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조금 어려워서 두 번 읽었어요. 용기는 두려운 상황, 아드레날린과 오피오이드가 분비되는 상황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게 흥미로웠어요. 이때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용기'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험을 회피'하는 것에 그친다는 것. 함께 노래하는 것, 그리고 기도하는 것이 옥시토신을 분비시키는데, <일리아드>를 통해 그런 것들을 직접 하지 않고도 호르몬이 나오게 할 수 있었던 거네요. 덕분에 책을 읽은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을테고요...! <일리아드>는 몇 년 째 사놓고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ㅋㅋ 그리고 선뜻 읽어겠다고 마음 먹어지지는 않지만, 그저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 옥시토신을 분비시키게 했다는 점에서 정말 위대한 작품이 맞네요.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함께 읽으실래요?
D-29
승언
승언
로맨스는 비밀+공개라는 모순적인 개념이 만나야 극대화되는 군요! ㅎㅎ 비밀 공개자의 은밀한 내면 공개가 사랑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네요. 상대는 모를 인물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문학의 아주 중요한 기능 중 하나겠구나 싶네요. ㅎㅎㅎ 황보름 작가님 책 읽고 그레구아르들라쿠르 소설들을 읽어보았어요! <행복만을 보았다>와 <본질에 대하여> 모두 그런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사랑이야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레구아르들라쿠르는 주인공의 내면을 아주 은밀하게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의 감정이 더 애절하게 다가오는 것 같고요~!
보름삘
@승언 아, 두 소설을 읽으셨네요. 그레구아르 글라쿠르가 상처를 보여주고 쓰다듬어주는 방법이 좋아요. :) 그리고 맞는 말씀이에요. 소설 속 인물은 상대의 마음을 모르는데 독자는 아는 상황. 도대체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언제 알게 될지 독자는 아주 애를 타게 되는. ㅋ 오만과 편견도 끝에 다다라서야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깨닫게 되죠~
보름삘
상대가 날 좋아하게 만들려면 슬쩍 자기 공개를 해야하고,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장을 통한 경이까지 느끼게 해야하는 거네요. ㅋ 사랑 어렵다 싶으면서도 잘 생각해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사랑은 두 사람이 딱 붙어앉아 은밀한 대화를 나누면서 시작되었던 것같아요. 거기서 하나 둘 개인사가 나왔고요. 그런데 우리는 문학 작품을 통해서도 사랑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데 그게 사포같은 비밀 공개자가 이야기 속 인물의 마음을 대신 공개해주거나 또는 '나' 가 직접 등장해 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역시 시작! 사랑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는 말같아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사랑은 정말 제 최애 사랑 중 하나인데 언급돼서 좋았습니다 :)
몬테크리스토
혼자만 일방적으로 비밀 공개 하면 안됨 ㅋㅋㅋㅋ
몬테크리스토
제가 진짜 좋아하는 제인오스틴의 오만과편견이 문학에서 가장 강렬한 사랑 장면으로 손꼽힌다고 말하니까 좋네요 ㅎㅎ 둘이 저 대화 주고받으면서 사르르 풀리는 장면 진짜 좋았어요.
보름삘
당연히...영화도 보셨겠죠? ㅋ
몬테크리스토
키이라 나이틀리 나오는 영화도 보고, 콜린 퍼스 나오는 영드도 봤어요 ㅎㅎㅎㅎ 넘 좋았어요.
보름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기술마저 발명된 것이라니, 재미있어요. 소설을 통해 더 많이 공감할수록, 그 공감 능력이 소설 밖으로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고하니, 우리 나라 사람들 소설 더 많이 읽고 서로를 향한 분노를 좀 가라앉히면 좋겠어요. 정의 추구도 과하면 덧나고, 공정 추구도 넘치면 삶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데, 그 때 좋은 소설 하나 딱 읽고 마음을 온정으로 채운다면...좀 느슨한 하루를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밤에 생각해봅니다 :)
몬테크리스토
문학의 기능에서 공감능력이란건 이 세상에 정말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책을 읽어야겠어요 ㅎㅎ
몬테크리스토
공감력을 개선할 도구가 바로 사과네요. 안그래도 읽으면서 아니 왜 뭐했다고 용서를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는데. 사과도 필요하군요.
