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함께 읽으실래요?

D-29
혼자 읽기엔 두꺼운 책들이죠 :)
동일시 라는 단어를 공감이라고 생각하니까 좀 더 와닿더라구요. 문학을 읽다가 악인한테 동일시해버리면 어떡하죠? ㅋㅋ 미국 영화 보면 연쇄살인마나 범죄자한테 팬레터 보내는 사람들 나오잖아요. 그사람들은 악인에게 동일시가 된 걸 까요??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과거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재발견 해야 한다! 이거 6장에 나온 내용이랑 비슷하려나요. <정신을 해방시켜라>편에서 낯선 것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하면 '경이'롭고,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을 발견하면 '혁신'의 씨앗이 된다. 뭐 이런 얘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ㅎㅎ 그래서 시를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눈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백년의 고독>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설들이 그런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 같고요. 저는 이 챕터를 읽고 이날치 밴드가 떠올랐어요. <범 내려온다>가 이렇게 힙한 노래였나.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전 어쩌면 우리 다 한번쯤은 역사를 새로 쓰지 않나 생각해봤어요. 나이가 들면서 과거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보면 같은 과거도 다른 해석을 얻어 '재발견'되는 게 아닐까 하고요. 망각은 되는데 다 망각 되는 게 아니라서 과거의 기억에 현재의 관점을 조합하게 된다는 점, 흥미롭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지금 다시 읽으면 느끼는게 또 다르다는건 경험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재학습 과정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네요 ㅎㅎㅎㅎ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다시 읽어야겠어요. 요리하는 내용만 생각 나는데. 그런 내용은 아닐 거 같아요 ㅎㅎ 백년의 고독은 배경이 좀 슬프네요. 콜롬비아에 가득한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노동 착취만 당하고 돌아오는건 없는 현실에 대항하다가 다 죽임 당하는 그런 시절에 나온 책이라고 ㅜㅜ
현명한 결정을 위해서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완벽한 상황을 기다리다가 먹이를 놓친다는, 신속한 판단을 내리라는 생물학적 압박 때문에 즉각적인 판단을 내린다. 여행은 판단을 유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낯선 곳에서는 반사적 행동을 멈추게 하고 계속 주변을 관찰하게 하여 판단을 유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여행기를 읽으면 된다. 전통적인 여행기 말고, 새로운 여행기를. 전통적인 여행기에서는 믿을만한 가이드를 따라가기만 해도 됐다면, 새로운 여행기인 <유토피아>에서는 서로 의견이 다른 두 명의 가이드가 등장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가이드를 따라갈 수 없게 만든다. 더 나아가 <걸리버 여행기>에서는 '믿을 만한'을 '믿을 수 없는'으로 바꾸어 가이드를 따라만 가다가 가이드가 내린 잘못된 판단을 직면하고 만다. 그러나 마지막에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적 편향이 문학적 공학을 이기고 다시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에서는 서술자는 완전히 신뢰할 수 없지만 반 쯤은 우리와 같다. 그래서 서술자의 궤도에서 황급히 벗어나도록 하지 않고 반은 혐오하고 반은 동의하는 상태로 판단을 유보시킨다.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 상태. '반'만 믿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겠군요.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의 특성 속에 공감을 불러 일으킬만한 요소를 넣는 것. MBTI중 극도의 계획형인 저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참 힘들어요. 눈 앞에 뭐가 보여야, 결정을 지어 놓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뚜껑을 얼른 닫고 싶어해요. 그래서 잘못한 결정들도 많지만, 또 여러가지 도움이 된 부분들도 있고. 마지막에 나온 '이시'라는 사람은 정말 달관한 사람이 맞았을까요? 경계지대에서 떠도는 삶이 그를 편향을 벗어난 사람으로 만든 것인지 궁금해요. 책에 나오네요. 지금 당장은 단정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다!
