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인생책> 정이현 소설가와 [문맹] 함께 읽기

D-29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과 생각을 당하는 사람 아름다운 사람과 추한 사람 자신을 많이 성찰해본 사람과 자기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 상처를 받는 쪽을 택하는 사람과 상처를 주는 쪽의 선택을 하는 사람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사람과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 하나님을 의식하는 사람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 등등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5)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생겨난 것은 한참 후, 어린 시절을 감싸던 은실이 끊어지고, 불행한 날들이 찾아오고, 내가 "그때는 좋아하지 않아요"라고 말할 그런 시절이 도래했을 때의 일이다. 부모님과 오빠, 남동생과 헤어져, 이별의 고통을 견디기 위한 해결책이라고는 쓰는 일 밖에 남지 않을 낯선 도시의 기숙사에 들어갈 때. (24~25쪽) -오늘의 질문입니다. '어린 시절을 감싸던 은실이 끊어진' 느낌, '그런 시절이 도래했'다는 느낌. 주인공이 그것을 감지하는 순간이, 성장소설의 변곡점이라 할 수 있겠지요. 여러분이 특별히 좋아하는 성장소설은 무엇인가요? 그 소설에서 인물이 맞이하는 변곡점에 대해 들려주셔도 좋겠습니다.
작가 님이 실제로 계시는 공간에서 이런 글을 쓰는 게 사뭇 민망하지만, 저 어린 시절을 감싸던 은실이 끊어지고 비로소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는 변곡점의 순간이 정이현 님의 <삼풍백화점>의 엔딩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고향이 꼭, 간절히 그리운 장소만은 아닐 것이다. 그곳을 떠난 뒤에야 나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촉이 좋은 주인공은 '그런 시절이 도래했'다는 느낌. 주인공이 그것을 감지하는 순간을 미리 예감하기도 하고, 메타 인지가 유난히 발달한 어떤 주인공의 경우는 이걸 실시간으로 감각해내기도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일상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는 멀리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아, 그때가 그런 변곡점이었구나 회상하며 그 어느 지점을 겨우 짚어낼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아 저야말로 민망하여요 :) 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그때가 그때였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틀이나 답을 빼먹었네요. 저는 가족이 힘들게 땀흘리며 밭일 하는데 에어컨 켜놓고 책 읽고 글 쓸 때 많이 가책을 느낍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몸으로 노동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노동으로 굵어진 거친 손을 가진 자와 매끈한 흰 손을 가진 자가 있다는 걸 늘 생각해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서 주인공 제제를 아껴주던 뽀르뚜가 아저씨가 죽었을 때, 제제는 어린 시절을 끝내게 되었겠죠. 저도 함께 울면서 문득 다른 세계로 건너간 듯한 느낌.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뽀르뚜가 아저씨 죽었을 때 ㅠㅠ 저도 울다가 숨이 막힐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었어요.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과 어딘지도 모르고 가는 사람들. 내일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내일이 없는 사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자신을 증오하는사람...
오늘의 질문을 확인하고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좋습니다. 요즈음 <하틀랜드> <파친코> <배움의 발견> <H마트에서 울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등을 읽었어요. 여자 주인공이 배우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세상에서 자기 위치를 만들어가는 우여곡절이 흥미로웠어요.
오 저도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에요. 최근에는 <조용한 희망>이라는 미국 여성작가의 논픽션도 비슷한 느낌으로 흥미롭게 읽었어요.
