해했습니다. 코맥 맥카시 작가님은 대화가 지문에 녹여져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 미야베 미유키! 알 것 같아요. 전 한줄 짜리 문단이 개인적으로 큰 부담이라, 결정적인 장면일 때 외엔 거의 쓰지 않는데 차 작가님은 워낙 능수능란하게 한줄 문단을 잘 쓰시는 게 부럽습니다. ^^
@박소해 작가님께도 여쭤보고 싶네요! ‘문단 길이는 이 정도가 적절하다’ 하는 개인적인 기준이 있으신가요? 저는 다른 작가들보다는 행갈이를 자주 하는 편이고, 예전에는 워드프로세서에서 한 문단이 5줄을 넘어가지 않게 강박적으로 조정을 했었어요. 요즘은 그러지 않지만요. 페이지에 글자가 너무 많으면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거 같아서요. 다른 작가님들은 어떻게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장맥주 전 문단을 처음엔 의미 단위로 끊지만 다음엔 시각적인 모양에 따라 끊어요. 미대 출신이라 그런지 소설을 그림 그리듯이 쓰는 편이에요. 그림을 잘 그리려면 뒤로 몇 걸음 물러나서 멀리서 전체를 조망해야 해요. 저는 어느 정도 글을 쓰고 나면 노트북 앞에서 일어나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멀리서 글을 살펴 봐요. 그 뒤 문단 모양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아서 고쳐주지요. 길게 가야 할 것 같으면 길게 짧게 쳐야 할 것 같으면 짧게. 차무진 작가님이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시는 한줄짜리 문단은 뭔가 강한 임팩트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순간에만 씁니다. :-)
와, 그렇군요. 작가들마다 자기만의 어떤 감각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저는 문단뿐 아니라 소단락(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여튼 챕터와 문단 사이의 단위) 길이를 이유 없이 신경 쓰는 편이에요. 이게 A4로 한 장 이상이 되어야 한다, 서로 길이가 비슷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데 좀 벗어나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사실 행갈이에도 전에는 조심스러웠는데 차무진 작가님 소설들 읽으면서 ‘이렇게 써도 괜찮구나’ 하고 느끼고 있어요. 저는 이런 한 문장짜리 문단에서 제임스 엘로이의 『아메리칸 타블로이드』가 생각나네요. 극도로 건조하고 폭력적이고 암울하다는 점에서 차 작가님 작품들이 엘로이 소설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메리칸 타블로이드제임스 엘로이 소설. FBI 특수요원 켐퍼 보이드, 경찰 출신의 건달 피터 본듀런트, FBI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 세 남자를 중심으로 1950년대 말 존 F. 케네디가 다음 대통령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암살당하기까지 FBI, CIA, 재계, 정계, 연예계, 마피아까지 얽힌 거대한 음모를 다룬다.
@장맥주 작가님. 네네. 의도적입니다. 편집팀에서도 그런 문장들을 위로 들어올려 붙이기를 원하더라고요. 네네. 맞습니다. 약간의 운율과 공허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느끼는 감정의 리듬이 있는데, 쓸때 그것들이 박스 형태로 페지이 안에 빡빡하게 들어가는게 싫었습니다. [여우의 계절]에서도 종종 그런 모습이 드러나요. 한동안 저는 계속 그런 식으로 줄바꿈을 할 것 같아요. 부작용이 분명히 있을듯한데요, 미야베미유키의 [에도시리즈]의 작품을 읽다보면 그런 줄바꿈이 종종 보입니다 (아마도 하이쿠나 짧고 비어있는 문장을 즐기는 일본인들에게 맞는 방법일지도요) 결론은 의도적이고요, 그게 제 머리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리듬 같아서요. @장맥주 작가님께서 역시 다각도의 시선을 가지고 계시네요!!
작품 소개에 "한국 장르문학의 리리시즘을 선보이며"라는 말이 이런 것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문학적 소양이 없는 저는 리리시즘을 찾아보고도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인 더 백> 복선 찾기 이벤트는 계속 됩니다! @차무진 이라고 쓰신 후 정답을 적으면 바로 차 작가님께 다이렉트로 전달됩니다. :-)
아폴론 저축은행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담주부터 인데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예스24, 교보문고에 리뷰 올렸습니다. 다른 작품도 욕심납니다..작가파기 들어갈 작가님 명단에 올렸어요^^ https://www.instagram.com/p/C6qiO3axaD_/?igsh=MWhwaW85aHRkdDJtaQ==
하. 정말 감사합니다. 읽고 외부에 이렇게 내용을 알려주시면 작가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정말이지 감사합니다. ㅠㅠ 이런 일을 어찌 보답해야 할지....
재밌는 책 많이 써주심 됩니다..작가님 초면인줄 알았는데 예전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서 더 좋았습니다..이왕이면 맞팔해주세요😄
맞팔했습니다. 너무 반가워요!!!! 잘 부탁합니다!!
작가님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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