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

D-29
메리는 자신들의 관계가 평범한 것이 아니라고 고드윈에게 강조했다. 할 일이 있는 사람은 가족 중에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글을 쓸 사적인 시간을 확보할 권리가 있는 사람도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중략)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말이 큰 곤란을 겪는 아내의 일상적인 한탄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18세기에 메리의 주장은 인습적인 것이 아니었다. 본질적으로 메리의 주장은 철학을 현실에 적용한 것이었다. 메리는 <여성워 권리 옹호>에서 언급했떤 권리를 주장한 것이다. 고드윈은 자신들의 합의를 존중하고, 아내가 글을 쓸 수 있도록 가사의 책임 일부를 떠맡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없었고 집안인을 대부분 메리에게 맡겼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554,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글쓰기는 어느 정도나 형식적이어야 하고, 어느 정도나 개인적이어야 하며, 어느 정도나 상상력을 발 휘해야 하는가? 이것은 무미건조한 학술적 질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질문은 교육과 성별, 계급과 기회에 대한 핵심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작가로서 메리의 명성은 대부분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에 달려 있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555,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고드윈은 메리가 사용한 반복적 표현, 구어체 언어, 자전적인 여담을 싫어했고, 이런 요소들을 수사적 도구나 혁신으로 여기지 않고 미숙한 정신의 증거로 여겼다. (중략) 유감스럽게도 울스턴크래프트의 저술에 대한 고드윈의 평가는 이후 여러 세대애 걸친 독자들의 생각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독자들은 메리가 감히 ‘남성적’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고 비난했다. 많은 19세기 비평가들은 메리의 책에 너무 많은 것들이 동시에 공준하고 있고, 개인적이면서 허구적이고, 역사적이면서 자전적이고, 격식을 차리면서도 일상적이라고 판단했다. (중략) 197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여성 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평가들은 울스턴크래프트의 역사에 대한 공헌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제 대부분의 학자들은 다양한 양식을 혼합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글을 엉성하다기보다는 세련되고, 전문적 지식이 없다기보다는 혁신적인 시도로 간주한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638~639,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글쓰기 스타일에 대한 내용들을 읽으면서는 '여성적 글쓰기'의 연원을 울스턴크래프트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남성적 언어'로 사유하고 글을 쓰지 않고 자신의 언어로 생각하고 글을 쓰려 한 게 정말 혁신적입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제약을 견디지 못해서 문체나 주제에서 격식을 깨뜨리기 바랐다. 인습을 타파하고 자기만의 길로 돌진하며 살았듯이, 작품을 쓸 때도 같은 방식으로 관례를 깨뜨리고 숨 막히는 관습을파괴했다. 그녀는 다르게 쓸 수 없었다. 그녀는 결코 권위에 굴복할 수 없었다. 그녀의 글에서는 다듬어지지 않고 우아하지 않은 진실의 힘으로 가득 찬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640,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보다 앞서 나아가고, 세상의 이성이 발전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부정할 편견을 정신의 힘으로 대담하게 버리는 사람들은 용감하게 비난을 직시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느라 너무 노심초사하지 않아야 합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550, 32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1797,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울스턴크래프트의 사망 이후 오랫동안 여성이 철학과 정치라는 ‘남성’의 영역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일은 점점 위험해졌다. 울스턴크래프트의 발자취를 따르려는 여자는 창녀로 부 ㄹ리고 평판을 망치는 위험을 무릎써야 했다. 그녀가 죽은 후 다음 세기에 영국에서는 감히 ‘여성 문제’를 다룬 철학적 저작이 거의 없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667,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1970년대에 여성 운동이 도래할 때까지 거의 읽히지 않았고, 아주 중요한 인물이라기보다는 별난 여자로 여겨졌다. 지난 40년간 수많은 전기와 비평적 연구가 발표되면서 울스턴크래프트의 작품이 다시 발견되었고, 그녀의 사상과 삶은 역사적 문화적 맥락 안에 자리 잡았다. 울스턴크래프트는 이제 철학, 영국 문학, 여성 문학 선집에서 고정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녀의 책은 지성사와 여성사, 페미니즘 이론에 관한 강의에서 중요한 교재로 사용된다. 이런 변화가 승리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스턴크래프트의 유산에 대한 이야기는 경고를 담고 있다. 그녀의 역사는 사라질 뻔했고, 그녀의 이름은 지워질 뻔했다. 비평가들은 성추문을 이용해서 그녀를 침묵시키려 했고 거의 성공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거의 잊혀졌고, <여성의 권리 옹호>는 읽히지 않았고, 정의를 위한 그녀의 외침은 들리지 않았따.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671,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그러나 일부 비평가들은 메리에게 어머니에 대한 충실함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울스턴크래프트와 달리 메리는 정치판에 들어가지 않았고 정치철학에 관해서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략) 메리 셸리는 오로지 예술에 의해서, 개개인의 행동에 의해서, 진실한 관계에 의해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았다. (중략) 자신의 모든 작품에서 여성의 독립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정복과 출세라는 전통적인 남성적 가치 체계를 비판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699,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방금 hwihwi님께 답글 달았던 부분들을 다 인용해주셨군요! ㅎㅎ😄 이 대단한 두 여성들이 그동안 이렇게 폄훼되었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소설과 에세이, 이야기와 무대 뒤에서의 조용한 활동에서 메리 셸리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역경을 자기 삶의 원동력으로 삼고 나아갔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701,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두 메리의 평판이 부침을 겪은 과정을 보면 진지한 생각에 잠기게 된다. 