속 편하게 빨리 판단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려하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네요.ㅋ 그런데 판단을 유보할수록 정말 현명해질까 이런 의문도 들어요. 책에선 그런다고 하지만요. 직관의 힘을 이야기하는 책들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생존을 위해선 편견을 수북히 쌓아놓고 그 편견대로 판단해야했던 조상들과 달리 우린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지 않으니까 천천히 판단해보기로, 해봐야할 것같아요.
‘판단을 유보하라. 어쩌면 영원히’ 이 챕터를 읽고 마지막 문장을 보니까 성철 스님의 가르침이 생각 나더라구요.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 그냥 그렇다고. 뭘 자꾸 판단하려 드냐고 ㅎㅎ 처음엔 단락 제목을 보고 현명한 결정을 하려면 판단을 최대한 유보하라는 내용으로 읽혔는데. 마지막 문장에서 ‘어쩌면 영원히’가 있으니까 판단 자체를 하지 마라 라고 느껴지더라구요. 어슐러 르귄의 유명한 책은 안읽고 수필만 읽어서 아쉬워요. 소개된 책 읽었더라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ㅎㅎ(도움이 될까요??) 어릴 때 읽었던 책을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고 제일 충격 먹은 책이 로빈슨 크루소와 걸리버 여행기였어요. 로빈슨 크루소는 완전 종교 기도문 같았구요. 걸리버 여행기는 유쾌힌 소인국 거인국 얘기가 아니라 완전 풍자가득한 책이었어요. 누가 이런 책을 축약본으로 해서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에 싫을 생각을 했는지 참 궁금합니다 ㅎㅎ
오늘 챕터는 삶 전반에 활용할 수 있을듯해요. 자기 자신과 상대방이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못난 점을 거론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본인의 못난 점을 알게 되어서가 아니라 자기 가치를 알게 되면서 외적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니까, 못난 점이 아니라 좋은 점(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 있는 점)을 부각해줄 필요가 있겠에요. 생각해보면 저도 살면서 한번도 부모님에게 부정적인 말을 들어본 적 없는 것같아요. 그렇다고 터무니 없는 칭찬을 들은 적도 없고요. 그 힘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같고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 줄 때는 자기 가치를 인정해주는 말을 꼭 해줘야겠네요. 자기 신뢰를 방해하는 조언은 듣지 않게 되니까요. 어쩌면 우리 마음 속에는 내가 맞아, 내가 옳아, 하는 생각이 늘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조언만 해주려는 어른들을 꼰대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자기 신뢰를 방해하지 않도록 인정해주면서, 조언을 곁들이면 듣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어요. 자기 신뢰를 확인하는 말을 스스로 이야기하면 더 좋고요. 문학이 자기가치 자기확인에 이르는 사례로 '검둥이들'이라는 연극이 언급되었네요. 이를 통해 마야 안젤루는 관객들에게 미치는 자기 가치 확인 효과가 똑같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안정적인 손(실존적 삶의 지혜)을 제공하는 실존주의 문학 작품을 고안시켰네요. 본인의 개인적인 기괴한 경험을 1인칭으로 서술하다가 3인칭 시점으로 실존적 지혜를 끼워 넣어 마음의 안정을 제공하고, 마주할 지금 이 순간에 스스로 대처해가는 힘을 주네요. '실존'이라는 막막함과 직면하여 얻은 지혜는 우리에게 주는 울림이 더 클 것 같아요. 글쓰기가 자기 신뢰 자기 확인을 위해 아주 좋은 도구인 것 같아요. 글을 씀으로써 흘려보낼 수 있는 실존에 의미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실존적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자기무가치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서 기록한 후, 살면서 터득한 지혜를 현재 시제로 중간 중간 끼워 넣도록 하라." 저는 오랫동안 저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고 살았지만, 꾸준히 글을 쓰며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글을 통해 억지로라도 ㅋㅋㅋ 저를 믿어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자기가치 자기확인 개념을 자존감 가지기 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조언을 할 때는 상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자존감을 높여준 뒤에 조언을 하면 왠지 말을 잘 안 들을 것 같고 자기 멋대로 할 것 같은데 실제로 내적 욕구가 더 강해진다고 하니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장은 흥미롭게 읽었어요. 