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희는 책을 이루는 최소한의 단위가 '단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출판사 이름을 지었는데... 그렇게 멋지게 해석해 주시니 좋네요. 감사합니다.
[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D-29
레모
지혜
“ 사실상 그는 스스로를 발언권이 없는 부수적 피해자로 칭했다. 부당한 이야기였다. 분명 그는 중요했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아서는 안 되었다. 그러다가 내가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그늘에 가려지고 시야 바깥에 있는 사람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 잊힌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에 관해 종종 글을 쓴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6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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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 이 책은 여성 살해로 고아가 된, 순식간에 산산조각 난 존재들이 느끼는 망연자실과 헤아릴 수 없는 슬픔, 가늠할 수 없는 분노,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 죄책감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은 가라앉지 않고 떠오르려는 그들의 투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 책은 폭력적인 배우자에게 구타당해 쓰러진 모든 여성에게 분명하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쓰였다. 그들의죽음은 '치정'이 아닌 '소유욕'에 의한 것이다.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여성들은, 해방될 권리를 빼앗고 달아나지 못하게 하려는 손에 의해 죽임당했다. ”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7쪽,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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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어머니는 무방비 상태로, 적어도 우위에 서는 것이 불가능한 채로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는 가냘팠고 아버지는 힘이 넘쳤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조금도 없었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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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 더 는 화가 나지 않았고,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이제 그무엇도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삶은 뉴스거리가 되었고, 경찰과 법원의 소관이 되었고, 이제 내게는 발언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41,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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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에
10장까지 읽었습니다.
졸지에 사건 현장이 되어버린 집은 더 이상 집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목격자, 살해 피해자 유가족이 된 십대의 두 아이는 모든 것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아버지가 죽인 어머 니의 시신을 확인하고,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인 당시 상황을 진술하고, 마음을 안정시킬 집조차 사라진 두 아이의 고립이 처절하게 전해집니다.
그리고 자신이 목격한 것을 차분하게 진술하는 레아의 모습이 더 위태롭게 느껴져요. 차라리 화자처럼 구토를 하고, 못하겠다고 울부짖는 게 낫겠다싶을 정도입니다.
정말 글은 눈에 쏙쏙 들어오는데, 마음이 무거워서 책장을 빨리 넘기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ㅜㅜ
greeny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ㅠㅠ 너무 위태로우면서도 우리가 직면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수북강녕
"아빠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
동생은 딱 한 마디만 했다. "맞아."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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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지혜 '치정'이 아닌 '소유욕'에 의해 그랬다는 문장에 눈이 갑니다
'치정'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남녀 간의 사랑으로 생기는 온갖 어지러운 정'이고,
'소유욕'은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이네요
한편 '사랑'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이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았어요 자기의 전부라고 늘 말했다고 책 후반에 나오는데, 자기가 가진 것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거죠 사랑을 배타적 소유라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심지어 그 우위에 있 어 일방적이라는 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요
greeny
치정과 소유욕을 막연하게 비슷한 감정으로 분류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정확하게 알고 갑니다. 사람 관계에서 누군가를 지배하고 욕심이 커지면 정말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지혜
저도 이번에 '치정'의 뜻을 네이버 국어사전으로 검색하고, 그 의미를 명확히 하게 되었습니다.
greeny
“ 우리는 질병을 염려한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은 애초에 하지 않는다. 상상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근거도 없이 그렇게 믿는다. 우리는 살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외한다. 절대로 살인 사건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영화나 주간지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21,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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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y
너 어디야?
부엌.
혼자 있어?
엄마랑.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p23,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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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이 부분... 이 상황을 최소한의 대화로 독자에게 담담하게 보여줘서 더 충격적이었어요.
greeny
그쵸. 정말. 그냥 일상의 말인데, 상황때문에 그 간결함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ㅠ
해묘
한 가정 내에서 살인이 벌어지면 그것도 부모 중 하나가 다른 배우자를 죽였다면
남겨진 사람들은 정말 비극인 것 같습니다. 가족은 붕괴되어 버렸는데 타인에게는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지의 가족이 되기도 하니까요. 온전히 그 슬픔을 느낄 수도 없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하는 의문도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요.
피해자, 살인자의 자녀임에 동시에 목격자까지 되어버린 레아가 너무 안쓰럽습니다.
54쪽 '그런데 이상하게 소리도 들렸어요. 엄마의 비명 소리가 아니라, 칼로 찌르는 소리 요. 그런 소리가 나는 줄은 몰랐어요.' 이 부분이 너무 가슴 아파요,
sabina
동생은 팔을 늘어뜨리고 나를 마주 안지 않았다. 이 무기력은 적대감이 아니라, 동생에게서 삶이 빠져나갔다는 뜻이었다. P26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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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저도 잘 받았습니다. 어제 밤에 읽다 잤는데요. 오늘 악몽을 꾸며 일어났습니다 허허.
수북강녕
@도리 어떤 악몽을 꾸셨는지 심히 궁금합니다!
도리
으앗! 꿈을 잘 기억해두지 않아서요. (특히 나쁜 꿈은 더더욱!) 지금 어렴풋 기억나는 건 악몽까진 아니고 묘하게 현실 인물이 나왔고요 기분이 더러웠다! 만 남아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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