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함께 읽으실래요?

D-29
‘싫어’와 ‘하지만’이 뇌의 타고난 성향이라니 ㅠ 애초부터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나봅니다. 그런 경향은 어른이 될 수록 좀 더 심해지는 것 같구요. 동심으로 가득찬 애들은 생각이 더 자유롭잖아요. 엘리스를 읽으면서 ‘좋아, 그래서’의 기분을 느껴봐야겠습니다 ㅎㅎ
좋아, 그래서. 쉽지 않아요. 저도 나이를 먹을 수록 "아닌 것 같은데?"하려는 성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ㅠㅠ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즉흥과 논리가 모두 필요하네요. 즉흥 연주를 할 때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동시에 규칙준수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흥미로워요. 제약이 있어야 창의성이 극대화 되는 군요...! 앨리스와 곰돌이푸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방식의 대비도 흥미로워요. 앨리스는 논리적인 캐릭터가 즉흥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고, 반대로 곰돌이 푸는 즉흥적인 캐릭터가 논리적인 세계로 모험을 떠나고. 둘 다 재밌겠어요. 논리적인 사람이 논리적인 세계를 탐험할 때는 왠지 지루할 것 같고, 즉흥적인 사람이 즉흥적인 세계를 탐험할 때는 왠지 불안할 것 같아요. 그런데 두 개가 어우러지면, 어딘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면(캐릭터든, 세계든) 마음 편한 상태로 마냥 재밌게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할 지, 세계가 어떻게 변할 지 궁금해하면서요. ㅎㅎ
같은 상황에서도 유독 불안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있는데 그게 안정적인 캐릭터 때문이었네요. 그런데 역시 덜 불안한 독서를 위해선 정신없는 캐릭터가 논리적인 세계 안에서 난장(?)을 부려야하는 거였고요. 어른들은 아이들이 고운 것만 보고 크길 바라지만 아이들은 이미 살인부터 폭력까지 세상의 다양한 부정적인 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같아요. 요즘 8살 조카가 자주 하는 말이, 뭐만 했다 하면 "사망!" 이더라고요...
오 맞아요! 정말 그래요. 오히려 약간의 부정적인 요소가 있어야 더 잘 받아들이더라고요. 동화책이나 아동소설에도 그런 부정적 요소들이 아이들에게 쾌감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원작 슈렉에서는 실제로 다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요소들이 나오는데 아이들이 엄청 재밌어한다더라고요. ㅎㅎ 아이들 뿐만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난장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 확실히 그게 재밌으니까. 더불어 창의력도 키워주니까요! 안전장치가 확실히 있다는 전제만 있다면요. ㅎㅎ
유일하게 읽은 소설이 나왔어요. ㅎㅎ <앵무새 죽이기>인데요. 제가 그때 썼던 독후감을 찾아보니 딱 한 문장 적어놓았더라고요. "누군가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거야. " 독백(들리지 않는 내면의 소리)이 그 사람의 눈이 되어보게 하는 아주 중요한 장치였네요. 자기 인식을 위해서는 스스로 선택하거나 현출성 네트워크를 자극시켜야 하는데, 내부의 갈등이 이 장치를 움직이도록 만드네요. 캐릭터 간의 갈등은 캐릭터들에게 가여운 마음이 들게 하지만, 캐릭터 내의 갈등은 그들에게 나도 모르게 동일시 하도록 하는군요. 연극보다는 물리적 제약이 없는 소설이 더더욱. 전에 자유간접화법에서도 그런 이야기 나왔던 것 같은데.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 캐릭터를 이해하게 된다고. 그래서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하더라도 사랑하게 된다고. 그런데 여기서는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면, 우리 자신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경지까지 나아간다고 하네요. 타인 이해가 자기 이해를 돕는 거군요. 반대로 타인을 이해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들겠어요. 관대한 행동(타인의 약점도 감싸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까요?)보다 행복감을 주는 것은 없다는 말이 인상적이에요. 남을 위한 행동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그것이 나를 위한 일이라면 동기부여가 조금 더 잘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간성 연결기, 초월적 직감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행복하기 위함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하게 되네요. 작가의 통찰에 감탄하고요. 얼마나 오랫동안 자료조사와 연구를 했을까 싶기도 하고요. 끝까지 다 읽고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으셨군요!!! 이십년 전에 샀다가 안읽고 최근에 분리수거함으로 보낸 ㅠ ㅜ 읽을걸 그랬어요 ㅎㅎ 이런 놀라운 책이었을 줄은 몰랐거든요.
