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중고 24 - 온라인 북클럽

D-29
저도 어린시절 남들의 시선에 신경쓰며 조금이라도 이상한 시선을 받으면 다른 사람들은 그때만 그렇고 후에는 전혀 생각이 없고 넘긴 상황을 혼자 수십번을 떠올리면서 ‘아 그때 내가 왜 그랬지? 그러지 말걸’ 하면서 후회하고 스스로를 비난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남 눈치를 보면서 나를 질타하는 버릇이 남아 있는걸 보면 내 자의식은 아직 어린아이의 자의식처럼 말랑말랑한지의 의문도 드네요. 어린아이의 자의식이라는 것의 기준은 무엇이고 무얼 어른의 자의식이라 부를 수 있는지와 무슨 과정을 지나 자의식이 딱딱해지는지가 궁금해지네요.
요즘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신경이 많이 쓰여요.이 구절을 보니까 저는 아직도 어린아이인건가 싶네요.
이 구절을 보면서 난 아직 어린아이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 어른이 될때 그 때엔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좋은 의미로)상처를 받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네요
이 구절에서 나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욱 똑똑하고 순수하다는것을 깨달았다. 또한, 이 구절을 통해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다는게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는것을 깨달았다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순서로는 못 읽는건가? 맨처음에도? 여자가 물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8, 장강명 지음
이제까지 내가 읽어온 책은 전부 다 제대로 된 순서로 흘러가는 책이였다. 물론 정확히 과거 현재 미래 순으로 흘러가지 않고 현재를 이야기하다 과거와 미래를 왔다갔다 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그 책들도 한 이야기에 대해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끌기 위해 그런 과거와 현재 미래를오가는 전개를 선택한다. 제대로 된 순서가 아닌 책, 다른 책들과는 달리 신선하고 새로운 충격을 줄거 같았기에 그럼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이 문장이 인상 깊었다.
‘제대로 된 순서’ 라는 거 자체가 없어.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 사실 페이지는 늘 섞이고 있어. 책의 분량이 무한한 건 아니지만, 그 책은 안에서 언제나 새로운 독서를 할 수 있는거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 18, 장강명 지음
‘제대로 된 순서’ 제대로 된 순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페이지가 늘 섞이고 있다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물질적으로 보면 페이지는 섞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문장이진짜 책 페이지가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나는 직접적인 변화보다는 그 책을 한번 읽는 것이 아닌 여러번 읽었을 때 이미 한번 읽어 그전의 내용이 더 기억에 남고 그 후의 내용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독자가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낌을 받고 새로운 독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의 페이지가 섞인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순서, 그런 것들은 정말 필요한 경우(공부할 때는 개념부터 반드시 다 알고 넘어가야 되는 경우 같이)를 제외하면 딱히 없다고 생각해요.
운동장이 떠나보낸 아이들이 수천, 수만 명은 되겠구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30, 장강명 지음
운동장이 수천 수만 명의 아이들을 떠나보냈다는 표현이 너무 감명 깊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 비해 운동장에 있는 시간이 적고 아이들에 비해 그곳을 덜 밟는다. 어쩌면 학교에서 가장 아이들의 것이자 그들의 때와 정이 묻어있는 곳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렇게 정을 쌓고 내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던 운동장이 자신을 밟고 머물어주던 아이들을 떠나 보낸다는 말이 어딘가 쓸쓸하게 느껴져 보다 더 애절하고 인상 깊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이미 운동장과 2번의 이별을 맞이했고, 멀다면 멀고 짧다면 짧을 운동장과의 마지막 이별을 앞에 두고 있기에 더 마음에 이 구절이 남았다.
저는 이 문장에서 아이들이 운동장을 떠난 것이 아닌 운동장이 아이들을 떠나보냈다고 표현한 부분에 주목하고 싶어요. 운동장이 아이들을 떠나보냈다는 표현은 운동장이라는 공간이 언제나 존재할 것이고 그 공간을 채우는 아이들이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기다리는 공간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 이 해석을 보니 제 생각이 또 변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문장에서 쓸쓸함을 느끼고 매년 아이들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운동장을 향해 애잔함도 느꼈었는데, 이야기 하신대로운동장이 아이들을 떠나보냈다는 점에 주목하니 운동장이 아이들을 기다리는 공간 같다는 말에 공감이 되고 또 떠나보내는 아이들을 축복해주고 새로 올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운동장의 모습이 그려져서 재밌네요.
저도 이 구절이 인상깊었어요 운동장 초등학교때에도 중학교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항상 학교 옆에서 매일 보며 그 모래를 밟고 등교하던 정말 많은 추억이 있었던 운동장을 떠나보낼 나이기 때문에, 나도 그 운동장을 떠나보낼 하명의 사람이기 때문에 육첩방님이 쓴 구절의 이유가 공감이 되네요
운동장을 우린 매일같이 지나고 밟는데, 그것을 "떠나보낸 아이들"이라고 표현한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운동장의 마음이 되어볼수있도록 문장을 형성한것이 놀라웠고 참신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마워.전화기를 돌려받은 아주머니가 말했다.우리가 영훈이를 위해 할 수 있는게 이런 일뿐이잖니.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80, 장강명 지음
처음에 인상깊은 구절에서 말했듯이 아주머니가 남자에게 다가가고 잘 해주는것에서 무언가 의도가 있을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이 구절을 읽으니 그 아주머니는 남자가 살인했던 영훈이의 어머니였음을 알 수 있었다.
당신이 뭘 알아!영훈이는 내 아이야! 내가 가랑이 벌리고 낳은 아이라고! 내가 스무시간동안 피 흘리면서,죽을 고비 넘기면서 낳은 아이야!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33, 장강명 지음
아주머니는 겉으로는 남자를 감싸며 잘해주는척하며 자기를 엄마라고 불러라,너를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생각해 라고 말하지만 진정한 아주머니의 모습이 저 구절에서 드러나는 부분이라서 인상깊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과연 저게 정말 진심일까? 남자가 하는일에 무언가 하나씩 안되는데 이게 아주머니가 그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의문이 저 구절에서 해결됐다
이 구절을 읽을 때 저는 아주머니보다 남자에게 더 마음이 기울어서일까 너무 답답하고 저 말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물론 공감이 가기는 했지만, 그리 좋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어요. 영훈이만 힘들게 낳고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 남자도 힘든 과정을 걸쳐 태어난 누군가의 아이였잖아요. 정말 자기 아이를 알았다면 저렇게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앎에도 저렇게 말한 것일까요? 왜 우리는 내 경계의 사람에게는 한 없이 관대하고 잘못을 눈 감아주면서 경계 밖의 사람, 특히 내 사람을 해친 자에게는 내 사람이 잘못했음에도 눈이 먼것마냥 그에게 달려들고 비난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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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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