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매일 조금씩 읽으며 밑줄을 긋고 그 말을 곱씹어 보며 읽어나가는 과정이 그동안 책을 읽었던 방식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104P
너희 힘닿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 거야.
<소설가의 인생책> 정용준 소설가와 [플레인송] 함께 읽기
D-29

choice
Breaker
p. 87 꿈에서 본 음산한 회색 집을 현실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작가의 세계에 동참하게 하는 구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map
선정된 책을 읽고 그 책이 주는 전반적인 인상 또는 감동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들을 주고 받고, 이어 책속의 표현이나 작가의 의도등에 대해 토의하는 오프라인 북크럽의 일반적인 진행방법에 비해, 책을 순서대로 읽어가며 그때그때의 표현이나 인상에 대해 참여자 자신의 감흥이나 서로간의 의견을 주고받는 온라인 북크럽의 방식이 다소 생소해서 follow along 하기가 좀 어렵네요.
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는 있겠네요.

그냥좋아서
안녕하세요, 오늘은 꽤 진도를 나갔습니다ㅎ 몇 군데 문장에서 잠시 읽기를 멈추고 이생각 저생각 했네요. 그 중에,
-
아마도 딱 맞는 여자를 못 찾은 게 아닐까? 아버지가 말했다.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구나.
바비가 창밖을 보며 말했다. 제 생각엔 두 분이 서로를 떠나기 싫었던 것 같아요.
-
'딱 맞는' 것과 '서로를 떠나기 싫은' 것.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곰곰 생각해 보았는데요... 잘은 모르겠네요ㅋ
-
의사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제까지 의사와 나눈 어떤 말이나 행동도 이보다 중요하거나 두렵진 않았다. 빅토리아가 물었다. 아기는 괜찮나요? 말씀해주실 수 있어요?
-
살면서 처음으로 자기 자신보다 소중한 것의 존재를 감각한 빅토리아의 심정이 극적으로 표현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전체 내용을 모른 채, 하루하루 진도 나가는 분량 안에서 마음 가는 문장들을 기록 하고 다른 분들은 어떤 문장 읽고 어떤 생각했나,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의미 있는 독서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남은 주말도 잘 보내세요^^

호디에
p153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 집에 자신들의 엄마가 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집 안쪽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두 아이는 한동은 그 집을 살펴보았다.

승언
요즘 자기 전에 읽는 중이에요.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한 번씩 마음을 훅 찔러서 눈물이 핑 돌 때가 있어요. ㅠㅠ 정말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인물들 이야기라 마음이 많이 쓰이는 것 같네요. ㅠㅠ

호디에
207.
저애가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 적어도 첫날인 오늘만큼은 말이야.

정용준
안녕하세요. 월요일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여러 일이 밀려 있어서 온종일 분주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일상의 여러 일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샤워하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책을 읽었고 쓰던 원고 파일을 열었습니다.
항상 읽고 쓰려고 하는 이 순간은 참 좋습니다.
어지러운 생각들이 잠잠해지면서 환기가 된다고 할까요.
독서를 통해 각각 어떤 유익을 얻고 있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책장을 넘기고 몇 문장 몇 문단 읽으면
회복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날선 것들도 부드러워지고 답답한 것들도 편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 주도 힘을 내 어 틈날 때마다 독서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맥퍼런 형제입니다.
나중에 읽으시면 알게 되시겠지만
츤데레 캐릭터의 정석 그 자체거든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라 읽을수록 웃음이 나고
나중엔 귀엽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매력이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고요
오늘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질문은
소설 캐릭터 중에서 기억나는 츤데레 캐릭터가 있나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툴툴거리지만 친절한
저는 이런 캐릭터를 소설에서 만나게 되면
십중팔구 그 소설이 좋아지더군요
궁금합니다!
그럼 한 주도 파이팅입니다 ^^

호디에
저도 맥퍼런 형제 할아버지들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특히 레이먼드 할아버지의 발끈!이 무척 좋아요.