그런 사색이, 한때는 생경했던 그런 생각이 펠리시아의 하루를 채운다. 그녀는 떠오르는 생각 속에서 굳이 의미를 찾지 않고, 목적 없는 여정에서도 더이상 의미를 찾지 않으며, 시간과 사람이 뒤죽박죽 섞인 가운데서도 어떤 규칙을 찾지 않는다. 그럼에도 생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혼자서, 더이상은 아이도 소녀도 아닌 것을 감사한 일이라 굳게 믿으며, 그녀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돌아다닌다. 윌리엄트레버의 펠리시아의 여정에서 주인공 펠리시아가 맞이하는 은실이 비로소 끊어진 변곡점이라고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어쩌면 주인공이 배를 타고 떠난 순간부터 일지도 모르겠네요. 윌리엄트레버작가의 보이지만 보이지않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시선과 삶의 여정에 읽으면서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만?^^ 바삐 살아가다보면 또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와 엎드린 제가있네요. ㅎㅎ
윌리엄 트레버는 언제나 최고입니다!!!
고등학교 때인가 수업 시간에 교과서 안에 데미안을 포개놓고 읽었어요. 선생님에게 들켰죠. 가져오라 해서 들고 나갔는데 책 표지를 보시더니 "쉬는 시간에 읽어라" 하시더군요. 그때가 아닐까 싶네요. 저의 유년이 막을 내린 것이. 알을 깨고 나온 새. 아프락사스. 이런 내용이 신기하게도 여전히 기억나요. 그러고보니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지 못한채 그냥 읽기만 했던 그때의 독서 목록이 아주 이상한 오십의 저로 살아가는 것에도 충분히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네, 10대의 어느 한 시절에 읽은 책들은, 그 사람의 생에 아주 오랫동안 특별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요... 저도 데미안을 고등학교 때 읽고서 절반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덮어두었습니다. 이젠 다시 펼칠 때가 된 것도 같습니다.
성장소설이라 하니 이문열 작가님의 ‘젊은날의 초상’이 떠오릅니다. 흐릿하게 남아 있습니다. 검정고시로 어찌어찌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갖춘 주인공이 대학 입학 시험을 치르기 위해 죽을지도 모를 만큼 공부하는 부분을 읽을 때, ‘아-’ 소리를 몇 번이나 냈던 기억이 납니다. 목숨 건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든 미워하든....(미워하든은 삭제 ^^)
젊은 날의 초상. 고등학교 때 시험공부는 안 하고 독서실에서 몰래 읽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6) 그래서 침묵이 강요된 이 시간 동안, 나는 일종의 일기 같은 것을 쓰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아무도 읽지 못하게끔 비밀 문자를 만들기도 한다. 나는 일기에 나의 불행, 나의 고통, 나의 슬픔, 나를 밤마다 침대에서 소리 죽여 울게 만드는 모든 것들을 적는다. (32쪽) -오늘의 질문입니다. 아무도 읽지 못하게끔 비밀 문자를 만들어 일기를 쓰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여러분은 그런 마음으로 일기를 쓴 적이 있나요?
아무도 들춰보지 않을 개인의 내밀한 기록인 일기에 비밀 문자를 덧씌워 이중 보안 장치를 걸어두는 마음을 보면서, 애써 앙코르와트 사원의 돌구멍 앞까지 가서 비밀을 봉인하는 화양연화의 양조위가 떠올랐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일기를 써본 적은 없지만, 그런 마음들이 체내에 중금속처럼 켜켜이 쌓여있긴 합니다. 이런 마음들이 나중에 체지방을 줄여준다든지 건강에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있어요...엄마가 학교간 후 제 책상을 뒤져본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로 일기를 안쓰다가...뭔가 어딘가에 쓰고 싶은데, 아무도 모르게 쓰고 싶어서 저만 알아보는 문자를 만들어서 일기를 쓴적이 있어요. 나중에 군대나 정보기관에서 암호만드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고 따라해보기도 하고요. 요즘 같으면 핸드폰에다 썼을텐데...그시절 저희 엄마는 왤케 저의 일기장을 뒤져보셨을까요. 흥.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한 건 본능인거 같습니다 저두 딸아이들 일기장을 예전에 몇번 본적있었던거 같은데 ~^^;; 딸아이도 제 고등학교 때 일기장을 열심히 찾아서 읽으려고 해서 숨겨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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