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모 함께읽기] 김의경 외<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요!

D-29
두 말하면 입 아프죠ㅋㅋㅋ
그래도 건축주는 자기 돈으로 자기 집 짓는 거잖아요! 교장과 교육청은 ㅎㅎㅎㅎ 너무 위험한 말인가? ㅋㅋ
평정권을 쥐고 있고, 그 권한에 약한 사람들이 주로 알아서 기는 거죠ㅎㅎ
그니까ㅎ 본인 손 안 더럽히고 알아서들 기게 하거나, 누구 통해서 간접적으로 시키고ㅋ
그래도 방향성이라도 맞으면 그나마 낫긴 하던데, 그래도 그 자리까지 그냥 올라간 건 아니니
근데 이 소설에서 건축주는 집을 짓는 다는 것에 대한 안목없는 사람이고 약간은 코믹하게 그려져서 옛날 소설 느낌도 나면서 '이게 단편소설이지!'라는 느낌이 들었음ㅋ 마지막 결말도 김유정같은 의뭉스런 느낌도 나고 ㅎㅎ
다른 작품들에 비해 비교적 경쾌한데, 곱씹어보면 더 서글픈 느낌이랄까요? 확실히 요즘 느낌의 매끈한 소설이 아니라서 오히려 좋았어요ㅎㅎ
네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비장하거나 분명한 악인이 있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주의는 현실을 반영하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아주 악인은 없는 편이라 생각하거든요.
나는 미들이를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당신과 나 사이에는 어떤 가능성이 있었어. 약하지만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가능성이었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열세 살 차이는 심하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 문장들 외에 다른 생각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간장에 독>, 장강명, 김의경 외 지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약간 남성적 시각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장강명 작가의 <그믐>과 <한국이 싫어서>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여성이 주요 인물이거나 주인공인 작품인데도 묘하게 남성적인 느낌이 나더라고요. 심리 묘사나 갈등 해결 방식이 여자를 잘 아는 남자가 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ㅎ
말투의 차이는 아닌 것 같은데, 샘 말씀대로 심리 묘사나 갈등 해결 방식 또는 욕망 같은 게 특징 있는 듯 해요. 샘은 여학교에 오래 근무했으니 더 잘 아시겠고요
'사실주의'를 표방하는 소설을 보면 대부분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내용입니다. 마치 늘 나쁜 소식이 나오는 뉴스같은 느낌이 들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열광적(?)이지 못한 건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 그런 비관이 공감을 얻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공포영화의 답답한 주인공이나 실패한 조커처럼 캐릭터 빌드업이 잘 안 됐거나, 주인공이 문제시 하는 상황에 공감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있습니다
이 책에선 <카스트 에이지>, <오늘의 이슈>, <섬광>이 그런 마음이 드는 부분이 있었어요
위 내용을 생각하다보니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무엇을 사실적으로 쓰는 게 사실주의일까? 현실에 일어나는 시의성 있는, 현실적 주제들을 담는 것일까? 아니면 글을 쓰는 방식이나 스타일의 문제일까?
까마득한 옛날에 이런 내용을 배운 것 같은데, 물론 둘 다 중요하겠지만 전 요즘 사실적 주제보다는 방식에 관심이 많이 생깁니다. 예를 들면 <섬광>에서 다루고 있는 현장실습의 문제를 이 소설은 사실적으로 다루었는지가 중요해 보이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는 않거든요. 작위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서 오히려 주제가 그리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섬광>을 마지막에 배치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작품이 있었으면 저는 끝까지 안 읽었을 것 같거든요.ㅎㅎ
그런데 이건 선택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해요. 당장 <섬광>만 해도 학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어쩌면 충분히 더 사실적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없겠다고 작가가 생각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인물이나 상황 설정이 작위적이어서 주제를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들긴 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선명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물론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ㅎㅎㅎ)
글쵸,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작가에게는 선명하게 있었던 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이야기가 자연스레 흘러가지 않고 물길을 인위적으로 내려한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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