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함께 읽으실래요?

D-29
패러디, 암시, 아이러니… 풍자가의 세가지 발명품. 암시랑 아이러니는 문장에서 선뜻 눈치채기 좀 어려운 것 같아요. 마크 트웨인의 작품을 몇개 읽어도 파악 못하는 저를 보면 아무래도 ㅠ 나는 메논이다 나는 메논이다 ㅋㅋㅋㅋㅋ 나는 식물 같은 지능을 지니고 있다.
<분노를 떨쳐내라> 흥미롭게 읽었어요! 자발적 후회는 공감을 불러들인다는 점이요. ㅎㅎ 문학에서만 가능한 속마음 엿보기 ㅋㅋㅋ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행복만을 보았다의 주인공은 딸을 총으로 쏘기까지 하는데도!) 자발적 후회, 꾸며지지 않은 회한을 하는 인물에게는 마음이 가는 것이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면 적어도 그에 대한 분노는 조금이라도 옅어질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더 분노가 치밀더라고요. 잘못을 부정한다면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다는 걸 기억해야할 것 같아요.
네 그러네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행복만을 보았다>) 공감하게 해주는 것이 후회와 회한이네요.
나는 메논이다! ㅋ 글을 쓸 때도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삼아 비웃으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기분도 좋고요. 그런데 이게 근거가 있네요. 고통을 덜어주고 코르티솔 분비가 억제된다니. 앞으로도 더 저를 비웃으며 고통에 내성이 생기게 해야겠어요.
글을 쓸 때도 ‘나는 메논이다’가 먹히는 군요.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뭔가 전지적작가시점 처럼 내가 다 안다, 다 내 손바닥 안이다 이렇게 쓰실 거 같은데 ㅎㅎㅎㅎ
이번 주는 5장부터 읽으시면 될 것같아요. 각 장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차례로 읽을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만약 앞 장을 못 읽으신 분이 있다면 5장으로 바로 오셔도 됩니다 :) (전체 맥락 파악을 위해 서문은 읽으셔야 할 거예요.)
5장을 읽고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꼬꼬무>와 <응답하라> 시리즈. ㅋㅋ 모두 미래의 장면을 힐끔 보여줌으로써 대강 짐작하게 하고, 우리가 결국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툭툭 던져주며 결말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요. 책장을 당장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책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요소들을 충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강렬하게 독자를 사로잡으려면 미래를 살짝만 노출해서 애가 타게 만들어야 하는군요. ㅋㅋㅋ
@승언 응답하라 시리즈는 정말... 제 몇 개월을 송두리째 가지고 간 시리즈예요. 남의 남편을 제가 왜 그렇게 찾았는지 모르겠습니다. ㅋ 궁금증 유발은 모든 글쓰기에서 중요한 기술(?)인 것같아요. 독자가 책을 읽으며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거지?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기면 그 순간은 작가 승리! ㅋ 오늘 알게 된 건, 미래를 대강 알게 하고 확신하지 못하게 하면 도파민이 슬쩍 나와 우리의 애를 닳게 한다는 것이네요.:)
남의 남편 찾기에서 짜증나던 저랑은 다른 반응들이시군요 ㅎㅎㅎㅎ 그 응답하라가 저는 제일 별로였어요 그래서 ㅋㅋ 숨기려다 보니 로맨스가 사라진 느낌이어서. 갑자기 너!!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궁금함을 일으키는 스릴러 장치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네요 ㅎㅎ
스릴러 라고 하면 공포, 오싹함을 떠올렸는데. 이 책에서는 ‘to wonder’ 개념을 알려주네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진짜 좋아하는 작품인데 다시 읽어야겠어요 ㅎㅎ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들 중에서 에르큘 포와로가 안나와도 진짜 진짜 재밌게 본 작품이거든요.