희비극이라는 장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웃프다'는 말도 떠올랐고요. 희비극의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웃프다는 것과는 개념이 좀 다르긴 하지만 확실히 슬픈 감정을 유머로 포장했을 때, 깔깔대며 웃다가 나중에 내가 왜 웃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면(메타 감정 인식) 씁쓸함이 훨씬 커지는 것 같아요. 차라리 비극을 보고 울 때는 완전히 몰입해서 보는데, 그걸 웃픈 것들을 접했을 때는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박상영 작가님 소설을 보며 그런 생각 많이 했는데 엄청 웃다가 나중에 많이 슬펐어요. ㅜㅜ PTSD가 두 가지 종류로 나뉘는군요. 저는 1형인 과잉 각성이 PTSD의 전부인 줄 알았네요. 감정을 억제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되었던 거군요. 1형보다 2형인 억제가 더 슬픈 일인 것 같기도 해요. 그 감정을 감당할 수 없어서 무시한 것이고, 결국 뇌가 고장 난 것이니까요. 2형의 경우 훨씬 더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발생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니 타인에 대한 공감도 될 리가 없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범죄들은 정말 끔찍해요. 점점 그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걱정도 되고, 한 번씩 그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화가 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희비극의 영화는 없으려나 생각해보니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떠올라요. 딸을 잃은 아빠의 비극, 그리고 그 가족이 딸을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극장에서 봤을 때 정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어요. 괴물에게 잡혀간 딸을 애타게 찾는 장면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인식하지 못했던 거겠죠. 결국 딸이 죽고 난 뒤에야 괴물은 누구일까 생각해보게 되고, 웃었던 감정과 대비되면서 슬픔이 더 커졌던 것 같아요. 그러나 아직 꺼지지 않은 생명이 있었고, 마지막 장면에서 그 아이와 송강호가 따듯한 밥을 지어 먹으며 끝이 나지요. 결핍과 결핍이 연대하는 모습을 통해 괴물을 뛰어 넘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에 뭉클한 감동을 받고 극장 밖을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희비극이라는 장르가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아요. 우리 삶이 희비극 그 자체이기도 하고요. <펀 홈>이라는 작품은 팟캐스트에서 소개를 접하고 읽어야지 했는데, 진짜 꼭 읽어봐야겠네요! ㅋㅋㅋㅋ (매 챕터마다 읽어봐야겠네요, 해놓고 한 권도 안 읽...)
저도 매 챕터 마다 읽으려고 적어둔 책이 한가득입니다 ㅋㅋㅋㅋ 그래도 제인 오스틴은 좋아하는 작가여서 에마 읽고 있어요 ㅎㅎ
ptsd는 영화나 미드 보면 많이 나오는데 그것 말고도 해리성장애 같은 것도 ptsd군요. 보통 어릴적 학대 같은 이유로 생긴다고 하니 좀 가슴 아프구요. 에우리피데스는 자신의 희비극 형식이 나중에 ptsd 2형 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이 될 거라고 예상 했을까요? 아니겠죠? ㅎㅎㅎㅎ
몰랐을 거예요ㅋㅋ
@보름삘 작가님. 오늘 24장이니까. 내일 25장 부터 끝까지 다 읽는 건가요??
네 그러면 될 것같아요 :) 내일 (일요일) 결론까지 읽고 마무리 해요!
희비극 챕터 읽으면서 전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 떠올랐어요.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아이가 슬픔을 표출하지 못한 채 아버지가 남겼을지 모를 어떤 흔적을 찾아가다가....마지막에 아버지가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으로 되감기를 하거든요. 그게 벡델이 과거로 돌아간 마지막 장면과 비슷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맞다면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방법을 알고 있던 걸까요, 궁금합니다. ㅋ 그리고 벡델은 레즈비언인데 왜 게이로 되어 있을까요. 예전에 벡델 테스트의 벡델이 현존 인물이라는 거 알고 놀랐던 기억도 나요 ~
충격으로슬픔을 표출하지 못하는 것도 일종의 해리성장애일지도 모르니까 희비극 치료법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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