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등장인물이 말할 때 큰따옴표를 사용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책에서 서로 대화는 나누고 있지만 상황을 진행하는 말과 등장인물이 말하는 말이 서로 뒤섞여서 읽는데 조금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굳이"를 사용하지 않고 상황을 전개한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등장인물들이 말하지 않고 대화를 나눈다던가 우주 알에 대한 얘기와 혹시 관련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장 이름인 '패턴/시작/표절'과 관련이 있는 걸까?
운중고 24 - 온라인 북클럽
D-29
정예은
강병윤
조금 읽다보니 원래 원고 자체가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시간 순서대로 정렬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26,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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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윤
이 책의 중심에 있는 문학적윤리는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 현상학을 토대로 사건의 논리적 절차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한 것이 드러나는 대목이 여럿 있었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절차보다 발 생에 본질을 두는 것은 역시 문장이 될 수없다. 다른 말로, 절차와 진행에 대한 문학적 윤리를 드러내는 가장 좋은 방식은 절차와 진행으로 표현하는 것이다(A를B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A의 또다른 측면으로 A를 설명하는 것). 이런 주장에 근거해서 읽어보면 작가가 문장이 아닌 서술 방식을 통해 말을 한다는 것을 알수있다.
정예은
나는 중간에 "찔러봐, 병신이 찔러보라니까. 아이들이 말했다."가 두 번 반복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이 구절이 반복되어 나온 타이밍이 전혀 그 상황과 관계없는 우주알 얘기 중에 나왔다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장의 이름인 '패턴/시작/표절"에 관련 지어봤다. 혹시 패턴으로 나오는 저 구절이 뭔가를 강조시키거나 또 뭔가를 상기시키려는 것이 아닐까? 우주알 얘기를 하는 도중에 과연 갑자기 이 구절을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예은
그믐달일 때였어. 달빛에 따라 바다가 움직이며 노래하는 패턴을 보았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1,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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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은
우주 알이 지구로 오게 된 사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 상황 중에서 나는 그믐달이 떴을 때 "노래하는 패턴"이라는 단어가 인상깊었다. 이 책의 제목이 그믐인 이유는 모르겠지만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그믐달이 떴을 때 패턴을 보았다'는 말이 이 장의 이름과 또 이 책의 제목과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14분
저도 바다가 노래한다, 라고 표현한게 정말 좋았어요.평소에 이런 느낌의 글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달과 엮어서 표현하니 더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거든요.
현수정
울면서 칼을 휘두르는 소년과 남자의 얼굴을 연관짓고 싶지 않았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8,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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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은
우주 알이 지구로 오게 된 사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 상황 중에서 나는 그믐달이 떴을 때 "노래하는 패턴"이라는 단어가 인상깊었다. 이 책의 제목이 그믐인 이유는 모르겠지만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에서 '그믐달이 떴을 때 패턴을 보았다'는 말이 이 장의 이름과 또 이 책의 제목과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wilight
이 책의 서술 방식이 인상깊었다. 인물의 대화와 서술자의 서술을 굳이 다른 책처럼 따옴표 또는 대시로 나누지 않는 책은 처음이었다(어쩌면 내가 책을 많이 안읽어봤기에 그런걸 지 몰라도). 작가님이 책을 이렇게 쓰신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궁굼해졌고, 나에겐 이런 방식이 더욱 나를 책에 몰입시키게 만들어, 책을 읽는 속도보다 이 글을 쓰는 속도가 더 길게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 몰입감 때문인지 다시 줄거리를 돌아보았을땐 로맨틱하지만 정작 읽고있을땐 오히려 일종의 추리소설저럼 느끼던 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책의 그런 매력은 날 더 홀리게 했다
강병윤
저도 이 책의 서술방식이 인상깊었어요. 저는 이 책의 핵심은 서술방식에 있다고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소설의 서사는 곧 흐름과 같다는 인식이 사실 착오적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믐은 서술방식 자체에 매력있는 것 같아요
20329추현우
별로 없는데. 이름 바뀌었다고 달라질 게 뭐 있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21,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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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9추현우
원래 이름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모든 존재에는 이름이 있으며 이름을 부르면 그 존재가 생각이 난다. 여자가 이름을 바꾸고 싶어했던 것은 어린 시절의 자신을 부정하려 했기 때문이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남자에게 이름이란 무엇이였을까? 힘들게 이름을 바꿨음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꼈다면 어째서 이름을 바꾸어 한 걸까?
