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

D-29
1780년대 메리가 비판하는 소설속의 전형적인 여성들이 250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여전하다는 생각에 씁쓸하네요. 약한 여자와 백마탄 왕자님 구도인 드라마 아직도 너무 많아서 지겨울 지경이니까요. 이런 작품을 계속 양산하는 작가들 너무 게으르고, 계속 이 공식이 대중들에게 통하는것도 답답해요. 그런 의미에서 메리 울스턴크레프트의 챕터를 읽으면서는 계속 놀람의 연속입니다. 이시절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멋져요.
신데렐라 스토리의 유해성을 지적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 그래도 요즘에는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담는 창작물들이 많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14장에서도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이런 가치관이 한번 더 나오죠, "메리는 '연약한' 여성이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비웃었다."고요.
저는 전위적이라고 느껴지는 게 메리 셸리가 이전 시대와 다른 방식으로 소설을 쓰는 거였어요. 사실 프랑켄슈타인 읽을 때 왜 이렇게 액자식 구성으로 복잡하게 썼을까? 라고 생각했지 이전 시대와는 다른 과감한 글쓰기 시도였는지 몰랐고, 마거릿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몰랐거든요. 그런데 다음 문장들을 읽으니까 이해가 됐어요. 마거릿을 통해서 메리는 가장 중요한 것은 탐색도 아니고, 지식과 정의에 대한 탐구도 아니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맺는 관계라는 점을 암시한다. 284p. 그 피조물과 월턴은 프랑켄슈타인의 사건 설명을 믿기 어렵게 만들고, 프랑켄슈타인이 결코 인정하지 않는 것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자기 피조물을 사랑하지 않고 교육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바로 프랑켄슈타인 자신이다. 괴물은 바로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고 메리는 말한다. 284p.
저도 <프랑켄슈타인>을 처음 읽을 때 마거릿이 오로지 로버트의 편지 수신인으로만 나오니 도대체 대사 하나 없고 직접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굳이 왜 언급했을까 의아했어요. 저도 <메리와 메리>를 읽으면서 마거릿의 존재 의의(!)와 <프랑켄슈타인>에 있는 메리의 또다른 페르소나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맺는 관계라는 점을 암시한다" 이 부분이 참 좋았던 게, 뒷부분에서 나올 메리의 다른 작품들과도 계속 연결되는 가치관이거든요. 메리는 사회적으로 오랫동안 고립되어 있었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을 갈망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연결이 중요함을 더 잘 알고 있던 걸까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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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부처님 오신 날’에 드리는 공지입니다. 😎 (이 메시지들은 14일에 예약을 하고 갑니다.) 책 읽고 감상 나눠주시거나 본문 발췌하는 메시지는 계속 보내주세요! 차근차근 답변 남기겠습니다. 그럼, 이번주도 힘내서 완독까지 아자아자!!
화제로 지정된 대화
📌3주차 5/15~5/22 21장 ~ 31장 🐥 21장 ~ 31장을 읽으며 인상 깊은 부분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 두 메리의 삶에서 결혼하지 않은 낭만적 사랑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자유연애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지금 사회에서는 메리들이 사랑 문제에서 겪는 어려움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메리들에게 길버트 임레이, 퍼시 셸리와의 사랑과 생활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왜 이들은 이렇게 낭만적 사랑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일지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마찬가지로 두 메리의 저작들에서 지금은 낡아 보일지 몰라도 당대에는 혁신적이었을 사상들이 있는데요, 그런 사상들 중 여러분에게 공감 혹은 반감을 샀던 가치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메리가 임레이와의 관계로 인해 겪게 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따라가면서 함께 마음이 요동치더군요. 사랑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본인 나름대로의 경험을 비추어서도) 알기에 임레이의 부재로 인한 메리의 고통이 결결이 전해지는듯 했어요. 그렇지만 쇠가 담금질을 통해서 더욱 단단해지듯이 메리는 임레이와의 관계가 악화되어갈수록 더욱 또렷하게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게 되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연인을 기다리는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메리가 자기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달아 가는 단락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해가 아직 높이 떠 있는 한밤중에 메리는 자기 생각을 노트에 기록하면서 임레이의 거부로 속상해하면서도 자신을 진단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을 자축했다. p412> 처음 임레이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면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결국 그녀는 그를 사랑하고 멀어지고 이별하고 독립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모든 일에는 득과 실이 함께 존재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메리는 자신이 사랑한다고 여겼던 남자가 실제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서서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진짜 임레이는 훨씬 약한 사람이었다. 메리와 사랑에 빠졌을 때 그녀의 이상주의에 고무되어 달라졌지만, 그녀가 사라지자 원래의 얄팍한 성향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p442> <글쓰기와 자기 성찰이라는 도구가 없었다면 메리는 실패했을지 모른다. 이제 그녀는 독자들에게 그 플롯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주려 했다. 여성들은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 남성을 그들의 '구조자'로 여겨서는 안 된다. 남성들에게 그런 종류의 힘을 부여하면 그들은 너무나 쉽게 짐승이 될 수 있다. p485>
오드네 님이 하신 말씀에 모두 공감합니다. 한편으로는 사랑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똑똑하고 당차고 자립적이 여성을 이렇게 만드나 싶다가도, 결국 낭만적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괴로워하는 과정이 있기에 다시 한 존재로서 어떻게 자립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찾아나가며 메리의 사상이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되기도 하고, 또 어렵고 힘든 일에서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발췌해주신 부분들에서도 울스턴크래프트가 고통스럽게 깨달았을 생각들이 잘 느껴집니다.