꼭 지금의 한일관계 같아요. 사과와 반성 없으면서 지난 일이니 넘어 가자는 일본. 그에 동조하는 한국 정치인들.
몬테크리스토
패러디, 암시, 아이러니… 풍자가의 세가지 발명품. 암시랑 아이 러니는 문장에서 선뜻 눈치채기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마크 트웨인의 작품을 몇개 읽어도 파악 못하는 저를 보면 아무래도 ㅠ
나는 메논이다 나는 메논이다 ㅋㅋㅋㅋㅋ 나는 식물 같은 지능을 지니고 있다.
승언
<분노를 떨쳐내라> 흥미롭게 읽었어요! 자발적 후회는 공감을 불러들인다는 점이요. ㅎㅎ 문학에서만 가능한 속마음 엿보기 ㅋㅋㅋ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행복만을 보았다의 주인공은 딸을 총으로 쏘기까지 하는데도!) 자발적 후회, 꾸며지지 않은 회한을 하는 인물에게는 마음이 가는 것이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면 적어도 그에 대한 분노는 조금이라도 옅어질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더 분노가 치밀더라 고요. 잘못을 부정한다면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다는 걸 기억해야할 것 같아요.
보름삘
네 그러네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 지른 사람도(<행복만을 보았다>) 공감하게 해주는 것이 후회와 회한이네요.
보름삘
나는 메논이다! ㅋ 글을 쓸 때도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삼아 비웃으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기분도 좋고요. 그런데 이게 근거가 있네요. 고통을 덜어주고 코르티솔 분비가 억제된다니. 앞으로도 더 저를 비웃으며 고통에 내성이 생기게 해야겠어요.
몬테크리스토
글을 쓸 때도 ‘나는 메논이다’가 먹히는 군요.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뭔가 전지적작가시점 처럼 내가 다 안다, 다 내 손바닥 안이다 이렇게 쓰실 거 같은데 ㅎㅎㅎㅎ
보름삘
이번 주는 5장부터 읽으시면 될 것같아요. 각 장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차례로 읽을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만약 앞 장을 못 읽으신 분이 있다면 5장으로 바로 오셔도 됩니다 :) (전체 맥락 파악을 위해 서문은 읽으셔야 할 거예요.)
승언
5장을 읽고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꼬꼬무>와 <응답하라> 시리즈. ㅋㅋ 모두 미래의 장면을 힐끔 보여줌으로써 대강 짐작하게 하고, 우리가 결국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툭툭 던져주며 결말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요. 책장을 당장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책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요소들을 충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강렬하게 독자를 사로잡으려면 미래를 살짝만 노출해서 애가 타게 만들어야 하는군요. ㅋㅋㅋ
보름삘
@승언 응답하라 시리즈는 정말... 제 몇 개월을 송두리째 가지고 간 시리즈예요. 남의 남편을 제가 왜 그렇게 찾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ㅋ 궁금증 유발은 모든 글쓰기에서 중요한 기술(?)인 것같아요. 독자가 책을 읽으며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거지?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기면 그 순간은 작가 승리! ㅋ 오늘 알게 된 건, 미래를 대강 알게 하고 확신하지 못하게 하면 도파민이 슬쩍 나와 우리의 애를 닳게 한다는 것이네요.:)
몬테크리스토
남의 남편 찾기에서 짜증나던 저랑은 다른 반응들이시군요 ㅎㅎㅎㅎ 그 응답하라가 저는 제일 별로였어요 그래서 ㅋㅋ 숨기려다 보니 로맨스가 사라진 느낌이어서. 갑자기 너!!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궁금함을 일으키는 스릴러 장치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네요 ㅎㅎ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