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정이현 소설가와 [문맹] 함께 읽기

D-29
(+14) 책이라는 게 단방향 매체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읽기를 하다보니 게임처럼 양방향의 인터랙티브한 매체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조바심 많고 불성실한 독자라 모든 책을 무슨 책을 먹방하듯 후루룩 읽어버리고 덮어버리곤 했는데 작가 님의 매일매일의 질문을 접하다보니 서둘러 달려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다시 살펴 읽게 되네요. 범인이 그가 저지른 범죄 현장을 다시 찾아 기억을 음미하듯 텍스트를 곱씹다보니 몇몇 문장들은 외워질 정도가 되었습니다.
앗 메롱이님께 답장을 못달아 다시 왔습니다 :) 저도 후루룩 읽고 덮는 독자 1인이었어요. 이렇게 함께 읽고, 정답없는 물음표들을 성실하게 곰곰이 고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스위스 사람들에게는 위대한 개츠비의 닉 아버지의 충고를 드려야 할 거 같네요.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작가가 어느덧 이런 유리한 입장에서 시선을 둘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면서 이후 이어지는 내용에서 작가는 다시 과거의 트라우마를 되새김질 하더군요. 작가란 이처럼 애써 코르티솔을 분비해내며 살아야하는 존재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작가 님들은 건강 검진을 잘 받아야할 거 같더군요.
(+14)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뉴스기사를 둘러보는데 이제는 그믐의 <문맹>에도 매일 들어가서 확인하게 되더라구요~ 질문지를 보고 내생각이 생각이 바로 나지 않을 때는 곰곰히 생각하고 쓰게 되고 정이현 작가님의 답글을 확인할 때는 선물을 개봉하기 전 설렘도 있답니다 예전에 그냥 후루룩 읽던 책을 많은 질문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볼 수 있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한권에 책속에 29일간의 질문을 매끄럽게 담을 수 있는 작가님의 질문을 꺼내는 방법에 대한 tip도 궁금하구요~~ 매일 설레며 들아갈 공간이 있다는 게 고마운 공간이 생겨 충전하고 갑니다
저도 매일 설레며 들르는 공간이 생겨 즐겁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꼼꼼하게 다시 읽으며, 답이 아닌 질문을 고민해 보는 경험도 처음이고요. 제가 드리는 질문들은,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4-2) 위에 적었지만 또 생각이 나서 몇자 더 적어봅니다 직업적 환경 특성상 업무에 관련된 용어와 항상 신경을 써야 해서인지 부쩍 더 내 생각을 표현함에 어휘려과 문장력의 한계를 많이 느낀답니다 일기가 도움이 될까도 생각했지만 일기 또한 반복되는 일상의 기록으로만 남을거 같아 큰 도움이 될거 같진 않다라구요 그런데 <함께 읽기>를 하며 다른 분들과 작가님의 글을 보며 다른 생각도 읽을 수 있지만 내 감정을 표현함에 명확하지 않은 어휘와 문장들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생각지 않은 질문''을 통한 생각의 확장, '보다 명확한 어휘와 문장'들도 함께 읽기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선물입니다~ 이공간에서의 편안한 책향기도 별책부록 같네요~~~
(+15) 작가가 자신에게 한 말이 와닿네요(68쪽) "뭐라고?넌 다 잊어버리기라도 한거니? 너는 똑같은 일을, 정확히 똑같은 일을 했잖아.그리고 네 아이는 그 때 겨우 갓 태어났을뿐이었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상황을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쉽게 단정해 버리고 재단해 버리고 그것이 옳은 일인거 처럼 이야기를 한다 자기 주위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몇몇만 발견해도 진실인양 이야기해버린다 가끔은 실제의 고통보다 무책임한 이러한 말들이 2차가해로 더 큰 상처로 다가온다 마리 앙트와네트가 했다고 잘못 전해지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란 말 같다.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보며 함부로 말하는 망언이다~ 이러한 말들은 여전히 살아있다 폭우에 침수 반지하를 없애고 임대주택을 만들면 된다 그 임대주택은 보증금 몇억에 월세 100만원에 가깝다~ 기초생활대상자들에게 그런돈이 있을까?? 슬프게도 나도 모르는 사이 이러한 물정모르고. 쉽게 말을 뱉지는 않는지 함께 경계하고 조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16) 우리는 숲을 걷는다. 오랫동안. 너무 오랫동안. 나뭇가지들이 우리의 얼굴을 할퀴고, 우리는 구멍에 빠지고, 낙엽이 우리 신발을 적시고, 우리는 뿌리에 걸려 발목을 접질린다. 휴대용 램프를 켜봤자 그것은 조그만 동그라미만큼을 밝힐뿐, 나무들, 여전히 계속되는 나무들. 그렇지만 우리는 벌써 숲에서 빠져나왔어야 한다. 우리는 계속 같은 곳을 맴도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70쪽) -오늘의 질문입니다. 걸어도 걸어도 같은 곳을 맴도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보신 적 있나요?
