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함께 읽으실래요?

D-29
오늘 챕터는 읽으면서 장례식 생각이 나더라구요. 고인을 아는 사람들이 모여서 떠나보낸 아픔을 다같이 인정하고, 고인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곱씹으며 점차 기운을 차리게 되는 과정 같아서요.
저는 이번 9장이 제일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어요 ㅠ 그래도 신기한건 고별사 시를 읽으면서 원을 그리는 컴퍼스 끝맺음 부분이 둘이 만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원을 그리던 컴퍼스 두 다리는 그 상태로는 만날 수 없는데 ㅎㅎ 신기하네요.
@몬테크리스토 매우 사실적인 판단입니다 ㅋ 정말 컴퍼스 아무리 붙여도 두 다리가 딱 붙지 않았던 것같기도 해요. 이번 챕터는 절망과 불안과 우울을 이겨내기 위해 불가능한 사물을 영혼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걸까요. LSD가 일으키는 강렬한 경이를 우리도 시를 읽으면...옅게나마 경험할 수 있다는 것같아요. 시를 마음으로 깊이 받아들인다면 결코 옅은 경험이 아닐 테..고요.ㅎ
그러니까요. 딱 접어도 뾰족한 두 침은 만나지 않으니까요. 절망을 떨쳐낼 만큼 강렬한 경이로움을 제공해주니까 문학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ㅎㅎ
수치심이 이렇게나 해로운 줄 몰랐습니다 ㅎㅎ 수치심을 낮추고 자아수용을 증진시킬 문학 작품을 읽어야겠습니다. 언급된 밀란 쿤데라의 작품은 안읽어봤고, 나머지는 모르겠구요 ㅋㅋ 토탈리콜은 영화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봤어요. 어떤 부분으 등변삼각사랑인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영화를 본지 삼십년도 넘어서^^;
마지막에 등변삼각형 로맨스를 왜 언급했을까요. 꼭 사랑의 방식이 아니어도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다 이해됐는데요. 수치심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내적 규범을 약화시켜주는 문학작품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에는 공감하고요~
그렇죠. 괜히 일부다처제 느낌도 나고 그렇더라구요. 홍루몽의 보옥이 물의 속성을 갖춘 여성적 인물로 본다는 평가도 있더라구요.
11장은 제가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이 언급 되어서 더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ㅎㅎ ‘자유간접화법’을 통해서 아이러니와 사랑을 동시에 온전히 경험하게 해주는 화법이었군요. 그냥 읽으면서 제인 오스틴 특유의 서술방식이구나 생각은 했었는데. 저런 신경학적관점 때문에 작품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연애에 빠져들었나 봅니다 ㅎㅎㅎ
현대 독자에겐 익숙한 것이 그 시대엔 매우 혁신적인 문학적 서술 방법이었네요. 그런데 이번 챕터 좀 재미있어요. 자아 공개 가득한 연애 소설을 읽다가 현실 감각 잃어버린 독자를 치료하게 위한 또 다른 연애 소설이라니. ㅋ 제인 오스틴과 톰 르프로이의 연애사는 영화 '비커밍 제인'에서 다루고 있는데, 제임스 맥어보이가 톰 역할이었거든요. 어쩌면 그냥 무난한 역할이었는데 맥어보이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몇 번 더 돌려봤었어요. 어딘가 인터뷰에서 제인 역 맡았던 앤 해서웨이도 맥어보이 연기 너무 잘한다고 ㅋ 이 영화랑 '어톤먼트'때 진짜 연기 너무 좋았는데요! 암튼, 제인 오스틴 정말 최고네요! "오스틴은 로맨스 소설에 자유 간접 화법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작가가 되었다."
와이프가 맥어보이 좋아해서 비커밍제인 영화를 수십번은 틀어 놓은 거 같아요 ㅋㅋ 전 기억은 잘 안나지만. 맥어보이 연기는 진짜 잘하죠. 어톤먼트도 어찌나 좋아하는지 ㅎㅎ 영화도 보고 이언 매큐언 원작 속죄도 읽더라구요.
