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D-29
앗! 평소 제 의문에 답을 해주신 거 같아요. 저는 왜 클래식 음악 장르에는 '신곡'이 없는지 이상했거든요. 그럼 우리가 클래식음악이라고 하는 건 총 몇 곡인지 딱 정해져 있는 건가? 계속 그 한정된 곡들만 연주하는 건가? 요즘에는 클래식음악 작곡가가 없나?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전에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유희열이 윤이상 작곡가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금 잘 몰라서 그렇지 시간이 흐르면 후대에서는 윤이상 작곡가가 베토벤, 모차르트... 같은 위대한 클래식 작곡가로 음악사에 남을 거라고 했는데. 클래식이 끝난 장르라면 그 끝은 윤이상 작곡가일까요?
윤이상 선생님은 유명한 반열에 드셨지요. 스트라빈스키나 쇼스타코비치, 바르톡 같은20세기 클래식 작곡가들이 지금 널리 연주되듯이 21세기 현대 클래식 작곡가들도 100년쯤 지나면 멘델스존이나 드보르작처럼 널리 연주될테니까요 ㅎㅎㅎㅎ
이것도 저도 고민해 본 문제인데요, 나름대로 내린 정리는 이렇습니다. 영화 <인셉션>을 보다가 든 생각인데요,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들의 작품들은 일종의 설계도 같아요. 연주자는 그 설계도를 보고 집을 짓는 사람들이죠. 건축가의 설계와 시공자와의 관계도 비슷하겠죠. 하지만 그 집은 <인셉션>에서처럼 실제로 존재해서 만져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마음에서, 마치 꿈속의 세계처럼, 일종의 고유한 경험으로 들을 때마다 새로이 생산되는 것이죠. 그러니, 아무리 똑같은 설계도를 보더라도 모든 연주자가 보고 짓는 집이 같을 수가 없고, 한 사람의 연주자도 매번 100프로 똑같은 집을 지을 수는 없는거죠. 공간, 관객의 수, 같이 연주하는 사람들의 구성, 기온, 개인의 컨디션 등등이 시시각각 다 변하니까요. 스포츠도 비슷하지 않나요? 김연아의 '연기'도 구성해 준 사람은 따로 있고 각각의 기술요소나 연기 요소의 조합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도 어떤 선수가 해 내느냐에 따라 관중들은 열괌을 하지요. 그 선수는 단지 짜여진 구성요소를 재현해 낼 뿐인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유나 장범준이 하는 대중가요라는 장르자체의 특성도 있고요. 기본적으로 즐기는 상품은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어 만들어진 곡이고, 컨디션이 안 좋을때는 립싱크도 허용되지만 클래식은 아직도 '실황' 연주로 판가름되는 장르이고 녹음시장은 실황 연주의 대체품일 뿐이지요. 글렌 굴드 등등 녹음 연주가로만 남겠다고 표명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이미 실황으로 자기 실력을 입증한 후에나 가능한 거였고, 아직도 정통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녹음 연주만으로 인정받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지요. 이상 이 두 가지가 클래식 계에서 왜 연주가들이 창작자들에 버금가는 인정과 추앙을 받는가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정리입니다. 작곡가들의 설계가 시공자, 재현자, 또는 해석가들이 없이는 감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고, 그 재현의 실시간성이 중요한 장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차무진 @CTL 아,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두 분 글 읽고 나서 클래식 음악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곡 창작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 일단락을 맞은 장르, 그리고 실황이 중요한 공연 예술이라고 생각하니 전과 다르게 보게 됩니다. (설계도 비유 너무 좋네요.) 관객과 콘서트홀의 중요성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그러고보니 연극배우들도 각본가가 쓴 대사를 자신이 바꾸거나 덧붙이지는 않지만 굉장히 중요하고 진지한 예술가로 대우받고 있네요. 이렇게 매일 배웁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식구들과 예술의 전당, 이고르 레빗 연주에 갔었던 얘기 재밌게 봤습니다. 집집마다 상황이 좀 비슷할 것 같은데요, 식구들 모두 클래식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 것 같네요. 저희집도 아내가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동안은 혼자 음악회를 가거나 집에서도 혼자 있을 때 음악을 듣곤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저의 강권에 의해 아내도 음악회를 자주 다니는데 자주 졸면서 강제 귀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비싼 연주회는 그냥 저 혼자 다닙니다. 비싼데 자면 아깝잖아요. 그럴 땐 아내도 선심쓰면서 혼자 잘 다녀오라고 합니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요 ㅎㅎ)
작가님 책 덕분에 오늘 오후는 클래식으로 꽉찬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글렌굴드도 실컷 듣고~ 저도 지금 막 @윈도우 님이 언급하신 부분 읽다가 저를 돌아봤습니다. 저도 남편이랑만 둘이 가는 게 아들포함 모두의 소망인데 공연 대부분이 저녁이나 주말이라 데리고 다닐 수밖에 없어서요....항상 철학적 질문에 빠집니다 To be with him or not to be with him.........얼른 커서 각자의 길을 가자꾸나
저는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 보러 나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만 ㅋㅋㅋㅋ
혼자 가면 혼자만 육아탈출이냐 뭐냐 하며 평등주의를 외치시는 분이라.....뭐든 같이 ㅜㅜ 남편도 뭐 보고 이런 거 좋아하거든요 북콘도 남성작가분들건 바람같이 쫓아오고 금슬이 좋은 걸로 🤢🤢🤢🤢
계속 비가 오기에 유투브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검색하다 보니 빗소리와 쇼팽의 녹턴을 함께 녹음한 곡이 뜨네요. 한 번 들어보셔도 좋을 거 같심다. https://www.youtube.com/watch?v=sg99HlLK0Jg
야...정말 좋네요. 창덕궁 뷰의 카페에 앉아서 이걸 듣자니....캬!