과거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역사적 기록이란 얼마나 쉽게 변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거의 200년 동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처음에는 창녀로, 그 다음에는 히스테리를 부리는 여자로, 어쨌든 진지하게 읽어볼 가치가 ㅇ벗는 비이성적인 인물로 치부되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707,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하지만 그들의 성공에 내재한 역설은 두 여성이 극복해야 했던 너무도 강력한 장애물을 현대 독자들이 대부분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가 직면했던 난관이 거의 보이지 않고 그들의 용기도 이해할 수 없다. 두 여성은 울스턴크래프트가 이른바 스스로 “무법자”라고 지칭한 존재였다.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킬 책을 썼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행동을 규제한 속박을 한 번 뿐만 아니라 거듭해서 깨뜨렸고, 당대의 도덕적 규범에 속속들이 도전했다. (중략) 그들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고, 그럼으로써 아직 끝나지 않은 혁명의 문을 열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708,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결국 고드윈이 그려낸 메리는 비극적 여주인공이 되었고, 스스로 선택하여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독자적 개인이 아니라 남성들과의 관계에서 삶이 결정되는 여성이 되고 말았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637 36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1797~1801,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두 메리의 평판이 부침을 겪은 과정을 보면 진지한 생각에 잠기게 된다. 과거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역사적 기록이란 얼마나 쉽게 변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거의 200년 동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처음에는 창녀로, 그 다음에는 히스테리를 부리는 여자로, 어쨌든 진지하게 읽어볼 가치가 없는 비이성적인 인물로 치부되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707 40장 메리와 메리,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메리 셸리는 어머니의 인도를 따르며 온 생애를 보냈다. 어린아이였을 때 묘비에 적힌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고드윈, 《여성의 권리 옹호》의 저자"라는 구절을 바라보며 그녀는 바로 여기, 어머니 곁에서, 가장 자기다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결국 메리 셸리가 가장 원했던 것이었고, 어머니와 딸이 공유한 욕망이었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 장애물이나 비판가들, 적대자들, 모욕, 추방, 배신, 무시, 심지어 마음을 찢어놓은 비통한 일들 그 어는 것도 그들을 막지 못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707~8 40장 메리와 메리,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뒷부분에서 그 부분 다 발췌해주셨군요! (머쓱) 확인이 늦었습니다. 이 부분도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메리 울스터크래프트의 제자였던 마거릿 킹(a.k.a 메이슨 부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명한 사람에게 배운다고 모두가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메리 셸리처럼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지지와 관심을 받은 것도 아니고 오직 그녀 안에 있는 내적 동력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책에 있는 그녀의 단호하고 강인해보이는 얼굴도 인상적입니다.
마거릿 킹 무척 인상깊죠. 분량이 무척 길다보니 잠깐 잊게 되기도 하는데요, 사실 이 마거렛 킹은 8장에서 울스턴크래프트가 킹스버러의 가정교사 시절 가르쳤던 학생이었죠. 이때도 짧게 마거릿의 삶이 나옵니다. "그 가정교사가 머물렀던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 사람은 마거릿뿐이었다. 메리가 죽고 나서 오래 지난 후 말년에 이른 마거릿은 메리가 "자기 마음을 온갖 불합리한 고정관념에서 해방시켜주었다"고 단언했다. 마거릿의 결혼 생활은 불행했지만 그녀는 고통스러운 삶에 체념하지 않고 맞섰다. 마거릿은 남자로 변장하고 독일로 건너가서 의사 훈련을 받고 연인과 함께 이탈리아로 이주했다. 그리고 어느 날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성장한 딸, 어머니 없이 자란 메리 셸리가 찾아왔을 때, 마거릿은 울스턴크래프트가 한때 자신의 벗이 되어주었듯이 자신이 사랑했던 가정교사의 딸에게 벗이 되어주었다." 메리와 메리가 또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오늘날 여성에 관한 일반 상식에 가까운 생각들이 두 메리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해져서 공기처럼 에워싸고 있는 여성의 권리가 그녀들의 시대에는 전혀 당연하지 않았네요. 자기 자신으로 살기는 현재도 쉽지 않은데, 두 메리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는 그 시대는 어땠을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글로 생각을 남기는 것, 외부의 비난과 압박, 협박에도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고 확장하는 것, 그것들이 두 메리가 오늘날 여전히 힘겼게 나 되기를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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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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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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