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모 함께읽기] 김의경 외<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요!

D-29
이거 마저 마치고. 내가 갈 때까지 버텨줄 거야. 괜찮아, 괜찮을 거라고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김의경 <순간접착제>, 김의경 외 지음
너무 국어교사 같은 말이라 마음에 들진 않지만, <운수 좋은 날>에서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는 김첨지가 생각났습니다 1920년대 김첨지는 100년뒤에 김밥공장 할머니로 나타났네요 또한 저도 나이 들면서 죽음으로 이별을 경험한 이후에는 김첨지나 할머니의 마음이 좀 더 이해가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배희자입니다. ^^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다룬 소설집이라니 궁금합니다.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또 이 공간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게 될지 기대되네요.^^
반갑습니다 선생님! 저도 이 공간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 지 궁금합니다. 선생님 말씀도 궁금하구요 ^^
나는 기근을 겪었고, 앞으로도 기근이 몇 번 더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내가 딱히 잘나거나 뭘 잘했던 건 아니었다. 다음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장강명, 간장에 독, 203쪽, 김의경 외 지음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알면 다음 위기가 닥쳐와도 이전의 사례가 능력치가 되어 안심하고 밀어붙일 힘이 될텐데요, 내가 살아남은 것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면 막막하고 막연해서, 내가 안정된 곳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 것 같습니다. 허우적거리는 기분… 내 인생을 내가 이끌어나가고 싶은 것이 인간의 기본 욕구 중에 하나일 것 같은데, 그런 자신감이나 자아효능감 등을 잃게 했다는 점에서 팬데믹이 우리에게 준 영향이 정말 컸음을 새삼 생각하게 되네요. 살아남은 사람도 이런 기분을 겪는데, 더 큰 고난을 겪은 사람의 마음은 더하겠지요.
방금 '간장에 독'을 읽었어요. 이 구절 앞뒤로 보니 화자는 기근을 통해 성숙해졌다기 보다는 영악해진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도 요즘 팬데믹의 영향을 한 번씩 생각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시스템들은 대부분 이전으로 돌아갔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의 마음, 정신적인 부분에선 과거와 단절되고 이른바 뉴노멀이라는 것들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할 수는 없는 막연한 느낌이긴 하지만 흔히들 나오던 고통끝의 성장보다는 이 소설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위악적인 적응기제가 아닐까 싶긴 해요. 썩 유쾌하지 않은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려나요? 아니면 다음 기근이 올 때면 명확해 지려나요
그저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하면서 버텼는데.. 열세살 많은 누군가와의 썸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여겨지면.. 버틴 시간들이 더 허망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ㅜㅠ 운보다 더 허망해지는..
이거 교육학에서 배운 거 같아요 귀인이론이었나? 선생님은 스스로의 노력이나 성장에 귀인을 두고 싶으신건가요?
귀인이론 나오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력이나 성장이라기보단... 휴 겨우 살아남았다... 하고 숨죽이고있는데, 열세살 많은 아저씨의 썸 감정 덕분에 살았다는 사실에 대한.. 으잉?????
설레는 마음으로 살짝, 구경만 하려다.. 함께 읽고 있습니다 속삭여 봅니다. 반갑습니다.
이제74 님, 반갑습니다.^^ 구경하려다 함께 읽고 계시다니, 그게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의 매력인 갓 같아요. 듣다 보면 마음이 끌리고, 나도 모르게 그것에 한 발 담그게 되는 것…🥰
반갑습니다! 함께 읽고 있다는 속삭임에 저에게도 설렘이 옮겨옵니다!
오래전 그 편의점의 파라솔과 분식점의 창가 자리가 떠오르고 거기 앉아 밥을 먹고 숨을 돌리던 자신이 생각났다. 어떤 시기의 자신을 거기에 두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서유미, <밤의 벤치>, 김의경 외 지음
뜬금없이 몇 년 전 어느 남자 배우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지금 이 온도와 습도..." 어쩌고 하는 말을 하다가 놀림감이 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서글픈 순간들이 스쳐 가는데 온도와 습도 어쩌고 보다 더 잘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장면이군요
저도 저를 두고 온 것 같은 곳에 가끔 아직 제가 거기 있나 찾으러 가 봅니다
승환샘도 이 문장 인상적이었군요 ㅎㅎㅎ
유난히 저 문장이 꽂히더군요ㅎㅎ 묘한 이질감과 부유감이라는 선생님의 말들에 몹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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