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15. <바른 마음> 읽고 답해요

D-29
도덕성의 범위는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서양적이고, 교육 수준이 높고, 개인주의적인 문화에서는 도덕성의 범위가 몹시 좁다. 반면 사회중심적 문화에서는 도덕성의 범위를 넓히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써 삶의 더 다양한 측면을 아우르고 통제한다. 사람들이 갖는 직감(특히 역겨움 및 경멸감과 관련된 것)은 때로 도덕적 추론을 진행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도덕적 추론은 때로 사후 조작과 다름없는 양상을 보인다. 도덕성은 아이들이 피해의 개념을 잘 이해하게 되었을 때 스스로 세워나가는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틀림없이 문화를 통한 학습이나 문화적인 유도가 합리주의 이론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p.69 ch.1 도덕성은 대체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1장을 읽으면서 이전에 읽었던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위어드(WEIRD)는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WEIRD는 상대적으로 자신의 친구와 가족, 같은 종족, 지역사회를 편애하지 않는다. 그들은 족벌주의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맥락과 현실성, 관계와 편의보다 추상적 원칙에 집착한다. 감정적으로 볼 때, WEIRD는 그들이 속한 문화에서 장려되지만 대개 자신이 세운 기준과 열망에 맞게 살지 못하면 죄책감에 시달린다. 대다수 비WEIRD 사회에서는 죄책감이 아닌 수치심이 사람들의 삶을 지배한다. 사람들은 자신이나 친척, 심지어 친구들이 공동체에서 그들에게 부과하는 기준에 따라 살지 못할 때 수치심을 느낀다. 가령, 비WEIRD들은 자신의 딸이 사회적 연결망 바깥에 있는 사람과 눈이 맞아 도망을 가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체면을 잃었다'라고 생각한다. 한편WEIRD들은 헬스장에 가는 대신 낮잠을 자면 죄책감을 느낀다. 헬스장에 가는 게 의무가 아니고 아무도 그들이 헬스장에 가는지 모른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p.46 위어드
우리 인간은 날 때부터 바른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정확히 무엇을 바르다고 여기는지는 반드시 배움을 통해야만 알 수 있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1장 마지막 문장,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아이들은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은 잘못이다 라는 절대적인 진리를 주춧돌로 삼고 그 위에 도덕에 대한 이해를 하나하나 건설해 나간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아이들이 혼자 힘으로 유해성을 분석해서 그로부터 도덕적 앎(역겨움 및 혐오감과 관련된 것들)을 스스로 세워나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도덕적인 앎을 형성시키는 기원으로 뭔가 다른 것들이 있을 게 틀림없었다. 거기에는 문화를 통한 학습(슈웨더의 주장이다), 혹은 역겨움 및 혐오감과 관련된 인간 본래의 도덕적 직관(몇 년 후 내가 주장하게 되는 내용이다)이 포함될 것이었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같은 부분을 적어주신 분이 있네요. ^^ "사람들은 자신과 똑같은 도덕적 서사를 가진 사람들과 뭉쳐 정치적 집단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p.24
질문이 있습니다. 이북으로 읽을 때 문장수집을 하려면 출처 페이지를 표시해야 하는데 종이책의 페이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2. 1987년만 해도 도덕심리학은 발달심리학의 하위 분야에 속해 있었다. 그래서 도덕심리학 연구가들 이 초점을 맞춘 질문도 주로 규칙(특히 공평성 규 칙)에 관련된 사고를 아이들이 어떻게 발달시키 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구 이면에는 다음 과 같은 근본적 물음이 숨어 있는 셈이었다. 아이 들은 옳고 그름을 어떻게 해서 알게 되는가? 즉, 도덕성이 처음 형성되는 곳은 어디인가? 이 질문 에는 으레 두 가지 대답이 나오곤 한다. 천성 아니 면 양육, 둘 중 하나라는 것이다. 천성 쪽에 손을 들었다면, 당신은 선천론자인 셈이다. 선천론자 는 도덕적 앎이 우리 마음에 원래부터 들어 있었 다고 믿는다. 그것이 미리 자리 잡은 까닭은, 《성경》에서 말하듯 하느님이 우리 가슴에 그 내용 을 새겨놓았거나 다윈의 주장처럼 우리의 진화한 도덕적 감정 속에 그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일 것 이다. 한편 양육을 통해 도덕적 앎이 생겨난다고 믿는 쪽이라면, 당신은 후천론자(empiricist)인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갓 태어난 아이들이 거의 텅 빈 서판(존 로크의 표현을 빌리자면)에 가까운 상태라고 믿는다. 더구나 도덕성이란 나라나 시대 마다 다 다른 법인데, 그것이 어떻게 선천적일 수 있다는 말인가? 따라서 우리는 어린 시절 스스로 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과 옳고 그름에 대한 어른 들의 이야기를 통해 성인으로서의 윤리 의식을 형 성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후천론자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후천론도 결국은 답이 아니었다. 그래서 1987년도에 도덕심리학은 도덕성의 기원에 대 해 제3의 대답을 내놓기에 주력하고 있었다. 거 기서 나온 답이 합리주의로, 여기서는 도덕이 무 엇인지를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 낸다고 주장했다. pc 뷰어 p. 14/191
우리의 위선은 끝없는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제각각 자기편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고, 나아가 자기편 가치관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무엇보다 확실하므로 상대편은 어리석고 사악한 게 틀림없다고 믿는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그래서 여행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여러분이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새로운 생각의 틀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두 가지 주제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골치 아프며 가장 편이 갈리는 문제인 정치와 종교를 말한다. 