저도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에 더 빠져들게 됩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저 역시 감사드려요. 이제 딱 일주일 남았네요. :) 오늘은 이 문장이 참 좋았습니다. "스콧이 애티커스와 레들리에게 동일시될 때 우리 뇌는 스콧에게 동일시된다. 다시 말해, 우리 뇌는 지금 하나의 정신에서 세 가지 정신을 경험하고 있다." 정말 굉장한 일 같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세 가지 정신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요. 적어도 책을 읽을 때만이라도 세 명의 입장에 서 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것도 절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 독서의 위대함 같아요.
작가님 덕분에 혼자라면 안읽고 지나쳤을 좋은 책 읽게 되네요 ㅎㅎ 사회심리학도 그렇고 이책도 그렇구요.
혼자 읽기엔 두꺼운 책들이죠 :)
동일시 라는 단어를 공감이라고 생각하니까 좀 더 와닿더라구요. 문학을 읽다가 악인한테 동일시해버리면 어떡하죠? ㅋㅋ 미국 영화 보면 연쇄살인마나 범죄자한테 팬레터 보내는 사람들 나오잖아요. 그사람들은 악인에게 동일시가 된 걸 까요??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과거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재발견 해야 한다! 이거 6장에 나온 내용이랑 비슷하려나요. <정신을 해방시켜라>편에서 낯선 것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면 '경이'롭고,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을 발견하면 '혁신'의 씨앗이 된다. 뭐 이런 얘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ㅎㅎ 그래서 시를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눈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백년의 고독>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설들이 그런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같고요. 저는 이 챕터를 읽고 이날치 밴드가 떠올랐어요. <범 내려온다>가 이렇게 힙한 노래였나.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전 어쩌면 우리 다 한번쯤은 역사를 새로 쓰지 않나 생각해봤어요. 나이가 들면서 과거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보면 같은 과거도 다른 해석을 얻어 '재발견'되는 게 아닐까 하고요. 망각은 되는데 다 망각 되는 게 아니라서 과거의 기억에 현재의 관점을 조합하게 된다는 점, 흥미롭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지금 다시 읽으면 느끼는게 또 다르다는건 경험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재학습 과정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네요 ㅎㅎㅎㅎ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다시 읽어야겠어요. 요리하는 내용만 생각 나는데. 그런 내용은 아닐 거 같아요 ㅎㅎ 백년의 고독은 배경이 좀 슬프네요. 콜롬비아에 가득한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노동 착취만 당하고 돌아오는건 없는 현실에 대항하다가 다 죽임 당하는 그런 시절에 나온 책이라고 ㅜㅜ
현명한 결정을 위해서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완벽한 상황을 기다리다가 먹이를 놓친다는, 신속한 판단을 내리라는 생물학적 압박 때문에 즉각적인 판단을 내린다. 여행은 판단을 유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낯선 곳에서는 반사적 행동을 멈추게 하고 계속 주변을 관찰하게 하여 판단을 유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여행기를 읽으면 된다. 전통적인 여행기 말고, 새로운 여행기를. 전통적인 여행기에서는 믿을만한 가이드를 따라가기만 해도 됐다면, 새로운 여행기인 <유토피아>에서는 서로 의견이 다른 두 명의 가이드가 등장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가이드를 따라갈 수 없게 만든다. 더 나아가 <걸리버 여행기>에서는 '믿을 만한'을 '믿을 수 없는'으로 바꾸어 가이드를 따라만 가다가 가이드가 내린 잘못된 판단을 직면하고 만다. 그러나 마지막에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적 편향이 문학적 공학을 이기고 다시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에서는 서술자는 완전히 신뢰할 수 없지만 반 쯤은 우리와 같다. 그래서 서술자의 궤도에서 황급히 벗어나도록 하지 않고 반은 혐오하고 반은 동의하는 상태로 판단을 유보시킨다.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 상태. '반'만 믿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겠군요.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의 특성 속에 공감을 불러 일으킬만한 요소를 넣는 것. MBTI중 극도의 계획형인 저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참 힘들어요. 눈 앞에 뭐가 보여야, 결정을 지어 놓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뚜껑을 얼른 닫고 싶어해요. 그래서 잘못한 결정들도 많지만, 또 여러가지 도움이 된 부분들도 있고. 마지막에 나온 '이시'라는 사람은 정말 달관한 사람이 맞았을까요? 경계지대에서 떠도는 삶이 그를 편향을 벗어난 사람으로 만든 것인지 궁금해요. 책에 나오네요. 지금 당장은 단정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다!