수 세기에 걸쳐 많은 사상가들이 ‘목적을 위한 수단’을 정당화하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을 비난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초래될 고통을 입증한 소설을 최초로 쓴 사람은 메리였다. (중략) 빅터 프랑켄슈타인처럼 그의 야망은 끝이 없다. 그는 유서내시아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명예, 명성, 지배”를 추구한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복한 오두막에서 쫓겨난다“고 유서내내시아는 한탄한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467,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발페르가》의 이야기를 하는 파트죠..! "수 세기에 걸쳐 많은 사상가들이 '목적을 위한 수단'을 정당화하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을 비난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초래될 고통을 입증한 소설을 최초로 쓴 사람은 메리였다." 정복, 사회적 야망 등을 중시하는 '남성적' 가치보다 사랑과 돌봄이라는 '여성적'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는 두 메리의 외침이 지금도 유효한 것 같아요.
메리는 자신의 주장을 분명하게 밝혔는데, 그것은 메리 이전에 어머니가 역설한 주장이었다. 남자들이 사랑이 아니라 야망에 이끌리면, 가족이 아니라 명성에 이끌리면 여성들과 아이들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중략) 어머니보다 보수적인 시대를 살았떤 메리에게 개혁을 촉구하는 최선의 방법은 허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중략) 메리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스승이자 영감의 원천은 이제 남편이 아니라 죽은 어머니였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467~468,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여성의 나약함을 미화하여 여주인공의 고통을 영웅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하는 대중 소설의 거짓을 폭로하려 했다. 여러 면에서 이런 플롯이 현실의 자신을 죽일 뻔했었다. 메리는 임레이에게 영웅의 온갖 능력을 부여했고 첫 번째 자살 기도에서 자신을 구출할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는 영웅이 아니었고, 메리가 무기력하게 아무리 오랫동안 기다려도 영웅이 되지 않았다. (중략)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484,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사실 구체적인 많은 부분에서(《향연》은 현재 우리의 관습에 충격을 줍니다. 하지만 고대의 작품들을 읽으려면 우리 자신을 우리 시대에서 그들의 시대로 옮기고 우리의 도덕이 아니라 그들의 도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360, 21장 메리 셸리 1818~1819,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이 부분이 저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해요. 서구권에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오랫동안 페미니즘 진영에서 잊혀졌던 인물이었고, 메리 셸리는 어머니의 가치관을 실현하지 못한 딸로 평가받아 왔다고 합니다. 지금의 기준에서야 울스턴크래프트와 셸리 모두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이들의 공과는 당대 시대사회상을 함께 고려해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메리는 연인으로서 임레이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패니에게는 아빠가 있기를 원했고 그의 우정을 원했다. 임레이와 달리 메리는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생각이었다. 그가 그렇게 결함이 많은 사람이라는 데 깊이 실망했지만 자신의 이타심과 정직함이 그의 마음을 움직여 자기를 다시 사랑하거나 적어도 그의 양심을 일깨우기를 바랐다. 메리는 이 가능성을 현실로 옮길 수 있을지 알고 싶다고 간청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436, 26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1795~1796,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죽음과 삶, 아이를 잃는 것과 아이를 얻는 것 사이에 끼어서 미래를 바라보는 것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만큼 위험했다. 무엇이든 희망을 품는 것보다는 더 나았다. 기억보다 고약한 것은 없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450,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프랑켄슈타인>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피조물은 폭력에 의지하고, 프랑켄슈타인은 견제받지 않고 마음껏 야망을 분출한다. <마틸다>에서 마틸다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아버지의 약탈에 노출된다. 사실 아버지의 욕정을 촉발한 것은 어머니의 죽음이다. -중략- 통제되지 않은 가부장적 권력은 남성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에게 위험하다. 남성의 욕구를 억제하려면 여성에게 힘이 부여되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안적 존재 방식, 공격과 야망이 아니라 사랑과 교육, 협력에 바탕을 둔 존재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454,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파리의 사회적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프랑스 혁명은 여성들의 삻에 긍정적인 역활을 했고, 여성에게 상당한 법적 특권을 부여했다. 1792년 8월에 이혼이 합법화되었고, 1791년 4월에는 정부가 딸이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 니콜라 드 콩도르세 후작은 여성 투표권에 찬성했다. 콩도르세 후작은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여성은 남성과 왕ㄴ전히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인류의 각 구성원은 전혀 권리를 갖지 않거나 아니면 모두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6 장. P 276,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아직 2주차 분량을 읽고 있습니다. 16장에서는 어머니 메리가 프랑스 혁명 당시 파리에 방문해서 겪은 일들이 나와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 자체가 역사적으로 대단히 큰 사건인데 그곳에 메리가 있었으니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켰을 것 같습니다. 저는 프랑스 혁명이 여성의 역사에 미친 영향력을 눈여겨보았는데요 1793년 프랑스 혁명이 여성이 투표권 획득을 만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거의 100 년이 흐른 후 1865년에 이르러서야 여성 참정권 운동이 시작되었다는 걸 보면 프랑스 혁명이 여성의 권리 향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데 메리가 생생하게 체험하게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됩니다.
프랑스에서 메리가 만난 다른 여러 여성 운동가들도 인상 깊죠! 올랭프 드 구주, 테루아뉴 드 메리쿠르, 헬렌 마리아 윌리엄스 등 지식인이라는 정체감을 갖고 있는 여성 인사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이런 교류가 프랑스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볼 때 확실히 당시 영국보다 프랑스가 여성을 조금 더 진보적으로 대했다는 것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공포정치 시기 진보 지식인들이 느꼈을 두려움이나 압박감도 생생하게 그려져서 이 부분도 흥미로웠어요. 프랑스혁명 전후의 분위기를 저자가 잘 묘사해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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