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남자, 홀트에 사는 톰 거스리가~~~
첫문장의 표현이 여기 이 남자...뭔가 평범한 일상에 균열을 몰고 올듯한 느낌이네요
<소설가의 인생책> 정용준 소설가와 [플레인송] 함께 읽기
D-29
리카
호디에
임신한 어린 딸 아이한테 '멍청한 걸레 같은 계집애'라고 욕하고 집에서 내쫓는 엄마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빅토리아가 이름도 모르는 낯선 외지인이었던 남자를 따랐던 이유는 엄마조차 그녀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관심어린 눈빛과 애정어린 말을 해주었기 때문인데요, 제 마음이 착잡합니다.
오늘 손보미 작가의 <사라진 숲의 아이들>을 읽었습니다. 빅토리아를 따라가자니 이 소설 속 열세 살 소녀의 외침이 자꾸 떠오릅니다.
"아줌마, 내가 바로 아이라고요. 지금 바로 지금! 내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는 소중한 아이여야 한다고요!"
컬리아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크와 보비를 보면서, 사람의 존재 자체의 소중함을 생각해보았어요.
그들의 엄마; 매스터배드룸에서 아빠랑 함께 하지 않고, 손님방에 있는 엄마; 아들들을 돌볼수도 없고 자신조차 추스리지도 못하는 우울하고 무기력한 엄마; 이제 먼 곳으로 떠나는 엄마. 하지만 아이크와 보비는 엄마를 향한 불편하고 어색한 그 감정에 잡히는게 아니라, 옆방에서 자라는 엄마의 말에도, 엄마랑 함께 같이 자고 싶어합니다.
엄마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하고, 뭘 해줘서가 아니라 그냥 옆에서 부를수 만 있어도 좋은, 존재 자체로 소중한 존재. 아이들은 그걸 아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의 아버지인가 봅니다.
소중한 엄마가 떠나버리고 난 후 (자신들을 버리고 간걸 깨달으면) 아이들이 얼마나 상실감이 클지요.
정용준
안녕하세요. 하루 하루 읽기를 통해 인사하고 안부 묻는 것이 참 좋네요.
오전에 분주한 일을 해결하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었습니다.
그 중 한참 눈이 머문 짧은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기 존스가 빅토리아를 안아주며 말했다. 얘야, 정말 안타깝구나. 넌 정말이지 힘든 시간을 겪을 거야.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지."
나지막한 위로고 현실적인 설명이자 희미하게 그래도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라는 뉘앙스가 담긴 말처럼 들렸어요.
그리고 독자들은 이 부분을 읽으면 앞으로 소설이 정확히 말하면 인물들이 무슨 일을 겪게 될지
그 일은 인물들의 몸과 마음을 어디로 이끌게 될지 예고해주는 듯 해서
약간의 긴장과 걱정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소설을 읽는 여러 재미 중 하나는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문장속에 스며 있는 '약간의 긴장과 걱정'을 찾고 감지해보는 것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있지만 읽는 환경 읽는 마음 읽어가는 속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각각의 독후감이 모이면 하나되는 공동의 마음과 감각이 생기겠죠.
아주 짧더라도 작은 마음이라도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행복한 금요일 되세요!
호디에
120.
늙은 의사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두 손 안에 잠시 따뜻하게 쥐고 있었다. 그런 다음 할아버지 같은 차분한 표정으로 빅토리아 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녀와 함께 침묵을 나누었다. 존중과 친절, 그리고 오랫동안 진찰실에서 환자를 대해온 경험에서 나온 배려를 모두 동원해서.
그냥좋아서
그녀는 자신이 지금 어딘가 다른 곳에 있고 이 남자는 자기 인생에서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듯 양옆으로 두 팔을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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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챕터 제목인 '맥퍼런 형제'는 누구일지 궁금하지만 주말에 읽으려 합니다. 독서 모임 덕분에 짬을 내어 몇 장이라도 읽으니 참 좋네요!
choice
책을 매일 조금씩 읽으며 밑줄을 긋고 그 말을 곱씹어 보며 읽어나가는 과정이 그동안 책을 읽었던 방식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104P
너희 힘닿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 거야.
Breaker
p. 87 꿈에서 본 음산한 회색 집을 현실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작가의 세계에 동참하게 하는 구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map
선정된 책을 읽고 그 책이 주는 전반적인 인상 또는 감동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들을 주고 받고, 이어 책속의 표현이나 작가의 의도등에 대해 토의하는 오프라인 북크럽의 일반적인 진행방법에 비해, 책을 순서대로 읽어가며 그때그때의 표현이나 인상에 대해 참여자 자신의 감흥이나 서로간의 의견을 주고받는 온라인 북크럽의 방식이 다소 생소해서 follow along 하기가 좀 어렵네요.
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는 있겠네요.
그냥좋아서
안녕하세요, 오늘은 꽤 진도를 나갔습니다ㅎ 몇 군데 문장에서 잠시 읽기를 멈추고 이생각 저생각 했네요. 그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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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딱 맞는 여자를 못 찾은 게 아닐까? 아버지가 말했다.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구나.
