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함께 읽으실래요?

D-29
와이프가 맥어보이 좋아해서 비커밍제인 영화를 수십번은 틀어 놓은 거 같아요 ㅋㅋ 전 기억은 잘 안나지만. 맥어보이 연기는 진짜 잘하죠. 어톤먼트도 어찌나 좋아하는지 ㅎㅎ 영화도 보고 이언 매큐언 원작 속죄도 읽더라구요.
저도 어톤먼트 보고 속죄 읽었던 것같아요. 아내분이 맥어보이 팬이셨네요!:)
<비커밍 제인>도 봐야겠네요. 전 사실 아직 <오만과 편견>도 안 읽었답니다... ㅎㅎ
자유 간접 화법은 아이러니와 내면의 감정을 교묘하게 결합시키는 화법이네요. 오, 신기합니다. 결합의 또 다른 효과가 인상적이에요. 본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게 하는 것. 나라면 하지 않을 일을 감당할 때 조차 사랑하게 하는 것. 현실의 아이러니를 직시하며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란 쉽지 않아 보여요. 사랑하면 눈에 보이는 게 없다고 하잖아요... ㅎㅎ 그런데 신경과학적으로 그게 가능한 거였네요. "자기중심적 환상을 버리고 다른 마음을 포용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겠냐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나저나 제인은 정말 실연의 아픔을 금방 털어냈을까요?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참되게 사랑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쉬웠으려나요. ^^
또 두 번 읽었네요. ㅎㅎ <프랑켄슈타인>을 읽지 않아서 인지 이해가 어려웠어요. ㅠㅠ 삶의 활력은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네요. 스트레스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라 좋은스트레스여야겠고요. 공포감과 유쾌감 모두 정신적 기원이 같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모두 기이한 것을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고, 공포감은 기이함에서 위험이 감지되면 느끼는 반면, 유머는 기이함이 무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반응이다. 공포감에 몰입하여 휩싸일 때는 디스트레스가 나오지만, 우리가 공포감을 인지하고, 공포가 허구임을 자각하고 기꺼이 위험에 돌진할 때 유스트레스가 나온다. 활력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에서 나오는 것이네요! 기이한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공포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허구일 뿐이라고 인식하는 것. 그리고 모험을 하기로 선택하는 것. 활력은 어쩔 수 없이 위험을 수반해야 하는 가봐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삶은 편안하긴 하지만, 또 지루해지기도 하니까요. "메타 호러"라는 장르는 처음 들어봤어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것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두 눈 뜨고 똑바로 볼 때, 그리고 그것이 허구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허구를 보겠다고 의식적으로 결정했을 때 활력이 생긴다는 사실을요.
삶이 무기력한 사람들에겐 직접 스트레스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유도해도 될 것같아요. 약간의 코르티솔 분비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겠네요~
한 가지 궁금한 점은, 공포영화를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중에 유스트레스가 나오는 걸까요? 저는 눈 가리기 바쁜데, 눈 똑바로 뜨고 보는 사람들은 안 무섭냐고 물어보면 항상 "이거 어차피 영화잖아."하더라고요. ㅎㅎ
어차피 ‘공포’ 영화 일 뿐이잖아 라고 느끼게 만드는게 메타호러 장르인것 같아요. 고전 고딕소설 같은 경우는 내가 그 속에 직접 있는 것 처럼 공포를 느끼게만 만들었다면. 메리셀리가 쓴 프랑켄은 공포를 느끼게 만들다가 끄집어내어줘서. ‘아~~ 이건 이야기구나’ 생각하게 해주고. 자아와 허구를 분리시켜줘서 공포감을 덜어주는 장치( 이야기속 이야기 방식)같은 걸 이용하는 공포장르.
