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15. <바른 마음> 읽고 답해요

D-29
B-3.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연히 빈약한 기억력을 소유한 저는 그런 경험을 끄집어 낼 수가 없네요;;; 근데 워낙 행동이 먼저 앞서는 사람인지라, 그런 경우가 허다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황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평소에도 의문이 드는 점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야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내린 직관적 판단이 맞을 확률이 높아질 것 같아서요. 지인의 직관적인 결론은....그 지인의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그 의견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때가 많아 기회를 놓치기도 하지만, 언젠가 다시 그 기회가 왔을 때는 이미 생각해 놓았던 내용이라 정리정돈된 형태로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었습니다. ㅎㅎ
[B-3] 논쟁적인 이슈에 관한 처음에 생각을 관철하는 경우는 예전에는 종교적인 부분이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탈종교인의 삶을 살게 되면서 유연하게 되었는데요. 10여 년 전부터 어떤 것이 정답이다는 사고방식의 위험성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요즘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얕은 지식과 편견일 수 있기에, 상대방이 막무가내의 감정적 주장이 아니라면 그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합리적인 이유를 듣게되면 의견을 바꿀수 있는 여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질문을 받고 곰곰이 생각했더니 근래에는 그랬던 경우가 떠오르지 않아 놀랐네요, 스스로 바뀌거나 누군가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이제는 점점 더 비슷한 사람만을 만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역시도 무의식적으로 열정을 따라가는게 편하기 때문이겠죠?
정치적인 견해를 바꾼적인 있는데 혼자석 논리적으로 생각했다기 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친 독서와 정보를 통해 서서히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전 최근 사람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는 중입니다.저 역시 잘 바뀌지 않는 것 같고요. 다만 경험과 일치하는 경우에는 좀 쉽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4장, 5장 ■■■■ 4장 도덕은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과 같다 5장 편협한 도덕성을 넘어 오늘부터 25일까지 4일 동안은 4장과 5장을 읽습니다. 제가 이끄는 독서 일정은 어디까지나 가이드일 뿐이니 너무 얽매이지 마시고 자신만의 속도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29일이라는 시간 안에서 각자가 가용 가능한 시간이 다를테니 편하신대로 함께 해 주세요. 이미 지나간 질문에도 천천히 답변 달아주시길 부탁드려요. 앞으로 읽을 내용 중에는 각 정당의 극성 지지자들이 왜 그렇게 열성적이고도 맹목적이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도 제시됩니다. “극단적 당파심은 말 그대로 중독증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니 마약도 아니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궁금하시죠? 같이 읽으면서 알아보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C-1. 4장과 5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어느 대목이었나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어떤 것이었나요?
도덕성이라는 추상적이고 애매해 보이는 주제를 여러가지 요소로 분해해서 분석하는 것 자체가 대단해 보입니다. 감정수업 같은 책을 읽을 때도 비슷하게 느꼈는데 서양인들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매우 분석적인 것 같습니다.
확증편향이 이토록 치명적인 인간의 특징인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오히려 확증편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조금 수그러진 것 같습니다. 또한 확증편향을 회피할 수 없는 인류라 하더라도 "공동의 연대 혹은 공동의 운명"을 느끼고 서로 적정한 선을 지키며 상호작용을 한다면 변명거리 늘어놓기 바쁜 이성적 추론 능력이 사회 체계의 창발성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란 저자의 견해가 인상깊었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된 견해로 대립과 갈등을 겪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plausible deniability(발뺌의 여지)는 1960년대 초 미국 CIA가 만든 용어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기법이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최상급자는 몰랐다고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림으로써 국가나 조직의 책임을 모면하는, 조직 보호의 철칙이다.」 [출처: 다음 백과] 발뺌의 여지(plausible deniability)라는 용어가 처음에는 위와 같이 생겼다가 심리학적 실험에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발뺌의 여지가 주는 도덕적 무딤.. 주의해야겠습니다. 「WEIRD : Western , Educated , Industrialized , Rich , Democratic」 WEIRD권 vs 비WEIRD권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내용을 읽으며 ‘도형 안에 선 긋기’를 스스로에게 적용시켰더니, 명확하게 동아시아인들의 결과와 부합하게 선을 긋고 있었습니다. 동.