크 뷰맛집에 계시는군요. 사진 한 장 공유하시죠!
쇼팽의 녹턴을 들으니 너무 좋아요~ 게다가 4장 영화 [피아니스트] 소개와 함께..
근데.. 이 연주 끝날 때까지 계속 빗소리가 들려요.. 처음엔 좀 많은 비가 내리는 것 같았는데.. 뒤로 갈수록 좀 소강된...
ㅋㅋㅋㅋㅋ 소강될 듯 소강되지 않는 you 처럼 그 후로도 계속 되더라고요
책을 다 읽고 갑자기 클래식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끄집어내어~! 뮤지컬 <파가니니>를 관극하고 왔습니다 ^^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렸던 니콜로 파가니니를 주인공으로 한 창작 뮤지컬인데요 최고의 난도로 불렸던 Caprice No.24와 라 캄파넬라 연주를 뮤지컬 속에서 들으니 황홀하더라고요 슈만과 슈베르트를 듣다가 파가니니를 들으니 더욱 강렬했다는요 ♥ 아직 엔딩이 아닌 걸로요~~~ https://youtu.be/SurQs9zplqc?si=WTQ2QpSOwHP_EZ6C
이 뮤지컬 좋죠~ 다음에 기회가 되신다면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도 추천해요.^^
같은 HJ컬처 기획에 오세혁 연출가님 작품이군요 안재영 배우님과 김경수 배우님 출연으로 봤어야 하는데 아쉽네요 이범재님 피아노도 좋았겠어요 다음 무대를 기다려야겠어요 ♥
이 책에 나온 음악들을 바이브에 전부 걸어놓고 듣는데 유난히 '자클린의 눈물'만 엄청난 음폭으로 크고 튀게 들려요 게다가 정말 구슬프게 들리는 게 자클린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고.....그런 슬픈 경험을 한 적이 없는 제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어떤, 클래식' '인 더 백' 이후에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킬링 후 힐링...
작가님의 로쿠스아모에누스 두부집 이야기는 마치 제 코가 시린것처럼, 간간히 들리는 차소음을 배경으로 괴르네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마침내 자리에 앉아 뜨뜻한 두부를 먹는 것처럼 실감나게 보았습니다! 추운 겨울되면 일부러라도 집이 아니라 그렇게 길을 걸으며 들어볼까 싶네요~ 영화 <마지막 4중주>는 제목과는 다르게 마지막 또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말해주는 영화로 깊게 인상 박혀 있습니다. 서로의 호흡이 정말 중요한 사중주단이 한 세대를 마감하고 멤버 교체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죠. 저는 영화처럼 한 세대를 마무리하고 또다시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는 마지막 4중주가 아니라 ‘진짜 마지막 4중주’를 작년에 경험하였습니다. 1976년 창단한 에머슨 스트링 콰텟이 2023년을 마지막으로 해산을 결정하였는데, 마지막 세계 연주 투어 중 우리나라를 들른 것이죠. 뭐랄까? 연주야 어떻게 듣던지 최고일 수 밖에 없는데 (베토벤 사중주도 정말 좋죠!), 약 50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진정 마지막의 그들에게 경의와 감사의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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