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너의 말대로 자폐증이 항상 존재했다면, 우리는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자폐증이란 진단명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에 자폐인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엿볼 수 있다. 뇌전증이 있는 사람이 간혹 이상한 소리를 내며 온몸을 뒤트는 발작을 일으킨다고 마녀로 몰아 목을 매달거나 화형시켰던 17세기에 아무런 감정이 섞이지 않은 어조로 남의 말을 몇 번이고 따라하거나,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아랑곳하지 않고 눈앞에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몇 시간이고 쳐다보는 아이가 있었다면 삶이 결코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말을 못하는 것을 광기로 취급하던 시대의 유럽에서는 말을 못하는 자폐인을 가차없이 수용시설로 보냈을 것이다. ”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 자폐는 어떻게 질병에서 축복이 되었나』 4장 야생 소년과 성스러운 바보들, 존 돈반.캐런 저커 지음, 강병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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