도톰이
안녕하세요. 힘든 월요일의 끝자락에 '플레인송'을 읽다가 잠들었습니다. 맥퍼런 형제가 빅토리아에게 수많은 담요를 덮어주는 밤의 대목이었는데, 쌀쌀해지는 가을에 포근한 문장에 사로잡힌채 푹 잤답니다. 아직까지는 아이크와 바비, 빅토리아가 힘든 일을 많이 겪어서 슬픈 마음으로 읽고 있는데, 앞으로 맥퍼런 형제의 다정함이 조금 기대가 되네요.
작가님께서 말씀하신 츤데레 캐릭터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개브리얼 제빈의 소설 '섬에 있는 서점' 주인공 피크리가 떠오르네요. 책 취향 까다로운 서점 주인이지만, 역시 매력있던 인물이었거든요. 물론 여기 그믐에 글 쓰시는 분들처럼 소설을 사랑하는 주인공이어서 더더욱 매력적이었죠. ^_^

적도행편도티켓
지금은 소설만세를 읽고 있습니다.
작가님 팟케스트에서도 좋은 책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늘 소설과 관련해 여러 시도를 많이 하시는 모습 정말 보기좋아요.
플레인송 아직 안읽어봤는데 곧 읽어보겠습니다^^
비단비
빅토리아가 겪는 고행이 마음이 아파요. 아직은 이 책이 좋지 않네요. 이 아이가 겪는 일들에 이입을 하니 너무 괴로워서 그런 듯해요. 조금 더 읽어봐야겠지요.
Breaker
그렇지만 형제는 오늘의 만남을 위해 옷을 쫙 빼입고 있었다…
앞으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choice
143P
하지만 여전히 울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히는 일이 너무나 잦았다.
매기 존스가 빅토리아에게 한 이야기 "넌 정말이지 힘든 시간을 겪을 거야.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지."
힘든 시간을 겪어내야 하는 빅토리아의 슬픔이 시작되는것 같다.
책을 읽기전에 작가님의 질문을 생각하며 내가 읽었던 책들을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떠오르는 인물이 없고 내가 읽었던 책들이 하나도
머릿속에 떠오르질 않아 당황스러웠다.
분명히 있었을텐대....

그냥좋아서
(맥퍼런 형제)
알았어. 헤럴드가 말했다. 나도 할게. 찬성이야. 그러면 안 될 것 같지만, 할게. 그러는 쪽으로 마음을 바꿀게.
(엘라)
나를 나 자체로 원하는 사람.
-
맥퍼런 형제가 할아버지들이라서 그런지, 작가님 질문을 읽자마자 불현듯 <단순한 진심> 복희 식당의 추연희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초반엔 까칠하게 묘사되던 할머니가 주인공에게 무심한 듯 애착을 쏟는 모습이 너무 좋았거든요... 수수부꾸미도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만들어주시고 ㅜ 두 사람이 함께 식당에 앉아 대화하는 장면들 더 많이 나오길 바랐는데, 너무 금방 쓰러지셔서 마음 아팠네요...
헤럴드의 "안 될 것 같지만, 할게. 그러는 쪽으로 마음을 바꿀게."라는 말, 이상하게 귓가에 맴도는 듯 떠나질 않아요.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진 모르지만, 순간의 진심어린 다짐이 담겨 있단 사실만으로도 사랑스럽고 마음 가는 문장입니다!

