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 연대기

D-29
우리나라는 아파트공화국, 사기공화국이다. 속이 시커먼 사람이 많다. 그래 차에 대부분 선팅을 한다. 자기는 남에게 안 보이고 자긴 남을 얼마든지 보겠다는 심보다.
지금은 대통령이 뭔가 길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검사여서 그런지 하는 게 전부 다 자기 방어에 대한 것뿐이다. 공무원이 일은 안 하고 복지부동을 하고 대파 한단에 875원처럼 보여주기식으로만 하려고 하고 뭔가 소신있게 하면 자기만 당하고 그것으로 다음 정권에서 불려다니고 처벌받을 수 있어 뭔가 나서서 하려고 안 한다. 어쩌다가 나라가 이 꼴이 됐나? 진짜 한심하다.
칭기즈칸처럼 몽골인이 사람을 그냥 안 죽이고 가능하면 잔인하게 죽이는 건 그들이 무슨 사이코나 인간에 대한 깊은 혐오가 있어 그런 것보단 원래 내려오는 전통이 그래 그냥 따라하는 것뿐일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는 걸 야만인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기가 허한 아이에게 먹이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뿐이다. 이렇게 전통은 아주 자연스러운 거고 잘 고쳐지지 않는 것이다.
작가가 아끼는 인물(4) 내가 이렇게 작가가 아끼는 인물 시리즈를 쓰는 것도 글에 대해, 책에 대해 뭔가 전문가가 되고 싶어 그러는 것이다. 작가는 전문가(Expert)를 선호하고 아끼는 것 같다. 그들은 그것에 빠져 오래 해오고 사랑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되면 뭔가 그 분야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을 탄생시킨다. 나도 1990년대 중반, 컴퓨터 붐이 일 때 하루에도 용산 선인상가 북간도를 조립 PC를 짊어지고 몇 번을 왔다 갔다 한 적이 있다. 즐거워서 힘든 것도 몰랐다. 그랬더니 나름대로 PC에 대한 철학도 생겼다. 반려동물과 반려 식물도 자기를 사랑하는 걸 알아 더 잘 자라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 하는데 무생물인 컴퓨터도 그렇다는 걸 알았다. PC를 사랑할수록 그 PC도 내가 하자는 대로 내 의도를 미리 알아채고 더 잘 따라주는 것을 실감했다.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지만 이렇게 전문 분야에 빠지면 뭔가로 좀 인생이 채워진 듯한 느낌도 든다. 한 분야에 몰입하면 삶과 거기로부터 자기만의 깨달음이나 교훈을 얻는다. 나름대로 철학이 생기는 것이다. 작가도 이런 전문가를 한없이 아끼는 것 같다. 작가는 물론 자기가 쓴 글을 읽어주는 독자를 아낀다. 아마 내가 보기엔 가장 아끼는 인물일 것이다. 무조건 아끼면 자기 분야이기 때문에 속이 보이고 그렇게 되면 자기 글까지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대놓곤 못 하고 속으로만 아마 가장 아끼고 응원하는 인물이 독자일 것이다. 텍스트 맹신자이고 활자 중독자(Text Addict)들이다. 그들은 독서 인구가 주는 이때, 힘이 빠지면 자기 글에 글 읽는 자를 등장시키든지 인물 중 쉴 때 주로 책을 읽는다는 설정을 일부러 넣는다. 그것 자체가 그들에게 힘이 되는 일이고 그래서 그들을 속으로 가장 아낄 것이다. 자기에게 계속 써나갈 힘을 주니까. 작가는 사실 먹고살기 힘들다. 책으로 밥벌이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점점 더 그렇다. 그래도 글 쓰는 일을 놓을 수는 없다. 그건 그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들이라도 힘들 때 인물들이 책을 좋아하거나 틈틈이 읽는 장면을 집어넣어 자기 스스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강하게 그런 느낌이 든다.
동시에 왜 생각 못할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냥 적응해서 사는 거다, 라고. 전쟁이 나면 전쟁 통에 사는 것이고, 평화만 지속되면 맛집이나 돌고 애완견이나 기르면서 사는 거라고. 그냥 주변 모습에 따라 그냥 사는 게 우리들의 익숙한 습성이다. 아주 맘에 안 든다. 왜 평화 속에서 전쟁을 생각 못 하고 전쟁 중에 거기만 휩쓸리지 말고 왜 평화를 추구하지 못할까. 왜 전쟁과 평화를 동시에 보지 못할까. 평화 후에 언제든지 전쟁이 올 수 있고, 전쟁 속에서도 평화는 올 수 있다는 걸 왜 상상하지 못할까.
하루키는 혼자 요리도 잘해먹는다.