이것도 잘 이해가 안돼서 두 번 읽었네요. ㅜㅜ단테의 신곡을 읽었더라면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 같아요. 제가 맞게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경이는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확장'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혁신은 감춰진 진실을 찾는 과정, 의심하고 경계하는 행위에서 나온다는 의미로 파악했어요. 단테는 확장을 위해 알레고리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고요. 의문에 대한 대답도 제시해주지 않고, 독자들에게 숨겨진 진실을 그저 던져놓는 것이 ‘열린 결말’을 의미하는 것인가 싶기도 했고요. 그럴 경우 결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 되니까요. 그게 단테가 말한 자유일까요? 당대의 시인들이 알레고리를 사용했던 방식처럼, 여전히 시인들의 일은 낯선 것에서 익숙한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에서 낯섦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인의 문장들을 접했을 때 순간적으로 이게 뭐지? 무슨 의미지? 계속 생각하게 되지만, 답은 모르고 결국 해석은 저의 몫이 되는 것이잖아요. 오히려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몰라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 같아요. 정확한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 (저의 결론은, 시를 많이 읽자, 가 되겠네요. ㅋㅋㅋ)
단테는 기독교적 베이스 속에 이교도(그리스 로마신화 인물들) 내용을 넣고. 숨겨진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 알레고리를 사용했네요. 그 부분이 독자로 하여금 파라노이아를 불러일으키고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구요. 제가 기독교도 아니고 신곡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ㅠㅜ 신곡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나타내고자 하는 거라면 가톨릭에서는 불경한 느낌을 받았을거 같은데. 숨겨진 알레고리여서 눈에 띄지 않았던 걸까요? 신곡을 장려한거 보면 자유의지라는건 종교적으로 인정이 되는 개념인 걸까요? 신곡을 읽어야겠습니다 ㅎㅎㅎㅎ
신곡 읽은 1인 여기 있습니다.ㅋ 그런데 전 배경 지식 없이 읽었던 터라 이번 챕터에서 나온 내용은 전혀 알지 못했고요. 그저 죄인들이 왜 여기 들어왔는지 생각하며 잘 살아야겠다, 뭐 이런 1차원적인 반성만 했었어요. 문학 발명품으로써의 파라노이아가 독자로 하여금 계속 이 이야기엔 숨겨진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 그래서 계속 읽어야겠어, 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것같아요. 익숙한 곳에 뚝 떨어진 낯선 것. 그 낯선 것에 눈이 계속 가게 될 테니까요. 같은 맥락인지 모르겠는데, 박해영 작가가 이런 기술 잘 사용하지 않나요? 나의 아저씨에서는 지안이가, 해방일지에서는 구씨가낯선 역할을 하면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것 아닐까, 새벽에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설명이 그닥 친절하지 않은 것같아요. 기독교 문화 등등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같습니다~
7장은 다른 장을 읽었을 때보다 감동이 조금 덜했던 것 같아요. 내일의 신데렐라는 당신일 수 있다는 사실이 왜 당최 와 닿지가 않는지 ㅋㅋㅋㅋㅋ 삶의 무작위성을 생각하면 먼저 드는 생각이 "나에게도 언제 어떤 불행이 닥칠지 몰라."인데, 책에서는 그 무작위성은 반대로 "나에게도 언제 행운이 닥칠지 몰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물론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건 문제가 있겠지만, 어느 날 행운이 갑자기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보다,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인지 7장 내용이 별로 와닿지는 않았어요. 어쩌면 책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애니메이션 <업>이 언급되었던데,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이참에 한 번 보려고요.
우뇌와 좌뇌의 균형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우리의 이성적인 우뇌는 삶을 원인과 결과 차원에서 보게해주는 것같습니다. 개인에게 미덕이 있어야 행복한 삶이 뒤따른다, 라고요. 좌뇌는 느슨하게 창의력을 발휘해 인과관계 따위 생각하지 말라고, 언제라도 우리의 삶은 점프 가능하다고 말하고요. 절망에 푹 빠진 사람들은 자꾸만 안 되는 쪽으로(그러니까 내겐 미덕이 없으니 행복한 삶이 기다리지 않는다는 쪽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이들이 업 같은 영화를 보면 한번쯤은 점프를 꿈꿔볼 수 있을 것같아요. 허술한 희망 끝 더 큰 절망이 뒤따를 수 있지만, 그래도 사람을 다시금 일으켜 세우는 건 약간은 허무맹랑한 희망이나 가능성인 것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승언님 아직 업 안 보셨네요! 꼭 보세요. 정말 완전 매우 명작이에요 :)
우뇌랑 좌뇌가 각자 역할이 있고 서로 자기 주장을 하니까 균형을 잘 잡아야겠군요. 이번 장은 좀 어려웠어요. 그리고 동화같은 결말이잖아! 현실에 없다고 막무가내로 비판할게 아니라, 적당히 우뇌 달래주면서 행운이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낙관론도 정신건강에 나쁘지 않음을 ㅎㅎㅎㅎ 소개된 역사적 기록인 로도피스의 동화같은 스토리를 읽고 나니까 그 영화가 생각나요.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의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이 생각 나더라구요.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 엄청난 흥행을 했던 영화였거든요. 주제가도 유명하고.
줄리아 로버츠 하시니까 노팅힐도 생각나네요. 남자가 신데렐라 ㅋ 그리고 몬테님의 최애 소설 오만과 편견도 신데렐라 스토리이긴 하고요. 다아시는 넘나 멋진 왕자니까요 :)
재산이 어마어마한 다아시 ㅎㅎㅎㅎㅎ
전 오늘 챕터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셰익스피어의 개인사, 특히 아들의 죽음을 몰랐던 터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햄넷, 햄릿. <햄릿>을 읽을 땐 제가 상실을 경험하지 않았던 터라 전 햄릿의 성격과 인상적인 대사들에 치중하며 읽었어요. 제가 같은 슬픔을 겪었다면 다른 방식의 읽기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가 매해 햄릿을 읽고 그 감상을 적는 것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던 걸까요. 처한 상황과 쌓이는 경험이 이 대단한 비극을 매번 다르게 읽게 해주니까요. 슬픔에 처했을 땐 우선 멈추고, 같은 처지의 누군가와 공감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배웁니다. 아니면, 소설을 읽으면 되겠죠.
그런 개인사가 있는지 저도 몰랐어요. 저는 햄릿 읽으면서 쟤는 왜 복수는 안하고 뭐하노? 이랬던거 같아요 ㅎㅎㅎ 근데 아버지 유령이 나타나서 하는 말이 다 사실인건 맞는건지도 100% 믿음은 안가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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