전 호러 영화를 절대 안(못) 보기 때문에 이번 챕터는 활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ㅋ
호러 영화가 아니라 호러 책이군요 ㅋ 암튼 무서운 건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
프랑켄슈타인 책 진짜 재밌게 읽었거든요 ㅎㅎ 혹시 프랑켄슈타인 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얼굴에 철사박힌 이미지 아시나요??? ㅋㅋ 사람들은 대부분 프랑켄을 괴물이라고 알거든요. 저도 마찬가지로 프랑켄슈타인이 그 괴물인줄 알고 책 시작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실제로는 완전히 그런 내용 아니었지만. 열일곱인가 열아홉에 그런 책을 쓴 메리셸리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공포여도 좋은 공포가 있고 나쁜 공포가 있다는 점도 흥미롭구요.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도 흥미롭고. 메리셸리는 공포물에서 덜 공포를 느끼도록 탈출구를 만들어 줘서 정말 친절한거 같구요 ㅎㅎ 기회되면 프랑켄 책도 읽으시고.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도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웰 메이드 한국 창작 뮤지컬이어서 공연 하면 언제나 매진사례거든요.
저는 공포의 ‘공’도 싫어하는데(넘 무섭고 이상하고 그렇거든요 ㅠㅜ) 와이프는 공포물을 진짜 좋아해요. 심야괴담회 같은 프로라던가 장화홍련 등등 공포스러운 작품을 아무렇지도 않게 잘 보더라구요. 책에 설명된 유스트레스를 얻는 사람인가봐요 ㅋㅋ
문학이 과학적 사고도 훈련시켜주는 군요. ㅋㅋㅋ 사실 전형적인 문과생이다보니 과학에 큰 흥미가 없어서, 범죄 수사물이나 탐정 소설 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과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았어요. 고등학교 때 배웠던 귀납, 연역같은 개념들의 기원에 대해 알게 되어서 좋았네요. 배움과 과학적 사고의 관련성이 흥미로웠어요. 배움은 잘못된 가설에서 출발한다. 시각피질은 배우지 않고도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지만(잘못된 가설을 위해 다시 자료를 수집하고 새로운 예측을 내놓는...) 배움의 좁은 부분만 담당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ㅜㅜ 에고는 과학적 사고의 방해꾼이었고요. 에고의 <확증편향>, <지적 불안정>, <마술적 사고>는 과학적으로 사고하여 새로운 배움을 얻는 것을 방해하네요. 해결책이 인상 깊어요. 시선을 외부로 돌리라! 숲에도 자주 가고(거대한 자연을 보면 과학적 사고가 활발해진다니 신기해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에고의 작동을 느리게 하는 소설을 읽어봐야겠어요. 오늘 읽은 내용의 결론은 배우고 싶다면 잘못된 가설을 받아 들이며 새로운 예측을 내놓는 '과학적 사고'를 해야 한다. 에고는 그것을 방해한다. 에고의 방해를 줄이려면 자연보호구역이나 가상 공간으로 가라! 저는 아직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도 안 읽었답니다. 할 일이 많아졌어요. ㅋㅋ <up>도 봐야하고, <오만과 편견>도 읽어야 하고,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도... 혹시 읽으셨다면 한 권만 추천해주세요!