바비가 창밖을 보며 말했다. 제 생각엔 두 분이 서로를 떠나기 싫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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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맞는' 것과 '서로를 떠나기 싫은' 것.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곰곰 생각해 보았는데요... 잘은 모르겠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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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이제까지 의사와 나눈 어떤 말이나 행동도 이보다 중요하거나 두렵진 않았다. 빅토리아가 물었다. 아기는 괜찮나요? 말씀해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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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처음으로 자기 자신보다 소중한 것의 존재를 감각한 빅토리아의 심정이 극적으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전체 내용을 모른 채, 하루하루 진도 나가는 분량 안에서 마음 가는 문장들을 기록 하고 다른 분들은 어떤 문장 읽고 어떤 생각했나,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의미 있는 독서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남은 주말도 잘 보내세요^^
호디에
p153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처럼 보이지만 아 이들은 그 집에 자신들의 엄마가 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집 안쪽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두 아이는 한동은 그 집을 살펴보았다.
승언
요즘 자기 전에 읽는 중이에요.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한 번씩 마음을 훅 찔러서 눈물이 핑 돌 때가 있어요. ㅠㅠ 정말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인물들 이야기라 마음이 많이 쓰이는 것 같네요. ㅠㅠ
호디에
207.
저애가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 적어도 첫날인 오늘만큼은 말이야.
정용준
안녕하세요. 월요일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여러 일이 밀려 있어서 온종일 분주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일상의 여러 일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샤워하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책을 읽었고 쓰던 원고 파일을 열었습니다.
항상 읽고 쓰려고 하는 이 순간은 참 좋습니다.
어지러운 생각들이 잠잠해지면서 환기가 된다고 할까요.
독서를 통해 각각 어떤 유익을 얻고 있는지
무엇을 기대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책장을 넘기고 몇 문장 몇 문단 읽으면
회복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날선 것들도 부드러워지고 답답한 것들도 편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 주도 힘을 내어 틈날 때마다 독서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맥퍼런 형제입니다.
나중에 읽으시면 알게 되시겠지만
츤데레 캐릭터의 정석 그 자체거든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라 읽을수록 웃음이 나고
나중엔 귀엽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매력이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고요
오늘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질문은
소설 캐릭터 중에서 기억나는 츤데레 캐릭터가 있나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툴툴거리지만 친절한
저는 이런 캐릭터를 소설에서 만나게 되면
십중팔구 그 소설이 좋아지더군요
궁금합니다!
그럼 한 주도 파이팅입니다 ^^
호디에
저도 맥퍼런 형제 할아버지들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특히 레이먼드 할아버지의 발끈!이 무척 좋아요.
도톰이
안녕하세요. 힘든 월요일의 끝자락에 '플레인송'을 읽다가 잠들었습니다. 맥퍼런 형제가 빅토리아에게 수많은 담요를 덮어주는 밤의 대목이었는데, 쌀쌀해지는 가을에 포근한 문장에 사로잡힌채 푹 잤답니다. 아직까지는 아이크와 바비, 빅토리 아가 힘든 일을 많이 겪어서 슬픈 마음으로 읽고 있는데, 앞으로 맥퍼런 형제의 다정함이 조금 기대가 되네요.
작가님께서 말씀하신 츤데레 캐릭터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개브리얼 제빈의 소설 '섬에 있는 서점' 주인공 피크리가 떠오르네요. 책 취향 까다로운 서점 주인이지만, 역시 매력있던 인물이었거든요. 물론 여기 그믐에 글 쓰시는 분들처럼 소설을 사랑하는 주인공이어서 더더욱 매력적이었죠. ^_^
적도행편도티켓
지금은 소설만세를 읽고 있습니다.
작가님 팟케스트에서도 좋은 책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늘 소설과 관련해 여러 시도를 많이 하시는 모습 정말 보기좋아요.
플레인송 아직 안읽어봤는데 곧 읽어보겠습니다^^
비단비
빅토리아가 겪는 고행이 마음이 아파요. 아직은 이 책이 좋지 않네요. 이 아이가 겪는 일들에 이입을 하니 너무 괴로워서 그런 듯해요. 조금 더 읽어봐야겠지요.
Breaker
그렇지만 형제는 오늘의 만남을 위해 옷을 쫙 빼입고 있었다…
앞으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choice
143P
하지만 여전히 울고 싶은 기분에 사로잡히는 일이 너무나 잦았다.
매기 존스가 빅토리아에게 한 이야기 "넌 정말이지 힘든 시간을 겪을 거야.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지."
힘든 시간을 겪어내야 하는 빅토리아의 슬픔이 시작되는것 같다.
책을 읽기전에 작가님의 질문을 생각하며 내가 읽었던 책들을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떠오르는 인물이 없고 내가 읽었던 책들이 하나도
머릿속에 떠오르질 않아 당황스러웠다.
분명히 있었을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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