사회생활 에티켓 책에서는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할 때는 정치와 종교에 관한 화제는 피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그 둘을 가지고 서슴없이 이야기를 나누라는 입장이다. 정치와 종교는 둘 다 우리 기저에 자리 잡은 도덕적 심리의 표현인바, 그러한 심리에 대한 이해는 오히려 사람들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종교로 인해 일어나는 그 모든 과열·분노·편 가르기를 어느 정도 가라앉히고, 그 자리를 경외심·놀라움·호기심으로 채우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표이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그뿐만 아니라 ‘self-righteous(독선적인)’의 정의, 즉 “자기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특히 다른 이의 행동이나 믿음과 대조하여), 도덕적으로 편협하고 관용이 없는 것”에서도 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5 그런데 나는 바름에 대한 강박(이는 불가피하게 독선으로 이어진다)이 정상적인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증상임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우리 인간은 늘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존재이지는 않다. 그런 성향과 더불어 우리는 특정 상황에 처하면 자신의 자아쯤은 얼마든지 접어두고 그 대신 더 커다란 몸체의 세포라도 된 듯이, 혹은 벌집 속에서 살아가는 꿀벌이라도 된 듯이, 집단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의 경험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될 때가 많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사람들은 자신과 똑같은 도덕적 서사를 가진 사람들과 뭉쳐 정치적 집단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살아가며 어느 한 가지 서사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그 뒤로는 다른 대안적인 도덕 세계는 더 이상 보지 못한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대학에서 나는 철학이 삶의 의미를 알려주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철학이 얼마간은 유용하리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것이 결국엔 착오였던 셈이다. 대학교를 졸업할 당시 나는 젊은이가 존재론적 물음을 푸는 데에는 심리학과 문학이 더 많은 도움을 주리라 결론을 내렸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A-2] "같은 지구라도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심지어 같은 사회 내에서도) 도덕성은 차이가 난다. 이 단순한 사실을 아는 것이 바른 마음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제발, 우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요. 우리는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어요. 어차피 한동안은 이 땅에 다 같이 발붙이고 살아야 하잖아요. 그러니 서로 노력을 해나가자고요.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A-3. 저자는 1장에서 도덕적으로 당혹스러운 시나리오를 여러 개 만들어서 독자들에게 보여줍니다. 1장 초입에 아래 두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지요. 책 내용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저희도 이 도발에 응해볼까요. 책의 문장들을 그대로 옮깁니다. (1) 어느 날 한 가족이 기르던 개가 집 앞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 개고기가 맛이 좋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던 이 가족은 죽은 개를 가져다 몸뚱이를 발라 요리를 했고, 그것으로 저녁상을 차려 먹었다. 가족의 이런 행동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마트에 가서 생닭을 산다. 그런데 닭을 요리하기에 앞서 그는 닭에 대고 성행위를 한다. 그러고 난 후 그것을 요리해서 먹는다. 여러분은 이 시나리오들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1)의 가족과 (2)의 남자가 도덕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보십니까? 도덕적으로 잘못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윤리를 어긴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답은 없습니다. 별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자유롭게 생각을 들려주세요.
(1) 도덕적으로 당혹스럽습니다. 그 개가 가족의 구성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지냈던 한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음과 행동을 가진 사람이 이웃이라면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습니다. (2) 도덕적으로 당혹스럽습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가족)이 이런 행동을 한다면 이해는 할 수 없고, 인정도 힘듭니다. 왜냐하면 성욕의 대상이 닭인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교육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 별로 마음이 편한 내용은 아니지만 도덕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어직까지 많이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2)도덕적으로 당혹스럽습니다. 성욕과 식욕의 대상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인류가 살아가는 방식과 대치되어 많은 문제를 (가치관의 혼선 등을 비롯하여)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2) 모두 당혹스럽고 불쾌하지만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보다 (2)가 한층 당혹스러운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보는 사람이 없다"는 전제가 동일한데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봤습니다. 아마도 동물을 '먹는다'는 것과 동물을 '성행위의 대상'으로 삼는다(그 다음에 먹긴했지만)의 차이가 제 혐오감의 차이를 낳았다고 생각해요. "동물=먹었다"는 그나마 받아들일 수 있지만, "동물=섹스의 대상"은 받아들이기 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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