정용준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매일 매일 인사해야 하는데
종종 잊어버리고 아차! 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책을 잡으면 최대한 빨리 한꺼번에 읽어버리는 스타일이라서
한 권의 책으로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읽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약간 어색한 마음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문장과 장면에
슬로우를 걸며 천천히 생각하고 곱씹어보는 경험도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힘을 낼테니 모두 열심히 읽어주세요.
늙은 의사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두 손 안에 잠시 따뜻하게 쥐고 있었다. 그런 다음 할아버지 같은 차분한 표정으로 빅토리아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녀와 함께 침묵을 나누었다. 존중과 친절, 그리고 오랫동안 진찰실에서 환자를 대해온 경험에서 나온 배려를 모두 동원해서(121)
인용한 구절은 빅토리아가 처음으로 병원에 방문해서 진찰을 받는 부분이죠. 이 장면은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상세하고 사려깊은 묘사와 진술. 조심하지만 정확한 설명과 대화. 그리고 높은 긴장이 문장과 문장을 통해 조금씩 이완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의사가 빅토리아를 대하는 태도는 실생활에서도 사람들을 만날 때 닮고 싶은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잘 아는 부분을 상대방에게 하나씩 하나씩 설명해주고 그 과정에 겪을 것들을 말해주면서 작은 자극에도 배려하며 반응해주는 모습. 그리고 적절한 질문과 대답 이후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조언을 하는 모습에서 훌륭한 전문가의 태도를 배울 수 있었어요. 두려움에 떨던 빅토리아가 조금씩 이완되면서 마침내 평정을 찾는 모습에서 제 마음이 다 평안해지더군요.
이 소설 초반에는 마음이 아프고 불편한 설정이 많이 나와 힘도 들고 마음도 많이 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서툴지만 진심인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과 작은 힘으로 위로하고 도움을 주는 전개를 통해 좋은 이웃과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아슬아슬한 마음과 한숨나는 장면들 있지만 그 다음 문장과 장면을 향해 열심히 읽어주세요.
그럼 오늘도 수고 많으셨고요.
좋은 밤 되세요 ^^
비단비
아이크와 바비
여자는 천천히 리본을 풀고 화려한 포장을 뜯어 상자 속의 물건들을 보았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눈물이 마 구 흘러내렸다. 아, 세상에. 그녀는 양손에 상자들을 움켜쥔 채 흐느끼며 두 아이를 꼭 안았다. 아 세상에, 아까워서 이걸 어떻게 쓴다니?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부분이네요. 따뜻해요.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깐 읽었는데, 기분이 좋아졌어요.

map
작가님께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라서 이 책을 좋아한다 하셨는데 저에게는 암울한 사람들의 암울한 얘기같아 힐링이 안되고 우울해지네요.
그나마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이해와 따뜻함 덕택에 서로의 암울함을 견딜 수 있게 되는 것 같은데요.
이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우리의 일상은 암울 그 자체라는 것인데, 작품에서는 작가가 따뜻함이라는 희망을 의도대로 넣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 겪어야 하잖아요.
책을 통해 힐링이 되기보다 현실과 비슷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삶에 대한 우울함이 가중되는 것 같아요.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니까 받아들여야한다는 식의 자조는 너무 진부하기도 하고요.
작가님을 좀 더 알기 위해 최근에 《선릉산책》단행본을 읽었어요. 거기도 온통 암울함이 가득했어요.
책속에 암울함만 발견한다는 건 제 자신이 암울로 가득차 있다는 뜻이겠죠?
<나이가 들면서 모르는 것만 많아지고 그만큼의 의문만 깊어진다> 는 작품 속의 말은 선험적인 것인지, 살아가면서 더 암울해 질거라는 암시같군요.
다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아직은 암울의 극단적 상태에 이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극단적 상태에서는 책이 읽히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서 제가 다소 엄살을 부리는 면이 있지 않나 싶지만,
요즈음은 책을 읽을수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여름에 종묘를 방문했었는데 <정전> 수리 이유가 지진으로 인한 화재때문 인가요?

map
작가님께서 질문하신 츤드레 캐릭터로 저는 <오베라는 이름의 남자>가 떠오릅니다.
맥퍼런 형제도 독자가 볼 때 매력적이지만 실제 인물이라면 빅토리아가 나타나기 전까지 본인들의 삶이 그렇게 만족스러웠을까요.

그냥좋아서
@map 안녕하세요, 함께 참여하는 독자로서 map님의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이곳은 작가님께 뭔가를 따져 묻는 곳이 아닌데, '다소 엄살을 부리는 면이 있지 않나' 싶네요... 감정은 전염 되니까요. 즐겁게 책 읽으며 참여 중인 다른 분들도 생각해서 조금만 신중하게 글을 써주셨으면, 합니다.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