육개장
“ 난 그런 적 없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나. 여자는 술잔을 든 채로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쳐. 그렇다 쳐도 그게 무슨 따야? ”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57,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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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
여자는 작품에서 계속 자신이 불행하게 컸고 항상 피해를 받은 것처럼 이야기 하면서 불평하고 주변에 한탄했는데 정작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구는 태도가 이중적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때까지 여자가 했던 서술이 진실이었는지도 의심되었다. 이 책의 제목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데 이걸 보면서 작중의 남 자, 여자, 아줌마까지 전부 자기 좋을대로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20327정희재
흥미로운 해 석이네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기억하고 해석하면서 보여주는 이중성은 우리가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을 반영하는 것 같아요. 우리 모두는 특정한 관점과 편견을 가지고 과거와 현재를 해석하곤 하죠. 이 소설은 우리에게 진실의 다면성과 복잡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한 점에서 저는 이 소설이 진실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어쩌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하나의 절대적인 '진실'은 없으며, 그보다는 서로 다른 관점들의 대화와 이해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생각해볼 수 있는 감상 남겨줘서 고마워요!^^
육개장
이 책의 제목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 는 방식이다. 일단 그믐은 우주알과 관련이 있고, p.140에서 나왔듯이 잘라진 걸 붙이고 끊어질 걸 잇는 힘이 있다. 우주알에는 시공간의 구분이 없다. 모든 진실과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알게 된다. 즉 누군가의 주관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진실 그 자체이다. 그러나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내가 전에 달았던 댓글처럼 모두가 자기 좋을대로 자신의 생각에 맞게 무의식적이든 아니든 기억을 조작하고 과거를 바꿔 버린다. 내가 위의 댓글에는 남자를 자기 좋을대로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에 포함해놓았는데, 수정하고 싶다. 남자는 유일하게 순수한 진실을 바로 보는 사람인 것 같다. 우주알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인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인 것 같다. 우주알처럼, 그믐처럼 객관적이고 순수한 진실, 혹은 여타 다른 평범한 사람들(ex:여자, 아주머니 등등)처럼 자신의 형편에 맞게 자르고 조작한 거짓, 이 중에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라는...초반의 진짜 순서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잘린 원고, 어떻게 배열해도 말이 되는..도 이를 나타내는 복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가빈
그렇다면 마지막에 아주머니에게로 들어간 우주알은 어떤 일을 보여주었을지 궁금합니다. 자신이 상상하던대로 아무 죄도 없지만 죽어버린 아들이 보일지 아니면 자신이 알지 못하던 아들의 모습을 보았을지. 거짓말 뿐이라던 남자의 말처럼 왜 거짓말을 시작한 것인지. 거짓말이었다면 여자는 왜 영훈이 가해자임을 확신하고 있는지.. 저도 이 책에서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싶네요.
밤양갱
‘자기 좋을대로 과거를 기억한다’라.. 정말 생각이 많아지는 말이네요. 과거에 묶여사는 사람들은 정말 그러기도 한 것 같아요. 이 책에서의 여자 또한 자신이 힘들어했던 시절을 과장되게 기억하고 막상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것을 보아 여자 또한 앞서 말한 ‘과거에 묶여 사는 사람’ 같아요.
육개장
“ 엊그제는 나한테 자기 눈알이 튀어나온 거 같지 않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어. 눈이 아프대. 내가 보면 그냥 나이가 들어서 볼살이 빠져서 그런건데. ...(중략) 엄마는 병원에도 갔고,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신경이 예민해져서 주변 사람과 자주 다투게 되고, 안구가 돌출되는 것이 그 병의 증상이라고 했다. ”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p.126,150,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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