일본은 아직도 안 좋은 소문이 나면 그곳에서 제대로 못 사는 것 같다. 그래 결국 이사를 간다. 그들은 집단이 한 개인을 많이 지배하는 것 같다. 그러니 AV를 하는 배우들은 오죽하랴? 그래서 그게 많이 발달한 것은 이해가 안 간다.
일본인이 남에게 폐가 되는 걸 싫어하는 이유는 집단에 자기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나는 걸 꺼려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집단은 왜 그렇게 일본인 개인을 힘들게 구속하는 것일까. 이것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한 듯하다. 그들은 조직이 무서운 것이다. 그래 조직의 정점에 있는 왕이 현대 사회에도 버젓이 존재하는 것이리라.
선거는 현실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여권에 지금의 물가 상승이 가장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검사들이기 때문에 순진해서 몰라 이번 선거는 반드시 그들이 진다.
이래서 윤석열은 총선에서 진다 윤석열은 이것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런 것도 문제지만 인간이 보편적으로 이상적으로 즉, 정치적 올바름과는 거꾸로 가는 행보를 펴서 말발이 안 서고 결국 국민이 외면하는 것이다. 우선 생태(Ecology)와 거리가 먼 쪽으로 간다. 탈원전 시대에 원전을 부활하고 세계 무대에서 기후 악당이 되어 가고 있다. 나라 위신이 말이 아니고 국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리고 꼭 평화보단 전쟁(Warfare)을 더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국제 사회는 영원한 적도 우군도 없는데 너무 일본과 미국에 붙어 아무래도 지정학적이나 경제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중국과 러시아와는 대적하고 결국 한민족인 북한과 잘 지내는 게 아닌 점점 원수가 되어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국면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이 바라마지 않는 민주주의(Democracy)와 역행하고 있다. 그 대신 자유주의를 외치는데 그건 결국 국민 개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잘사는 인간, 재벌들의 자유만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우리 인간이 어려운 가운데도 가야만 하는 길을 대놓고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으니 총선에서 이기면 그게 더 이상하게 되어 버렸다.
각자 자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 그런데 남은 이걸 거들떠도 안 본다. 그는 쓰레기인 것이;다. 그런데 남도 주용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바로 그 자도 그걸 거들떠도 안 본다. 그 자는 내게 쓰레기인 것이다.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니 인간이 얼마나 상대적인가.
작가가 아끼는 인물(5) 인생엔 몇 가지 진리가 있는 것 같다. 삶은 고정된 게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것. 자기 인생이 운명지어지는 게 싫으면서도 불안해서 그걸 알고 싶어 한다는 모순. 그중에서도 인간에겐 그가 겪은 것이나 자기 기질이나 그런 것이 작용해 각자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은 그걸 거들떠도 안 본다. 그럼 그는 껍데기이고 생명이 없는 돌멩이다. 그런데 남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나도 그걸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나도 그에게 있어 돌멩이에 불과하다. 이러니 인간이 얼마나 상대적인가. 이처럼 인간은 오직 자기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는 있는데, 남은 대개 자기와는 다르니까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래 나는 그의 생각과 행동을 알맹이가 없는 텅 빈 껍데기라고 생각해 버린다. 요즘 세상에 진영이 갈려 더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인간 각자는 자기만 중요하지, 자기만 알맹이고 남은 다 돌멩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나마 아는 사람을, 작가는 아끼는 것 같다. 실은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 절대적인 건 절대로 없다. 그건 고쳐져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 시작은 그 잘못을 자기가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 시작이니까 적어도 이걸 아는 사람을 작가는 아끼는 것 같다. 그걸 알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것이다. 자기만 알맹이고, 남은 껍데기라고 생각하는 것을. 작가는 자기 역할에 충실한 사람을 아낀다. 우리는 대개 누가 뭘 하면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한다. 자기가 봐서 그게 못마땅한 것이다. 모두 전문가들이다. 물론 그 상대가 기본과 원칙대로 안 하고 엉뚱한 짓을 하면 훈수를 둘 수는 있다. 훈수라는 것은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그러나 정도껏 해야 한다. 축구에 대해 훈수를 두지만, 사실 그는 현장에서 뛰는 축구선수보다 축구를 잘하지도 못하고 잘 알지도 못한다. 약자를 돕는 일에 현장에 나가서 시위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자기의 특기인 글로 약자를 돕는 글을 계속 끝없이 써나가면 그도 나름대로 약자를 돕는 일을 충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업무분장이 필요한 것이다. 실은 그가 내향적이라 현장에 나가 글은 안 쓰고 시위만 주로 하면 강자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을, 그 때문에 에너지가 고갈되어 제대로 못 쓸 수도 있다. 