10대 때는 학교가, 30대에는 직장이 고난의 쳇바퀴 처럼 느껴졌어요. 이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날수 없을 것 같다는 기분. 물론 요즘도 이런 생개이 들긴 하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요. 나이드는 거겠죠ㅎㅎ
이거구나! 무릎을 탁!칠정도는 바라지도 않고 아..이걸하니까 마음이 즐겁고 내존재가 쓸쓸하지 않네. 라고느끼는 순간을 평생 느끼지 못하고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뫼비우스띠처럼 계속 걷고걷고 '생계'만을 이어가는 신분인 기분이 듭니다. 제게 작가 예술가 교수 학자는 유명하지않아도 너무닿고싶은 지점의 사람들인데 누군가에게 지식과 지혜를 전해주고, 삶의 진짜 아름다움을 향유하고 기록해 남기는 예술, 철학가들을 참 선망하지만 더 길게 배울 환경이되지못하니 그들이 남긴 책을 붙잡고 저 나름의 남은 숲길 헤메지 않기위해 읽고 읽는것같습니다. 지금 읽고있는 용기의 정치학에는 이렇게 책날개에 써있더군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거짓 없이 인정할 때 진정한 변화는 비로소 시작된다. 숲을 걸을 시기가 오고 또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모색하고 변화해 나가려고 맘먹는 일. 책의 힘이고 맴돌 때 외롭지않게해요..
(+16) 하루의 어떤 순간을 슬라이스해서 테이블 위에 가만히 올려놓고 보면 저는 거의 매일 느끼는 거 같아요. 바실 헨리 디델 하트가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중간한 상태를 가만히 견뎌내는 일'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걸 견디는 것도 뭔가에 굴복하지 않고 열심히 싸워가는 중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6) '걸어도 걸어도 같은 곳을 맴도는 기분'은 우선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전 성장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쳇바퀴 돌듯 하는 생활에는 쉽게 지치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직장으로 옮겼는데 ~왕복 4시간 이상씩 걸리며 다니는 곳인데 2년째 같은 문제로 같은 사건이 계속 터지고 계속 쳇바퀴만 도는 것 같고~ 힘들고 좌절감드는 시간이었네요~ 그래도 아직 재미는 있어 버티고 있습니다 가끔 제가 시지프스의 저주에 걸렸나 생각이 드는데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요~하지만 의미가 있다면 하루하루 버티는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력이라고 쓰고 버티기라고 읽는'(좋아하는 책 제목) '이 또한 지나가라 ' 등이 이럴 때 주문으로 유용하게 쓰이죠~
(+13) 헌트의 등장해서 반가웠어요. 기억 못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요. 친구들과 공터에서 놀면서 사이렌 소리를 분명히 들었지만, 단호하게 무시했어요. 민방위훈련이 '잘못' 작동되는 것이라고요. 그렇게 훈련해도 소용 없었던거죠. 이미 훈련 자체를 우습게 여기고 있었으니까요.
(+13) 1992년, LA폭동 사건을 아침 신문에서 읽고 학교가야 하는데 눈물이 터져 난감했어요. 아직 광주민주화운동을 알지 못했던 고등학생에게 최초로 각인된 사회적 사건이었어요.