@승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추천합니다!!! 아니면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는 것도 좋구요. 미드 하우스도 진짜 재밌어요 ㅎㅎ
저는 추리력은 꽝인데. 추리소설을 참 좋아해요 ㅎㅎ 홈즈, 애거서 크리스티 좋아하고. 최근엔 영화 나이브스아웃도 진짜 재밌게 봤구요 (다니엘 크레이그!!!) ㅎㅎㅎ 수학과학 못하는 문과생인데 과학수사물 csi 시리즈 전부 다 봤어요 ㅋㅋㅋㅋㅋ 한편 하고 바로 범인 잡는 구성이라서 좋아한거 같기도 하구요. 책에 언급된 하우스, 로앤오더 둘다 진짜 좋아하는 미드였구요. 베로니카 마스도 여탐정인데 재밌게봤어요 ㅎㅎ 그와는 별개로 이 챕터에서 말하는 추리소설에 관한 표현들은 좀 어려운거 같아요 ㅠㅜ 그나마 하나 알게된건 에고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려면 현장학습 자연학습을 시키라는 거 하나 ㅎㅎㅎㅎ
승언님께서 이번 챕터 완벽하게 요약해주셨네요. 우리의 에고라는 녀석은 분명 그 필요성이야 있겠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같아요. 살살 달래서 발전을 꾀해야겠습니다. 저도 추리 소설을 읽지 않는데요. 몇 번 읽어봤는데 왜 전 재미있지 않은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나오는 반전들에도 시시하다 느낄 뿐 놀란 적 없고요. 진정한 추리소설을 못 읽어봐서일까요. 그럼에도 이번 챕터에서 언급된 하우스는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드라마 볼 때 한참 몸이 안 좋아 병원에 다닐 때였는데요. 의사가 병명을 못 찾는 거예요. 뭔가 이해되는 기분이었어요. 하우스 보니까 진단하는 것도 무지 어렵게 보여서요... 암튼 에고를 죽여 과학적 사고 해보기, 저도 언젠간 :)
@보름삘 하우스 재밌죠 ㅎㅎ 에고가 완전 확고부동한 하우스가 병명을 찾아가는 과정은 누구보다도 유연하고 과학적인 사고잖아요 ㅎㅎㅎ 아이러니하게도 ㅎㅎ
나는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 루소 그러나 나는 노예 신분이다 - 아우구스티누스 셀프 아이러니. 이것은 옳지 못하다. 바꿔야 한다. 더글라스는 이렇게 결합을 했네요. 현재 처지를 인식하면서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인가 봅니다.
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라는 말 같네요. 과거만이 옳다고 믿거나, 과거를 아예 부정하거나. 저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관점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과거의 나를 부정하고, 오로지 미래에 어딘가 있을 근사한 제 모습만을 꿈꿔왔어요. 그러다보니 루소처럼 저의 본성을 향한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늘 채찔질하고, 과도한 자책감을 느끼고... 물론 그렇게 살았기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어요. 게으르지 않게 살려고 노력했고, 위대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좇아가려다 보니 배우는 것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또 한 편으론, 본성에 충실한 사람들을 게으르다고 제 마음대로 판단하고,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놓치며 살았던 것 같아요. 헌법을 불태우듯 나와 관점이 다르면 겉으로는 친절한 척 하면서 속으로는 절대 마음을 열지 않았어요. '자기애'가 과거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안 지가 얼마 되지 않는데, 루소의 <고백록>이 그런 내용이었군요. 과거를 온전히 받아들이자 늘 비난과 자책의 대상이었던 저에게 연민의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꽤 오랜동안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관점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과거의 나, 현재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점이 많은 나지만, 이런 내 모습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지 모르겠어요. 도전!
이번 챕터의 내용이 승언님에게 '인지적 유연성'을 선물했다고, 그렇게 조심스럽게 생각해봤어요. 도전하신다니, 응원합니다 :) 최근에 나온 에세이를 읽으면 대부분 루소처럼 자기 자신의 본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굳이 자서전이란 타이틀이 붙은 두꺼운 책뿐 아니라 솔직하게 자기 자신을 그대로 털어놓은 평범한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번 챕터를 읽으며 이전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던 궁금증이 폭발해버렸습니다. 과연 저자는 더글라스가 루소와 아우구스티누스의 두 테크놀로지를 의식적으로 차용한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문학을 꿰뚫고 있는 저자가 더글라스의 책을 읽고 두 테크놀로지를 생각해낸뒤, 그 테크놀로지의 시초로 찾아들어간 것 아니었을까, 의심해보지만, 중요한 건 아닌 것같고요. 궁금증은 멈추고 다음 챕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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