그의 주 업무는 글쓰기이지 시위가 아니다. 탱크를 모는 육군이 공군의 전투기를 주로 몰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나? 주특기대로 싸워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자기 자리에서 자기의 특기를 십분 발휘하는 게, 즉 자기 본래 역할에 충실한 게 더 잘 그 목적 달성에 부합할 수 있다. 이렇게 작가는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이런 안배를 잘하는 관리자를 아낀다.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에게 괴로움에 처한 사람이 자기를 털어 놓는다. 그 얘기를 듣고 그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은 그렇게 그저 그런 사람에서 소중한 사람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하루키 글엔 휴대전화 시대에 집 전화가 자주 울린다. 이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직장생활 하며 열받아도 집에 와서 책상에 앉아 책 읽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집중이 그럴 땐 더 잘 되어 한 3시간 읽으면 마음이 다시 가라앉는다. 내 소중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밤하늘의 별 한겨울 눈 온 날, TV도 없고 전기도 없던 시절에 아이들이 겨울밤에 나와 뛰논다. 등잔불도 아까워 집집이 불을 꺼 주변은 칠흑같이 어둡고 빛나는 거라곤 밤하늘의 별과 땅에 쌓인 흰 눈뿐. 하늘엔 그야말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한 대로 별이 너무나 많이 밤하늘에 모여 있어 전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땅으로 꺼질 것만 같았다. 아이들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 저 멀리 아득한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신비한 별똥별, 엄동설한 땅에 쌓인, 눈이 시릴 정도의 희디흰 눈, 살아 숨 쉬는 그 세계 사이에서 우리는 그것들과 일체가 되어 뛰놀며 가슴이 벅차올라 그야말로 그 황홀함에 이효석이 말한 것처럼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보다 더한 물심일여(物心一如)의 세계가 또 있을까? 나는 그때, 천지인(天地人), 하늘과 땅과 동화되었다. 인터넷 국어사전에서 ‘천지인’을 치면 예문으로 이렇게 나온다. “천지인이 하나가 되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자연의 질서이다.” 그 모습은 지금도 가만 생각하면 장관이다. 그러나 이젠 그 모습을,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지구가 미세먼지와 자동차 매연으로 오염됐고, 안 그런 곳에 가더라도 이젠 눈이 침침해 그 장관을 절대 죽기 전엔 다시 못 보고 이 인생은 종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릴 적 한 번이라도 본 게 어디야!”하고 스스로 위로할 뿐이다. 이런 밤하늘의 별은 사람의 마음을 마냥 들뜨게 하고 동시에 푸근하게 하는 걸 알기에 지금 아이들은 눈이 좋아도 볼 수 없어 내가 생각하기엔 불행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있었다고 하는 비교 대상이 사라져 버린 지금, 아마 제대로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분명 아이들에게 앞으로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인간의 한 조각 삶에, 풍성하고 신비롭고 황홀한 경험들이 사라져 가는 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이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루속히 기후 위기를 여기서 멈춰야 한다. 개발과 성장은 우리의 삶과 지구를 멍들게 하고, 보전(Conservation)과 재생(Recycle)만이 그 한겨울 밤의 별을 다시 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배가 고프면 화가 난다 인간은 배가 고프면 화를 낸다. 협상할 때 그래서 밥을 먹은 후가 낫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배가 고프면 이젠 식량이 바닥나 나는 앞으로 위험에 처할 것이고 죽을 수도 있다는, 그리고 적과의 싸움에서도 승산이 줄어든다는, 그런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작용해 예민하게 구는 것이리라. 더 이기적으로 되어 가는 것이다. 내 배가 고프고 이제 버틸 시간이 줄어들고 해서 남의 사정 같은 건 봐줄 수가 없는 것이다. 내 코가 석 자인 것이다.
어느 연예인이 한 말로 들었는데, 일본은 이상한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그건 부러운 일이다. 그만큼 사회에서 그런 걸 허용하니까 그렇게 자유롭게 이상한 것이다. 이런 것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뒤쳐져 있다. 생각의 자유로움에서.
나는 중앙, 한겨레, 한국, 경향신문을 매일 보는데 어제 투표 다음날이라 내가 매일 보는 신문이 다 팔리고 없었다. 나는 비판한다. 평소에 좀 신문 좀 읽어라. 반짝하고 읽으니까 문해력도 떨어지고 나같이 꾸준히 읽는 사람의 흐름만 꺾게된다. 하여간 책을 국민이 너무 안 읽어 큰일이다. 그리고 사실 또 깊이 있는 신문의 논평은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며칠 시간을 둬야 나오고 진짜 그게 제대로 된 논평인데 그 다음날에 갔더니 또 신문은 하나도 안 팔리고 있다. 나는 역시 사람들은 글자를 안 좋아함을 새삼 느끼는 날이었다.
글을 쓸 때 그냥 전체 줄거리와는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지금 생각나는 것을 쭉 쓸 수도 있다. 이렇게 쓰면 뭔가 리얼리티가 느껴진다. 마치 더 심오한 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관련성이 별로 없을수록 더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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