서양 인식 차이의 저 밑바닥에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다른 입장을 생각해보기 위해선 지금 있는 곳에서는 알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드네요. 저 사람들은 왜 저럴까 그걸 꼭 경험해봐야 아는 건가 싶지만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 사이에 '마음', '생각'은 특히나 어쩌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5장 내용 중에 에릭 슈비츠게벨(Eric Schwitzgebel)이 합리주의자의 망상을 깨부수기 위해 한 실험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이성적 추론을 훌륭히 할 줄 아는 사람이 도덕적으로 행동할 확률도 높다고 합리주의자들은 믿는다.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다른 누구보다 덕 있는 사람들은 아마 도덕철학자들이어야 할 것이다(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윤리적 원칙을 이성으로 따져보는 사람들이니까). 과연 그러할까? .... 심지어 슈비츠게벨이 도서관 수십 곳을 돌며 유실 도서 목록을 그러모아 봤더니, (대개 윤리학자들이 대출했을) 윤리학 관련 학술서가 타 분야 철학서에 비해 도난당하거나 영영 반납되지 않는 확률이 높았다. 다시 말해, 도덕적 추론에 전문 지식이 있다고 해서 도덕적 품행이 더 올발라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품행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도덕적 추론 능력이 발달하면 사후 정당화를 하는 기수의 능력도 더 발달하기 때문인 듯하다). 슈비츠게벨은 도덕철학자들의 품행이 다른 철학자들에 비해 나은 부문을 단 하나라도 찾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 성직자, 지식인, 정치인 스스로도 아마 본인들이 종사하는 분야가 "공공의 선과 이익"을 위한 것이니, 그 자체로 더 도덕적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믿기 쉽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도덕에 어긋나는 일을 하더라도 면죄부를 받기가 더 쉬울 거라고 착각하고 유혹에 더 빠지기 쉬울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도덕적 추론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도덕적으로 더 올바른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능력이 발달해 품행이 나빠질 수도 있다니, 마치 법을 잘 아는 사람이 오히려 편법을 쓰는 것도 비슷한 걸까요.
사람들은 남의 눈에 띄지 않고 발뺌의 여지만 있으면 대부분이 남을 속인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들면서도 이해는 가고 아니었으면 쉽기도 한 그런 부분이네요 심지어 도덕적 추론에 전문지식이 있다고 해도 도덕적 품행이 올바르기는 커녕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니.. 사실긴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희망을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네요.
C-1. 흥미로운 부분or새로 알게 된 사실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괜찮은 이론을 발견 하면 임상실험을 직접 해보게 되는 경향이 있습 니다. (물론 대상은.. 주변인들에게.. ;;당연히(?) 좋은 것들 위주로요. ^^;;) 하나 기억나는 것을 적어보자면.. '이중 구속' 이 있습니다. 대상에게 선택할 수 있는 답을 나에게 유리한 것으로 구성하여 질문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작업의 기술(?) 중에.. "저랑 오늘 저녁에 밥 먹을래요??" 라고 하는 것보다.. "저랑 오늘 저녁에 밥 먹을래요? 아니면 술 한 잔 할래요?" 라고 하는 것이 성공률이 더 높았다는.. 이 내용을 어디선가 듣고 우리 아이들에게 많이 응용해서 써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너무 남용을 한 탓인지 언제부턴가 "둘 다 싫어요." 를 하더군요. ㅋㅋㅋ
심리학이 WEIRD를 대상으로 한다고 이야기한 부분에서 시각적 인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도형 안에 선 긋기'에서 어떻게 이전 페이지와 똑같은 길이의 선을 그릴 생각을 하는 건지 너무나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당연히 도형 안에 선을 그어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충격을 한번 받고 나니 윤리의 세 가지 모습이 술술 잘 읽혔습니다.
서양적이고 고학력이고 산업화되고 부유하고 민주주의적인(Western, Educated, Industrialized, Rich, Democratic : WEIRD)라는 개념의 정의를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 대부분의 주류문화로 학습되는 토대가 사실은 극히 소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C-1] "4장에서 나는 플라톤의 생각과는 달리 이성이 통치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성은 진실보다는 정당화의 근거를 찾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이다. 사람이란 실제보다는 외관과 평판에 훨씬 더 신경을 쓰는 법이다." 도덕이라는 우리의 사고는 탐구적이기보다는 확증적으로 이루어진다. 나와 다른 매트릭스 안에 나를 끼워 맞춰보려는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편협한 도덕성을 넘어설 수 있다.
개인에게 도덕은 과학자의 역할보다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유가 아주 찰떡 같아서 계속 맴돕니다. 과학자라고 생각했던 제 모습을 다시 돌아보고 있어요.
C-1. IQ 높은 사람들이 전체 쟁점에 대해 더 온전하고 공평하게 탐구하는 데 본인의 재능을 쏟아 붓는 것이 아닌 자신의 논변을 더 든든히 떠받치는 데 사용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결국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을 잘 받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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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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