(13) 맞네요. 국민학교 졸업하고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던 선생님을 찾아가니 해직되셨더라고. 그때는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인가 했더랬네요. ㅜ
Q13. 한남동 언니 자취방 옥상위에서 본 데모 시위입니다. 선명하진 않지만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과 경찰들이 서로 몸싸움하던 기억이 납니다. 92년도쯤인거 같아요. Q14. 작가님의 질문을 기다립니다. 작가님의 질문은 잊고 있던 저 깊은 어느곳의 조각을 불러일으켜 주거든요. ^^ Q15. 저 스위스 사람 누구나가. 내 자신이었던 것 같아요. 그 자신이 되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쉽게 판단해 버리는. 그런 사람으로 남지 않기 위해 읽습니다. 적어도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위해서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17) 저는 오늘 분량의 가사노동을 마치고 이제야 책상 앞에 앉았어요. '걸어도 걸어도 같은 곳을 맴도는 기분'에 대해 여러분이 남겨 주신 글들이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갑자기 강렬한 빛이 우리를 비추고 어떤 목소리가 들려온다. "정지!" 우리 중 한 명이 독일어로 말한다. "우리는 난민입니다." (72쪽) -오늘의 질문입니다. '난민'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17) 난민하면 살아남기 위해 금니를 뽑는 장면이 뜬금 없이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에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오래된 잡지가 책장에 놓여있었는데 여기에 실렸던 보트피플에 관한 선정적인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였어요. 전쟁이 일상이 아니던 평화의 시절엔 전세 난민, 노후 난민 등 처럼 난민이란 단어가 비유적인 단어로 쓰이곤 했는데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이후로는 어떤 날것의 섬뜩한 어감의 단어가 되어버렸네요.
내가 하루종일 원하지 않는 일을하고, 원하지않는 것을보고 참고 견디며 하루를마감하고 들어와 누일 공간. 그런 '내집'이 없어 또 내집을 마련하고자 미래와 현실모두 저당잡히고 두 손이 묶인채 버티고 의미없는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헤멜때 사지멀쩡하지만 온몸이 사실 도려진듯 희망이 없고 미래를 도모할수 없을 때 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육체적제약+정신적지배 가고있으나 갈곳이 없는 상태가 난민이지않나..하는 생각입니다.
그 어떤 불행한 단어도 '난민'이라는 단어가 주는 연민과 고달픔, 막막함 등이 무서우리만치 두껍게 쌓인 느낌을 줄수는 없을것 같아요. 재해로 집이 타거나 물에 잠기고 떠내려가는 사람들을 볼때도 비슷한 기분이 들었지만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은 한 차원을 뛰어넘는 불행같아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증정] 조선판 다크 판타지 어떤데👀『암행』 정명섭 작가가 풀어주는 조선 괴담[북다] 《정원에 대하여(달달북다08)》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책 증정] Beyond Bookclub 10기 <오늘도 뇌 마음대로 하는 중>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 여러분의 처방책이 필요합니다.
결혼하는 같은회사 직원에게 선물할 책을 추천해주세요.수험생이 시집이 읽고 싶대요. 스무살 청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을 추천해주세요.[책처방] 5. 개인과 국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을 추천받고 싶어요.
독서모임에선 책만 읽는다? 댓츠 노노!
혹시 필사 좋아하세요?문학편식쟁이의 수학공부! 50일 수학(상) 함께 풀어요.스몰 색채 워크샵프리스타일 랩을 위한 북클럽 《운율,서재》
2월 8일(토) 달오름극장에서 만나요.
[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2월 26일(수), 함께 낭독해요 🎤
[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2월의 고전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이달의 고전] 2월 『제5도살장』 함께 읽어요[이달의 고전] 2월 『양철북』 함께 읽어요[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책도 벽돌, 독자들의 대화도 벽돌!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7. <노이즈>[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작품 말고 작가가 더 궁금할 때!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Re:Fresh] 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다시 읽어요.
illef의 깊이 읽기
AI 교과서(AIDT)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왕의 목을 친 남자 - 사형집행인 샤를 앙리 상송의 이야기
매달 만나는 젊은 작가의 달달한 로맨스 🧁
[북다] 《정원에 대하여(달달북다08)》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북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달달북다07)》 함께 읽어요! (1/23 라이브 채팅!)[북다] 《지나가는 것들(달달북다06)》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북다] 《빛처럼 비지처럼(달달북다05)》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북다]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달달북다04)》
📩 닫히지 않는 편지 가게 글월
편지가게 글월 / 백승연 지음 (2024 런던 국제 도서전 화제작)[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편지 가게 글월] 서로 꿈을 이야기하며 안부를 전하는 글쓰기를 하고자 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F 어렵지 않아요! 함께 읽는다면
[함께 읽는 SF소설] 03.키리냐가 - 마이크 레스닉[함께 읽는 SF소설] 02.민들레 와인 - 레이 브래드버리[함께 읽는 SF소설] 01.별을 위한 시간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