저도 어톤먼트 보고 속죄 읽었던 것같아요. 아내분이 맥어보이 팬이셨네요!:)
<비커밍 제인>도 봐야겠네요. 전 사실 아직 <오만과 편견>도 안 읽었답니다... ㅎㅎ
자유 간접 화법은 아이러니와 내면의 감정을 교묘하게 결합시키는 화법이네요. 오, 신기합니다. 결합의 또 다른 효과가 인상적이에요. 본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게 하는 것. 나라면 하지 않을 일을 감당할 때 조차 사랑하게 하는 것. 현실의 아이러니를 직시하며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란 쉽지 않아 보여요. 사랑하면 눈에 보이는 게 없다고 하잖아요... ㅎㅎ 그런데 신경과학적으로 그게 가능한 거였네요. "자기중심적 환상을 버리고 다른 마음을 포용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겠냐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나저나 제인은 정말 실연의 아픔을 금방 털어냈을까요?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참되게 사랑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쉬웠으려나요. ^^
또 두 번 읽었네요. ㅎㅎ <프랑켄슈타인>을 읽지 않아서 인지 이해가 어려웠어요. ㅠㅠ 삶의 활력은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네요. 스트레스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라 좋은스트레스여야겠고요. 공포감과 유쾌감 모두 정신적 기원이 같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모두 기이한 것을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고, 공포감은 기이함에서 위험이 감지되면 느끼는 반면, 유머는 기이함이 무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반응이다. 공포감에 몰입하여 휩싸일 때는 디스트레스가 나오지만, 우리가 공포감을 인지하고, 공포가 허구임을 자각하고 기꺼이 위험에 돌진할 때 유스트레스가 나온다. 활력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에서 나오는 것이네요! 기이한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공포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허구일 뿐이라고 인식하는 것. 그리고 모험을 하기로 선택하는 것. 활력은 어쩔 수 없이 위험을 수반해야 하는 가봐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삶은 편안하긴 하지만, 또 지루해지기도 하니까요. "메타 호러"라는 장르는 처음 들어봤어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것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두 눈 뜨고 똑바로 볼 때, 그리고 그것이 허구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허구를 보겠다고 의식적으로 결정했을 때 활력이 생긴다는 사실을요.
삶이 무기력한 사람들에겐 직접 스트레스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유도해도 될 것같아요. 약간의 코르티솔 분비로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겠네요~
한 가지 궁금한 점은, 공포영화를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중에 유스트레스가 나오는 걸까요? 저는 눈 가리기 바쁜데, 눈 똑바로 뜨고 보는 사람들은 안 무섭냐고 물어보면 항상 "이거 어차피 영화잖아."하더라고요. ㅎㅎ
어차피 ‘공포’ 영화 일 뿐이잖아 라고 느끼게 만드는게 메타호러 장르인것 같아요. 고전 고딕소설 같은 경우는 내가 그 속에 직접 있는 것 처럼 공포를 느끼게만 만들었다면. 메리셀리가 쓴 프랑켄은 공포를 느끼게 만들다가 끄집어내어줘서. ‘아~~ 이건 이야기구나’ 생각하게 해주고. 자아와 허구를 분리시켜줘서 공포감을 덜어주는 장치( 이야기속 이야기 방식)같은 걸 이용하는 공포장르.
전 호러 영화를 절대 안(못) 보기 때문에 이번 챕터는 활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ㅋ
호러 영화가 아니라 호러 책이군요 ㅋ 암튼 무서운 건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
프랑켄슈타인 책 진짜 재밌게 읽었거든요 ㅎㅎ 혹시 프랑켄슈타인 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얼굴에 철사박힌 이미지 아시나요??? ㅋㅋ 사람들은 대부분 프랑켄을 괴물이라고 알거든요. 저도 마찬가지로 프랑켄슈타인이 그 괴물인줄 알고 책 시작했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실제로는 완전히 그런 내용 아니었지만. 열일곱인가 열아홉에 그런 책을 쓴 메리셸리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공포여도 좋은 공포가 있고 나쁜 공포가 있다는 점도 흥미롭구요.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도 흥미롭고. 메리셸리는 공포물에서 덜 공포를 느끼도록 탈출구를 만들어 줘서 정말 친절한거 같구요 ㅎㅎ 기회되면 프랑켄 책도 읽으시고.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도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웰 메이드 한국 창작 뮤지컬이어서 공연 하면 언제나 매진사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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