속 편하게 빨리 판단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려하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네요.ㅋ 그런데 판단을 유보할수록 정말 현명해질까 이런 의문도 들어요. 책에선 그런다고 하지만요. 직관의 힘을 이야기하는 책들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생존을 위해선 편견을 수북히 쌓아놓고 그 편견대로 판단해야했던 조상들과 달리 우린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지 않으니까 천천히 판단해보기로, 해봐야할 것같아요.
‘판단을 유보하라. 어쩌면 영원히’ 이 챕터를 읽고 마지막 문장을 보니까 성철 스님의 가르침이 생각 나더라구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 그냥 그렇다고. 뭘 자꾸 판단하려 드냐고 ㅎㅎ 처음엔 단락 제목을 보고 현명한 결정을 하려면 판단을 최대한 유보하라는 내용으로 읽혔는데. 마지막 문장에서 ‘어쩌면 영원히’가 있으니까 판단 자체를 하지 마라 라고 느껴지더라구요. 어슐러 르귄의 유명한 책은 안읽고 수필만 읽어서 아쉬워요. 소개된 책 읽었더라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ㅎㅎ(도움이 될까요??) 어릴 때 읽었던 책을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고 제일 충격 먹은 책이 로빈슨 크루소와 걸리버 여행기였어요. 로빈슨 크루소는 완전 종교 기도문 같았구요. 걸리버 여행기는 유쾌힌 소인국 거인국 얘기가 아니라 완전 풍자가득한 책이었어요. 누가 이런 책을 축약본으로 해서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에 싫을 생각을 했는지 참 궁금합니다 ㅎㅎ
오늘 챕터는 삶 전반에 활용할 수 있을듯해요. 자기 자신과 상대방이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못난 점을 거론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본인의 못난 점을 알게 되어서가 아니라 자기 가치를 알게 되면서 외적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니까, 못난 점이 아니라 좋은 점(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 있는 점)을 부각해줄 필요가 있겠에요. 생각해보면 저도 살면서 한번도 부모님에게 부정적인 말을 들어본 적 없는 것같아요. 그렇다고 터무니 없는 칭찬을 들은 적도 없고요. 그 힘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같고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 줄 때는 자기 가치를 인정해주는 말을 꼭 해줘야겠네요. 자기 신뢰를 방해하는 조언은 듣지 않게 되니까요. 어쩌면 우리 마음 속에는 내가 맞아, 내가 옳아, 하는 생각이 늘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조언만 해주려는 어른들을 꼰대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자기 신뢰를 방해하지 않도록 인정해주면서, 조언을 곁들이면 듣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어요. 자기 신뢰를 확인하는 말을 스스로 이야기하면 더 좋고요. 문학이 자기가치 자기확인에 이르는 사례로 '검둥이들'이라는 연극이 언급되었네요. 이를 통해 마야 안젤루는 관객들에게 미치는 자기 가치 확인 효과가 똑같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안정적인 손(실존적 삶의 지혜)을 제공하는 실존주의 문학 작품을 고안시켰네요. 본인의 개인적인 기괴한 경험을 1인칭으로 서술하다가 3인칭 시점으로 실존적 지혜를 끼워 넣어 마음의 안정을 제공하고, 마주할 지금 이 순간에 스스로 대처해가는 힘을 주네요. '실존'이라는 막막함과 직면하여 얻은 지혜는 우리에게 주는 울림이 더 클 것 같아요. 글쓰기가 자기 신뢰 자기 확인을 위해 아주 좋은 도구인 것 같아요. 글을 씀으로써 흘려보낼 수 있는 실존에 의미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실존적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자기무가치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서 기록한 후, 살면서 터득한 지혜를 현재 시제로 중간 중간 끼워 넣도록 하라." 저는 오랫동안 저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고 살았지만, 꾸준히 글을 쓰며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글을 통해 억지로라도 ㅋㅋㅋ 저를 믿어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자기가치 자기확인 개념을 자존감 가지기 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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